모두가 기적 같은 일 - 바닷가 새 터를 만나고 사람의 마음으로 집을 짓고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송성영 지음 / 오마이북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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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랬습니다. 빚 내지 말고 지원금 받아 마을 도서관 형식으로 지으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똥배짱 하나로 겁 없이 살아왔듯, 그냥 이런저런 간섭받지 않고 힘닿는 대로 짓고 싶었습니다. 뭔가 지원받게 되면 그만큼 간섭이 따르고 책임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흥에 겨워 시작한 일이 나중에는 지루하고 재미없어질 것입니다.(229p. _비우니까 채워진 '사랑방 도서관')

 

♪바닷가에서 오두막 집을 짓고~

엄마, 아빠, 큰 아들, 작은 아들. 네 식구가 낯선 땅에 집 짓고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바닷가에서 오두막 집을 짓고 사는 어릴 적 내 친구~' 노래 「영일만 친구」를 꿈꾸고 있는 저라서, 이런 책을 보면 꼭 읽어봅니다. 사실 처음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출판사 책소개 글에서 본 '5000만 원으로 땅 사고 집 짓기… 지리산 좋은 터도 마다하고 전남 고흥까지 간 까닭'이라는 문구 때문입니다. '5000만 원으로 땅 사고 집도 지었다'는 말에 끌린 것이지요. 그러나 막상 책을 읽어보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네요. 이 책은 그저 '욕심 버리고 시골 가서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이슬만 먹고 사는 신선처럼 그렇게 도 닦듯 사는 삶'에 대한 이야는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지는 대로 생각하기'를 거부하고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기'를 실천해가는 피터지고 속터지는 처절한 이야기 입니다. '넓은 길' 마다하고 '좁은 길' 선택한 사람의 이야기였던 것입니다.

 

생각도 나고 눈물도 나고

최고의 요리사가 유기농 재료만을 가지고 정성을 다해 차린 한 상을 받아 꼭꼭 씹어 먹는 느낌입니다. 감동입니다. 엄마 생각도 나고 아빠 생각도 나고 어릴적 뛰어놀던 뒷동산 생각도 납니다. 이상하지요. 울컥 울컥 눈물도 납니다. 고맙고 미안합니다. 저를 이렇게 감동시켜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를 이렇게 울컥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책 첫부분에서 너무 유별나게 혼자서만 독야청청하는 사람인것 같다고 오해했던 점, 미안합니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돈 좀 모으면 바닷가에 가서 작은 집 짓고 살겠다고 하면 친구가 장난 섞어 꼭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20대 때 같이 읽었던 책 제목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힘들어도 가족들 곁에서, 친구들 곁에서 볶닥거리고 사는 게 사는 거지, 아는 사람도 없는 곳에 가서 집만 지으면 그냥 살아진다디? 그게 어디 사는거디? 도 닦는 거지." 걱정 반, 핀잔 반 섞은 소리도 합니다. 그런 소릴 들으면 저는 말문이 막혔습니다. 제가 직접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삶을 '아직' 살지 않았기 때문에 할 말이 없었던 것입니다.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어떤 답을 얻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책 속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지은이와 지은이 가족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지 내 삶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말문은 막혀있지만, 책을 읽은 덕분에 생각 길은 열렸습니다. 만만치는 않겠지만 길은 있겠구나,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돈'이 아니고 '용기'구나 싶습니다. '살아지는대로 생각하기' 대신 '생각하는대로 살아가기' 위하여, 아자아~!!!!

 

"혼자서 재미있게 잘 살았네요."

언젠가 한 진보 단체의 모임에서 자기소개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우리 네 식구가 그동안 적게 벌어 잘 먹고, 잘 싸워가며, 잘 살아온 얘기를 늘어놨더니 누군가 제게 볼멘소리로 말했습니다. 부조리한 세상을 등지고 시골에서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과 부대껴 살면서 부조리한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당한 말씀이었습니다. 맞는 얘기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와 접근 방법이 달랐습니다.(224p. _비우니까 채워진 '사랑방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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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07-30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문제이네요.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 세상을 바꾸며 사는 게 옳은지,
시골에서 적게 벌어 소박하게 사는 게 옳은지...
그런데 아무도 시골에서 살지 않으면 도시집중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요.ㅋㅋ
큰 일도 중요하지만 작은 일의 실천도 중요한 것 같아요.
시골에 내려가면 그곳을 위해 그 나름대로 할 일이 많을 듯 싶어요.
어디서든 중요한 건 베푸는 삶인 것 같아요. 남을 행복하게 만드는 삶이라면 어디에 살든 가치 있는 삶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 글, 첫 추천은 저였어요. 어제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라 추천만 누르고, 댓글은 지금 씁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잘잘라 2012-07-31 09:41   좋아요 0 | URL
페크님^^ 큰 집 살든 작은 집 살든, 도시에 살든 시골에 살든 가치있는 삶, 보람있는 삶을 살면 된다는 말씀, 완전 완전 대찬성입니다!!! 제가 지금 그러고 있는지는.. 음.. 주변 사람들에게 한 번 물어봐야겠지만요.^^ㅋㅋ

오늘도 여름, 아직도 여름! ♪여름에 태어난 아름다운 당신은~ ^^... 여름에 태어나서 그런지 저는 여름이 참 좋아요. 이렇게 덥지만.. 에어컨이 없어도 이런 소릴 했을까 싶지만.. 그럼에두 불구하구요. ^^

차트랑 2012-07-3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일 전 고독을 무척이나 즐기는 분을 만났습니다.
학문의 경지가 드높아
제가 선생님으로 여기는 분입니다.

책만 가지고
공부를 하러 혼자서 토굴로 들어갔답니다.
식사는 직접해먹으면서 말이지요.

처음 일주일은 그럭저럭 책으로 버티겠더랍니다.
보름이 되니 도저히 못견디겠더래요.
사람이 혼자서는 살수가 없구나...
뼈저리게 느꼈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도 고독을 즐기며 살고 계십니다만...

세상을 향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것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군요^^
바꾸려고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인지...그 반대인지...ㅠ.ㅠ




잘잘라 2012-08-01 11:24   좋아요 0 | URL
무엇이든 묻고, 믿고, 따를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나 행복하신 것 같아요.
차트랑님 덕분에 그 선생님은 고독을 즐기면서도 행복하실 것 같구요.
그냥 제 생각에요.. ^^;

세상을 향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을 쓰신 분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하신다기 보다는 자기 뜻을 세우고 그 뜻대로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분인것 같아요. 어떤 뜻을 세웠는지, 어떨 때 그 뜻이 무너지는지 아주 담백하게 그러면서도 적나라하게 다 밝히고 계시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리를 곧추세우듯 뜻을 다시 일으켜 세워서 혼자서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이웃과 함께 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글입니다. 이런 아버지를 둔 두 아들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한 가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덧붙이자면.. 이런 아버지를 둔 아들은 부러운데, 이런 남편을 둔 아내는 어떨지.. 책 속에 그려진 아내 분의 모습도 그렇고.. 쉽진 않을 것 같아요^^;; ㄷㄷㄷ
 
북유럽 생활 속 디자인
시주희.박남이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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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저자들이 8인의 디자이너를 직접 인터뷰하였다는 점이다. 한 명 한 명 디자이너의 집에서 또는 사무실에서 작업실에서 인터뷰한 사진을 충분히 볼 수 있다. 매우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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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잠깨어 - 한시로 읽는 다산의 유배일기
정약용 지음, 정민 엮음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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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쓴 시를 읽자니 마음이 서늘하다. 가만히 앉아만 있는데도 목덜미에 땀이 맺혀 구르는 게 느껴지는, `폭염`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더위 속이지만 책을 읽는 마음은 더없이 차분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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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 있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 - 몸과 마음, 언어와 신체, 건강과 치유에 대한 한 회의주의자의 추적기
팀 파크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백년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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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팀 파크스(1954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난 팀 파크스는 1980년 이탈리아로 영구 이주했다. ....)

옮긴이: 정영목(...《로드》,《눈먼 자들의 도시》,《눈뜬 자들의 도시》,《에브리맨》,《킬리만자로의 눈》,《서재 결혼시키기》,《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여행의 기술》,《불안》등)

출판사: 백년후(내가 읽은 백년후 출판사 책:『사계절 갈라 메뉴 303』,『천연 발효 빵』,『인디 커피 교과서』 그외:『음식과 요리』,『마유미의 캐크로비오틱 키친』,『유기농 선언』,『몸을 살리는 자연식 밥상 365』,『당신은 살 수 있습니다』,『청춘은 안녕하다』,)

 

 

책을 읽을 때 아니 읽을 책을 고를 때 제일 먼저 보는 건 제목과 표지다.

그 다음으로 저자와 번역서라면 번역자, 그리고 출판사를 본다.

그리고 거기서 결정이 안나면 목차를 보고

거기서도 결정이 안나면 머리말까지 자세히 읽어본다.

 

특이한 제목과 표지로 단번에 내 눈길을 사로잡은 책이 있다.

제목은 『가만히 앉아 있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 그리고 한 손엔 보라색 구슬(본문에 인용된 〈세비야의 물장수〉라는 그림과 연관짓자면 이 보라색 구슬은 다름 아닌 무화과 열매일 것이다.)이 든 유리컵, 다른 한 손엔 책을 들고 코를 박은채 읽기에 열중한듯 보이는 한 남자가 가부좌를 틀고 앉은채로 공중부양하고 있는, '이건 대체 무슨 시츄이에션?'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만화같은 표지를 본 나는 이미 책을 읽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표지 그림을 좀 더 자세히 보자.

이 사람이 공중부양한 채 읽기에 열중한 곳은 강물 위다. 강물 한쪽에 난데없이 수도꼭지ㅡ그것도 물이 콸콸 나오는ㅡ가 나온다. 맑은 날 파란 하늘, 하늘엔 흰구름이 떠 가고 강물엔 유람선이 흐르고,는 아니지만 아무튼, 강물도 삐죽 삐죽 보이는 바위에 부딪히며 역동적으로 흘려가고, 그림엔 보이지 않지만 이런 정도 야외라면 온갖 새 소리 벌레 울음 소리 바람 소리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올것만 같다. 이런 환경에서 책읽기에 열중한 남자라... 으으 정말 궁금해 미치겠다. 대체 뭐 하는 사람인가 말이다.

 

이 남자가 읽고 있는 책이 무슨 책인지 알면 답도 쉽게 나오겠지.

본문에 나온다. 이것이다.

 

 

 

 

 

 

 

『A Headache in the Pelvis(골반의 두통)』, 의사가(의사들이) 쓴 책.

아하, 이런 책을 저토록 열중해서 읽고 있는 것을 보니 『가만히 앉아 있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를 쓴 사람이 어디가 아픈가 보다. 골반에 문제가 있나? 아니면 머리에? 가만.. 그건 그렇고 골반의 두통? 두통은 머리가 아픈거잖아. 근데 골반의 두통이라니. 어이쿠야. '가만히 앉아 있는 법'도 모자라서 이젠 '골반의 두통'까지 알아봐야 되는건가? 나 참..

 

실은 고맙다.

이런 식으로 호기심을 자극해 주는 책이라면 얼마든지 환영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

.

.

.

다 읽었다.

저녁부터 읽기 시작해서 잠들기 전까지, 그리고 다음 날 오후에 잠깐 더.

이틀 걸린 셈이다. 만약에 휴일 아침에 읽기 시작했다면 아마 하루만에 다 읽었을 것이다.

그렇게 재미있다.

 

다 읽었는데, 다 읽은 책에 대해서 말하자니 이상하게 내 이야기를 하게될것 같다.

내 이야기를 하자니 너무 길어질것 같다.

그래서 내 이야기는 따로 묶어 다른 데다 쓰기로 한다.

자 그럼 무슨 이야기를...? 음..

 

책에 대해서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다.

- 유명 작가의 전립선비대증 투병기?

- 통증 극복기?

- 명상 입문기?

 

모르겠다. 정말.

출판전문가들도 이 책을 어디에 분류해야 할지 몰라서 애를 먹었다.

그런 책을 내가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

 

저자 팀 파크스. 그가 한 말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

(작가가 괜히 작가겠냐고. 괜히 유명한 작가겠냔 말이지. ㅎㅎ)

 

"다 좋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걸 어느 범주에 넣으면 좋겠습니까?" 출판사에서 묻는다. "건강, 심리, 뉴에이지, 전기, 비평ㅡ어디죠?" 나의 즉각적인 반응은 분노다. 바로 그 문제에 관해 내가 지금까지 써온 것 아닌가! 환원주의, 낙인을 찍는 것에 관해서.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사물을 범주로 나누어 놓지 않으면 우리가 찾는 것을 결코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불확실하다. 결정을 내릴 수 없다. 그러다 적어도 책을 읽을 때 최고의 경험은 자신이 찾던 것을 찾을 때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것이 나를 찾아내고, 나의 허를 찔러, 나의 취향을 새로운 영토로 옮겨갈 때라는 생각이 든다. "실화 쪽에 넣으시지요." 나는 출판사에 그렇게 말한다.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세상을 아우르는 것은 이야기뿐이니까.(14p.)

 

그렇다. 이 책은 '실화'다.

여기까지 허접한 나의 리뷰를 읽어오신 분이라면 이 책에 관심이 있는 분일테고 그렇다면 분명히 팀 파크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곧장 원작자의 이야기를 원작자로부터 직접 들으시면 될것을 여기까지 돌아오신 셈이라 안타까움마저 일어난다. 다른 분의 리뷰는 읽지 마시고 이제 그만 직접 책을 읽어보시기를!!!

 

참고로, 나는 여자라 전립선 문제가 생길 일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립선 문제로 고통받은 저자가 그것이 어떻게 왔고 그것이 어떤 식으로 자신에게 고통을 주었는지 자신은 그것을 어떻게 느꼈고 어떻게 생각했고 어떻게 생활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을 아주 흥미롭게 재미있게 끝까지 읽었고, 심지어 '이렇게까지 쓸 수 있구나' 하고 감탄해마지 않았다는 점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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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7-21 0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전립선 비대증 통증, 투병 극복기라면 중년 남성들이 꼭 봐야 할 책이군요.^^
여튼 포핀스님 책 리뷰는 재밌어요.^^

잘잘라 2012-07-24 00:07   좋아요 0 | URL
히히힛.. 책이 재미있어요.^^

페크pek0501 2012-07-23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윌리엄 스타이런 저, <보이는 어둠>도 실제로 작가가 우울증을 앓고 이겨내기까지의 과정을
쓴 책이에요. 그런데 표현이 문학적인 데가 많아 지루한지 몰랐어요.
게다가 책도 두껍지 않아 금방 읽었어요.
하루만에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나면 행복해요.
반대로 더디게 읽히는 책은 구입한 걸 후회하게 만들어요.
그래도 책값이 아까워서 또 뭔가 발견하게 되리라는 기대로 끝까지 읽자고 결론을 내지만요. ㅋㅋ
이 책도 관심이 가는 걸요. 유익한 경험이 될 것 같은 예감이...

잘잘라 2012-07-24 00:09   좋아요 0 | URL
오오~ 이런 추천 완전 좋아요^^ <보이는 어둠> 제목도 특이한걸요!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이 조금 걸리지만, 두껍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다면 그것도 오~케이!^^ 챙겨서 읽어볼께요. 페크님 고맙습니다!
 
홀리 스피치 - 하나님의 말씀으로 훈련하는 40일간의 언어생활
신은경 지음 / 포이에마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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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And God said, "Let there be light," and there was light.)

 

요한복음 1장 1절~3절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In the beginning was the Word, and the Word was with God, and the Word was God.)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한 가지 우리 자신에게 질문해보자. 매사가 우리가 한 말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불만스러운가? 아니면 천만다행이라 생각하는가? 우리가 하루에 쏟아내는 부정적인 말은 긍정적인 말의 열 배나 된다고 한다. 때로는 농담으로 과장하여, 때로는 상대방을 의식하면서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말들을 쏟아낸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내 말이 그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고 여겨질 만큼 밝고 긍정적인 말보다 어둡고 부정적인 말을 훨씬 많이 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13p. _여는 글)

 

하루라도 밥을 안 먹고 살 수 있나?

살수는 있지만 아마 배고파서 온통 먹을 생각 뿐일 것이다.

하루라도 말을 안 하거나 안 듣고 살 수 있나?

살수는 있지만 아마 갑갑해서 혼잣말이라도 하든지 노래라도 흥얼거릴 것이다.

 

한 때 다이어트 한답시고 하루 종일 먹는 음식을 노트에 적었던 적이 있다.

물 한 잔,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다 적었다.

그런데 그렇게 적어놓고 보니 참 가관이었다.

안 먹는다 안 먹는다 하면서도 커피, 과일, 음료수, 빵, 국수, 영양제까지.

하룻동안 참 많이도 먹는다는 걸 알았다. 나중엔 그렇게 적어놓고 내 눈으로 확인하면서

자신감 잃고 스트레스 받고 그러면서 또 먹고 그러면 또 자책하고.. 그러는게 한심해서

결국 적어놓고 보는걸 그만뒀다.

 

말은 어떨까? 『홀리 스피치』의 여는 글에 나온대로 정말

'우리가 하루에 쏟아내는 부정적인 말은 긍정적인 말의 열 배나 된다고 한다'면

우와.. 그건 너무 불균형 상태 아닌가?

 

책을 읽기 시작한 날, 수영 강습 시간에 같이 수영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귀 기울여 들어보았다.

 

"아, 너무 힘들어."

"왜 이렇게 안되지?"

"죽겠다 죽겠어. 숨차 죽겠어."

"먼저 가. 먼저. 난 한번 쉴래."

"우리 선생님 오늘 왜 저렇게 저기압이래? 뭔 일 있나?"

"언니, 어제 왜 안나왔어요?", "으응.. 귀찮아서."

 

그날따라 유난히 힘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화이팅하는 소리 한 마디가 없다.

정말이지 '말대로 되지 않아서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니" _민수기 14:28

 

'하나님의 말씀으로 훈련하는 40일간의 언어생활'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홀리 스피치』를 읽으니 일단 말하기가 조심스러워진다.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니'라는 성경 말씀은 읽는 순간 머리에 박혀 떠나질 않는다. 요즘 먹는 음식도 유기농으로 먹네 제철 음식으로 먹네 따져가면서 먹느라 난리인데 '말'은 너무 막 하고 막 듣는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은 내가 듣기 싫은 말은 남들도 듣기 싫을 것이니 '힘들다 어렵다 괴롭다 짜증난다'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책에서는 말을 잘 하기 위한 첫 단계는 '듣기'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듣기 싫은 말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보았다. 내가 듣기 싫은 말은 '빈 말', '징징대는 말', '장황한 말', '이죽거리는 말' 등이다. 생각해보면 수영장에서 '힘들다 힘들다' 하는 소리도 사실 '징징대는 말'에 속한다. 그런데 나도 곧잘 '힘들다 힘들다' 한다. 앞으로는 수영장에서 힘들단 소리 하지 않기로!!! 

 

말하기에 대한 책은 여러 권 읽어보았다. 『홀리 스피치』는 말하는 직업(아나운서)을 가졌던 저자가 성경 말씀을 바탕으로 말하기에 대해 쓴 책이다. 무엇보다 이 책엔 성경 구절이 많이 나온다. 알고 있었던 구절도 있고 잊고 있었도 구절도 있으며, 처음 읽어보는 구절도 있다. 나는 분명 성경책을 다 읽어보았는데 왜 처음 보는 구절이 있는가. 그건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건 읽었어도 안 읽은거나 마찬가지다. 사람들 말도 그럴 것이다. 사람들과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하루만 지나도 기억이 안 나는 경우가 있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내게 필요한 것만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야 제대로 들었다고 할 수 없겠지.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우선 듣기를 잘 해야 한다는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홀리 스피치』와 함께 말하기 훈련을 계속 이어나가야겠다.

 

칼로 찌름같이 함부로 말하는 자가 있거니와 지혜로운 자의 혀는 양약과 같으니라 (잠언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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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2-07-16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경을 읽었는데 이 책 속에 나온 성경 구절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아무래도 국내에 번역된 성경들마다 번역상 의미의 차이 로부터 기인한 것이라 생각이 들어요, 저는 예전에 군대 생활하면서 주말에 종교 행사 있으면 기독교 쪽으로 많이 갔는데 한 번은 정말 제대로 한 번 성격을 완독하고 싶은 생각이 든 적이 있었는데,, 아직까지도 구약 20페이지 이상 읽어보지 못했어요. 참고로 저는 건전한 무신론자이고요.. ^^;; 기독교의 성경이나 불교의 법전 속에는 살아가는 데 있어서 유익한 내용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성경, 법전을 읽어보고 싶어요 ^^

잘잘라 2012-12-29 16:34   좋아요 0 | URL
건전한 무신론자 cyrus님! ^^;;;
(저는 '건전한 무신론자' 대신 '불건전한 신자'를 선택한 1인입니다.)
이 세상 소풍 끝내고 하늘로 돌아간 그 곳에서 꼭,
꼭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