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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회 - 뜨거운 젊은 피를 태양에 힘껏 뿌려
최산 지음 / 목선재 / 2024년 10월
평점 :
여수·순천사건, 이른바 여순사건을 우리 역사에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아직까지도 반란으로 쓰거나 항쟁으로 쓰는 상태이고 보면 여순사건의 진상이 올바르게 규명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 시대의 삶을 살아내지 못한 나, 우리로서는 지난 과거의 일로 치부하고 자신과 관련 없는 일이라 판단해 그와 관련한 지식이나 생각조차 하지 않는 실정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그 사건이 상처와 고통이 되어 온전한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이러한 사건은 어쩌면 소설적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좋은 매개가 될 수도 있음이 분명하지만 한계점도 존재한다 할 수 있다.
물론 그러한 한계점을 돌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지만 아직도 그 사건의 정확한 규명이 안되고 있는 실정을 소설을 통해 이해하고 근현대사의 역사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과제는 남아 있는 나, 우리의 몫이라 할 수 있다.
설왕설래한 여순사건의 진실에 가 닿고자 하는 저자의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김지회" 는 여순사건의 핵심인물이랄 수 있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김지회를 통해 여순사건을 재조명하며 아직까지 규명되지 못한 진실의혹의 시간을 독자들의 의식에 부쳐 깨달음을 주려는 책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오랜 세월 '반공' 즉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이념을 갖고 살아왔다.
광복과 더불어 일제 강점기 시대의 기득권을 누리던 인물들의 사민주의화는 반공을 외치는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빨갱이'로 치부하는 강력한 세력으로 등극했을 것이라 여겨진다.
사회민주주의는 줄임말로 사민주의라 지칭하지만 마르크스주의에 젖은 이들이 사회를 전복시켜 공산화하려는 움직임으로 이해했다면 분명 철저한 숙청의 피바람을 불러 왔을 일이다.
그러한 사정이 바로 여순사건의 핵심이라 생각하면 정부수립 이후의 불안한 사회를 안정화 시키고자 했을 이승만 정권의 반공과 사민주의에 빠져 있는 세력들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은 물 흐르듯 흘러가던 시대를 막아 새로운 물꼬를 트려는 움직임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큰 상처와 고통스런 사건으로 기억될 뿐이라 하겠다.
사회민주주의를 공산세력과 결탁한 존재들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혁명 등으로 급격하게 무너뜨리지 않고 점진적으로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하에서의 평등 실현, 소득 재분배, 복지 정책 등을 포함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이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이승만 정권 시절의 사회상을 살펴보는데서 여순사건의 발생 경위에 대한 이해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게 된다.
소설은 김지회라는 인물의 활동에 대한 조명을 비롯, 그들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사건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과정을 그리고 있으나 그에 관한 자료들이 소거되어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내용들이 많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의 나, 우리가 사는 시대의 삶을 좋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자신의 삶, 인생을 이뤄 나가는 시대의 불안과 불편함을 개선, 바꾸기 위한 노력은 과거나 지금이나 나, 우리가 해야 할 일임이 분명하다.
시대적 상황이 공산주의라 하면 치를 떨던 시대였기에 그러한 방향으로 사회적인 악으로 치부해 몰아가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었으리라 판단해 볼 수 있다.
그야말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 농후하며 정권의 실세인 이승만 정권의 주체적인 사상에서도 공산세력과의 결탁을 극도로 부인하는 실체를 확인하게 되면 여순사건에 얽힌 불편한 진실을 어떤 측면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금 곱씹어 볼 필요성이 있다 하겠다.
사회주의 사상에 대한 폭 넓은 이해의 부족은 한 세대의 영원한 고통으로 남게 되었다.
드러나지 않은 역사의 진실, 비록 소설로 만나보는 인물의 서사지만 두렷한 족적을 남긴 그가 남긴 진실이 여실히 밝혀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