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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세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노은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8월
평점 :
**네이버 카페 리뷰어스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제를 지칭함은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로 흘러간 시간, 시대를 일컬음이다.
하지만 흘러간 시간이라 해서 우리에게 소중하지 않은것은 아니다.
그 시간, 시대 역시 인간의 삶이 누리고 살아 온 과정으로의 길이기에 우리는 어제의 시간을 되돌아 인간 삶의 존재에 대한 회상의 시간들을 마주하게 된다.
인간은 문명을 만들고 일으키는 존재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문명을 스스로 무너트리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인간이 이룬 문명이 사라지는 일은 대단히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그런 문명이 사라지는 일을 이미 두 번의 세계 대전을 통해 겪어 왔다.
전쟁이 어떤 의미로 인간에게 다가오는지 그 함의를 가장 적나라하게 펼쳐 보여주는 저자의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어제의 세계" 는 한 인간의 기억을 쫓아 한 시대의 탄생과 번영, 그리고 우리가 마치 영원할 것이라 여겼던 그 문명 세계가 한 순간에 사라지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회고적 서사를 담은 책이다.
테판 츠바이크, 나치의 박해를 피해 세계 각지를 떠돌던 비운의 작가이자 세계적 작가로 알려진 그의 인생에 어린 어제의 세계는 단순한 어제가 아닌 그의 존재를 증명하던 유럽 전체의 세계를 뜻하기도 한다.
그 시기이 유럽은 문학과 예술의 성지처럼 번창하고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여행을 하고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가 하나의 공동체처럼 유럽이라는 시공간 내에서 공존할 수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가 하면 그에 대한 믿음 역시 세계관 형성에 큰 영향을 준 세계로 이해할 수 있다.
허나 그런 세계가 1차 세계대전으로 말미암아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빈자리에는 인간 존재의 불안한 그림자들이 채워져 그를 혼란스럽게 했음을 살필 수 있다.
전쟁이 발발하고 인간의 사상적 혼란을 가중하는 민족주의가 판을 치고 정치, 경제적 혼란은 인간을 극단주의로 몰아가는 상황을 만들어 인간중심의 존엄한 세계가 무너진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인간의 역사에서 전쟁은 수 많은 과정의 일부로 생각할 수도 있다.
츠바이크 그에게 전쟁은 그런 과정의 일부로 이해되기 보다 자신이 알고 있던 세계가 무너진 것을 확인하는 그런 시간이었음을 목도할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일반화된 전쟁사에 대한 츠바이크의 기억이 아니라 전쟁을 통해 츠바이크가 기억하던 세계에 대한 진실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더욱 이 책이 빛을 발하는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고 말할 수 있다.
츠바이크는 빈, 파리, 유럽 각국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문화적 교류를 중심으로 구성, 독자들이 그의 삶에 녹아 있는 유럽이라는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지금도 유럽의 지도를 펼쳐 놓고 보면 좁은 땅덩어리를 가르는 수 많은 경계들이 보인다.
어쩌면 그런 경계들이 전쟁의 상흔으로 말미암아 생긴 결과는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츠바이크가 믿었던 세계에서의 결속력을 보여주던 인간과 문화에 대한 탈피의 결과를 두 번의 세계대전이 만든 결과로 인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인간보다 국가, 문화보다 이념, 이웃보다 적을 중요시 하게 되는 시대가 된 유럽에서 츠바이크는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인식이 역사의 전환이라는 것을 미처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우리의 의식이나 인식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보여주기도 한다.
과거를 동경한다는 의미를 읽기보다 과거 인간 삶의 터전이었던 시대의 변화를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무관심, 무개념적 관찰자로의 삶을 살아가는 나, 우리에게 과거의 모습으로 기억되는 인간 존재의 보편성의 당연함이 사리진 후에도 기억하고 회상해 애도할 수 있는 시대로 이해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가져볼 수 있다.
우리가 어제의 시간에 대해 잃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곰곰히 곱씹어 볼 수 있게 해주는 츠바이크의 세계는 오늘 우리 세계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