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착각 여왕
유혜연 지음 / 아티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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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나 느낌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러한 현상적 상황으로의 이해도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측면으로 보면 얼마든지 좋은 방향으로 착각을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세상에는 나쁜 착각 보다는 좋은 착각이 더 많다. 아니 그렇게 믿고 사는 것을 보면 우리의 오늘, 우리가 맞는 일상의 모습들이 착각으로 빚어진 오늘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갖게 된다.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일이 눈 똑바로 뜨고 살아야 하는 우리의 모습이지만 한 없이 착각에 빠져 살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하는 일도 있으리라 생각해 보면 아마도 가족에 대한 사랑을 진하게 품고 품어 내고 있는 엄마들의 마음이 바로 착각의 소굴이자 거대한 우주라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오로지 가족 이외에는 보이지 않는 사랑의 착각, 사랑으로 빛을 내어 주고자 하는 착각의 요정들이 바로 어머니들의 모습이라면 그야말로 유쾌한 착각 여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쁜 착각의 여왕을 만나러 책 속으로 떠나 본다.



이 책 "유쾌한 착각 여왕" 은 현실이라는 삶과 인생의 파고가 높을수록 우리를 다독이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어머니의 따듯한 착각들이 우리 삶, 인생의 자양분이 됨을 살갑게 느껴볼 수 있는 저자의 일상을 통해 만나보는 이야기 책이다.

착각, 어떤 사물이나 사실을 실제와 다르게 지각하거나 생각하는 상태를 뜻하는데 이를 인간의 특이한 생각이나 행위에 대입해 보면 그 누구도 아닌 아버지, 어머니의 자녀들에 대한 마음이 꼭 그러함을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일이다.

그야말로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이쁘다고 하듯, 우리 모두는 아버지, 어머니의 착각으로 키워지고 성장하며 현실을 향해 나아가는 도전자가 된다.

하지만 우리 역시 그러한 착각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함이 어렵다면 착각의 수용 여부가 아닌 선택의 유무에 따른 것으로 생각하면 좀 더 현실적 세상으로 회귀하는데 유익한 느낌을 실감할 수도 있다.

저자는 세상 모든 일들에 대해 '그까짓 거' 라는 힘으로 일관하며 자기 삶의 행복의 조건이자 목표인 가족들의 삶에 따듯한 사랑의 헌신을 드러내 세상의 무서움과 두려움에 대한 불안을 상쇄시켜 주는 착각을 가족들에게 심어준다.

그야말로 따듯한 느낌이 저자의 문장에서 스멀스멀 올라 온다. 

삶이라는, 인생이라는 것에 너무 얽매이거나 힘들여 완벽하려 할  필요가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어쩌면 희끗희끗한 머릿결을 가진 저자의 삶에서 그간 삶의 지혜를 배우고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책을 읽는 이유가 바로 그러한 삶, 인생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지식과 지혜를 얻고자 함이 아닌가 생각헤 보면 저자가 독자들에게 주문하는 바는 명확하다.

'너무 힘들게, 너무 완벽하게 살려고 애쓰지 마세요' 라는 삶에서 우러난 경험적 지혜를 곱씹어 본다면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조금은 느슨하게, 조금은 느리게 나, 우리 자신만의 방식대로, 속도대로 나아가는 일도 나, 우리만이 갖는 세상에 대한 착각을 실현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삶은 어쪄면 커다란 덩어리가 아닌 쪼개진 착각들로 이뤄져 있는지도 모른다.

저자의 삶에서, 인생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착각의 모습들이 바로 나, 우리의 그것과, 다르지 않고 같음을 볼 때 착각이 바로 나, 우리를 세상에서 잠시 쉬게하고 구할 수 있는 구명조끼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판단해 볼 수 있다.

많은 웃음과 즐거움과 현실에 대한 의미있는 착각들이 빚어내는 삶, 인생을 만들어 가는 찬란한 조각모음이 완성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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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나방
마태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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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나방은 애벌레(누에)가 뽕잎을 먹고 자라며 고치에서 비단실을 뽑는 가축형 곤충을 뜻하지만 그러한 현상을 놓고 다양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나방에게는 누에고치가 모태가 되는, 그렇게 보면 누에나방을 보며 모성애에 대한 서사를 가늠할 수 있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모성애는 어머니가 자녀를 아끼고 사랑하는 본능적 사랑을 뜻하며, 호르몬과 애착 형성이 뒷받침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허나 현실에서의 모성애는 사전적 정의와는 간극이 많은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 모성애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무엇이든 넘침은 모자란만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 그러한 표현이 맞다는 생각으로 기울어진다.

누에나방을 통해 모성애의 불편한 서사를 드러내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누에나방" 은 모든 생명체의 본능에 자리한 모성애에 대한 적용이 인간에게 있어서는 그 적용의 범위가 미묘하게 갈라지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음을 살필 수 있으며 모든 생명체를 보호하기 위한 모성의 사랑과 애착을 넘어 한 개체의 생존과 얽히고 섥히는 사유를 통해 오늘의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모성애에 대한 되새김을 끌어 올리는 책이다.

사람의 생각은 비교적 자유롭고 독립적인 존재로 나아가려는 것이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상태라 할 수 있다.

허나 그러한 상황을 모성에라는 이름으로 통제하고 강제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일은 모성애라 할 수 없는 착취라 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소설 속 인물 '소영'은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상실을 갖게 되었지만 안갯속 같이 흐린 머리속에서도 무언가를 움켜 잡고자 하는 의미있는 기억들이 존재해 그것들을 부여 잡고자 하지만 자신을 케어하는 엄마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로 전락한다.

어쩌면 본래의 기억을 하지 못하는 상태라면 엄마의 그러한 케어가 당연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지 모른다.

'소영' 역시 그러함으로 인식했지만 왠지 자꾸 엄마가 자신을 속이는듯 한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엄마의 말과 행동이 다름을 알아차리게 된다.

'소영'을 둘러 싼 주변 인물들의 모두 안갯속 인물들 처럼 불명확하지만 '소영'은 자신의 생각이 옳았음을 깨닫고 엄마에게서 벗어나고자 발버둥 치다 병원에서 자신의 기억속에서 존재하던 소녀 '민지'를 만나게 되고 이야기는 급속도로 전개되어 나간다.

밝혀진 내용은 소영의 기억상실이 지속되길 바라는 엄마의 비밀이 밝혀지고, 그런 비밀을 안 '소영'은 모성애로 둔갑한 착취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을 새우고 실행해 나간다.


소설속 인물인 소영과 엄마의 관계는 표면적으로는 딸과 엄마, 아니 엄마이고 싶은 할머니의 욕망과 착취에 가까운 이야기지만 완전히 이해를 못할 부분은 아니라 할 수 있다.

모성애라는 존재의 기준이 지극히 개인적일 수 있고 그러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 각자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일이지만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누에나방처럼 경계가 명확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치를 보호하는 껍질에서 변태해 나방이 되는 과정으로의 흐름은 인간으로 본다면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성장해 자기 자신으로의 삶을 열어가는 시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강압적이거나 착취적인 행위로 모성애를 대변하는 일은 불법적이고 반인륜적이다.

이름만으로도 눈물이 날것 같은 '엄마'라는 대명사의 모성애, 우리의 생존을 위해 아름답게 기억되는 보편적 인식의 터울을 넘어 모성애가 선을 넘지 않는 새로운 의식을 짚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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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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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반짝반짝 빛나는 것들을 좋아하는게 사람이다.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한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허나 그러한 모습이 우리의 삶이나 인생이라면 더더욱 우리는 바라마지 않는 욕망으로 뒤바뀔 상황이 될 수 있다.

마음 한가득 반짝반짝 거리고 빛나는 삶과 인생을 위해 우리는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자신의 모습들을 목도하고 있지 않나 싶다.

그러한 삶은 보편적인 사람이나 혹은 조금은 특별한 성향이나 기질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동일한 적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아니 어쩌면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사람들의 삶과 인생보다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들의 삶과 인생이 더욱 반짝거림을 갖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도 든다.

그러한 느낌을 확연히 느끼게 해 주는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소설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반짝반짝 빛나는" 은 소설속 구성 인물이 보편성을 지닌 일반인이 아니라 소외 혹은 사회적으로 편견을 갖게 되는 사람들의 일상과 삶을 바람부는 강이나 바다에서 볼 수 있는 윤슬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서사를 담아내고 있다.

알코올 중독과 조울증을 앓고 있는 아내와 대학생 애인을 둔 게이 남편의 일상적이지만 보편성을 뛰어넘는 그런 모습들을 보여준다.

보편적이라는 말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거나 행동할 수 있는 평균적인 서사를 말한다면 이 부부는 그와는 조금 결이 다른 모습으로의 삶,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흔히 조울증이라 하면 정신병적 소견으로 정신이상자로 치부하지만 그들이 일상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고 어떤 행동을 드러내는지 등 다양한 모습들은 담당하는 의사가 아니고는 쉽게 가늠하기 힘들다고 본다.

하지만 그런 조울증 환자에게도 자신이 사랑하는 남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존재하며 마치 벽처럼 다가서기 힘든 존재에 대해서도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사랑을 더해간다.

소설 속 주인공 쇼코는 조울증과 알코올 중독자이며 그녀의 남편은 무츠키는 직업의사이면서 대학생 애인을 둔 게이로 쇼코와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부부생활의 관계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마치 살어름판 위를 걷는듯한 아슬아슬한 느낌의 그 기분을 이 부부에게서 발견할 수 있고 보면 지금 나, 우리의 부부관계는 어떤가 하는 궁금증에 다시금 뒤돌아 보게 된다.

그들과 관계하는 다양한 인물들과의 관계 역시 보편적이거나 일반적이지는 않다.

어쩌면 이러한 관계성을 지닌 그들이기에 보편적, 일반적 결혼생활이 보여주는 단조로움 보다는 월등히 반짝반짝 빛나는 그들의 결혼생활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소설은 아내 쇼코와 남편 무츠키의 관점으로 이어지는 소설로 각자가 상대에 대해 느끼는 사랑의 감정이 어떠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없으면 죽고 못살 그런 애틋함이나 아련함이 아닌 마치 다가설 수 없는 벽을 앞에두고 속 앓이 하듯 하는 사랑, 그런 사랑을 하는 두 남녀의 비정상성이 오히려 그들의 삶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반쩍거림으로 환원된다.

저자는 25년 만에 개정판을 내 놓았다.

물론 25년 전과 지금의 사회는 게이나 정신병적 조울증을 가진 이들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다 판단할 수 있지만 애써 그러한 대상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은 까닭이 분명 있으리라 판단해 볼 수 있다.

그렇다, 우리 인간이 가진, 어떤 사랑이든 사랑은 그 자체로 반짝반짝 빛나는 사랑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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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leg) 잃은 내가 희망의 다리(bridge)가 되려는 이유
한민수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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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한 부분을 잃는다는 일은 실로 엄청난 불편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장애인에 비해 장애가 없는 몸을 갖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러함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함을 잘 모르고 산다.

평생을 자신에게 장애를 준 신체의 일부를 뇌속에 각인한 채 살아가는 일은 그야말로 천형이자 고통스런 일이라 할 수 밖에 없다.

허나 장애인이라고 모두가 불편과 고통을 괴로워하는 존재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선천적 장애든 후천적 장애든 대한민국 국민의 20명 중 1명이 장애인인 이 시대를 차별과 불편함의 존재로 여기며 살아서는 안된다.

장애를 가지고 있어도 엄연히 그들 역시 주체적인 존재로의 인간이며 우리는 그러한 그들과 오늘의 사회를 함께 구성하며 함께 공동체를 이뤄나가야 한다.

자신에게 다가온 장애, 불편은 하지만 거부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받아들임으로써 스스로를 장애인이나 일반인들의 희망의 등불이 되고자 한 인물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다리 잃은 내가 희망의 다리가 되려는 이유" 는 누구나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 딛어야하는 시기를 맞게 되는 모든이들에게 일반인보다 장애인인 저자가 희망의 다리가 되고자 하는 이유를 자신의 삶의 과정을 통해 전달하려는 가슴 뿌듯하고 용기가 솟아 오르는 느낌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첫 돌에 얻은 류머티즘으로 인해 오늘날 까지 저자 한민수는 자신이 장애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장애' 라는 정의를 새롭게 쓰고 있다.

물론 인간의 신체적 장애는 힘겨운 일상을 담보하게 되는 일이지만 그러함이 결코 나, 우리 자신의 삶을 주저 앉혀야 하는 벽이 될 수 없음을 저자는 몸소 보여주고 있어 장애를 얻은 이들이 흔하게 가질 수 있는 자괴감이나 비애감을 가진 이들에게는 작은 용기가 될 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장애인으로 살아 온 저자 한민수의 인생사는 화려하다.

그 화려함이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화려함이 아니라 장애로 얼룩진 삶의 곡진한 서사들이 빼곡해 과연 이러한 삶을 일반인인 나, 우리가 겪는다면 저자와 같은 마음, 행동으로 삶을 대할 수 있을까 하는 스스로에 대한 물음을 던질 수도 있을것 같다.

암에 걸렸다는 말도 우리에게는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다리를 잘라야 한다'는 말은 암 보다 더 우리를 충격에 빠트릴 수 있다 여겨진다.

결과적으로 다리를 자를 수 밖에 없었지만 그 결과에 순응하기 보다 다리 없음이 삶의 희망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삶의 주체적 존재로서 타에게 희망의 다리가 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눈물겹게 아름답고 숭고한 인간정신의 승리라 표현할 수 있을것 같다.



류머티즘으로 온전한 걸음을 걷지 못했지만 목발을 짚고 동네 골목 축구를 하던 시절, 스물다섯, 골수염 판정으로 다리를 잘라야 했던 치킨집 사장, 보험회사원, 핼스, 역도, 아이스하키, 소피 패럴림픽에 이르기까지의 인생 여정들은 그의 삶을 살아가는 자양분이 되었지만 그의 곡진한 삶을 읽어나가는 우리에게는 슬픔과 고통이라는 단어보다 희망이라는 작은 단어를 가슴에 피어올릴 수 있다.

장애인이 되었다고 삶이,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라.

저자는 그러한 의식을 갖기 보다 삶이라는 무대를 향해 끝없이 도전하는 인물로 지속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그의 삶이 신체의 장애보다 오늘을 사는 정신적 장애인들에게 커다란 희망의 다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그가 전하는 희망의 전도를 함께 나누고픈 마음이 간절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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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마음시 시인선 17
이정하 지음 / 마음시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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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사랑받고 주는 일종의 거래가 성립된다고 볼 수 있다.

허나 그렇지 않은 관계도 존립할 수 있다.

그저 존재하고 있는것 만으로도 나, 우리의 사랑을 확인하는 만족이 아닌 흡족함을 누릴 수 있는 관계도 있을 수 있는 법이다.

그러한 관계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존재를 부각시킴과 동시에 나, 우리 자신을 더욱 깊이 있게 조망하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 만들어 준다.

대상에 대한 다양한 감정들이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무엇보다 농염한 환희지만 대상을 박제한듯 한 상황에서의 사랑은 오롯이 절제된 나, 우리의 감정적 고양에 촛점이 모아진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그, 그녀에게 한 걸음,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을지에 대한 그 말로 표현치 못할 아쉬움 가득한 갈증적 사랑의 밀어들을 확인할 수 있는 마음시 이정하 시인의 시집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는 어쩌면 이원화 된 세계를 그려내듯 사랑하는 절대적 존재에 대한 몰입감을 한층 더 깊이 있게 조망하는가 하면 하나의 벽처럼 느껴지는 존재에 대해 상대와의 관계 설정이 오롯이 나만의 과업임을 드러내는 모습으로 읽혀지는 시집이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은 제목을 통해 사랑을 포기하는듯 한 뉘앙스를 느낄 수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두 내어주고픈 나, 우리의 가장 깊은 마음속 심지를 드러내 보이는 문구로 이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저 있는 존재만으로도 황홀하고 있음으로 감사하며 있음으로 사랑하게 되는 존재, 내 삶의 이유이자 근거가 그 , 그녀에게로 향하는 사랑일진데 그, 그녀에게 무엇을 요구할 것이며 무엇을 바란단 말인가?

오히려 그, 그녀에게 다가서고 싶은 한 걸음, 한 걸음이 미치지 못해 아쉽고 두려운 것이자 헤어짐을 유발할 수 있는 고통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되면 정말 미치지 아니하고는 견딜 수 없는 사랑이 시작된 것임을 어찌 알 수 있을까?

사랑하기에 소유하고자 하는 물리적이고 욕망에 충실한 세상의 사랑 방정식을 떠나 있는 존재만으로도 사랑의 대상화가 되는 그, 그녀에 대한 관계는 오롯이 그, 그녀가 촉발 시킨 나만의 변화에 한층 더 깊어 져야 하는 욕망의 제어이다.

사랑을 표현하는 무수히 많은 말들이 존재하고 그 말들은 화려한 미사여구를 통해 상대에게 전달된다.

하지만 애써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하는 이유는 사랑의 변절이나 단절이 아니라 더 이상 요구할 수 없을 정도의 존재감을 갖는 그, 그녀이기에 바람이 없는 관계로 인식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사람 지금, 나, 우리 곁에 있는가 하는 물음은 진짜 사랑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과도 다르지 않다.


사랑은 언제나 갈증을 일으킨다.

세상을 사는 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갖는 다양한 의식들이 수 많은 미사여구를 동반한 채  전달되곤 하지만 진정 마음속 깊이 여운이 남는 말은 말을 많이 함으로써가 아닌 말하지 않음으로써 느끼게 되는 혼자만의 독백과도 같은 여운을 남겨주는 사랑이라 할 수 있다.

그, 그녀에게 한 걸음, 한 발자국 더 다가가고 픈, 우스게 말처럼 그, 그녀가 끼는 안경이 되고 싶다든지, 혹은 그, 그녀다 피아노를 친다면 피아노 악보가 아닌 건반이 되고픈 그 애절하고 간절함이 빚어내는 사랑의 철학을 우리는 이정하 시인의 시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를 통해 확연히 느껴볼 수 있다.

사랑의 완성이 이뤄질 수 있을까 싶지만 앞서 만나 본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는 완연히 사랑의 시작을, '한 사람을 사랑했네'는 사랑의 과정과 결말을, 그리고 이 책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는 절제된 갈증적 서사를 나만의 마음으로 지켜가는 완성도 높은 사랑에 대한 완숙미를 보여주는 시리즈로 기억하게 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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