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듣기능력이 평생성적을 좌우한다>을 리뷰해주세요.
-
-
초등 듣기능력이 평생성적을 좌우한다
김명미 지음 / 글담출판 / 2009년 8월
평점 :
언제부터인가 "독서"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간접 경험을 대신한다는 근원적인 장점을 제외하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라도 조금 더 어릴 때부터 시작한 독서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이제 모르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읽는다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만큼 좋은 내용을 얼마나 잘 읽히느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아이가 책을 많이 읽고 그만큼 말을 잘하는 것이 부모들 사이의 자랑거리가 될 만큼 말이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우리 아이가, 그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만큼 책을 많이 읽어주었고, 읽고 있고... 그만큼 뛰어난 어휘력을 자랑하며 말발을 세우고 있는 지금, 난 미래에 대해 안심하고 자랑스러워 하고 있었다.
그런데, "듣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생물학적으로 귀에 이상이 있어 못 듣는 아이가 아니라면 들리는 온갖 소리들을 듣지 못한다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듣기는 엄밀히 말해 듣기라고 할 수 없다. 그것은 신체적인 듣기, 즉 '들리기'일 뿐 '듣기'는 아니다. "...125p
그렇다. 그냥 귀로 흘러들어오는 소리를 듣는 것은 정말로 듣고 이해했다는 것과 다른 것이다. 그러므로 그 많은 정보를 담고 들려오는 소리들 중 정말로 이해하고 기억해야 할 것을 정리해 머리속으로 저장하는 것까지를 진짜 "듣는다"라고 한다면.... 우리는 그 듣기 능력을 얼마나 소홀이 하고 있었단 말인가!
"정확하게 말하면 '듣기능력'이란 배경 지식을 동원하여 받아들인 정보를 이해, 해석, 종합하여 자신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고도의 추상적 이해능력이다. 또한 올바른 듣기를 위해서는 충분한 어휘력과 배경 지식을 갖추어야 하며, 상대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지녀야 한다."...37p
듣기는 들었는데 무슨 말이지 모르고, 집중하지 못해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며, 종종 딴소리를 하거나 분명히 말했음에도 들은 적이 없다고 우기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이 단순히 집중을 못하거나 예의가 없어서가 아닌... '듣기능력'이 떨어져서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면 아이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생겼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부모 마음대로 오해하지 않고 올바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부터가 아이를 이해하는 첫걸음이 될테니 말이다.
<<초등 듣기능력이 평생성적을 좌우한다>>는 듣기능력을 길러주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풍부한 배경 지식을 쌓아주고 미리 내용을 예측해보게 하는 등, 조금씩 아이의 듣기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대략적인 개요 외에도 과목별 듣는 법과 각 학년별 지도법, 아이 유형별 듣기 문제 해결법 등을 소개하고 있어 아이와 부모가 함께 문제를 극복해 나갈 수 있게 한다.
듣는다는 것은 조금이라도 아는 것이 있어야 더 잘 관심을 갖고 듣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풍부한 배경 지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이 배경 지식에는 또다시 "독서"가 빠질 수 없다. 많은 체험과 함께 역시나 많은 독서를 할수록 기반이 되는 지식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어려서부터 많은 책들을 읽어주며 목도 아프고, 귀찮아져서 언제쯤 혼자 책을 읽을까...하고 생각했던 적이 많았다. 최근에야 혼자서 열심히 책을 읽기 시작한 아이를 옆에 두고 이 책을 읽고 있자니, 조금 미안해졌다. 나는 아이의 말을 열심히 들어줬던가... 혹시 책을 읽어주며 귀찮은 티를 팍팍 내지는 않았나...하는 생각에 말이다. 아이의 듣는 습관도 부모의 습관을 닮으리란 건 물 보듯 뻔하다. 종종 아이가 딴소리를 하고, 제대로 대답하지 않은 것에 화를 내곤 했는데, 그것이 내 탓인 것만 같다. 잘 듣는 아이를 위해 잘 들어주는 부모가 먼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