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영웅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타고르가 들려주는 이야기시 이야기 보물창고 20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지음, 신형건 옮김, 조경주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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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시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마치 엄마가 아이에게 이야기해주듯, 아이가 엄마에게 말하는 듯... 읽으면 그대로 이야기가 되는 시를 이야기시라고 한대요. <<작은 영웅>>은 노벨문학상 수상 인도의 유명한 시인 타고르의 <<들꽃>>에서 발췌한 7편의 이야기시를 담고 있어요. 시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고 그만큼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생각을 가득~ 담고 있지요. 

아이들이 놀면서 생각했던 것들<종이배>, 주변을 둘러보며 궁금하고 의하하게 생각했던 것들<꽃 학교>, 달을 놓고 벌이는 형과의 대화<천문학자>처럼 현실적인 것에서부터... <요정의 나라>를 상상하고, 구름 속에서 신나게 노는 재미난 생각도 해보고<구름과 물결>, 내가 <챔파꽃>이 된다면...이라는 상상 놀이를 하는 공상 속 이야기들도 있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이 시집의 백미는 <작은 영웅>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치 아주 오래된 대서사시를 읽는 느낌이에요. 

  

엄마와 함께 여행을 하고 있다는 상상에서 시작된 이 시는, 쓸쓸하고 막막한 땅을 지나고 있어요. 갑자기 나타난 무시무시한 그림자들은 이들에게 들이닥치고 "나"는 엄마를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맞서 싸우죠. 너무나 많은 적 때문에 엄마는 아들이 죽었을 거라 생각하지만 결국 나는 모두 무찌르고 무사히 엄마에게 돌아가요. 모두에게 "작은 영웅"이 탄생하는 순간이죠. ^^

"날이면 날마다 이 세상엔 쓸데없는 일들이 수없이 일어나는데, 우연찮게도 이런 일이 정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겠어요, 엄마?"...36p

아이들은 상상하는만큼 자라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보아온 것, 만지고 느껴온 것들을 바탕으로 그곳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자꾸만 얹고 뛰고 날아서 점점 더 크게 상상하는 거죠. 그리고 그 재미있는 상상거리들을 바탕으로 다시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겁니다. 짧은 단어가 아닌 조근조근 이야기하듯 말해주는 이야기시는 다가가기가 더 쉬운 것 같아요. 마치 너도 한 번 이렇게 상상해보렴~하고 말해주는 것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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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빵호돌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3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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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사이에서는 유난히 "나이"에 대한 경계가 큽니다. 놀이터에서 놀다가도 트러블이 생기면 "야! 너 몇 살이야!"라는 말부터 나오죠. 간혹 어떤 아이들은 지지 않으려고 일부러 부풀려 말하기도 하더라구요. 그들 사이에서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나름의 잣대일까요? ^^ 하지만 한 학년인데도 나이가 또래보다 어리거나 많을 수도 있어요. 한 학년이라 친구인데 나이가 다르면 아이들 사이에서도 아주 미묘한 관계가 되더라구요. 

<<나는야 빵호돌>>은 바로 그런 아이, 호돌이의 이야기에요. 아빠는 없고 너무 가난해서 아이를 키우는 데 정신이 없었던 호돌이 엄마는 호돌이의 호적을 1년 늦게 올리게 되죠. 그래서 호돌이는 8살이 되었는데도 학교에 입학하지 못했어요. 골목에서 같이 놀던 정표도, 나리도 모두 1학년인데 말이죠. 모두 학교에 가고나면 더할 수 없이 외로워지는 호돌이의 마음을 도대체 누가 알까요? 엄마는 일하러 나가느라 바쁘시고 동네는 정말 조용~하기만 합니다. 새로 생긴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에도 아이들은 없어요. 그러다 호돌이는 한 할아버지를 마난게 되죠. 학교 선생님이셨다는 할아버지 또한 무척 외로워보여요. 그렇게 할아버지와 호돌이가 만났습니다. 

"자꾸만 삶은 달걀 반 쪽이 떠올랐어요. 내가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도 할아버지가 내게 삶은 달걀 반 쪽을 덜어주는 마음이랑 같은 건데, 그런 건데......."...82p

전혀 모르던 두 사람이 만나 우정을 나누는 일은 아주 아름다워보이지만 그 관계가 어린 아이와 어른이 되면 다른 어른들의 잣대로는 그래서는 안 될, 아주 나쁜 관계로 보이나봅니다. 호돌이의 외로움을 채워주고 모르던 것들을 알려주고 참으로 사람다운 마음씨를 일깨워준 할아버지가 다른 사람들 눈에는 어린 아이를 착취한 나쁜 사람으로 비치니까요. 호돌이는 할아버지를 잃은 텅 빈 가슴에 조금씩 의젓함으로 채워넣습니다. 엄마의 속을 썩이는 아들로 보이지만 사실 아이들 마음 속엔 나름대로의 반듯한 꿈이나 의지가 자라나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는 아이이기 때문에 어른들처럼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음을, 하지만 어떻게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려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호돌이를 통해 느낍니다. 그래서 찬바람 쌩쌩... 그저 지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힘들게만 느껴지던 호돌이의 엄마도 조금의 여유를 찾고 "가족"을 되찾기위해 노력하는 거겠죠. 

두부가 400원...이라는 글에 조금 옛날 이야기인가보다..했더니 사실 1996년에 나왔던 책이라고 하네요. 그런데도 두부값을 제외하곤 전혀 위화감이 없어 역시 이금이작가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탄을 떼는 달동네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이 때문에 고민하는 호돌이의 이야기가 아주 따뜻한 감동을 주는 동화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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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열쇠의 비밀 일공일삼 66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이원경 옮김 / 비룡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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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때에는 부모님의 말씀과 행동이 하늘과 같다고 생각하다가 조금씩 나이를 먹고 그만큼 사회(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에 눈을 뜰 때 즈음이면 내가 가장 똑똑하고 잘났다고 생각하는 때가 한 번씩은 찾아오지 않나 싶습니다. 엄마나 아빠의 언행이 마음에 들지 않고 창피하다고 생각되는 때. 그러면 안되기 때문에 함께 죄책감도 고개를 들지만 그럼에도 우선은 피하고 싶을 때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이해해주어야 하는 나이가 되었네요. 그렇게 다시 세월이 흐르고나면 이해해드릴 수 있음을 지금은 잘 알고 있습니다. 

잭 랜킨은 아빠의 직업이 너무나 창피했어요. 누구나 얕잡아보는, 더럽고 힘든 일을 맡아 해야하는 "건물 관리인"이라는 직업은 특히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되었을 때에는 너무나 힘든 현실이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그 사실을 알고 놀리는 못된 아이들보다 그 원인을 제공한 아빠를 더 원망하게 됩니다. "옳지 못하다"라는 생각이 들죠. 하지만 딱 그만큼 이해도 됩니다. 그만큼 괴로웠기 때문에 어떻게든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에 벌인 잭의 복수는, 아주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잭은 지금 아빠가 학교 관리인이라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들켜서 당황하고 창피해하고 있다. 헬렌은 고민했다. 아들이 아빠를 부끄러워한다는 것을 존이 알면 마음에 상처를 입을 텐데, 어쩌지?"...68p

사실 제가 부모가 되었을 때에는 이 책의 헬렌과 존과 같은 부모가 되기를 바랬습니다. 아이의 잘못을 무조건 꾸짖기보다는 스스로 깨닫도록 유도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먼저 헤아리고 최대한 이해해주고 어떻게하면 함께 풀어나갈 수 있을지 다정하게 의논하는 가족이 될 수 있기를요. 아마도 그런 부모를 두었기 때문에 잭은 마음껏 응석도 부려보고 마음껏 날개를 펼쳐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해본 다음에 자신의 잘못을 충분히 반성하고 진심으로 부모를 이해할 수 있는 좀 더 자란 아이가 되지 않았을까요?

벌로 관리인의 조수를 지내며 잭은 조금씩 아빠에 대해 알아갑니다. 아빠를 이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빠에 대해 알고 싶다"라는 생각일 겁니다. 잘 이해해보려고 마음의 문을 열었다는 것, 말이죠. 신기한 열쇠를 따라 하게 된 모험으로 잭이 아빠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더이상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는 장면은 누구에게나 감동을 줄 것입니다. 

"그것은 환상이나 스쳐가는 감정이 아니었다. 남자들의 세계에서만 벌어지는 일도 아니었다.
헬렌이 너무나 잘 아는 광경이었다.
아름다운 것, 영원한 것이었다. 사랑이었다."...176p

놀라우리만치 아이들의 생각을 잘 읽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모험과 장난, 게임이 가득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앤드루 클레먼츠가 이번엔 감동이 가득한 이야기를 담았네요. 가족이란 바로 가족이기 때문에 더욱 가까우면서도 먼 관계입니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오해를 하기도 하죠. 하지만 바로 "가족"이기에 더욱 사랑으로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지만, 때로는 그런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우린, 가족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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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힘으로 세상을 지킨 위인들
요나 윈터 지음, 황인빈 옮김, 션 애디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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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이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걸까요?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나고 훌륭한 일을 많이 한 사람...을 우리는 위인이라고 부르는 걸 겁니다. 그저 안락함 속에서 일상의 행복을 당연시하고 하루하루 내 눈 앞의 일만으로도 급급한, 평범한 이들이 아닌... 조금의 불의에도 맞설 줄 알고 부당함에 고개숙이는 대신 나와 다른 이들을 위해 나설 줄 아는 사람들. 아무리 위험하고 힘들어도 세상의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조금의 망설임 없이 그 위험 속으로 뛰어든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위인이라고 부르죠. 

<<정의의 힘으로 세상을 지킨 위인들>>은 특히 "정의"에 맞서 용기를 내고 자신의 이익보다 고통받는 이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을 도왔던, 또 아직도 그렇게 하고 있는 13명의 위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누구나 잘 아는 "마하트마 간디"를 비롯하여 노예 제도에 맞선 "소저너 트루스", 인종 차별을 없애기 위해 힘쓴 "마틴 루서 킹", 나치스로부터 유대 인들을 구한 "코리 텐 붐", 구사 정부에 평화적으로 맞선 대주교 "오스카 로메로" 등... 다양한 국적의 위인들은 세계 각지에서 차별받고 억압받아 괴로운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잘 알려진 위인들보다 그동안 다른 이들에게 가려져 있거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위인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남성 뿐 아니라 많은 여성 위인들을 소개하고 있어 같은 여성으로서 아주 뿌듯해지더라구요. 여자 아이들에게도 아주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아요.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용기를 낸 위인들이 참으로 멋져 보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 인물에 대한 설명이 조금 짧다는 것이겠네요. 대부분이 전쟁이나 분쟁 등의 환경에서 부각된 위인들이므로 배경 지식이 좀 필요한데 그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보였어요. 하지만 새로운 위인을 알게된 만큼, 그 위인에 대해 궁금하다면 새로이 찾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가장 감명깊게 읽은 것은, 노예 제도에 맞선 "소저너 트루스에요. 그 옛날... 노예일 뿐 아니라 여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인권을 외친 그녀가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조금 부당해도 일상의 안락함을 원한다면 감히 행동할 수 없는 거죠. 그렇기에 그녀는 진정한 용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위인전을 읽는 이유는, 그들의 삶 속에서 분명 배워야 할 점이 있기 때문이죠. 열세 명의 위인들 중 한 명이라도 깊은 감동을 준 이가 있다면 분명 그의 삶을 본받고 싶어질 겁니다. 그렇게 성장하는 거죠. 세상은 따라할 수 없을만큼 위대한 꿈을 품고 자신을 희생하는 이들이 있기에 발전하는 것일 겁니다. 그래서 위인들을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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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미사일 동심원 16
김영 지음, 눈감고그리다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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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최대의 관심사는, 어떤 친구와 무엇을 하고 놀까...였던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하건 놀이의 연장이었기 때문에 하루종일 머리를 굴렸던 것 같아요. 그런 어린 시절은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행복한 추억입니다. 울창한 뒷산에, 은밀한 다락방과 너른 들판을 낀 아주 즐거운 환경이었습니다. 가끔, 내 아이에겐 그런 행복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는 아이가 불쌍하기도 하네요. 

<<떡볶이 미사일>>은 우리 아이들의 일상을 담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가 아닌 초등학교 중학년 정도의 아이들이라고 저절로 생각되네요. 아이들은 혼자 길을 걸어갈 때도 있고, 자신만의 스타일도 갖고 있습니다. 받아쓰기와 수학시간에는 떡볶이의 철자보다, 피자가 몇 조각이냐 하는 것보다 더 먹고싶어지기도 하고요. 친구들과 즐거운 잠옷 파티를 벌이기도, 좋아하는 아이가 생기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가족을 알뜰살뜰 사랑할 줄도 아는 아이들이지요. 

일상 생활 속에서도 얼마든지 행복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줍니다. 옆집 아이와 비교하고 원하는 스타일을 만들지도 못하게 하는 엄마라고 하면서도 그 고마움을 알고 살아한다고 표현하는 바로 우리 아이들이에요. 가끔 이해할 수 없는 친구의 행동에도 그저 모른 척 손 내밀어주는, 배려심 깊은 아이들이기도 하지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시가 가득 담긴 시집입니다. 유아 때에는 동시를 많이 읽다가 오히려 학년이 올라갈수록 멀리하게 되는 시인데, 자기 또래의 아이들 이야기를 읽으며 크게 공감하게 될 것 같습니다. "어! 나도 이런 생각 한 적 있는데... 나도 이런 적 있는데!" 하고 말이죠. 가족을 돌아보고 세계의 다른 아이들도 돌아보고, 자신도 돌아볼 줄 아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하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아마도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배려심과 관심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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