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곡우는 24절기 중 양력 4월 20일을 말하는 데, 이 날은 청명과 입하 사이에 있어 곡우에 비가 내리면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조상들의 기원의 염원이 담긴 소중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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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문화저널 21 그림 이무성
제가 블로그 닉네임으로 곡우를 사용한 연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엄혹한 자연의 힘에 선조들은 조화와 상생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가슴으로 알았습니다. 한낱 제의적 성격을 담은 소망의 분투이지만 절기로 나누어 일의 시작과 끝을 한결같이 하고자 하였던 소박하지만 너른 마음이 가득합니다. 그 중 곡우는 곡식을 뿌리고 대지가 품은 생명의 기운에 단비를 내려 보우하는 희망이 잉태하는 첫 시발점과 같다고 여겨집니다.
따지고 보면 사람 사는 것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닮았나 봅니다. 그 때나 시기에 맞춰 해야 할 도리와 갖추어야 할 인격이 있으니 말입니다. 그것이 모자라거나 넘쳐도 안 됨은 일러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과유불급이라는 말은 돋을 새긴 글씨처럼 우리의 마음을 돌보게 하는 경구입니다. 아울러 사람은 품은 마음이 무엇이냐에 따라 세상도 바뀌고 모양도 변하는 것이 꼭 자연을 빼어 닮았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뜻하지 않게 부딪히는 고난의 순간도 한 순간 순간 마다 내디딘 발자국의 의지만큼 나아갈 용기를 부여하는지 모릅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인생의 목적은 끊임없는 전진에 있다. 풍파는 언제나 전진하는 자의 벗이다. 풍파 없는 항해! 얼마나 단조로운가? 고난이 심할수록 내 가슴은 뛴다."라고 인생을 조망했습니다.
때로는 매너리즘에 빠져 때로는 고통에 허덕일지라도 인생은 살아 볼 가치가 더 있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곡우의 참뜻인 풍년을 기원하던 소박한 농부의 마음처럼 세상을 좀 더 여유롭게 보는 마음을 가져 보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