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 자신 있게 보기 1 - 알찬 이론에서 행복한 감상까지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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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본절판


그림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그 이유는 그림을 볼 때 마다 너무 어렵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저 그림에 대해서는 평범한 혹은 상식이하의 지식 밖에 없는 나에게, 그림이란 사물과 아주 비슷하게 그린 그림, 혹은 아주 사실적인 그림이 잘 그린 그림이고 그렇지 않은 그림은 머가 잘 그렸다는 것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색감도 이상하고 별로 사실적이지도 않은 그런 그림을 보고 아주 잘 그린 그림이고 그것도 수십, 수백억씩 한다니.. 게다가 추상화는 또 머란 마린가 꼭 초등학생이 그린 것 같은 그림이 추앙되는 것을 보면서 미술이라는 세계는 내게는 이질적인 것이었고, 따라서 내게는 그림이란 무척이나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철이 들었는지(?) 그림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 저런 색감을 낸다는 것이 아주 어려운 것이구나, 아무렇게나 그린 것 같지만 저런 선을 낸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어렴풋하게 알게 되었다.

그림에 대해서 좀 알아보야겠다는 차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솔직히 책값이 너무 비샀지만, 넘쳐나는 포인트를 보고, 공짜로 산다는 셈치고 구매를 했다.

글은 매우 쉽게 쓰여졌지만, 조금은 선지식이 있어야 이해가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몬드리안의 구성이, 어째서 획기적인 것인지, 왜 높이 평가받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저자는 당시의 시대상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지만... 그건 단지 그렇게 받아들여서는 아닐까? 이 그림이 왜 그렇게 의미가 있는지 저자의 설명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그래도 저자는 꽤나 친절하게 미술에 대해서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 그림이란 무엇이며 사람들의 인식체계와 연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강사가 차근차근히 그림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저자는  그림을 어떻게 볼 것인가?(예를 들어서 그림이 강조하고 있는 바나, 담고 있는 주제를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를 나름대로 일관성있는 주제로 묶어서 대표적인 화가의 그림을 예로 들어서 설명해 준다.  먼저 미술 감상을 어떻게 할 것인가와 서양화가 무엇인가를 설명한 하고 역사화와 초상화 풍경화 정물화 장르화 원근법 빛과 색 그리고 상징과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단지 그림만이 아니라 그림에 관련된 여러이야기들 함꼐 설명해주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부담없이 읽어나갈 수 있다.

이야기의 흐름에 끊이지 않으면서도, 곁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편집해 준 것잘 처리해준 것은 독자에 대한 배려가 보인다. 이를 테면  그림옆에 간략한 정보와 관련된 정보를 함께 실어주었고, 미술에 관련된 용어라든지, 알아두보면 좋은 정보들을 박스처리를 해 두었는데, 지루하지 않게 책을 읽을 수 있게 편집해 놓았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서양화를 정말 자신있게 볼 수 있을런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그림이 이질적으로 와닿지는 않을 것이라고는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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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만 볼 수 있다면 - 헬렌 켈러 자서전
헬렌 켈러 지음, 이창식.박에스더 옮김 / 산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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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본서는 헬렌켈러의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라는 짧은 에세이와 그녀가 23세 때 자서전을 묶어 놓은 책이다.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이라는 에세이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며, 또 우리가 얼마나 복된 존재인지를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고 살아간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헬렌켈러도 이런 부분에서 우리에게 도전을 준다. 숲에 다녀온 사람들에게 무엇을 보았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별로 볼게 없어요 라고 말하지만, 자기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숲에 볼 것이 너무나 많다며 일침을 가한다.

참으로 우리는 많은 것을 가졋지만, 그 가진 것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면서, 못 가진 것에 대해서 불평과 불만을 쏟아 놓고 있지 않는가?

나의 일생이라는 제목으로 그녀의 어린시절부터 22살때까지 살아왔던 이야기를 보면서 나는 짐짓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글이 과연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사람의 글이란 말인가? 그의 탁월한 문체와 섬세한 묘사는 이것이 과연 그녀 혼자 힘으로 썼을까라는 의구심을 들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보지도 못한 그녀가 노란색, 빨간색으로 물든 나뭇잎을 묘사하는 그런 구절들은 기묘하게 다가왔다.

빛에 대한 희미한 감각밖에 없는 그녀가 어떻게 이렇게 묘사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녀가 묘사한 눈으로 뒤덮인 세상에 대한 묘사는 그 어떤 문필가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다. 마치 눈으로 본듯이 생생하게 그려주고 있다. 나는 이 부분에 있어서 인간의 이성과 상상력의 능력이 과연 어디까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보지 못하는 자가 보는 자 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니!!

내가 놀란 것은 책 마지막 부분에 가서야 비로소 알게 된 것인데, 이 자서전이 그녀의 나이 불과 23세 때 적었다라는 것이다. 나는 생각하기를 40세나 혹은 그 이후, 인생의 완숙기에 들어섰을 때나 쓴 글 일것이라 추측하며 읽었는데,  겨우 23살의 나이라는 알고보니 더욱 놀라웠다.

그녀의 학구열은 나를 부끄럽게 했다. 보지도 못하고 들을 수도 없는 자가 불어, 독일어, 라틴어, 헬라어까지 배우다니, 그것도 교양수준으로 배운 것이 아니라 원전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터득했다니, 내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모르겠다. 멀쩡한 나는 도대체 무슨 공부를 한 것인가!

헬렌켈레만큼이나 놀라운 사람은 그녀의 스승 설리반이다. 설리반은 무엇에 이끌려 헬렌켈러에게 그토록 헌신적일 수 있었을까? 설리반은 말 그대로 헬렌켈레의 수족이요, 눈이요, 귀였다. 설리반은 따뜻한 마음과 탁월하게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게다가 헌신적이기 까지 하다. 그녀는 더 큰 세상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녀의 명성을 드러낼 수 있는 탁월함이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오직 한 사람 헬렌켈러에게만 모든 열정 쏟아 부었다.

한 영혼에 대한 불타는 사랑과 헌신....

우리가 이 두 사람의 반에 반만이라도 담는 다면 이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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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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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선생의 옥중 서간집이다.

옥중 서간이라고 하지만 수필도 있고, 자서전적 이야기도 있다.

감옥에서 쓴 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의 글은 때로 정감있고 때로 섬세하고 때로 유쾌하기도 하며, 무엇보다도 재미있다. 감옥이라는 척박한 환경,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황폐하기 쉬운 곳에서 어떻게 이런 글들이 나올까? 그의 편지는 편지라기보다 수필에 가깝다. 가히 책으로 펴내놓았을 정도로,  여느 문필가 못지 않은 글솜씨르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그의 옥살이는 너무나 억울한, 참으로 말도 안되는 누명을 쓰고 그것도 무기징역이라는 가장 무거운 형벌을 받았다는 것이다. 대개의 사람이라면, 세상을 원망하고 모든 것을 자포자기하기 쉬울 것인데, 신영복 선생은 너무나 담담하게 그의 심경을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 것처럼 차분하게 써내려고 가고 있다.

신영복 선생은 단순한 학자가 아니라 고매한 선비요, 진정한 스승의 성품을 지닌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그가 감옥에 가게 된 말도 안되는 사연을 읽을 때, - 물론 처음에는 그냥 예시절을 추억하며 써내려 간 글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서야 그것이 감옥에 가게된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의 온화한 성품과 따뜻한 인간애를 보고 무척이나 감명을 받았다.

당시의 가장 엘리트 계급에 속하는 대학 교수가 코흘리개 어린아이 몇명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과 놀아주며,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었을 뿐 아니라, 그들을 이끌어 주려고 노력한 그의 모습에서, 나는 얼마나 척박하고 가난하게 살았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진정한 부자는 물질이 풍요로운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넉넉함을 지니고, 자신의 것을 남을 위해 기꺼이 내어놓을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또 한가지, 그에게 감명받는 이야기는 언제 형기가 끝나게 될지, 그리고 형기가 끝난 후에라도 그에게 어떤 삶이 기다릴지 모르는 가운데에서도 끊임없이 공부하며, 자기 수양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의  편지에는 어떤 책을 읽고 어떻게 생각했다거나, 어떤 책이 필요하니 보내달라거나 하는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다. 그의 편지는 단순한 편지가 아니라 깊은 사색의 흔적이 묻어 있고, 또 학자의 고매함이 배여져 있다. 사물을 단순하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보다 깊은 문제를 인식하는 그의 통찰력을 보면  감옥은 어쩌면 그에게 형벌이 아니라 선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현대인들은 자기 성찰이 너무나 부족하다. 세상을 보는 눈도 너무나 천박하다. 단지 겉으로 드러난 표면적인 부분만을 놓고 왈가 왈부하며 평가하고 제단한다. 너무나 안타까운 것은 사회의 창이 되어야 할 매스컴이 오히려  천박한 식견을 퍼뜨리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에 대한 사리 분별력이 너무나 떨어져 있다. 요즘 기자들은 정말 아무나 하나보다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정신없이 치열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자들에게 한 번쯤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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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수면법 - 수험생과 직장인의 두뇌를 100% 활용케하는
후지모도 겐고 지음, 최운권 옮김 / 백만문화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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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책은 소위 이단에 속한다. 일반인의 상식과 학계의 정설을 뒤집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들이 팔리는 이유는, 혹은 적어도 내가 이런 책을 접하는 이유는, 기존의 학설에 대한 충분한 신뢰성이 가지 않거나 혹은 일정부분 의혹이 있기 때문이다.

다들 그렇게지만,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도 잠을 줄여보고 싶은 욕구 때문일 것이다. 단지 3시간만 자고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니 얼마나 획기적인가?

저자는 잠에 대한 기존 학설이 터무니 없다고 단정짓고 있다. 8시간 정도는 자야한다는 의학적 근거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비롯하여 몇몇 사례들을 들어가며 하루에 3시간을 자고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으며 건강에도 전혀 지장이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잠이란 질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깊은 잠을 자면 적게 자도 상관이 없으며,  일정 이상의 잠은 잠에 취한 잠, 곧 게으른 자들의 쓸데 없는 잠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가수면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잠깐 잠깐씩 자는 가수면이 실제로 피로 해소에 아주 큰 도움이 되며 집중력을 높혀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3시간 수면법을 익힐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방법은 가히 살인적이다. 처음에는 36시간동안 잠을 자지말고 그 다음 3일동안 6시간, 그리고 6일-7일째는 4시간 8일째는 3시간 그리고 9일째는 다시 0시간 10일째부터 14일쨰까지 3시간씩 자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면 3시간 수면이 몸에 익을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거의 살인적인 스케쥴아닌가?

 저자는 이런 압축수면과 가수면 뿐만 아니라, 호흡법과 식사량과 식사질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적절한 호흡법(물론 호흡법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과 식사는 우리 몸의 피로를 해소하는데 아주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의 이런 주장은 역설적으로 3시간 수면이 부적절하며, 몸이 3시간 수면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왜냐하면 8시간 잘때에 하지 않아도 될 일을 3시간을 자기때문에별도로 해야하기 떄문이다.

아무튼 저자느 3시간 수면법을 아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은 시간동안 다른 일을 한다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며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악착같이 살명서 성공하고 싶은 사람은 한 번 시대해봐도 될 듯하다. 그러나 삶을 그렇게 빡빡하게 살 필요가 있을까? 아니 사실은 나머지 시간을 뺵뺵하게 활용할 자신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8시간을 자서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꺠어 있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하지 못한다.

내가 보기에 이 책대로 실행하기를 원하는 자는 먼저 자기 계발서를 읽어라고 말하고 싶다. 대부분은 사람들은 셀프컨트롤 자체가 안된다. 시간을 어이없이 낭비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또 한가지 하고 싶은 말은, 이런 류의 책들은 특수한 예를 들어 보편화하는 오류를 범한다. 몇몇 사람이 되니깐 모든 사람도 될 수 있다는 논리는 상당히 위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해보고 싶은 사람은 시도해보시라. 제대로 된다면 그 사람은 인생을 무척 길게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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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게스트하우스
가쿠타 미쓰요 지음, 맹보용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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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게스트하우스에 등장하는 인물의 대부분은 여행자들이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여행을 위해 여행을 하는 인물이다.

솔직히 저자가 무엇을 의도하고, 어떤 메시지를 말하고 싶었던 건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제대로 읽은 것이라면 등장인물에 나타난 인물들에게서 어떠한 유쾌함이나 발랄함 혹은 생에 대한 진지함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여행자는 책임이 없다. 여행자는 단지 그곳을 즐기다가 떠나버리면 끝이다.  실제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행자들은 다 생애의 낙오자처럼 보인다. 그들에게는 미래가 없다. 단지 여행을 하다가 돌아갈 곳이 마땅치 않는 자들이 모여서 사는 여관비슷한 곳에서 벌어지는 에피스드를 그리고 있다. 거기에는 어떤 진지함도, 애뜻함도, 또는 삶에 대한 치열함도 없다. 시시콜콜하고 무미건조하고 무기력한 삶의 나날들을 그려내고 있다. 게다가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이고 무책임한,... 마치 철없는 10대들처럼... 물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훔지고, 사람들이 들으란듯이 요란하게 섹스를 즐기고, 또  아무런 연애감정도 없이 이 남자 저남자에게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잠자리를 청하고..... 물론 주인공 아키오는 이들과는 거리가 어느정도 있는 성실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기는 하다.

주인공 아키오는 무슨 연고인지 몰라도 아무 말도 없이 어떤 대책도 없이, 그녀의 애인 마리코를 떠나 무작정 여행길에 오른다. 그리고 다시 도쿄로 돌아온다. 빈털털이로.. 그가 돌아갈 곳은 현재로선 딱히 마리코 밖에 없다. 그러나 마리코는 아주 매몰차게 아키오를 무시한다.

이책에서 유일하게 여행자가 아닌 정착인은 마리코 뿐이다. 물론 그의 친구 하다와 키짱이 나오긴 하지만.., 정착인은 마리코는 여행자 - 무책임한 - 아키오를 받아들일 수 없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닐까? 이 책에서 어떤 의미에서 정상인은 아키오 뿐이다. 모두 다 비정성적이다. 그들은 삶을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부랑자이다.  마리코는 아키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듣고 싶은 것은 네가 무엇을 보았냐는 거, 내가 없는 장소에서, 오직 혼자서, 무엇을 보고, 어덯게 생각했냐는 거' - 주인공은 아키오이지만, 저자가 실제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마리코의 이 말이 아닐까? 정착하기를 거부하고 삶을 나누거나 삶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며 떠돌아 다니는 현대인들에 대한 메시지가 아닐까? 마리코가 아키오를 거부했던 것은 단지 말없이 여행을 떠났기 때문이 아니라, 여행자의 삶의 태도가 그에게 배여 있기 떄문이 아닐까?

나의 이런 평가와는 달리 서평에 보면 온통 여행에 대한 호평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그 여행자들의 휴식처인 도쿄 게스트 하우스은 반드시 필요한 곳, 있어야만 했던 곳이라고 이야기 한다.  저자는 과연 게스트 하우스가 필요성과 정당성을 이야기 하고 싶어했던 것일까?

말미에 게스트 하우스의 주인공 쿠레바야시시는 생각지 않았던 여행의 제왕의 등장으로 인해 힘들어하다가 결국 자기의 집을 도망치 여행한다. 여행자를 위해 게스트 하우스를 만들었던 쿠레바야시 가 여행의 제왕이라는 자에게 쫓겨 여행을 떠난다.. 상당히 아이러니하지 않는가?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 자못 궁금하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만은 확실하다. 여행자의 자세로는 결코 삶을 꾸려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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