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일약국 갑시다 - 무일푼 약사출신 CEO의 독창적 경영 노하우, 나는 4.5평 가게에서 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배웠다!
김성오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나라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 약대를 졸업했으나 그에게 세상은 아직 험난했다. 동기생들이 모두 대학원진학을 하거나 제약회사에 취직했을때 그는 마산에 어느 한 산동네 입구에 4.5평의 약국을 개업했다. 성실만으로 성공할 수있는 사업은 없다. 그에게 던져진 화두는 무엇보다도 바로 그의 약국을 알리는데 있었다.

"기사님요, 육일약국 좀 가주이소."
이렇게 일주일에 육일만하는 그의 약국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의 노력은 서서히 마을주민과 택시기사들을 통해 서서히 지역의 랜드마크로 탄생하게 된다. 계속해서 그는 진화한다. 어둡던 동네 어귀의 4.5평 약국엔 밤새도록 환하게 간판이 켜져있다. 그 간판은 단순히 약국의 존재를 알리는 것도 있었지만 늦은 밤 귀가하는 주민들을 위한 마을의 길잡이가 되기에 이른다. 그렇게 자리잡은 약국이 바로 마산의 교방동의 명물이라 불리우던 '육일약국'이고 그 운영자가 바로 현재 온라인 학습시장의 신화로 불리우는 메가스터디의 중등부 엠베스트 대표이며 이 책 <육일약국 갑시다>의 저자 김성오이다.


사업이란 단순히 발전적인 전략과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육일약국을 개업했던 시절의 저자 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그는 끊임없이 원인을 분석하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냈으며 항상 남들보다 앞서가는 전략을 채택한다. 마산지역에서 두번째로 설치되었다던 육일약국의 자동문이 바로 그러한 그의 전략을 입증한다. 80년대 후반 당시로서는 고가의 자동문을 4.5평짜리 약국에 설치한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고 무리였다. 하지만 그의 그러한 시도는 인근 주민들까지도 육일약국을 찾을 수 있는 무기가 되었으며, 무엇보다도 '고객이 왕'이라는 기존의 단순한 고객대응 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고객은 왕중의 왕'이라는 그의 마음가짐과 진심으로 고객을 대하는 정성은 육일약국을 찾는 손님들에게 단순한 약국이 아닌 편안히 찾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까지 된다. 그것은 바로 고객과의 관계라 할 수있다. 자신의 생각과 고객의 의견이 다르다고 해도, 반대의 입장에 서지 않고 고객의 의견을 듣고 그것에 동의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으로 고객을 대하고 고객에 다가서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어제는 바꿀 수 없지만 오늘은 자신의 의지로 바꿀 수 있다. 생각을 실행하는 힘을 키워야 할 때다. 꿈을 이루는 단 하나의 방법은 발로 뛰는 것이다."

마산의 변두리 그리 띄지 않던 그의 육일약국은 지역의 모든 대소사에 빠져서는 안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또 하나의 마을 사랑방 역할까지도 맞게 된다. 그리고 교방동 육일약국은 마을의 길잡이를 너머 이제 마산 중심가의 기업형 대형약국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것은 차별화된 전략으로 고객을 맞이하던 그의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저자는 제조업을 하던 중소기업 '영남산업'을 인수하게 되고 대기업인 LG전자의 하청을 받게 된다. 여기서도 그의 노력과 사람을 움직이는 경영마인드는 계속된다. 산업시찰을 가기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어쩔수 없는 사정에 따라 포기해야 했던 상황에서 과감히 홀로 북경을 향해 떠났던 그의 과감성과 용기, 그리고 결단력은 그의 생활 지침이기도 하다.

그는 이제 학생들을 상대로 한 교육사업에 그의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 교방동 육일약국은 여전히 살아있기도 하다. 지독한 가난때문에 대학시절 내내 자신의 학비를 직접 벌어야 했고 졸업 후 자신에 대한 개발이나 투자를 전혀 하지도 못했지만 세상은 그의 노력과 정열에 감동했다. 그리고 그는 지금도 끝없이 도전하고 있으며 이 책 <육일약국 갑시다>에서도 도전만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고 역설한다. 우리는 주어진 현실을 깨뜨리고 변화하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것은 아마도 정형화된 현실 자체가 어느 정도 익숙하기에 과감히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생각일 것이다.

"내가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마다 주위의 반응은 '무모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사람들이 '안된다'고 하는 것의 50퍼센트 이상을 성공시켰다. 문제는 단 한번에 성공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가능성이 보이는 것은 '될 때까지'물고 늘어진 덕분에 남들이 말하는 성공의 대열에 들어서게 되었다."

우리 주변의 많은 이들이 자영업을 하고 있고 자영업에 뛰어드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장사에도 미래를 멀리 내다보는 신념, 철학, 의지와 번득이는 발상의 전환이 있다면 그것은 내게 경영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겠지만 단순히 하루의 매출에 일희일비하는 생활이 계속된다면 그것은 아마도 오랜동안 그저 장사꾼이라는 이름으로만 기억됨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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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한 초상
이갑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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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름에 읽을 책으로 흔히 추리소설이나 호러물이 인기다. 물론 그 등골에 느껴지는 서늘함이나 짜릿함을 나 역시도 즐기곤 한다. 이 책 <로맨틱한 초상>은 이 여름에 처음 만난 추리물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사이코패스 즉, 연쇄살인을 다룬 호러물 이기도하다. 이 책은 알려진 바와 같이 95년에 출간된 작가 이갑재의 유고작이다. 우리나라 추리문단계의 거두인 김성종 작가의 말을 빌자면 상상력의 결여로 그 서사성이 빈약해 생명력이 떨어지는 한국 추리작품 속에서도 고독과 한이 응축되어 있는 상상력이 충만한 작품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한다. 그만큼 이 소설에는 미술, 의학, 종교, 심리학 등의 다양한 분야가 어우러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본디 추리소설이 그렇듯 이 작품역시 일단 책을 잡게 되면 끝까지 한번에 읽혀지는 묘미가 있다. 소설의 내용은 요즘 흔히 이야기하는  사이코 패스와 그에게 희생되는 여인들, 그리고 그를 뒤쫓는 형사 들의 이야기가 긴박감있게 그려진다. 추리소설은 독자가 작품을 읽어내려가면서 소설속에 등장하는 탐정이나 형사가 되어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 범인의 실체를 뒤쫓는 다급함에서 그 묘미가 비롯된다. 그리고 중간중간 점찍었던 용의자가 뒤바뀌기도 하고 평온했던 자가 갑자기 악마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왜 그가 그러한 행위를 했는가에 대한 부연설명이 있어야 한다. 이 여름밤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낸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어느날 어려서부터 간질발직을 일으키던 30대 남자를 치료하던 정신과 여의사가 자신의 집에서 의문의 시체로 발견된다. 그것은 이미 부산에서 계속되고 있는 연쇄살인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남겨진 사체에는 'ABADDON'이란 표식과 함께 황충이라고 불리우는 메뚜기가 남겨져 있다. 그래서 이 사건은 일명 '메뚜기 살인사건'이라고도 불리워진다. 그리고 그 해석은 인간에게 수많은 암시를 주었던 성서의 요한계시록과도 깊은 연관을 띠고 있다.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는 범인은 과연 누구이며 무엇때문에 이러한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일까...

범인의 형상화는 그래서 독자가 신봉할 수 있는 많은 이론들을 접목 시켜야 한다. 범인이 유년기에 겪었던 잊지못할 기억이라든가 사랑하는 여자의 배신으로 인한 증오라든가 또는 자신이 신에 도전하는 그러한 존재임을 아리든가...
요한계시록과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조합해 20세기말 일본학자 고도우 벤은 <지구 최후의 날>이라는 책을 낸 적이 있다. 한동안 세상은 공포로 휩싸였으며 정말 21세기가 오지 않을거란 불안감에 떨었던 적이 있다. 이 책에서도 그 그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모든 세기>에 나오는 앙골모아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아마도 세기말의 관점에서 봤다면 또한번의 공포를 주었으리라 느껴본다. 물론 지금은 21세기이고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은 적중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무리시, 와트, 탄노이 등 작가의 해박한 오디오 상식을 통해 이 소설의 기저에는 늘 감미로운 재즈음악이 흐르고 있다. 아마도 작가가 가장 아끼던 음악이 바로 이 '로맨틱한 초상'이 아니었을까. 작가는 이 '로맨틱한 초상'을 통해 무언가 혼을 이끄는 힘과 막막한 허무 그리고 죽음의 유혹같은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죽음과 살인과 로맨틱한 음악...
어쩌면 결코 한데 어우러질수 없는 그 부조화를 통해 보여지는 광기의 색깔이 바로 이 책에서 느껴지는 로맨틱함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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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공책 도코노 이야기 2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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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온다리쿠의 작품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상황에서 그간 단하나의 작품도 접하지 못한 내게 첫번째로 다가온 작품이 이 책 <민들레공책>이다. 딱히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지만 그간 만나왔던 많은 일본작가들을 접하면서 그때마다 그들의 작품에 녹아드는 나를 보면서 또다시 온다리쿠라는 영향력있는 작가의 매니아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독자가 새로운 작가를 만난다는 것은 그때마다 새로운 경험의 시작이며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이지만 수 많은 일본작가의 인해전술앞에서 하릴없이 삐그덕거리는 우리나라 문단의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는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것 같다. 어찌됐든 추리, 미스테리, 호러소설 작가로만 인식되어 있는 온다리쿠를 이 작품 <민들레공책>을 통해 만나게 되면서 따뜻한 감성이 있는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은 신비하고 정체모를 힘을 갖고 있지만 사람들을 피해 무리를 짓고 살지 말라는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도코노일족의 이야기가 아름다운 민들레가 활짝 피어 있는 아름다운 언덕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작품에서 말하는 민들레 공책은 주인공인 미네코의 유년시절이 젖어있는 일종의 일기로 그 시절을 회상하는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지금은 할머니가 된 미네코의 회상이 흐르는 이 소설의 배경은 메이지유신이 일어나고 러일전쟁이 발발하기 이전인 19세기 후반쯤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까지 제국주의라는 망령이 일본을 휩쓸기전 고요한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신비하고 기이한 체험을 작중화자인 미네코의 당시의 열두살소녀가 바라보던 순수한 기억으로 그리고 있다. 미네코가 살고 있는 마을은 마키무라라는 마을을 선도하는 집안을 중심으로 서로 도우며 화목하게 살아가고 있는 마을이다. 미네코의 집뒤의 민들레 언덕너머로 마키무라 가문의 저택이 있다. 그리고 그 저택에는 주인부부와 5남매가 있으며 그중의 바로 막내가 미네코의 소녀시절을 함께했던 사토코이다. 미네코는 총명하지만 병약해 바깥출입을 거의 못하고 아마도 성인이 될 때까지도 살기 어렵다는 사토코의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된 다음날 의사인 아버지로부터 병약한 사토코의 말동무가 되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저택을 찾아가게 된다. 

사토코가 마키무라 집안을 드나들게 되면서 바라본 저택엔 여러 계층의 손님들이 있었고 어느날 저택주인의 친구라는 하루타 집안이 찾아온다. 바로 그들이 도코노일족이었고 천청회의 밤을 통해 그들의 비밀이 낱낱이 밝혀진다. 본래 도코노일족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넣는' 힘을 가졌고 미래의 일을 볼 수있는 등의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원칙을 충실히 지켜내면서 조용히 살아가는 일족이다. 아마도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메세지이기도 한 '넣는다'에 대해 도코노의 일족인 요타로는 이렇게 표현한다.

"단순히 말이나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일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애와 정신을 자기 통째로 보존하는 것이야. 그것을 우리는 '넣는다'라고 하거든"  

결국 도코노 일족의 여러가지 힘 중의 하나인 이 '넣는다'라는 의미가 주는 것이 무엇일까. 작가는 왜 여러가지 신비하고 기이한 능력 중에서 이러한 힘을 선택했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힘든 '넣는다'의 과정을 거쳐 마음이 포화 상태가 되면 보관하고 있는 수많은 기억들을 정리하기 위해 '거풍'이라고 하는 잠을 잔다고 한다. 마키무라 집안의 딸답게 사토코는 미네코와 함께 산사태가 덮친 마을의 외딴집에서 마을아이들을 구해내고 죽음을 맞이한다. 온 마을이 시름에 잠겨있는 장례식장에서 하루타 집안의 미쓰히코를 통해 사토코는 자신의 촘명하고 밝은 빛을 전한다. 바로 마쓰히코가 사토코를 '넣어'두었기 때문이다.

"나 사토코 님을 '넣어'두었거든요."

도코노 일가가 마을을 떠나면서 이 아름답고 몽환적인 이야기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소설속에 흐르는 그리움과 안타까움 그리고 애잔함까지 여성적인 문체는 이렇게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그리움이라는 이름은 기억이라는 단순함보다는 애절한 법이다. 미네코가 그렇게 아프게 그리워하는 사토코는 이미 떠난지 오래이지만 미네코의 기억 속에서는 영원히 살아있는 듯하다. 그것은 미네코와 사토코의 모두의 민들레 공책의 지켜지지못한 약속처럼...

"사토코 님! 미네코와도 약속하셨잖아요. 꼭 미네코랑 함께 여학교에 가신다고. 함께 연분홍색리본을 머리에 달고 여학교에 가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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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류의 절판본들...

지금은 어렵게 어렵게 헌책방에서나 만날수 있다.

그래도 어느정도는 있는것으로 안다.


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무라카미 류 지음 / 예하 / 1990년 9월
4,500원 → 4,050원(10%할인) / 마일리지 2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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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바이러스 전쟁
무라카미 류 지음 / 자유시대사 / 2000년 2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2007년 08월 13일에 저장
절판
리허설
무라카미 류 지음 / 주변인의길 / 1998년 4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2007년 08월 13일에 저장
절판

오 분 후의 세계- 20세기 일문학의 발견 11
무라카미 류 지음, 이창종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1995년 4월
6,500원 → 5,850원(10%할인) / 마일리지 320원(5% 적립)
2007년 08월 13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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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경성 - 근대 조선을 들썩인 투기 열풍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전봉관 지음 / 살림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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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돈은 흔히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고들 하지만 돈의 위력은 개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기도 한다.
우리는 꿈을 쫓는다. 그것은 사랑이나 행복같은 저 멀리 보이지 않는 실체이기도 하지만 돈은 명확한 실체를 가진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는 것이기에 우리를 그렇게 돈을 쫓아 달려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약 100년전인 개화기 무렵부터 돈은 이제 그 실체를 드러낸것 같다. 그것은 이 땅에 살고 있는 민중들에게 신분상승의 길이기도 했으며 또한 구원의 손길이기도 했다. 이 책 <럭키경성>은 그렇게 개화기부터 일제하 신기루같은 돈의 꿈을 쫓아 가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에는 그 꿈이 그저 한순간의 일장춘몽으로 날아가버린 이들의 이야기가 있는 반면 각고의 노력으로 대 재산가가 되어 자신의 꿈을 이루었으나 아름답게 그 이름을 후세에 남긴 이들의 이야기가 공존하고 있다.

지금도 그렇거니와 그 시절 돈은 권력이었고 대다수 민중들에게는 큰 돈을 벌기란 여전히 어려운 시기였다. 우리나라의 근대화 시절 이 땅을 집어삼킨 광풍은 복부인들의 땅투기 열풍이었다. 한동안 나라의 경제가 휘청거릴 정도로 그 여파는 엄청났다. 그러나 그 서막은 지금으로부터 75년전 길회선 횡단항 후보지였던 나진에서 벌어진 투기광풍이 바로 그 시작이 아니었나 싶다. 당시 지금과는 비교도 안될정도의 열기로 인해 당시 조선의 돈이 모두 그곳으로 모이고 하루에도 땅임자가 수십번이나 뒤바뀔 정도였다니 그 열기가 지금의 눈으로도 느껴진다. 조선반도를 들썩거릴 정도의 투기열풍은 몇몇의 대부호와 김기덕이라는 토지왕을 만들어 냈지만 끝내 태평양전쟁과 일제의 패망으로 하루아침에 모두 잊혀진 기억으로만 후세에 전해진다.

이렇다 할 가십거리가 없던 시절이었기에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고 신문을 통해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낸 거부들은 늘 민중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때로는 돈 때문에 공격대상이 되기도 하고 지금으로 보자면 공공의 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생을 성공을 위해 내달렸고 그때마다 참담한 실패를 거듭했던 김기진과 이종만의 삶은 너무나도 차이가 났다. 우리가 흔히 사회주의 계열의 작가로만 알고 있는 소설가이며 실업가였던 김기진은 거듭되는 실패를 끝내 딛고 일어서지 못했지만 후에 금광왕으로 부리우는 이종만은 그때마다 자신이 벌어들인 돈을 미래의 후학을 위해 아낌없이 쾌적하는 과단성을 보였다. 이후 자진월북이라는 강수를 통해 그는 북한 애국열사릉에 묻힌 유일무이의 자본가로 지금도 그 이름을 전하고 있다.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는 보부상으로 시작해 마침내 민족교육자로 그리고 삼일운동 민족대표 33인중의 하나로 이름을 남긴 이승훈 선생과 평생 안먹고 안입고 아끼고 절약한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평양의 백선행이라고 불렸던 백과부나 최송설당의 삶이 그것을 다시한번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젊은이 들이 게을러서는 나라의 미래가 없다. 거리에 쓰레기가 날리고 악취가 풍겨서는 나라가 발전할 수없다. 제 몸이 구린 사람이 민족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다."

이승훈 선생의 가르침이다.

땅투기나 증권, 마두같은 것은 물론 소수 투자자에게 이익을 남기고 개인의 부를 순간에 축적하게 하지만 그 부는 모두 일반 대중 전체가 떠안는 부담으로 남게 된다. 이러한 투기는 아마도 인간의 역사가 존재하는 한 계속되어질 것이다. 그 옛날 매점매석을 일삼던 상인들부터 그것은 시작 되었을 테니까. 또한 그렇게 해서 언제나 소수의 승리자는 늘 존재했기에...

지금도 우리가 매일매일 증권 현황판을 보며 일희일비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투자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자신도 어느 순간 돈으로 인한 신분상승의 기회를 엿보고 있기에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주는 교훈처럼 어떻게 버느냐 보다는 어떻게 쓰느냐에 관한 문제가 우선이지 않을까? 시대를 앞서간 그들의 삶을 반추해본다면 어떤 삶이 보다 가치있는 삶이었는지는 각자에게 주어진 질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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