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의 조건 - 미국 - 대국굴기
CCTV 다큐멘터리 대국굴기 제작진 엮음 / 안그라픽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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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세기가 현대적인 무기를 앞세운 무력이 지배했던 시기라면 이제 21세기는 돈이라는 경제력이 만들어 내는 힘의 역학관계로 힘의 우월이 이동하고 있다. 미국 역시 과거 미소중심의 양극화체제에서 공산권의 붕괴로 인해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 되었고 그 위치는 현재에도 국제질서를 위협하는 테러리스트에 맞서는 존재이며 세계의 경찰국가로서 지구를 이끌어 가고 있는 리더임에는 틀림없다. 이러한 거의 유일한 나라인 그들의 역사를 알아본다는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아마도 이제 세계는 점차 단일국가의 손에 패권이 집중되는 쪽과는 거리가 멀게 발전할 것이다. 그것은 이미 유럽이 EU라는 단일 체제로 맞서며 미국의 아성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그것이 증명하기도 한다. 그들이 그들에게 주어진 이 과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것인지 <대국굴기 - 강대국의 조건, 미국편>을 통한다면 그 답에 접근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2백년이 조금넘은 일천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민주주의라는 현재 지구를 지배하는 가장 이상적이고도 합리적인 원리를 만들어냈다. 물론 그것은 그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오면서부터 시작된 공동의 합의를 통한 메이플라워 서약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서약은 조약으로서의 효력을 이내 상실하긴 했지만 신대륙에서 살아가는 그들에게 기본 생활 원칙으로서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그들의 머리속에 각인된다. 그것은 그들 스스로 정한 법과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약속의 다짐이었고 최초의 민주의식에 대한 표현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13개 지역의 이주민들은 각자의 터전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내기 시작한다. 그 발전의 원천을 지배하려는 본토 영국과의 마찰은 끝내 그들에게 독립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린다. 그것이 바로 토머스 제퍼슨이 기초한 '독립선언서'이며 그 정신 아래 그들은 생명을 걸고 그들의 권리를 찾기위해 영국과의 전쟁을 시작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진리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확신한다. 모든 인류는 태어나면서 부터 평등하며, 하느님은 인간에게 남에게 빼앗길 수 없는 권리를 몇 가지 부여했다. 그 가운데 생명과 자유, 그리고 행복 추구의 권리가 있다."

오늘날까지도 미국은 전형적인 이민국가이다. 그것은 통상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단일민족국가와는 그 의미가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즉, 미국이라는 나라의 그것은 혈통과 상관없이 성조기아래 미국이 원하는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이며 그 가치관은 독립선언때 부터 형성된 미국만의 신앙이라 할 것이다. 또한 독립직후 토론을 통해 만들어진 연방헌법은 그 탄생부터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태동자체가 어떤 개인의 정복전쟁이나 침략에 의한 것이 아니었기에 개인개인 모두가 국가제도에 대한 설계에 참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예지와 이성을 갖춘 그들의 대표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다. 사회현실의 요구, 각자의 정치경험, 각자 자신들의 요구, 그리고 미래의 계획까지도 어우러져 만들어낸 새로운 국가제도였으며 인간의 능력을 보여준 새로운 역사창조이기도 했다. 물론 그 새로운 역사가 창조되는데는 많은 희생을 필요로 했다. 그것은 미국의 지배적인 산업이었던 목화와 노예라는 불합리한 제도를 통해 나타났으며 역사상 최초로 미국의 분열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분열된 남과 북 양측 모두 서로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갈라서게 되었지만 통일된 국가를 유지해 나가기 위한 링컨의 노력과 그들이 뿌린 피에 의해 지켜지게 된다. 비록 북군의 승리로 끝이나긴 했지만 남북전쟁은 그 누구의 승리도 아니었고 또한 패배자도 없는 전쟁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다시 하나가 되었으며 그 밑바탕 아래 서부개척과 세계대전을 통해 세계에 미국이라는 존재를 알리기 시작한다.

오늘날 미국의 강대함은 그렇게 수많은 이들의 희생을 통해 다져진 토양 아래서 생성되었다. 그것은 비단 군사력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인류가 살아가는 모든 원리들을 지배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 원천은 과학과 교육이라는 원칙에 의해 세워졌다. 200년이 조금 넘는 짧은 역사를 통해 미국은 인류문명의 중심으로 서 있으며 유일한 세계대국이기도 하다. <대국굴기>시리즈에서 논하는 몇몇 나라들 중에서도 현재를 아우르는 초강대국은 사실 미국 하나뿐이다.

많은 나라들이 인류의 중심에 섰다가 이내 사라지기도 하는 흥망성쇠를 겪어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부터 시작된 이 인류의 헤게모니싸움은 아마도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계속되어질것이다. 하지만 그 역사의 가운데 우리도 주인공으로 참여하려면 미국이 보여주는 것 처럼 공통의 목표아래 하나의 원리가 지배하는 합리적인 면을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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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의 조건 - 미국- 대국굴기
CCTV 다큐멘터리 대국굴기 제작진 엮음 / 안그라픽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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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이 된 철학교수
프랭크 맥클러스키 지음, 이종철 옮김 / 북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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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LG, 그들의 전쟁은 계속된다
박승엽.박원규 지음 / 미래의창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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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선택- 내 인생을 바꾼
다니엘 R. 카스트로 지음, 변용란 옮김 / 비전하우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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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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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오직 홀로 버려졌다고 생각하며 절망하고 괴로워하며 방황하던 한 사내가 있었다. 세상에서 그가 부딪히던 온갖 고뇌와 번민을 뒤로 하고 세상에서 도망쳐 나오듯이 그가 선택한 것이 바로 등대지기라는 새로운 삶이었다. 육지에서 뱃길로 꼬박 세시간이 걸리는 망망바다에 떠있는 외로운 섬 구명도가 바로 그 사내 재우가 선택한 도피처였다. 그리고 8년이란 긴 시간이 흐르면서 재우도 이젠 해양수산청 소속의 지방공무원이 되어있다. 그리고 그의 곁엔 소장이기 이전에 재우의 삶에 멘토가 되어주며 등대지기란 무엇인지 또한 참다운 삶이란 어떤 것인지 잔잔하고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하는 정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정소장이 있다.

"등대지기는 울지 않는다. 행여 울고 싶거든 갯바위에 부딪혀 울부짖는 파도를 바라보라. 그러면 된거고, 그게 등대지기의 삶이다."
처음 재우가 구명도에 왔을 때 정소장이 들려준 말이다. 이미 바다에 자신의 가족을 묻어버린 정소장은 바다를 원망하지 않고 다시 자신의 일로 돌아온 어쩌면 냉정하고 무서운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형에게서 걸려온 그 전화를 통해 재우는 그동안 잊으려고 노력했고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지독히 가난했기에 홀어머니와 재우 그리고 재우의 누나는 재우의 형에게 모든 것을 걸었다. 재우의 가족은 어머니가 식모로 있는 주인집의 바깥 조그마한 방에 얹혀 살았다. 또한 모든 것이 형이라는 존재가 중심이었기에 그만큼 재우역시도 형을 위해 희생해야하는 가족이라는 강요를 받게 된다. 그 중에 아무에게도 축복받지 못하는 주인집 딸 난희와의 가슴 아픈 사랑은 어쩌면 재우에게 더더욱 세상과의 결별을 의미하는 듯했다.     

고시를 포기하고 결혼후 직장인이 되어버린 형에게서 재우는 어머니가 치매에 걸렸으며 자신은 외국근무를 위해 재우에게 어머니를 1년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지만 재우는 매몰차게 그 제의를 뿌리친다. 그러나 구명도까지 어머니를 데리고 와 한달이라는 시한을 달라며 눈물로 호소하는 형수를 재우는 뿌리칠 수 없었다. 그렇게해서 재우와 어머니의 기이한 동거는 시작된다. 그저 식탐밖엔 없는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어머니를 바라보며 재우는 한없이 절망한다. 형이 하던데로 어머니를 가두기도 해보지만 그것마자도 소용없다. 섬으로 찾아온 난희에게서 형이 어머니를 버리고 도망치듯 이민을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되고, 구조조정으로 인해 구명도의 등대가 무인화가 결정되면서 재우는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결국 재우는 어머니를 요양원으로 보내기로 하지만 자신을 향한 어머니의 본능적인 모성을 발견하고는 함께 떠나자는 난희의 달콤한 제의도 거부하고 섬에서 조용히 무인화가 되는 날까지 묵묵히 자신의 일에 전력한다.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을 그 가치와 필요의 잣대로만 판단해야 한다면, 등대를 보듬고 있는 것은 참으로 덧없는 일이다. 굳이 산업의 종류를 따지자면 등대는 사양산업인 것이다. 하지만 등대는 등대로서 그 구실을 해야한다. 아무도 없는 어두운 밤바다를 향해, 지치고 힘든 조업을 마치고 밤늦게 귀향하는 어선들에게, 한가닥 빛이 꺼져가는 생명의 모든 것으로 여길 조난자들을 위해 등대는 빛을 내어야하고 그리고 그 빛을 위해 누군가는 등대를 지켜야 한다. 재우가 그렇게 생각했던 것처럼 어머니도 그렇게 늘 재우를 바라보고만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어머니는 재우를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바쳐 사랑이라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조창인의 소설 <등대지기>는 그렇게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는 소설이다. 그렇게 절망적으로 떨어져만 가는 재우에게 다가온 한 줄기 빛 그것은 바로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모성이라는 본능은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 굴복하지 않을 만큼 강렬하고 위대한 것이었다. 독자들을 한없이 눈물짓게 하는 이 소설이 보여주고 싶은 것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또한 재우의 어머니를 통해 가끔은 잊어 버리고 사는지도 모르는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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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부위별로 팝니다
애니 체니 지음, 임유진 옮김 / 알마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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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이 가진 수 많은 욕망들중 영혼불멸의 삶이라는 것 만큼 커다란 것도 없을 듯하다. 아마도 그러한 인간의 욕망은 그것을 인간이 자각하기 시작한 고대부터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졌고 또한 오늘날의 현대의학으로 발전해 왔음이기도 하다. 그러한 의학의 발달과정에 반드시 동반해야될 것이 바로 인간의 몸이며 또한 그것에 대한 연구일것이다. 그것은 다시말해 인간의 몸을 연구하고 또한 해부라는 행위를 통해 과연 인간의 몸속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알아내야 하는 일련의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공연하게 살아있는 인간의 육체를 통한 연구는 한계가 있으며 또한 유일하게 적법적인 절차를 거쳐 공급되는 기증되는 시체는 그 수가 현격히 적기에 의사들은 이미 죽어버린 시신을 찾게 되고 또한 그러한 수요때문에 시체는 우리가 전혀 모르는 사이에 불법으로 매매되기도 하고 유족 몰래 빼돌려 지기도 하는 과장을 겪게 되기도 한다. 이 충격적인 책 <시체를 부위별로 팝니다>는 그러한 음성적이고도 부당한 지하세계를 고발한 미국의 르뽀작가 애니 체니가 펴낸 보고서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전통적인 동양적 사고를 지닌 문화하에서는 정성껏 염을 하고 장례라는 절차를 거쳐 시체를 매장한다. 화장이라든가 수목장이라는 방법들이 생겨나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방법들에 대해 조금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그것은 망자에게 천국이라는 제 2의 삶이 있고 또한 그러한 매장이라는 절차를 거쳐야만 망자에 대한 예우라고 생각했기에 그랬던 것 같다. 물론 서양식 사고 방식도 그리 다르지 않았기에 시체를 몰래 훔쳐내는 행위가 가능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19세기 영국에서 처음 등장한 시체 도굴꾼들은 당시 영국의 외과의들에게 시체를 공급하는 조직망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버러갱단'이라고 불렸던 이들은 아마도 오늘날 시체 브로커의 조상격이기도 하다. 단시 합법적으로 해부가 가능했던 시체가 교수형을 당한 살인자들 뿐이었기 때문에 의사들은 연구재료인 시신을 이러한 도굴꾼들에게 밖에 기댈 수가 없었다. 이러한 시체도굴의 행위는 현대의 시체의 매매와 거의 유사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것은 우선 시체를 사고자하는 사람들이 의사이며, 그들은 다만 연구재료가 필요할 뿐 그 시체가 어디서 왔는지 어떠한 경로를 통해 자신에게 전달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시체가 아닌 연구재료를 통한 자신의 학문적 성취와 연구라는 측면으로만 그 시체들을 바라보았기에 그들에게는 그러한 행위가 위법이며 또한 반인륜적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의사들이 원하는 시체들을 공급하기 위해 그들은 서슴없이 도굴을 감행했으며 부족한 수요를 위해 그들은 살인까지도 벌이고 만다. 결국 그일로 영국에서는 해부 법안이라는 법이 통과되면서 시체매매가 종식되기에 이르게 된다.

이 책의 첫머리에 소개하는 불법 시체 매매행위의 방법은 화장로에서 일어난다. 유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화장로에 시신이 들어가기 일보직전 시체를 부위별로 잘라내는 것이다. 어차피 한줌재로 변하는 시신이기에 가족들은 아무런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대담해진 그들의 행위는 이제 화장을 하지도 않고 시체를 빼돌리고, 유족들에게는 화장로에서 적당히 재를 나누어 담아 전달하기에 이른다. 체니가 고발하는 시체불법매매의 현장에는 우리가 믿고 있는 의대들도 깊숙히 관여 되어 있다. 의과대학에 시신을 기증하는 사람들의 뜻과는 달리 시체부위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자 일부 관계자들은 기증받은 시체를 팔아 넘기기도 하며 대학교수들마저도 예산을 늘린다는 명목으로 필요하지도 않은 시신을 받아 되팔기도 하는 불법을 저지르기도 한다.

시신이라는 존재는 유족과 주위사람들에게 많은 아픔을 주며 떠나는 망자의 마지막 선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한줌의 재로 변해나오는 장면을 지켜보기도 한다. 그들이 이승에서의 모든 힘겨웠던 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그 성스러운 과정에 조차도 이 세상의 더럽고 추한 때가 묻어날수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이 책은 미국의 작가가 쓴 책이고 미국의 지하세계를 폭로한 글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모든것이 서구화 되어있고 우리의 의술 또한 대단한 발전을 거듭해 왔기에 이러한 미국의 예가 꼭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생각의 변화로 많은 이들이 시신을 기증을 택하는 분위기에 그들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는 사회적 공감이 있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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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자전거 이야기가 아닙니다 - 랜스 암스트롱, 삶으로의 귀환
랜스 암스트롱.샐리 젠킨스 지음, 김지양 옮김 / 체온365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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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에게 스포츠가 사랑받는 이유는 드라마나 영화처럼 미리 짜여진 각본이 아닌 진정으로 삶의 애환이 묻어나고 진솔한 인간본연의 모습이 드러나는 살아있는 드라마의 장이기에 그러할 것이다. 자신의 종목에서 진정으로 승리한 자들은 무엇보다도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다는 말을 남기기도 한다. 그만큼 모든 일에 있어서 가장 어렵고 가장 힘든 것이 바로 자기 자신을 이기는 것일 것이다. 그것은 힘든 훈련을 이겨내야 하는 고난과 땀도 있겠고 많은 유혹과 나태해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상이라든가 어느날 자신의 삶에 갑자기 다가오는 질병의 공포를 극복해 내고 위대한 업적을 이뤄낸 스포츠맨들이 더욱 커다란 칭송을 받는 것은 아마도 그러한 삶의 승리가 우리들에게 주는 진한 감동때문 일 것이다.

많은 스포츠 종목들중 극한 인간의 한계를 체험하게 해주는 종목들이 있다. 그중 자전거를 타고 프랑스 전역을 일주하는 투르 드 프랑스라는 경주는 20일 이상 매일 극한의 한계를 맛보게 해주는 점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힘든 스포츠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참가선수중 대부분이 낙오하고 포기하는 사태가 매년 발생하는 것을 보면 이 경주 자체를 완주해낸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임에 틀림없다. <이것은 자전거 이야기가 아닙니다>의 주인공 랜스 암스트롱은 이러한 죽음의 경주 트루 드 프랑스에서 7회 연속 우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남긴 위대한 스포츠맨이다. 그것도 고환암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을 극복해내고 이뤄낸 것이기에 그는 더욱 칭송받는 인간이기도 하다.

어머니와 단둘이 보냈던 불우하고 외로웠던 시절의 랜스에게 유일한 친구는 바로 자전거였다. 그는 자전거를 만나면서 삶의 희망을 찾았고 강인한 남자로 거듭나게 된다. 주니어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성인대회에서도 지칠줄 모르는 체력으로 서서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던 랜스에게 어느날 찾아온 암이라는 진단은 그를 절망에 빠지게 한다.
"왜 하필 나란 말인가?"
그가 마음속으로 수 없이 외쳤던 질문이다. 그리고 그는 그러한 질문이 너무나 자기 중심적으로 살아왔던 자신의 삶에 대한 질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랜스는 그가 암을 선고 받기전 대부분의 삶에서 승리 아니면 패배라는 아주 단순한 구조속에서 살아왔음을 느낀다. 그러나 이제 랜스에게 암이라는 존재는 모호함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 주게 된다. 암은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으며 남아있는 삶의 확률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여기서 기어 나가시게 될겁니다."
휴스턴에서 검사를 마치고 만난 의사가 랜스에게 던진 말이다. 계속해서 그는 항암치료로 랜스를 죽이고 다시 살리고 새 삶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치료가 끝나면 랜스는 거지도 못하게 될 것이지만 그때 그가 걷는법 부터 다시 가르쳐 주겠노라고 말한다.

치열한 암과의 싸움은 랜스를 정신적으로도 성숙하게 만든다. 그리고 랜스는 깨닫게 된다. 전에는 자전거를 타고 싶어서 탄게 아니었고 다만 경주라든가 훈련프로그램같은 목적이 있었음을. 하지만 암이라는 죽음의 문턱을 넘어온 그는 이제 자전거를 사랑했을 뿐만 아니라 자전거가 필요함을 느낀다. 이제 랜스는 그가 암과 싸웠던 그 기간동안 벌어졌던 어려운 문제들을 극복해야 했고,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과 그의 주변 친구들에게 증명을 해 보이고 싶었다. 모두에게 자신의 상태가 괜찮고 여전히 그가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게 된다.

복귀후 그에게 당장 다가온 것은 그 이전같은 위대한 승리자의 모습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는 느낀다. 암극복이라는 것이 단지 몸이 회복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는 것을. 그것은 몸과 함께 마음과 영혼까지도 회복되어야 한다는 것을...

랜스 암스트롱의 인생이 묻어나는 이 책은 단순히 그가 투르 드 프랑스라는 지옥의 레이스의 우승자임을 그리는 책이 아니다. 그는 그 경주를 통해 자신의 삶과 싸웠다. 그리고 그 승부는 그를 위대한 인생의 승리자로 우리들의 기억속에 남아 있게 해 주었다. 그는 자신의 남은 인생을 자신의 생존에 놀라워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한다. 암이라는 존재가 변화시킨 그의 신체적 변화가 아직 그 안에 자리잡고 있긴 하지만 더이상 암이라는 존재는 그의 삶과 생각 그리고 행동을 좀먹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암을 통해 그가 배웠던 것, 그가 느꼈던 것, 그리고 찬사받던 스포츠맨에서 순식간에 추락해버리는 자신의 인생, 그리고 다시 그 모든 것을 극복해 그 이전과 사뭇 다른 자신을 만들어낸 랜스 암스트롱의 승리를 통해 우리는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그 극한 주제에 맞서는 해답을 구해 낼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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