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지니어스] 서평단 알림
그룹 지니어스 Group Genius - 1등 조직을 만드는 11가지 협력 기술
키스 소여 지음, 이호준 옮김 / 북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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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는 적어도 창조와 발명이라는 인간의 혁신을 이끌어냈던 힘이 단 한명의 놀라운 능력에 의해서 가능했다고 알고 잇고 또한 그렇게

믿어왔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신화에 불과할뿐 사실은 한사람 함사람이 가진 창의력이 한데 모아지고 서로 연결되면서 서로가 보이지 않는 협력관계에 의해 탄생했음을 인지하여야 한다. 혁신이란 그렇게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협력과 창의력 그리고 통찰력이 어우러진 산물인 것이다.

워싱턴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키스 소어는 자신의 책<그룹 지니어스>를 통해 개개인의 창조성보다 보다 많은 정보가 공유되는 집단의 천재성이 탁월한 아이디어로 발전해 왔음을 주장하며 그러한 개념을 '그룹 지니어스'라고 표현한다. 그룹 지니어스의 핵심인 혁신을 이끌어내는 요소는 의외로 간단한데 답을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아이디어를 자신의 것으로만 움켜쥐고 공유하지 않는 것은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에서 보듯 관련산업을 오히려 위축시키는 결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저자는 협력을 통해 개인의 창의성이 '그룹 지니어스'로 전환되어 가는 과정을 이 책을 통해 증명해 보이고 있다.

책은 세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다. 생각하는 조직과 창조적인 협력이란 이름의 제1부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협력이 가져다 주는 창조적인 힘에 대해 거론된다. 책에 열거된 여러가지 사례들중 무엇보다 흥미를 끄는 것이 바로 '즉흥연극'이다. 미리 정해진 대본이 없기에 출연하는 배우들조차도 스토리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전혀 모른 상황이 연출된다. 하지만 저자가 본 즉흥연극들 대부분이 재미있고 탄탄한 이야기 구성을 지닌 성공적인 공연으로 마무리 된다. 그것을 저자는 협력이라는 창조적 힘이 그 바탕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풀이한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 혁신적인 조직은 1차 아이디어를 즉흥적으로 활용하여 전혀 새로운 모습의 아이디어로 탈바꿈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다. 또한 그들이 갖고 있는 무기가 바로 미리 정해진 리더가 없다는 것이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각자가 리더가 되기도 하고 스스로를 통제하기도 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조직들은 여전히 지시와 통제로써 전체적인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하지만 협력하는 팀의 리더는 그러한 '그룹 지니어스'가 보다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는 창조적인 토대를 쌓아간다.

'그룹 지니어스'를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다양한 개념을 소개한다. 그룹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단계에서 얻는 절정의 경험인 '그룹 플로'를 통해 개인은 자신들이 위대한 그룹에 속해 있다고 느끼게 되어 보다 발전된 창의력을 발산하게 되는 효과를 보여주는 반면 전통적인 방식의 '브레인스토밍'은 혁신을 즐기는 조직에서 가장 오랫동안 고수해 왔던 영역이지만 알려진것 보다는 그다지 효과적이지만은 않음을 전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다양성을 갖춘 그룹이 그렇지 않은 쪽에 비해 보다 창의적이며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구성원들의 논쟁을 통해 보다 독창적이고 복잡한 작업을 수행해 낼 수 있다고 증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혁신은 협력하는 대화라는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의 연쇄작용을 일으키면서 가속화 된다. 그러한 인간의 사고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제2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실험과 그 결과이다. 책을 읽는 우리들까지도 언제든 그 실험에 참여할 수 있기에 해당 실험은 보다 직접적으로 인간이 지닌 협력적 사고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다의성과 즉흥적인 혁신이 주는 보다 발전적인 조직문화는 '그룹 지니어스'에 이르기 위한 비책이 됨을 저자는 다시 한번 강조한다.

마지막 제3부에서는 실체를 지니고 있는 발명품들의 숨겨진 이면을 소개하고 있다. 발명이라는 그 위대한 산물들은 결코 개인의 역량에 의한 것이 아닌 바로 '그룹 지니어스'라는 팀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며 어느 순간 탄생한 것이 아닌 오랜 기간에 걸쳐 다듬어진 결과의 산물임을 보여주고 있다. 모노폴리게임과 판스워스의 TV를 통해 그러한 협력망이라는 개념을 소개하고 있는 저자는 '실리콘 밸리'의 예를 들어 그러한 개념을 보다 쉽게 설명해 낸다. 협력망을 적극 장려한 문화인 실리콘밸리는 '클리스터'라는 지역협력망의 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정보를 함께하는 공간속에서 기업들은 경쟁하기도 하지만 자유롭게 만나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도 하며, 심지어는 CEO들까지도 경쟁사의 CEO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를 통해 그들이 더 큰 성공으로 갈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  

사회는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 처해진 비즈니스환경은 더욱 경쟁적이며 단기간의 미래도 예측할 수 없는 형국에 이르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 역시 잘짜여진 조직보다는 즉흥적인 방식의 팀을 꾸리기도 하고 또는 상황에 맞는 혁신의 방법을 찾아나가기도 한다. 이른바 혁신경제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협력은 그러한 시대적 분위기에 대항하는 마지막 무기가 될 것이다. 서로 거리가 먼 개념들이 하나로 모여 그룹에 속한 개인들은 더욱 향상된 창의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이끌어내는 '그룹 지니어스'는 보다 역동적인 모습으로 혁신이라는 산물을 우리곁에 제공해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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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바리의 남자 오셀로의 여자 - 소설에서 찾은 연애, 질투, 간통의 생물학
데이비드 바래시.나넬 바래시 지음, 박종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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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문학이란 존재는 오랫동안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해 왔으며 그 내면에 당대의 사회상과 심리를 담아내고 있는 축복의 산물이기도 하다. 시대와 공간과 소재는 다르다 할지라도 우리가 접하는 많은 문학작품속에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들이 펼쳐진다. 그리고 그 모습들에는 보편적인 인간의 본성이 깃들여 있기에 문학은 늘 우리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그 장구한 세월을 이어왔다. 물론 문학이 그 본질 이외에 권력이나 계급투쟁, 또는 의미없는 무의식적 충동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우리들이 문학을 접하고 찾고 즐기며 기억속에 남겨놓는 이유는 아마도 문학이 다른 어떤 매체나 존재보다도 인간의 본성에 대해 가장 설득력있게 그 의미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헤럴드 블룸이 그의 책 <교양인의 책읽기>에서 언급했던 "깊이 읽어라... 단지 뭔가를 믿고, 시인하고, 반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책을 읽고 쓰는 우리의 본성에 참여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말이다." 처럼 우리는 그렇게 문학작품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인간의 모습에 통찰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문학은 또한 다양한 모습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책 <보바리의 남자 오셀로의 여자>는 수많은 고전과 현대소설을 통해 진화심리학을 살펴보는 새로운 시도를 펼친다. 진화생물학자인 데이비드 바래시 워싱턴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그의 딸 나넬 바래시와 함께 생물학이란 코드를 통해 인간이 만들어낸 예술적인 기교와 상상력으로 포장된 문학작품에 대해 본격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시대를 초월해 오늘날까지도 <오셀로> <허클베리핀의 모험> <보바리의 부인> <오만과 편견>등이 사랑을 받고 꾸준히 읽히는 이유가 뭘까라는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한 시작으로 진화심리학이라는 방식을 접목시킨다. 즉, 앞서 언급한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특성을 인간도 동물의 본능과 결코 별반 다르지 않다는 대전제하에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이 바로 인간본성이라는 시각을 갖는다. 또한 그것은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본성을 자극함으로써 만들어진 그럴듯한 문학의 모습을 통해 그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인간본성을 표출하고 있다는 저자의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이 책에서 펼쳐지는 일련의 모습들은 문학이라는 존재를 과학적 시각으로 재발견해보려는 새도운 시도일 것이다.

저자가 진단한 인간 본성의 모습은 이러하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도 생물학적 시각으로 바라보면 의외로 간단해진 결론에 도달될수도 있다. 수컷이라 표현되는 남성성의 전형적인 상징인 오셀로가 이아고의 계략에 빠져들어 질투와 의처증에 사로잡이고 끝내 그의 아내 데스데모나를 죽이고 자살에까지 이르는 것은 남녀간의 성적 차이와 함께 진화론으로 설명된다. 남성이 다른 남성에게 경쟁심을 느끼고 그의 연인에 대한 믿음을 버리고 질투라는 모습으로 변모하는 것은 모든 수컷에게는 오쟁이질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과 함께 암컷역시 때로는 간통을 하고픈 열망을 지니고 있다는 모습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또한 그것은 남성은 일부일처 사회라는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배우자의 부정에 더 민감해졌으며 고대신화의 그것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수컷 대 수컷이 바로 인간의 역사 바로 그것이었다는 증명이기도 하다.

문학속의 여성 즉 암컷 역시도 남성과 그리 다르지 않게 표현된다. 그녀들은 수컷들을 경쟁하게 하고 심지어 전쟁이라는 극단의 모습으로 이끌어 내기까지하며 더 나아가서 파멸이라는 암흑으로 그들을 빠뜨리기 까지 한다. 악녀라는 상징으로 표현되는 팜므파탈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우편배달부는 벨을 두 번 울린다>에서는 아내가 젊은 떠돌이 정부와 모의해 남편을 살해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단지 수컷이 그 선택의 키를 쥐고 있지만은 아님을 보여주기도 한다. 제인 오스틴은 그녀의 작품들 대부분에서 결혼 적령기 여성의 복잡한 남성선택의 전형을 보여준다. 특히 <오만과 편견>을 통해 배우자 선택권이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있으며, 여성은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명성 그리고 좋은 유전자와 아버지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는 이 세가지 자산을 제대로 보여주고 표현하는 남성을 선택하게끔 되어있게 마련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통해 암컷이 보다 나은 수컷을 골라 번식하는 것이 그녀들 진화의 보상이라는 진화학자 다윈의 논리에 그 기반을 갖고 있다고 해석해 낸다. 또한 그것은 수컷과 암컷이라는 서로 다른 생물학적 차이에서 오는 것이며 결혼을 통한 신분상승 즉 앙혼(仰婚)을 기대하고 꿈꾸는 것은 암컷만의 전유물이며 그것은 인간의 역사 그 자체를 대변해낼 만큼의 오랜 역사를 지녔음을 주장한다.

우리는 문학작품을 통해 자신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다양한 상상력의 날개를 펴낸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유로운 사고와 함께 보다 풍부한 감성으로 나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 내기도 한다. 하지만 문학작품 속에 담겨있는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을 짚어나가는 저자의 시각을 통해 문학을 보다 다양한 다원주의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안내받게 된다. 수컷과 암컷이라는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 이외에도 이 책 <보바리의 남자 오셀로의 여자>는 <대부>를 통한 가족의 중요성과 <포트노이의 불만>을 통한 부모 자식간의 갈등 그리고 <삼총사>를 통한 호혜주의와 우정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역시 그러한 해석의 방법에서도 생물학과 다윈의 진화론적 관점은 계속 이어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대중이 문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를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우리 대중들 역시 피상적으로 보이기만 하는 문학작품을 문학적 모습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새로운 시도를 인도받게 된다. 아마도 그것은 인간의 오랜 역사와 함께 했던 인간의 사랑, 질투, 간통, 복수라는 인간의 보다 본질적인 코드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또다른 열쇠가 될 수 있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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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시 전쟁 1 - 경매의 사냥꾼
푸스 지음, 한정은 옮김 / 푸르메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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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우마'라는 인사말 만큼이나 '메이꽌시'라는 말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괜찮다라는 뜻의 '메이꽌시'를 한자로 써보면 '沒關係'라고 한다. 즉 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다시말해 나랑 관계가 없으니 괜찮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이 말하는 '관계'란 무엇일까. 그들은 모든 사회생활의 근간에 '관계' 즉 '꽌시'가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일의 성패에는 꽌시가 중요하게 작용하기에 모든 사람들은 꽌시를 얻고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한다. 이러한 꽌시중시는 개개인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개인의 능력보다는 그가 어떤 꽌시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되기에 어쩌면 중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하고 또한 그곳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꽌시라고 하는 존재가 그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한다고 봐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 <꽌시전쟁>은 그러한 중국인의 꽌시가 도대체 무엇이고 과연 그 위력이 무엇인지 새삼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다. 실제 증권, 부동산, 경매 등에 종사하면서 많은 부를 축적하기도 했고 한때 수십명의 법관이 연루된 사건과도 관련이 있었던 지은이 푸스는 그러한 자신의경험담을 통해 개인과 개인, 개인과 기업, 기업과 관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중국의 꽌시 내면을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장중핑은 3D라는 경매회사를 경영하는 40대 초반의 기업가이다. 그에게는 대학교수인 아내 탕원과 이제 막 고1이 된 외동딸 샤오위가 있다. 가정에 비춰지는 그는 충실하고 성실한 남편이며 대부분의 수입을 집에 들여올만큼 아내 탕원에게 신뢰받는 남편이기도 하다. 실제로도 그는 정신없이 바쁘기만 하다. 회사를 경영하고 하루종일 사람들을 만나고 언제나 그들의 비위를 맞추고 대접하느라 정신이 없다. 치열한 법원경매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는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법관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려 노력한다. 우리로 치자면 인맥이라는 그 요소는 장중핑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성공의 열쇠이기도 하다. 그를 마주대하려 하지 않지만 그가 맡은 일의 성패를 좌우하는 법원 집행국 담당자 허우장핑에게 다가서기 위해 장중핑은 그의 중3짜리 아들을 공략한다. 그의 아들이 서예에 관심이 있음을 간파하고 좋은 스승과 연결시켜주기도 하고 경매에서 고작 중3짜리의 작품을 2천위안이라는 거금에 낙찰시켜 허우장핑의 환심을 얻는데 성공한다. 이처럼 일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가 바로 장중핑이란 사내의 모습이다.

그는 자신이 마땅히 벌어도 되는 돈을 번다고 생각할만큼 자신감이 넘친다. 그는 늘 합법적으로 움직였고 어떠한 실수나 후유증 조차도 허락하지 않는다. 작은 실수 하나가 그가 관여하고 있는 경매 자체를 무효로 만들수도 있고 또한 그 실수로 인해 그가 지금껏 쌓아왔던 신뢰와 꽌시가 일시에 무너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성공한 남자가 그러하듯 그에게도 아내 탕원이 아닌 비밀스런 애인 샤오루가 있다. 늘 일에 지쳐있는 장중핑에게 샤오루는 언제나 사랑스러운 여인이며 또한 현명한 여인이기도 하다. 절대 그에게 성가시게 굴지않는 어쩌면 현대의 쿨한 여자의 모습을 지녔기에 장중핑이 더욱 매력있게 바라보는 여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딸 샤오위가 학교에서 일으킨 사소한 사건때문에 만나게 된 방송기자 청전은 일순간에 장중핑의 마음을 사로 잡아 버린다. 청전에게서 그가 그토톡 못잊어 하는 첫사랑 시아위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장중핑은 샤오루의 존재 따위는 잊어버리고 급속도로 청전에게 빠져들고 청전역시 자신과 20년이나 연상인 장중핑에게 말할수 없는 사랑을 느낀다. 그러나 장중핑은 자신이 책임감있는 남편이자 아빠라고 생각했기에 새로운 여자에게 눈이 멀어 가정을 깨뜨리고 싶진 않다. 또한 샤오루와는 달리 소유욕이 넘치는 청전이기에 그녀에게 빠져드는 자신의 모습을 위태롭게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부드럽고 달콤한 청전의 유혹은 그를 점점더 위험한 고비로 몰고 가기만 한다.


이 소설은 '꽌시'라는 커다란 주제하에 장중핑의 일과 사랑 두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는 듯하다. 일에 관한한 장중핑은 어떠한 상황을 맞더라도 유연히 대처할줄 아는 능력을 지녔다. 또한 그러한 모든 바탕은 직접 자신이 움직여서 쌓은 꽌시가 크게 작용한다. 이처럼 <꽌시전쟁>이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소설의 소재가 되는 치열한 경매의 이면에는 꽌시라는 요소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장중핑은 소설속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복잡한 인간관계를 엮어 나간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업상 큰일들은 공식석상보다는 막후협상에 의해 해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실제 중국의 기업문화나 경영이 그러할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이 소설 대부분의 사례들이 지은이 푸스의 체험에서 비롯된 것을 생각해 본다면 적어도 그러한 단면들이 실재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장중핑의 사랑은 한마디로 위험한 줄타기이다. 위태로워 보이지만 그답게 늘 위험한 고비를 피해간다. 주도면밀하고 늘 완벽한 그 이지만 한순간에 그는 일과 사랑 모두에게서 멀어져 간다. 

 

기업경제소설이라는 타이틀처럼 소설내에는 우리가 그저 스쳐 보내지 말아야 할 문구들이 많이 눈에 띤다. 또한 경매라는 이색 소재를 다룬만큼 우리들을 보다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주는 재미도 느낄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때그때 위기를 넘겨가고 오히려 그 상황을 자신에게 이롭게까지 만들어 버리는 장중핑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현대 사회생활의 중요한 코드중의 하나인 처세술에 대한 학습까지도 배울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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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페이스
아미티지 트레일 외 지음, 정탄 옮김 / 끌림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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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나라도 어줍잖은 조폭영화들이 인기를 구가하던 적이 있었다. 물론 일반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그들만의 어두운 세계를 다루었다는 것과 무엇보다 원칙적으로 힘과 힘이 맞서는 남성적인 터치가 그 인기의 요인이 아니었을까. 그것은 한때 이상열기로 까지 작용하면서 많은 청소년들에게 그들이 영웅으로까지 미화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에서 만나는 그들의 세계는 그리 이상적이지만은 아닐것이다. 갱스터무비의 대표작이자 교과서라 할만한 <대부>에서 조차 배신과 음모가 졸렬히 펼쳐지는 곳이 바로 그곳이기 때문이다.

한 사나이의 삶을 통해 암흑가의 배신과 음모를 파헤쳐보는 이 소설 <스카페이스>는 네브라스카 출신의 아미티지 트레일이 직접 시카고 암흑가를 취재하고 조사했던 많은 자료를 토대로 집필된 작품이다. 또한 두차례나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아메리칸 갱스터무비의 대표작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특히 1932년에 이어 리메이크된 1983년작에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배우 알 파치노가 주연으로 출연하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영화로 지금까지도 기억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특이하게도 작가와 제목이 전혀다른 두 개의 소설이 한데 묶여 있는 구성으로 출간되었다. 그중 하나가 앞서 소개한 스카페이스>이며 또 다른 하나가 호레이스 맥코이 원작의 <그들은 말을 쏘았다>이다. 해변에서 펼쳐지는 댄스마라톤이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실제로 존재했던 소재로 펼쳐지는 <그들은 말을 쏘았다>역시 1969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지금까지도 아메리칸 뉴시네마의 걸작으로 꼽히고 있는 작품중의 하나라고 한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서로 정체를 모르는 많은 젊은이들은 오로지 돈 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쉴새 없이 몸을 흔들어 댄다. 로버트 역시도 우연히 만난 글로리아의 권유로 그녀와 파트너가 되어 대회에 참가하지만 도통 그녀를 감싸고 도는 허무함과 무기력을 알 수는 없다. 치열한 댄스마라톤과 더비의 끝에서 글로리아는 로버트에게 자신의 무의미한 삶을 평온하게 끝내줄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그녀의 진심을 목격한 로버트는 그녀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이렇게 작가는 짧은 작품속에서 내일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시대상을 젊은이들의 의미없는 광란의 축제와 연결시킨다.

강렬한 알 파치노의 눈매가 기억나는 영화 <스카페이스>처럼 원작속의 토니 카몬테는 비정하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매사에 주의 깊고 정확하며 빠른 두뇌회전과 열정은 그를 지배하는 힘이다. 원하는 여자를 얻기위해 그는 거침없이 암흑가의 보스를 살해하지만 그녀가 또다른 남자와 있음을 발견하고는 둘 모두를 무참히 살해하기도 한다. 경찰의 추격을 피해 군에 다녀오면서 그는 얼굴에 흉터를 얻게 되고 이제 그의 가족마저도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이제 토니는 이른바 스카페이스 토니로 불리우는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조니로보의 휘하에 들어온 그는 상대편 보스를 암살하고 마침내 로보의 조직을 물려받는다. 이제 그는 시카고 암흑가의 거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야망을 향해 달려가는 그이지만 차갑기만한 그의 마음 한켠에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그가 어릴적 이민온 대부분의 라틴계가 그렇듯 20년이 지나도록 미국이라는 나라에 제대로 조화되지 못하는 부모의 무능함은 여전히 불안감과 당혹감으로 그의 가족들을 지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돌아볼 수가 없다. 거친 거리의 총격전끝에 상대세력에 납치되는 절대절명의 상황에서도 그는 그만의 야수본능으로 절대 움츠려들지 않는다. 20대의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보스로 우뚝선 그였기에 그러했을 것이다. 납치에서 탈출한 토니에게는 복수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이제 그는 거칠것이 없다. 그의 반대세력도 한때 그가 손에 쥐고 흔들었지만 그를 배신한 경찰마저도...

자신의 신분을 감춘채 거짓으로 가리워진 그의 아메리칸드림은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하지만 그는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끝내 벗어나지 못한다. 그의 몰락이 어쩌면 자족으로부터 비롯됐고 또한 그의 최후마저도 가족에 의해 행해졌기에...

두 편의 소설모두 철저한 시대상속의 허무함이라는 공통의 코드를 대변하고 있는듯 하다. 자본주의라는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은 설익은 이면의 그림자내에 <그들은 말을 쏘았다>속의 글로리아처럼 끝내 세상과 화합하지 못한채 냉소적인 삶을 마감하기도 하고 <스카페이스>의 토니처럼 시장경제라는 잘짜여진 틀의 뒷면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그가 그토록 그리던 사랑과 권력을 쟁취했지만 결국은 자신의 정체성이라는 벽에 부딪히며 세상을 마감하기도 한다.

한때 시대를 풍미했지만 이제는 잊혀지고 있는 하드보일드와 느와르라는 그 시대의 정서가 알고 싶다면 차가운 냉소가 흐르기만 하는 이 두 편의 소설속에서 인간의 차갑고 냉혹한 이면을 만나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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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세계를 바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사 지음, 강신규 옮김 / 가나북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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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턱대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라는 60년대의 이 표어는 당시의 우리나라 사회를 조망해 볼 수 있는 문구이기도 하다. 이러한 한국전쟁 이후 폭발적인 베이비붐 세대의 단상은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70년대의 표어로 바뀌어 간다. 경제개발계획이라는 시대의 요구에 맞추어 정부가 적극적으로 인구정책에 관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좁은 땅, 한정된 자원과 식량은 이제 막 가난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우리에게 어쩌면 커다란 걸림돌이기도 했다. 그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산아제한 정책은 합계출산율을 떨어뜨리기 시작했고 IMF라는 국가적 재앙을 지나면서 이제 세계최고수준의 저출산국가로 변모해 있는것이 우리의 현주소이다. 또한 먹을거리와 의학의 발달로 인해 우리 사회는 급격히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경험했던 그길을 우리도 걷고 있긴 하지만 그 속도는 다른 어떤 나라와도 비교 할 수 없이 빠르기만 하다. 인구가 국력을 좌우한다는 것처럼 어쩌면 우리의 국가 경쟁력 역시도 더 이상의 미래가 없는 것은 아닐까.

인구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우리가 걷고 있는 그 길을 우리보다 먼저 경험하고 있는 이웃나라 일본의 예는 그래서 우리에게 암시하는 바가 크다. 저출산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일본에서는 서기 3200년 결국 마지막 일본인이 세상을 떠나므로써 지구상에서 일본인이 모두 사라진다는 충격적인 시나리오가 예측된 바 있다. 이러한 저출산과 고령화에 의한 위기감은 다시 한번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현재의 모습을 돌아보고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을 가져야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 <인구가 세게를 바꾼다>는 일본의 대표 경제 신문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연재되었던 '인구가 바꾸는 세계'라는 코너를 수정 보완해 출간된 책이다. 책에는 인구에 관한 각종 데이터와 수치를 동원해가면서 여러가지 인구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 놓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현재의 세계는 여러가지 복잡다단한 인구문제들이 얽혀 있는 상태이다. 민족과 종교, 식량과 에너지 부족, 환경파괴 그리고 테러에 이르기까지 많은 혼란스러운 상황들은 '인구'라는 코드에 그 모든 답을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한때 미국과 함께 냉전의 양대축으로 군림했던 소련은 이제 러시아를 필두로 10개가 넘는 나라가 각기 독립국을 선포하면서 각자의 길로 돌아선 상황이다. 그 과정에서 중심이 되어야 할 러시아는 빈곤과 절망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에 휩싸여 연간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살을 택하는 위기를 겪고 있다. 엄청난 실업률, 줄어드는 인구와 함께 사회적 무기력은 이미 러시아 전체에 만연되어 있고 아마도 강대국 부활이라는 러시아의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로 밖에는 남지 않을듯 하기만 하다.

중국의 경제력은 이미 영국을 넘어서 독일에 다가서고 있다. 이제 남은 나라는 일본과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 뿐이다. 하지만 중국의 미래가 그렇게 장밋빛 청사진으로만 기대되고 있지는 않는듯 하다. 폭발적인 인구를 억제하기 위해 강제도 도입되었던 '한자녀 정책'은 심각한 성비의 불균형과 함께 일할수 있는 젊은이의 수를 급격히 감소시켜 버렸다. 그렇듯 러시아와 중국은 미래의 지구를 이끌어갈 BRICs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따름이기도 하다. 같은 BRICs의 일원인 인도에게 중국의 실패한 인구정책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일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인도는 활력이 넘치고 있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차 있기도 하다. 2035년 중국의 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보이는 인도의 파워이기도 하다. 하지만 젊은층에 대한 교육과 국가적 지원이 없는 한 인도의 미래 역시 대량실업에 이은 사회불안의 위험요소가 언제나 내포되어 있기도 하다.

경제와 정보가 공유되면서 이제 국경이라는 의미가 점점 줄어들고 많은 사람들이 보다 경쟁력있는 자신의 일거리를 찾아 이민을 선택하고 있다. 어쩌면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선진국입장에서야 이민이 사회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에너지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발도상국들의 우수한 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인위적인 인구이동현상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국제사회에서 마찰의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민과 더불어 인구의 고령화 역시 많은 나라에 던져진 문제이기도 하다. 그것은 중국의 그것과 같이 노동력감소라는 국가경쟁력 약화로 귀결된다. 우리에게도 시급한 다가온 이 문제는 이제 정부의 노력과 예산투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또한 그것은 젊은이들의 취직포기와 장래에 대한 불확신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인구문제는 이제 한나라의 참모습과 국제관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구의 증감과 민족, 종파간의 인구격차와 인구구성의 변화가 이제 국제사회에서 그 나라의 위상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 책은 그러한 모든 위기에 맞춰 현재의 인구문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해보고 있다. 세계최고의 인구대국 중국의 경우처럼 그들의 미래가 벌써 위험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모든이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인도의 인구파워가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아님을 또한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국가는 사회적으로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제반 여건과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아직 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 4800만인 우리나라의 인구는 5000만을 채우지 못하고 줄어들기 시작한다고 예측되고 있다. 그것은 치열한 국제사회에서 우리에게 결정적인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한 재앙을 실제 맞이하기 보다는 현상황이 최대의 위기라는 위기의식을 먼저 인식하고 어떻게 타개해야 우리 사회가 활력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던져진 이 심각한 문제는 나라의 흥망성쇠를 가르는 실질적인 요소로 작용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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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an0303 2013-01-30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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