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드라마(1856-1860) By Honoré Daumier


cf. 드라마 밥.누.나.의 어머니 역은 길해연 배우가 맡았다. 




그런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최대 적대자는 누구인가요?

저는 여자 주인공인 윤진아의 어머니라고 생각합니다. 후반부로 가면 그녀는 격렬하게 윤진아와 서준희의 사이를 방해합니다. 두 연인은 윤진아의 어머니 앞에서 무릎까지 꿇습니다. 스토리의 중간점인 9부에서요. 이렇듯 중간점에서는 그 드라마의 가장 강력한 적대자가 나타나 스토리를 지배합니다. 반대로도 생각해 볼까요? 드라마를 쓰기 전에 8부와 9부 사이의 중간점에 가장 강력한 적대자를 먼저 배치한다면 어떨까요? 글쓰기가 훨씬 쉬워질 겁니다. 적대자가 배치되었다는 것은 드라마를 관통하는 플롯의 케이블이 생겼다는 증거입니다. 주인공과 적대자가 격렬하게 부딪칠수록 스토리는 재미있어질 테니까요. - 2. 플롯의 삼각형 / 04 공식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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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3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플이 알려줘서 보니 작년 오늘 우리 나라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대해 포스팅했다. 아래 글은 '스토리: 흥행하는 글쓰기'(오기환) 중 '04 공식의 개념'에서 '2. 플롯의 삼각형'이 출처이다.

1900 poster for David Belasco's romantic play The Heart of Maryland. By The Strobridge Litho Co, Cin'ti & New York - Library of Congress Prints and Photographs Division, Theatrical Poster Collection


멜로드라마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7m3070a





16부작 드라마를 기준으로 보면 8부에서 9부로 넘어가는 지점이 중간점이 됩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보죠. 제목에서부터 장르를 알 수 있습니다. 멜로죠. 그렇다면 적대자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8부에 여자 주인공 윤진아의 전 남자친구가 나타나 윤진아를 납치하는 사건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9부에서는 윤진아와 남자 주인공 서준희의 사이를 알게 된 가족들 때문에 두 사람이 힘들어합니다. 서준희의 친누나인 서경선과 윤진아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로, 윤진아에게 서준희는 친동생 같은 존재거든요. 그런 두 사람이 사랑을 시작했으니 주위에서는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합니다. 정리하면 8부는 윤진아의 전 남자친구의 납치로, 9부는 윤진아가 아버지 앞에서 통곡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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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5-06-03 1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그 드라마에 납치극이 있었나요? 제가 멜로드라마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 드라마 재밌게 봤는데 그 기억은 또 없네요. ㅎㅎ 그 드라마에서 정해인과 손예진 정말 예쁘게 나왔죠. ㅋ

서곡 2025-06-03 19:54   좋아요 1 | URL
전 남친이 불러내 둘이 차 타고 가다가 그 남자가 안 내려주고 멀리 막 가던 장면이 기억납니다 끔찍하네요 그러게요 둘이 참 예뻤죠 ㅋㅋ
 

만우절로부터 두 달이 지나갔다. 윤성희 소설집 '날마다 만우절'(2021) 수록작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밤'(2018)으로부터 옮긴다.

The Fisherman and His Wife By Anna Pasternak (אנה (חנה) פסטרנק), CC BY-SA 4.0


윤성희 작가의 '느리게 가는 마음'은 올해 2월의 새로운 소설집이다.





내가 여덟 살 때 아빠는 어부가 되겠다는 쪽지를 써놓고 집을 나간 적이 있었다. 엄마는 나를 옆집에 맡기고 아빠를 찾으러 동해의 바닷가 마을을 돌아다녔다. 옆집에서 지내는 동안 나는 위아래가 세트로 된 파자마를 처음으로 입어보았다. 옆집 형이 여덟 살 때 입었던 옷이라고 했다. 체크무늬 잠옷을 입으니 내가 소중한 아이가 된 기분이 들었다. 잠도 더 잘 오는 것 같았다. 동네에는 아빠가 여자와 눈이 맞아 도망간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그건 사실이 아니었지만 엄마는 소문을 바로잡으려 하지 않았다. 결혼생활이 지겨워서, 자식을 부양하는 게 버거워서, 그래서 아빠가 집을 나갔다는 사실이 엄마에게는 더 치욕적이었다. -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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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6월의 첫 날, 아래 옮긴 글은 네 편으로 구성된 '올드 뉴욕'의 첫 소설 '헛된 기대'(원제 'False Dawn') 첫 문장이다.

Reseda luteola 목서초 By Ixitixel - Own work, CC BY-SA 3.0


* 이디스 워튼 소설 연구서 '여성과 사회'를 발견했다. 저자인 영문학자 정혜옥은 워튼의 '순수의 시대'와 '그 지방의 관습' (공역)을 번역했다. 





건초, 버베나, 목서초에서 나른한 향기가 피어오르는 6월 어느 날이었다. - 헛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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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xiété, 1897 - Eugène Grasset - WikiArt.org


cf. '불안에 관하여'와 '나이 든다는 것에 관하여' 등을 지은 베레나 카스트는 취리히 출신의 융 학파 심리학자이다.




"빨리 늙었으면 좋겠다." "내 불안감의 절반은 엄마 거네요."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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