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 배우가 낭독한 오디오북으로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박태원)을 듣는 중.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가 언급된 대목을 텍스트로 찾아둔다. 율리시즈는 1922년, 구보씨는 1934년 작.


소설가구보씨의일일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30129



율리시스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7a2194a





구보는 그저 율리시즈를 논하고 있는 벗을 깨닫고, 불쑥 그야 ‘제임스 조이스’의 새로운 시험에는 경의를 표해야 마땅할 게지. 그러나 그것이 새롭다는, 오직 그 점만 가지고 과중 평가를 할 까닭이야 없지. 그리고 벗이 그 말에 대하여 항의를 하려 하였을 때, 구보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벗의 등을 치고, 자, 그만 나갑시다.

그들이 밖에 나왔을 때, 그곳엔 황혼이 있었다. 구보는 이 시간에, 이 거리에 맑고 깨끗함을 느끼며 문득 벗을 돌아보았다.

"이제 어디로 가." "집으루 가지."

벗은 서슴지 않고 대답하였다. 구보는 대체 누구와 이 황혼을 지내야 할 것인가 망연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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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옮긴 글 속 세 천재 피아니스트들의 관계성 - 마르타를 중심으로 - 굴다는 그녀의 스승이고 프레이레는 그녀의 절친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넬손 프레이레 [Nelson, Freire] (음악의 역사 (음악사 대도감), 1996. 9. 10., 김원구)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1328&cid=60519&categoryId=60519


넬손 프레이레 사망...향년 77세 https://daily.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760688 (2021)



피아니스트들의 큰 스승 브루노 자이들호퍼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평생 동안 경이로울 정도의 천재를 세 명 보았다. 프리드리히 굴다, 마르타 아르헤리치, 넬손 프레이레가 그 세 명이다. 굴다의 기적이 머리에서 일어난다면 마르타의 기적은 손가락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넬손의 기적은 마음에서 일어난다." 어쩌면 이 말이 마르타 아르헤리치를 폄하하는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뭐라고 했던가를 기억하라. "인간은 사실 손으로 생각한다." - 14. 리우데자네이루: 소울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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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새커리의 소설 '허영의 시장'을 꼭 읽고 싶은 건 아니나 -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영화는 보았는데 별로 인상에 남은 게 없다 -  '소설'을 쓴 미국 작가 제임스 미치너가 '허영의 시장'을 매우 재미 있게 읽었다고 자신의 책 '작가는 왜 쓰는가'에 밝힌 부분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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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꽃 By Ellen Levy Finch (Elf) - 자작,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네이버 지식백과] 허영의 장터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2007. 1. 15., 피터 박스올)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876380&cid=60621&categoryId=60621



만약 그때 이미 오렌지꽃을 다는 관행이(결혼을 딸을 파는 일로 흔히 생각하는 프랑스에서 우리가 수입한, 순결의 감동적인 상징물로 오렌지꽃을 다는 그 관행 말이다.) 성행하고 있었다면 마리아 양은 기꺼이 그 순결한 오렌지꽃 화환을 걸고서 여행 마차에 올랐을 것이다.

아, 정말이지 사랑스러운 오렌지 꽃송이들이 아닌가! 요전 날 나는 트로터 양이 오렌지꽃 화환을 걸고서 세인트조지의 하노버스퀘어에서 여행 마차에 올라타는 것을 보았다.

아, 사랑스럽고 순진한 아가씨여! 그 결혼식에는 허영의 시장을 돌아다니던 마차의 족히 절반이 참석했었다. - 12장 대단히 감상적인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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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안나 까레니나' 하권으로부터 - 키티와 레빈의 결혼식 장면이다. 


Levin and Kitty(Anna Karenina) By Artist Elmer Boyd Smith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안나 까레니나'의 또 다른 주인공인 레빈과 결혼하는 키티는 언니가 둘인 세자매의 막내로서, 등장인물 소개에 따르면 돌리(안나의 올케언니)가 큰언니, 나딸리(리보바 부인)가 작은언니인데, 본문에 리보바 부인이 '큰언니'로 적힌 부분이 있다. 


유자나무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56XX12400720 '등자나무'를 검색하니 유자가 등자라는 결과가 나온다. 아래 옮긴 글에 나오듯 결혼식 화관에 등자나무꽃이 쓰인다. 참고로 펭귄클래식코리아 역본은 '오렌지꽃'으로 번역했다. 결혼식 신부의 오렌지꽃 착용을 딴 책에서도 본 기억이 난다. 


키티는 이미 오래전에 채비를 다 마치고서 흰색 드레스와 긴 면사포, 등자나무 꽃 화환을 쓴 채 혼례식 대모인 친언니 리보바 부인과 함께 셰르바쯔끼 일가 저택의 홀에 서서는, 신랑이 교회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자기 쪽 들러리가 전해 오기를 벌써 반 시간이 넘도록 헛되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예뻐 보였는데, 이는 꽃이라든가 면사포라든가 파리에서 주문해 온 드레스가 미모에 뭔가를 더해 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인위적인 화려한 차림새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사랑스러운 얼굴과 시선, 그 입술의 표정이 여전히 똑같은, 그녀만의 순진무구한 진실함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당신이 도망치려는 줄로만 알았어요.」 키티는 이렇게 말하고 살포시 웃었다.

「너 좀 추운 거 아니야? 얼굴이 창백해. 잠깐만, 고개 좀 숙여봐!」 키티의 큰언니 리보바 부인이었다. 그녀는 아름답고 통통한 두 팔을 둥글게 모아 동생의 머리 위에 얹힌 꽃을 바로잡아 주었다.

다가와 무언가 말하려던 돌리는 차마 입을 열지 못한 채 울음을 터뜨리더니 이내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녀는 키티와 레빈으로 인해 기뻤다. 자신의 결혼식에 대한 기억을 돌이켜 보면서 환하게 빛나는 스쩨빤 아르까지치를 바라보았고, 현재의 모든 것을 잊은 채 순진무구했던 첫사랑만을 추억했다.

머릿속에 떠오른 그 모든 신부들 중에는 그녀가 사랑하는 안나도 포함되어 있었다. 얼마 전에 안나의 이혼에 관한 자세한 얘기를 들은 터였다. 그녀 역시 순결한 신부로서 등자나무 화관과 면사포를 쓰고서 서 있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 제5부

스찌바(오블론스끼, 스쩨빤 아르까지치) 안나의 오빠. 공직자.

돌리(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 돌린까) 그의 아내. 셰르바쯔끼가의 첫째 딸.

셰르바쯔끼 공작(알렉산드르 드미뜨리예비치) 돌리의 아버지. <노공작>.

나딸리(나딸리야 알렉산드로브나) 그의 둘째 딸.

리보프(아르세니) 나딸리의 남편. 외교관.

키티(예까쩨리나 알렉산드로브나, 까쩨리나, 까쩬까, 까짜, 까찌까) 그의 막내 딸.

레빈(꼰스딴찐 드미뜨리치, 꼬스짜) 귀족 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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