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를 연출한 김희정 감독은 원작이 수록된 책 '바깥은 여름'을 저자 김애란 작가로부터 직접 선물받았다고 한다. *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김희정 감독X김애란 작가 함께한 스페셜 GV 성료!]https://naver.me/GLSHYLUL


이 단편소설은 『21세기문학』 2015년 가을호 발표작인데 김금희 작가의 '너무 한낮의 연애'도 이 때 같이 실렸다.


https://youtu.be/y59HuMy6Wi0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 [헤이 시리, 오늘 날씨는 어때?]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73XXXXKS5898 (과학향기)


박하선 배우와 그녀의 배우자인 류수영 배우의 오디오북을 발견했다.

 

—어디로 가는 경로 말씀이세요?
—……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
—죄송해요. 잘 못 알아들었어요.
—……

—당신은 정말 존재하나요?
작은 고요. 시리의 캄캄한 얼굴 위로 가느다란 실금이 갔다. 몇 초 후 익숙한 음성이 들렸다.
—죄송합니다. 답변해드릴 수 없는 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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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에 관한 뉴스를 뒤늦게 접했다. 작년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동명 만화 원작)를 우리 나라에서 연극으로 제작, 배우 박하선,한혜진, 임수향 등이 공연했다.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각본집이 출판되어 있다. 일본어 원어본도 수록.



[고레에다 히로카즈 "'바닷마을 다이어리', 국경 넘은 연극 감동"] 2023. 10. 16. https://v.daum.net/v/20231016172502121 고레에다 감독이 이 연극을 보았다고 한다.


고레에다의 신작 '괴물'은 고 사카모토 류이치의 영화음악 유작이다. [낭만과 현실 사이에서 길을 잃다… 영화 ‘괴물(2023)’ 고레에다 히로카즈 신작… 각본 사카모토 유지·음악 사카모토 류이치]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31227024229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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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4-01-05 2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연극도 있었나요?
영화 만화 둘 다 좋아해요!

서곡 2024-01-05 22:43   좋아요 0 | URL
네 유튜브에서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로 검색하시면 연습 장면을 보실 수 있어요! 박하선 한혜진이 큰언니 더블캐스트더라고요 ~
 

김애란의 단편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에서 남편과 사별한 주인공은 사촌이 사는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 가서 시간을 보낸다. 


김애란 작가의 이 소설은 'K-픽션' 시리즈로 영역되었다.

겨울의 에든버러 - Pixabay로부터 입수된 8052601님의 이미지 * 에든버러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5a1700a


에든버러에서 나는 시간을 아끼거나 낭비하지 않았다. 도랑 위에 쌀뜨물 버리듯 그냥 흘려보냈다. 시간이 나를 가라앉히거나 쓸어 보내지 못할 유속으로, 딱 그만큼의 힘으로 지나가게 놔뒀다. 나는 관광 명소를 찾지 않고, 신문을 보지 않고, 사진을 찍지 않았다. 친구를 사귀지 않고, 티브이를 켜지 않고, 운동을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연락이 오면 문자나 메일로 답했다. 그리고 어느 때는 그마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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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2023) OTT에서 본 영화 중 박하선 주연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에 대해 적는다. 사전 정보 없이 보다가 익숙한 내용이란 생각과 느낌이 들었는데 김애란 작가가 쓴 동명의 단편('바깥은 여름' 수록)이 원작. 다만 소설의 스코틀랜드(주인공이 머무는)가 영화는 폴란드로 바뀐다. 감독이 폴란드에서 유학했다. 여성 감독 김희정의 연출.


전에 읽은 김애란의 원작을 다시 펼쳤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감독 김희정 - 전주국제영화제 https://youtu.be/y761k0z__Dk 김희정 감독·배우 박하선 인터뷰 (광주일보) 2023년 07월 05일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688560800754591007


김희정 감독작들이다.


그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드문드문 몇몇 장면들이 멀어지다 끊기며 머릿속에 섞였다. 눈물이 땀처럼 새어나왔다. 감정이 북받치지 않을 때조차 얼굴에 눈물이 진물처럼 고였다. 장례식 날, 남편 영정 사진 앞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데 세 살 난 조카가 아장아장 다가왔다. 내 여동생이 낳은 남자아이였다. 조카는 어두운 표정으로 내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고는 그 말도 못하는 애가 자기 손에 있던 과자를 내게 쥐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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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이 모모코(1907~2008) 1958 By Primebaseball - Own work,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By Asturio Cantabrio - Own work,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https://blog.naver.com/xplex/221330546642 이시이 모모코 사후 10주년 기념 전시회(2018)


 '책과 정원, 고양이가 있어 좋은 날'(이시이 모모코 지음, 이소담 옮김)은 재작년 겨울에 읽은 산문집이다. 약력을 보니 저자는 일본 근대 동화의 선구자적 인물 같다. 아래 글에 "거의 양복을 입었다"고 썼는데 당시 - 태평양 전쟁 즈음 - 대부분 기모노 같은 전통의상을 주로 입는 의복생활을 해서 그리 서술한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도쿄에 갔을 때, 친한 친구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A 씨랑 만났을 때, 네가 어떤 옷을 입고 농사를 짓는지 궁금하다는 얘기가 나왔어. 역시 너니까 최신식 하이칼라로 빼입고 있을 것 같다고 다들 웃었어."

내 지인이라면 다들 알 텐데, 이때 ‘역시 너니까’라는 말의 뜻은 내가 정말로 옷을 잘 입는 하이칼라라는 뜻이 아니다. 그저 내가 단순하고 어린애 같아서 몸에 익숙한 것이 아니면 입거나 요리하거나 말하지 못하는 부류의 인간이어서, 옷을 직접 지어 입기 시작한 후부터는 거의 양복을 입었다는 이야기일 뿐이다.

나는 빨래가 특기여서 외투도 부드러운 것이라면 직접 세탁했다. 비눗방울 같은 색감의 면 원피스는 여름이 오면 거의 하루 걸러 한 번씩 칠팔 년이나 입어서 가끔 만나는 사람에게 익숙한 옷이라는 말을 들었다. 가끔 심술궂은 사람은 "아직도 입어? 진짜 대단하다. 새 옷 좀 만들어"라고도 한다. 사실 이 지인은 양복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당시–즉,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내가 옷을 짓던 때–가장 사이가 좋았던 친구가 내가 입는 옷의 팬이었다. 화장도 진하고 잘 꾸미는 친구였는데, 작년에 유행하던 것이 아닌 대신에 올해 유행에 뒤처진 것도 아닌 내 옷을 좋아했다.

"그 옷, 밖에 입고 못 나가게 되면(당시 나는 잡지기자로 일해서 외근을 많이 했다) 내가 입을게"라고 해서 웃은 적도 있고, 둘이 같이 외출하면 "오늘 본 옷 중에서 네 거랑 비슷한 건 하나도 없더라"라며 칭찬해주었다. 심지어는 내가 입던 것을 받아야 착용감이 좋다면서 자기 옷을 새로 장만할 때도 나한테 만들게 하고 한동안 입히기도 했다.

그 친구가 세상을 떠난 뒤, 내 옷은 갈 길을 하나 잃어 오랜 세월 내 곁에 남아 있었는데, 같은 옷을 십 년이나 입으면 마지막 이삼 년은 해가 갈수록 본연의 색감을 점점 잃어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역시 너니까 하이칼라로 빼입고 농사를 지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의자에 앉아 양말을 기우며 저 먼 산속 생활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몰라, "해져서 피부가 드러나는 옷을 입어"라고 대답했다.

작업복은 빳빳한 면이 아닌 이상 아무리 기워도 찢어져서 걸레처럼 되어버린다. - 말쑥한 양복과 허름한 작업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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