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of the UK edition of Norwegian Wood. Photo by Markus Klinko & Indrani
가끔은 읽던 책을 센터로 들고 가서 점심시간에 계속 읽기도 했다. 점심은 센터 직원들과 다 같이 먹었고, 저녁에는 남는 밀키트를 숙소로 들고 와서 조리해 먹곤 했다. 모든 사람들과 거리를 뒀고, 늘 우울한 표정이었고,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았다. 이런, 이거 『노르웨이의 숲』의 와타나베 토오루랑 좀 비슷하잖아, 옆에 나오코도 없고 미도리도 없지만, 하고 생각했다. 그즈음에는 혼자서 그런 괴상한 생각들을 많이 했다. 그런 생각들을 나도 모르게 혼잣말로 중얼거리다 흠칫 놀란 적도 몇 번 있다.
커맨더 형님은 돌격대처럼 사라졌다. 그는 L처럼 아무 인사 없이 그냥 단체 카톡방을 나가버렸다. 우리는 처음에 그가 실수로 단톡방을 나간 줄 알고 다시 초청하기도 했다. 커맨더 형님은 응하지 않았고, 우리 중 몇몇은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마스터 누님도 전화를 걸었다. 커맨더 형님은 어느 누구의 연락도 받지 않았다. 우리는 인사팀을 통해 커맨더 형님이 회사를 그만두었음을 알게 되었다. - 장강명, 적당한 자의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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