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때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모여 책을 읽고 토론한 후 독후감까지 써서 부모님들 앞에서 발표하는 혜지. 이것 저것 하느라 바쁜 와중에 그래도 불평없이 잘 해 나가는 혜지가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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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동의보감 - 상
이은성 지음 / 창비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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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동의보감 - 중
이은성 지음 / 창비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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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동의보감 - 하
이은성 지음 / 창비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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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II
아트 슈피겔만 지음 / 아름드리미디어 / 1994년 9월
7,500원 → 6,750원(10%할인) / 마일리지 3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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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1-18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치원때 친구들과 독서모임을 가지면 책도 읽고 친구도 만나고 혜지가 무척 좋아하겠군요.
엄마도 마음이 놓일거구요.

책향기 2008-01-18 18:24   좋아요 0 | URL
애들이 불평없이 잘 따라주니 감사할 따름이죠^^ 제가 요즘 게을러져서 님 서재에 마실도 자주 못갔네요. 애들 개학하면 자주 들를께요~
 
어린이 과학동아 2008.1.15 - 26호
과학동아 편집부 엮음 / 동아사이언스(잡지) / 2008년 1월
품절


환경부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공동 주최한 제 1회 "대한민국 10만가지 보물이야기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한 한국 고유 생물종의 사진이 화보로 실려있다. 하늘, 땅, 물속의 아름답고 진기한 동물 사진이 생생!!

26호 특집은 <바이오인식>에 대한것이다. 우리몸의 어느 부분이 생체정보로 이용되는지, 바이오인식으로 미래사회가 어떻게 바귈것인지 궁금하다면 특집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여러가지 다양하고 풍부한 과학상식을 이용해 친구들과의 대화를 즐겁게 이어가려면 과학 뉴스를 꼭 볼것!

"제임스 허턴"이라는 과학자의 이름은 어린이 과학동아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과연 이 과학자가 연구한 부문이 어떤것인지는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겨울철의 불청객 정전기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는 "과학탐정 닥터고글"

겨울방학동안 체험학습으로 뭘 해야 할 지 고민이라면 여기서 도움을 받아도 될 듯! 한겨울에 곤충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소개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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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거의 없는 편이다. 친가쪽이나 외가쪽 할아버지 두 분 모두 멀리 떨어져 살았기 때문에 어쩌다 한 번 뵐 일이 있어도 어렵게만 느껴질 뿐, 할아버지께 어리광을 부리거나 해 본 기억이 없다. 어릴 때는 여름방학동안 곧잘 할아버지댁에서 지내곤 했는데, 그 때도 그저 난 방에 틀어박혀 책이나 읽고 지내는 정도였고, 할아버지께서는 그런 나를 공부 열심히 한다고(?) 기특해 하시곤 했었다. 

정작 할아버지로서의 진한 애정은 장손이었던 내 동생에게만 갖고 계셨기에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할아버지나 나나 서로에 대해 깊이 알지도 못하고 딱 피붙이로서 필요한만큼의 애정만 지닌 채 지내온 것 같다. 할아버지께선 내가 결혼하고 얼마 안 있다 돌아가셨는데 어른이 되도록 할아버지와 내가 같이 만든 추억 하나 없다는 사실이 마음을 더 쓸쓸하게 했었다. 하긴...어쩌면 그런 추억이 없었기 때문에,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별로 없었기때문에 할아버지의 죽음앞에서도 나는 의연할 수 있었던것이겠지. 

리버보이를 읽고 제일 먼저 떠올린것은 이렇듯 돌아가신 나의 할아버지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우리 아이들이기도 했다. 어떤 한 사람의 죽음이 우리에게 주는 슬픔과 충격의 크기는 분명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과 애정의 깊이에 비례할것이고, 그 만큼 죽음이라는것을 받아들이고 극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일터... 15살 제스와 엇비슷한 나이의 우리 아이들에게 만약 할아버지나 할머니의 죽음이 찾아온다면 그 애들은 어떤 방식으로 그 상실을 극복해 나갈것인지...그 후에 자신들 앞에 놓인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그리고 그런 모습을 나는 또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게 될 것인지... 나도 모르게 마음은 착잡해지고 제스가 겪고 있는 온갖 심정의 변화가 나에게도 똑같이 찾아든 듯 싶었다.

리버보이는 어찌 보면 매우 심심하게 보일 정도로 별다른 변화가 없는 장소를 배경으로 극적 요소가 없는 내용을 단순한 등장인물들이 이끌어 나간다. 하지만 이렇게 지루한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계속 읽어나가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독자로 하여금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죽음을 앞둔 소녀 제스를 자꾸만 응원하게 만드는 저자의 이야기 솜씨때문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10대 청소년들에게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고 권유하고 싶었던 듯 하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흘러가며 순환하는 강물을 인생의 시작과 끝에 비유하며 소설의 배경으로 선택했으리라. 또한 할아버지에겐 그림을 통해, 제스에겐 수영을 통해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게 함으로써 주인공들 모두 삶과 죽음에 대해 의연한 태도를 보이도록 하는데 이 또한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그들을 응원하게 만드는 이유중의 하나다.

죽음을 앞두고 움직이기조차 힘든 몸으로 마지막 그림 "리버보이"를 완성하려는 할아버지의 고집스러운 의지는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제스에게, 그리고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할아버지가 손을 움직일 수 없어 결국 그림을 포기했을 때 제스가 할아버지를 설득해 함께 그림을 완성하는 장면은 잔잔하게 흘러가던 내용중 가장 인상적이었다. 한 사람은 생을 마감하면서, 또 한 사람은 삶에의 도전을 시작하면서 완성한 그 그림은 할아버지와 손녀를 이어주는 매개체요, 삶의 끝과 시작이 만나는 접점, 그리고 할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꿈을 손녀가 대신 이루기를 바라는 희망이었다. 결국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게 되지만, 제스는 할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경험했던 슬픔, 연민, 좌절, 깊은 애정까지 수많은 감정들을 할아버지와의 추억으로 마음속에 담아둘 수 있게 된다.

제스가 할아버지와의 이별여행에서 만난 리버보이는 살아가면서 늘 되새겨야 할 <꿈>이자, 삶에 대한 <정신>이다. 바다까지 흘러가는 강물에 동화되어 유려하게 헤엄쳐갔던 리버보이는 바로 죽음을 앞두고도 삶에 자긍심이 있었던 할아버지요, 또한 할아버지의 죽음에 좌절하지 않고 자신 앞에 놓인 삶에 도전하는 제스 그 자신이었다. 리버보이는 또한 수많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자신이다. 끊임없이 삶을 시작하고 도전하고 끝을 맞이하는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리버보이는 늘 이렇게 말할것이다.

삶이 항상 아름다운건 아냐. 강은 바다로 가는 중에 많은 일을 겪어. 돌부리에 채이고 강한 햇살을 만나 도중에 잠깐 마르기고 하고. 하지만 스스로 멈추는 법은 없어. 어쨌든 계속 흘러가는거야. 그래야만 하니까. 그리고 바다에 도달하면,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준비를 하지. 그들에겐 끝이 시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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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1-14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뉴베리 수상작이던가요? 읽고 싶은 책인데... 제목 때문에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이 생각나네요. ^^

책향기 2008-01-14 14:40   좋아요 0 | URL
해리포터를 제치고 카네기 메달을 수상했다고 광고하더군요. 해리포터를 제쳤다는 말에 내용이 굉장히 역동적일거라 생각했는데 잔잔하고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어요^^

미즈행복 2008-01-16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할아버지나 할머니와의 추억을 만들어주기 싫어하는 엄마가 대부분 아닌가요? ^^ -시댁 다들 안가려고 하잖아요-

책향기 2008-01-17 14:46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추억을 만들어주기 싫어한다기보단 생활이 바쁜것도 이유중 하나일거 같은데요...저는 결혼해서 시아버님이랑 8년가까이 살다 분가했고 지금도 2주에 한번씩은 찾아뵈요. 근데 아버님이 움직이는걸 싫어하셔서 아이들과의 추억이란게 그저 집에서 TV시청하는것밖에 없을거 같아요.ㅋㅋ
 
<그늘의 계절> 서평단 알림
그늘의 계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그늘의 계절>이라는 제목에서는 어쩐지 사랑에 실패한 사람의 상처입은 마음이나 구비구비 삶의 신산함을 견뎌온 노년의 쓸쓸함같은게 느껴져 나는 이 소설이 추리소설일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요코야마 히데오라는 작가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바 없었고, 이 소설이 일본에서 드라마로 방영돼 인기가 높았다는 사실도 모른 채 이 책을 받아든 나는 일단 산뜻하고 유머러스한 책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제목에서 풍기는 우울하고 가라앉은 느낌과는 다르게 책표지의 일러스트는 인물의 과장과 생략이 과감하고, 색감이 원색인데도 튀지않게 적절히 조화되어 있다. 게다가 차 안에 앉아 있는 세 사내의 웃음기 없는 표정들은 그들 사이에 뭔가 비밀스러운 파워게임이 진행중일것이라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묘한 힘이 있는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표지의 장면이 <그늘의 계절>에 등장하는 세 인물을 묘사한 것이라는것을 알았다. 그 사실을 알고 그림을 다시 보니 세 남자의 표정을 어쩜 그렇게 캐릭터에 딱 맞게 그려냈을까 뒤늦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 소설은 네 개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태로 진행되는 추리소설이다. 그런데 요코야마 히데오의 추리소설은 묘한 감흥을 자아낸다. 그가 모티브로 삼은 네 가지의 사건은 미스테리의 요소도 물론 있지만  그저 살다보면 어쩌다 겪을 수도 있는 에피소드라고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D현경 본부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저자의 이야기 솜씨는 양념을 맛깔나게 버무릴 줄 아는 숙련된 살림꾼의 솜씨처럼 딱 적당한 흡입력을 가진 듯 하다.

<그늘의 계절>에서는 경무과에 근무하는 인사 담당자 후타와타리 신지가 사건을 풀어 간다. 경찰계의 거물로 퇴직과 동시에 경무과에서 마련한 자리인 "산업폐기물불법투기감시협회" 전무이사에 3년을 약속하고 취임한 오사카베 미치오. 그는 무슨 이유에선지 약속된 임기 3년을 마치고도 전무이사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한다. 승진과 징벌등을 표나지 않게 인사이동 시기에 맞춰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깔끔하게 처리하고 퇴직경찰의 재취업도 알선해주는 것이 경무과의 힘이고 후타와타리의 능력이었는데, 오사카베의 느닷없는 선언때문에 그를 뒤이어 전무자리에 취임하려 했던 방범과장의 자리가 붕 뜨게 되고 경무과의 위신은 땅에 떨어지게 될 위험에 처한것이다. 오사카베의 진의를 알기위해 그를 찾아간 후타와타리는 그가 흰 머리의 운전사를 대동하고 산업폐기물 현장을 수도 없이 누비고 다녔으며 그 지점을 표시한 지도 꾸러미를 발견하게 된다. 과연 오사카베는 산업폐기물투기 현장을 잡으러 그 많은 곳을 누비고 다니는 것일까?

<땅의 소리>는 경무부 감찰과 감찰관으로 일하는 신도 다카야시가 어느 날 Q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소네 가즈오에 대한 밀고를 받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네 가즈오는 성실하고 사람 좋지만 오래도록 승진을 못하고 있는 사람인데 밀고 내용은 "PUB 무무의 마담과 호텔에서 밀회한다"는것이다. 마지막 승진기회를 남기고 "하늘의 소리"만을 기대하고 있는 소네에 대해 날아든 이 밀고는 내부자에 의한 것인가, 아니면 외부인에 의한것인가? 

<검은 선>은 여경에 대한 이야기다. 순사로 임명받은 지 5년째인 스물 둘의 여경 히라노 미즈호가 어느 날 무단으로 출근하지 않게 된다. 그 전날 범인의 몽타주를 완벽하게 그려 범인검거에 공을 세워 기뻐했던 그녀가 바로 다음 날 출근하지 않은 것이다. 여경 담당 계장 나나오 도모코가 그녀를 찾아 나서고, 그녀의 기숙사 방에서 향수냄새와 차 안의 담배꽁초만이 단서로 드러나게 되지만 히라노는 평소 향수를 뿌리지도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기에 그녀의 행방은 더욱 더 묘연하기만 하다.

<가방>에서는 경무부 비서과의 과장보좌로 "의회 대응" 직무를 맡고 있는 쓰게 마사키가 등장한다. 정기 현의회에서 오고 갈 의원들의 질문과 경찰의 답변에 대해 미리 사전조사하고 준비하는것이 그의 일이다. 그런 그에게 우가이 현의원이 "폭탄"질문을 하나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날아든다. 질문을 미리 알아내지 못할 경우 답변이 궁해 D현경 본부장이 진땀을 흘릴 것은 뻔한 일이고 그러면 의회 담당인 자신의 목이 날아갈 것은 자명한 일일 터....사방팔방으로 질문의 내용을 알아보려다 결국 우가이의 호텔 방까지 찾아간 쓰게는 우가이가 자리를 비운 사이 서류들이 들어있는 가방을 보게 된다. 미친듯이 가방 속 서류를 뒤진 쓰게는 "폭탄 질문"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가이는 있지도 않은 "폭탄 질문"을 왜 흘린것일까?

네 가지 이야기를 다 읽고 나니 문득 의학드라마로 인기를 끌었던 <하얀 거탑>이 떠올랐다.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들을 다루었지만 병원이라는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치열한 암투까지도 불사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의사보다는 조직내 한 개인, 인간을 느끼고 많은 공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어느 나라나 그렇겠지만 일본국민의 저 깊은 정서에는 아무래도 조직과 개인간의 관계에 대한 불문율 같은것이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것 같다. 무슨 일이 있어도 조직은 지켜져야 한다는 암묵의 약속....

저자 요코야마 히데오는 경찰이 범인을 잡는 사건이 아니라 경찰이라는 조직내에서 한 개인이 어떤 식으로 경쟁하고 어떤 식으로 살아남는지, 아니면 어떤 식으로 도태되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해 낸다. 그러한 경쟁속에서도 조직은 결국 지켜내야 한다는 신념이 곳곳에 보이는 것은 아마도 그가 일본인이고 또한 기자출신이기 때문일까?

어찌됐든 추리소설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어떤 이야기에서는 애틋한 부정을, 또 어떤 이야기에서는 페미니즘을 느낄 수도 있고, 또 어떤 이야기에서는 출세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남자의 서글픔을 나는 느꼈고, 그 점이 바로 이 작품이 발산하는 묘한 매력이 아닌가 싶다.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호기심을 채워나가다 보면 어느 덧 인생이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표를 안고 나오게 되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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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행복 2008-01-01 0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재미있겠는걸요?
일본 추리소설을 겨우 몇권 읽었으나 아직 땡기는 것을 발견 못했는데 이번에는 한번 기대를 다시 걸어봐야겠어요.

책향기 2008-01-02 12:02   좋아요 0 | URL
일본 소설들은 어떤 장르이던간에 일본 특유의 느낌이 있는거 같아요. 미즈행복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방학때마다 친구들 해외여행 가는거 부러워하던 아이들을 데리고 드디어 우리도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남편과 심사숙고 여행사 상품을 고른 끝에 7박 8일 서유럽(프랑스, 스위스, 이태리)으로 정했다.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비수기를 골랐고, 항공사도 모스크바를 경유해서 가는 러시아 항공으로 했더니 1인당 50만원 정도는 절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내식이 너무 입맛에 안 맞았고, 첫 날과 마지막날 호텔이 형편없어서 돈 아끼려면 역시 고생을 해야 한다는걸 뼈저리게 느꼈다!!

첫 날과 마지막 이틀은 대부분 비행기 안에서 시간을 보냈다. 모스크바에서 비행기를 갈아탈 때 두 시간 반 정도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는데, 모스크바 공항을  둘러보고 나니 우리나라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이 얼마나 깨끗하고 잘 지어진 공항인지를 알았고 새삼 자랑스러웠다.

   
모스크바공항의 화장실                   모스크바 공항내에서, 공항 안이 전체적으로 어둡다.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인형들이 전시된 면세점. 남성정장매장. 곰이 예뻐서 한 컷.^^             

둘 째날 - 파리

흔히들 파리를 낭만과 예술의 도시라고들 부르곤 한다. 사실 공항에 도착했을때는 밤이었기때문에 별다른 감흥이 없었지만 아침이 되어 거리를 누비고 다니니 그때서야 내가 파리라는곳에 있다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있어서 거리는 모두 선물을 사려는 사람들의 행렬과 온갖 화려한 장식 불빛들로 생기가 넘쳤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역시 루브르 박물관.                     유리 피라미드 앞에서.

 
모나리자 그림은 생각보다 작았다.                  미술책에서만 보던 숱한 명화들 앞에서 한 컷.

 
옛날에 궁전이었던 흔적을 보여주는 화려한 천정. 미켈란젤로의 조각작품 <노예>. 미완성

 
파리지엔들이 식사와 커피를 즐기는 카페.          온갖 한국말로 관광객을 웃게 만들던 웨이터

  
몽마르뜨언덕 사크레쾨르 성당 앞에서              수많은 화가들이 초상화 그려주는 곳

 
개선문 앞에서 모처럼 가족 모두^^                     에펠탑을 배경으로 남편과 함께~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밤에는 반짝이는 에펠탑과 샹제리제 거리를 즐길 수 있다. 그 환상적인 야경을 카메라에 담아왔어야 하는데 우째 이런일이....!! 개선문 앞에서 사진을 찍고나니 디카 배터리가 다 되는 바람에 더 이상 카메라가 작동이 안 되는 것이었다. 결국 에펠탑 사진은 일회용 카메라로 찍었다. 여분의 배터리를 가져가지 않은 준비성 없는 와이프를 타박하지 않고 열심히 일회용 카메라 필름을 돌리며 셔터를 누른 우리 남편에게 감솨!!! 어쨌든 일회용 카메라의 한계때문에 화려하게 빛나는 에펠탑은 찍지 못했다. 흑흑~

저녁을 먹은 후 바로 에펠탑 야경과 세느강 유람선 투어가 옵션이었는데 옵션 가격이 1인당 80유로였다. 우리 가족이 모두 선택하면 320유로...얼른 계산해보니 40만원 정도가 드는 것이었다. 유럽이건 한국이건 사람사는데는 다 비슷비슷할텐데...에펠탑 한 번 올라가고 유람선 한 번 타는데 1인당 10만원은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저녁을 먹으며 남편과 함께 의논을 했다. 결국 우리 가족만 용감하게 빠져나와 에펠탑 꼭대기에 올라가기로 결정! 마침 저녁식사를 하러 간곳이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이었고, 그곳으로 오는 길에 에펠탑이 걸어서 가도 될만한 거리에 있다는 것을 남편이 보았다고 하길래 저녁을 먹고 에펠탑까지 걸어가서 구경을 한 후 콜택시를 타고 숙소로 가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우리가 옵션에 참여하지 않고 따로 에펠탑에 가겠다고 했더니 현지 가이드와 인솔자가 우리를 겁주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자기네는 단체로 가니까 기다리지 않고 바로 에펠탑 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지만 개인이 가면 1시간도 넘게 기다려야 하며, 콜택시로 숙소(호텔은 파리 외곽에 있었다)까지 갈 경우 요금이 200유로도 넘게 나온다는 것이다. 게다가 파리 택시는 3명만 타게 되어 있어서 4인 가족이 탈 경우 추가 요금까지 내야 하고, 가장 큰 문제는 크리스마스 시즌인데다 주말까지 겹쳐 콜택시 부르는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순간 불안감과 함께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파리까지 온 이상 에펠탑에서 야경은 꼭 보고 싶은데 터무니 없는 요금을 지불하기는 싫고... 고집을 피웠다가 추운 밤에 미아가 되지는 않을까 겁도 나고... 그 때 마침 남편이 지나가는 식당 주인에게 조용히 부탁을 하는 것이다.

"저...여기서 에펠탑까지 걸어갔다가 오려고 하는데 나중에 저희가 여기로 다시 오면 택시 좀 불러 주실 수 있나요?"

"아~ 물론이죠. 다녀오세요.^^"

그 순간 남편이 어찌나 지혜롭고 현명해 보이던지!!! 너무나 흔쾌히 부탁을 들어주신 식당 주인 덕분에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일행과 헤어져 파리 시내를 우리끼리 걸어다니며 상점안을 구경도 하고 건물 감상도 하면서 잠깐이나마 파리지엔이 될 수 있었다.^^  에펠탑 앞에서는 가이드 말대로 한시간 정도를 기다려 입장을 했는데 기다리는 동안 온갖 국적의 사람들로부터 온갖 나라말들을 들으며 서 있어야 했다. 제일 힘들면서도 웃겼던 것은 우리 바로 뒤에 서 있었던 젊은 연인들의 키스하는 소리!!! 5초마다 한 번씩 쪽쪽쪽 소리를 내는 그들의 애정행각에 무심하기란 엄청 힘든 일이었다는거...나중엔 그 젊은이들 입술이 없어진건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였으니까.^^ 아.. 글로벌과 에로틱과 추위가 난무하던 에펠탑 앞의 줄서기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ㅋㅋ

아무튼 기다림 끝에 꼭대기까지 올라간 에펠탑은 생각보다 무지무지 높았는데 밑으로 펼쳐진 파리 야경은 환상 그 자체였다. 나는 사실 좀 무섭기까지 했다. 너무 높아서...^^;; 그래도 보석이 흩뿌려져 있는것처럼 반짝이는 도시를 320M 높이에서 내려다 볼 수 있다니 무서움쯤은 당연히 참아야 했다.

에펠탑에서 내려와 다시 한식당으로 향했을때는 밤 9시 30분 정도였는데, 식당 주인이 콜택시를 불러주었는데 가이드 말대로 좀 기다려야 하긴 했다. 하지만 15분정도 기다렸을 때 택시가 도착했고, 식당 주인이 운전사에게 1명 더 타는것에 대한 추가요금을 받지 말아달라고 당부까지 해주는 친절함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호텔에 도착했을 때 미터기에 나온 요금은 28유로! 나는 현지가이드가 파리 택시가 비싸다고 누누이 강조한 말이 떠올라 50유로 정도는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을 때 운전사가 미터기를 가르키며 더 달라고 요구한 요금은 5유로!!! 우리는 기분좋게 35유로를 주고 내렸다. ㅋㅋ 추가요금을 안 받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깎아는 준것이었다. 결국 에펠탑 입장료 45유로에 택시요금 35유로. 우리는 에펠탑 야경 투어를 90유로에 해결할 수 있었고 밤 10시에 숙소에서 편히 쉴 수 있었다.

세느강 유람선은 타지 못했지만 내가 워낙 추위를 많이 타 추운 강바람 맞으며 유람선 타는것에 대해서는 그닥 아쉬움도 없었다. 나중에 옵션 관광을 하신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세느강 유람선에서 내렸을 때 일행이었던 중학생 남자아이가 다른 방향으로 가는 바람에 그 아이를 찾아 헤매느라 경찰에 신고까지 하는 난리법석을 피웠다는 것이다. 결국 늦은 밤 11시가 넘어서야 아이를 찾았고 다들 호텔에 돌아왔을 때는 녹초가 되어 있었다는 사실... 그 얘기를 해 주시며 우리를 어찌나 부러워들 하시던지 지금도 그 때 용감하게 우리 갈 길을 갔던 선택이 뿌듯하게 느껴진다!*^^*

 
잭과 애니가 1889년 파리의 만국박람회에 가서 에디슨, 에펠, 파스퇴르, 벨을 만난다는 내용이다. 에펠탑의 꼭대기에는 구스타프 에펠의 방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만국박람회때 에펠과 에디슨이 여기서 만났다고 한다. 책에서는 잭과 애니가 에펠탑 꼭대기에 모여있는 네 사람을 만나기 위해 에펠탑의 계단 1652개를 걸어서 올라가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도 그 높이와 매서운 바람에 질려 다리가 후들거렸던 나로서는 어린 주인공들의 배짱이 놀라울 뿐이다. 마지막 부연설명에서 벨이 전화를 발명하게 된 경위, 에디슨이 발명왕이 되기까지의 과정, 파스퇴르의 업적, 에펠이 에펠탑과 자유의 여신상을 세운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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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7-12-24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뵈니 반갑습니다^^ 가족 유럽여행이라니 너무 부러워요~ 저희도 언젠가.. 하며 꿈꿔봅니다.

책향기 2007-12-24 14:42   좋아요 0 | URL
미설님 저도 반갑네요. 오자마자 오늘 날짜까지인 서평단 도서 리뷰 허겁지겁 올렸어요^^ 유럽 여행은 아이들이 중학 1학년 이후에 가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네요. 큰애는 흥미로와 했는데 5학년인 둘째는 그닥 재미없어 하더라구요. 저희는 몇 년동안 중국이나 동남아 여행의 유혹을 꾹 참고 안 갔다가 이번에 저질렀답니다!!

마노아 2007-12-25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가족이 함께 유럽여행이라니, 너무 근사했겠어요. 사진 더 올려주세요^^

책향기 2007-12-26 14:49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여행은 역시 젊을 때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벌써 비행기에 오래 앉아 있는것만으로도 무릎이 저리고 아프더라구요...흑~ 하지만 님 말씀대로 근사한 여행이었어요^^ 자주 오셔서 사진 구경 해 주시와요~

미즈행복 2007-12-28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가족 유럽여행은 제 간절한 꿈인데...
아, 너무 부러워요~
아, 부럽다!!!
아.....

책향기 2008-01-02 12:01   좋아요 0 | URL
아이들 크면 꼭 다녀오셔요^^

순오기 2008-01-14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멋져요.
아직 해외여행 한 번 못 갔지만...아이들은 중학교 때 한번 보내주지요. 이제막내가 중학생 되니까 내년 쯤에 여행시키고 나면 제가 가려고요. 두 다리 썽썽할 때 가야겠다 생각은 하죠!^^
행복한 가족여행이라 더 부러와요~~~ 사진도 잘 봤어요. 루브르~~~~다빈치코드가 생각나는군요.

책향기 2008-01-14 13:59   좋아요 0 | URL
두 다리 썽썽할 때 가야겠다는 생각 완전 동감입니다!!^^ 아직 젊다고 생각했는데 마음만 그렇더라구요. 저 여행중에 얼굴에 각질이 하도 많이 생겨서 피부과 갔더니 몸이 너무 피곤해서 그렇다고 무슨 힘든 일 있었냐고 묻더군요. 아무것도 하지 말고 무조건 쉬라면서... 여행도 젊어 해야겠다는거 절실히 느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