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배수아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상한 단어들을 쓰는군.
우리가 흔히 쓰지 않는 이상한 외국어.
같은 뜻의 우리말이 있는데도 말야.

박화성의 <고개를 넘으면>이라는 소설이 기억났다.
한국문학전집에 있던 건데 한 5-60년대 작품일 거다.
거기에도 요상한 외국어들이 있었지.
막 서양문명을 접한 인텔리의 허영심이 배어나오는..

문체도 이상했다.
대화도 거의 문어체.
'나는 ...... 생각한다.'
평소에 이런 투로 대화하는 이는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외피를 두르고 있는 배수아의 이 첫 소설집은.
그 외피보다 내용에서, 날 이상한 세계로 이끌었다.
부모가 없는 것 같은 아이들.
하루키의 쓸쓸함과는 또다른 이상한 종류의 공허.

푸른 사과를 팔고 있는, 먼지 풀풀 날리는 외진 국도를 끝도 없이 걷고 있는 것 같은 기분.
영원히 어떤 본질에는 닿을 것 같지 않은 느낌.
절망감.
그걸 감추기 위한 위악적인 행동들.
영원히 자라지 않는 아이들이 살고 있는 이상한 세계.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는 이렇게 내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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