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안나 - 단편
배수아 원작, 변병준 글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3월
평점 :
품절


소설을 먼저 읽고 같은 내용의 만화를 읽는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다. 배수아라는 작가의 골수팬으로서 만화로는 얼만나 잘 만들었을까, 궁금해하는, 약간은 삐딱한 시선으로 변병준의 <프린세스 안나>를 손에 넣었다.

그림은 더할나위없이 훌륭했다. 그 거친 터치 속에 섬세한 표정들. 버려진 아이들의 표정을 하고 있는 안나와 그 주변 인물들. 배수아의 세계에서 어른인 엄마나 이모, 아빠마저도 모두 어른답지 못한, 충동적인 삶을 살아간다.

배수아의 원작이 안나의 심리나 그런 것에 더 천착했다면, 이 만화는 부랑자로 나오는 소년 같은, 우리 사회의 주변인에 대한 관심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원작과 비슷하면서도 약간은 다른 맛, 내가 기대했던 그런 씁쓸한 과자의 맛이 이 만화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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