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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 ㅣ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신주혜 옮김 / 지식여행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간토지방 해안가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하는 도시라고는 하지만 실체는 가상도시, 이카가와 시를
무대로 한 유머 미스터리 7번째 작입니다.
가볍게 읽다보면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 라는 피로회복제같은 느낌으로 읽기 시작한 이카가와 시 시리즈가
어느새 7번째 작품까지 소개가 되었네요. 지금은 이미 초조하게 다음작을 기다리는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이번작은 단편집입니다. 최근 흉악 사건이 잇따르는 이카가와시에서 탐정사무소를 운영하는
'우카이'와 우카이가 세들어 있는 '여명'빌딩의 미녀 오너인 '아케미', 그리고 우카이의 조수인 '류헤이'가 펼치는 생산성 떨어지는
추리극입니다.
우카이가 세들어 살고 있는 여명빌딩에 작은 진동이 있던 날 밤, 정체불명의 남자가 이마에 피를
흘리며 빌딩 아래에 쓰러져 있는 것이 발견됩니다. 목격자의 증언에 의하면 갑자기 남자가 전력질주로 달려서 스스로 벽에 부딪혀 버렸다는데 새로운
자살방법인가? 황당한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죽음에 이르는 전력 질주의 수수께끼>비롯해서 <탐정이 찍은 사진>,
<이카가미 일족 살인사건>, <죽은 사람은 한숨을 내뱉지 않는다>, <204호실은 불타고 있는가?>의 기상천외한
5편이 실려있습니다.
전력질주로 건물벽에 들이받는 남자가 나오는 첫번째 단편뿐 아니라, 다른 이야기도
예외없이 어처구니 없는 설정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정도까지 진지하게 황당함을 추구하면 역시 미스터리보다는 개그를 메인으로 기대하고 읽게
되는 감이 있습니다. 미스터리 면에서는 기발한 트릭도 있고 이게 뭐야 싶은것도 있지만, 전혀 우수하게 안보이는 우카이가 하는 추리이다 보니까
다소 이치에 맞지 않더라도 그렇구나 하고 어딘가 모르게 납득할수 있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느슨한 분위기가 역시 이 시리즈의 최대의
매력이라 할 수 있겠네요.
다만, 단편집이기 때문에 하나의 사건이 해결되기까지의 사이클이 짧아서, 탐정 우카이, 주인
아케미, 조수의 류헤이가 펼치는 평소의 우당탕탕 시추에이션이나 시시한 장광설이 길게 이어지지 않는 것은 아쉽습니다.
그나저나 이카가와씨 시리즈의 한국판 표지는 정말 원작을 뛰어넘는 걸작인 것 같습니다. 분위기도
딱이지만 책을 읽다가 표지에 묘사된 장면을 만나면 데자뷰를 느끼면서 다시 표지를 보게 되네요.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