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다이어리를 바꾸면서 제일 불편했던게 뭐냐하면 다이어리를 두개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였습니다. 해가 바뀐다고 그 전년도에 쓰던 다이어리의 내용이 모두 쓸모없어지는게 아니거든요. 새 다이어리를 사용하면서도 계속해서 전에 사용하던 다이어리를 들쳐봐야 했죠. 옮겨적는일도 만만치 않구요. 정말로 이런 다이어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부터 생각해왔었습니다. 분량을 고려하지 않을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한권의 다이어리로 한 삼년정도를 쓸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구요.
일단 3년치가 한권에 들어있으면 그 부피가 상당히 커지지지 않을까 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한 만화책 크기 정도로 두께는 한 3백여쪽 분량의 소설책 보다 좀 얇지 않을까 싶네요. 양장본이구요. 표지는 심플한 블랙으로 깔끔합니다. 안의 내용을 봐도 쓸데없는 디자인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깔끔하게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다는 인상입니다.
뭐니뭐니해도 이 다이어리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점은 그 구성에 있습니다. 원래는 3년이라는 기간동안의 날짜가 순서대로 배치되어 있을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한 페이지를 3등분 해서 각각의 공간이, 년도가 다른 같은 날짜에 할당되어 있습니다. 일년동안 다이어리를 끝까지 사용하고 나면 다음해에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게 되는거죠. 이듬해에 기록하는 것을 그 전년도 같은 날짜의 기록과 대조해보는 것도 용이합니다. 바로 그 아래에 기록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이 방식은 유용하기도 하지만 뭐랄까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벌써부터 2년째 3년째 사용하게 되는 순간이 기다려집니다.
꽤 세심하게 신경써서 만들어졌다는 인상입니다. 이런 3년 다이어리가 원래부터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간절히 원하던 방식의 다이어리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2년차 3년차에 전년도 기록과 대조하면서 기록하게 될 순간들이 기대되서 의욕도 넘치는 것 같습니다. 원래 다이어리란 사용할때가 아니면 전혀 신경도 안쓰는 기록지의 의미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니였지만 이건 무슨 마법의 책이라도 되는것처럼 자꾸 들춰보게 되네요. 사용해보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아무튼 첫인상은 마음에 쏙드는 다이어리입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해도 환영받을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