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하는 여자 - 과학이 외면했던 섹스의 진실
대니얼 버그너 지음, 김학영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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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욕이라는 것만 두고 보면 마치 남자는 굶주린 하이에나, 여자는 초식동물 같은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그게 진실이 아님은 모두가 잘 안다. 성욕 앞에서 남자는 항상 적극적이고 여자는 항상 수동적인 존재가 아님을 알면서도 그런 선입견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은 오랫동안 여자들의 본능을 억압하는 쪽으로 진화해온 윤리관 때문은 아닌가. 오히려 그런 적극성은 남녀의 차이가 아니라 사람 개개인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기본적으로 남자든 여자는 본능앞에서 무기력해지는건 매한가지다. 
 

21세기가 되어서도 메이저로 쉽게 나오지 못하는 주제가 바로 여자들의 성이다. 여자들조차도 선입관에 매몰되어 자신들의 성을 똑바로 보지 못할 정도니, 그동안 제대로 된 연구가 있었을리도 만무하다. 이책은 뉴욕타임스 매거진의 전속작가 '대니얼 버그너'가 쓴, 여성의 성욕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지식을 완전히 거꾸로 뒤집어 놓는 과학 에세이다. 학술적 용어나 딱딱한 이론에 가로막히는 일 없이 실험과정에서의 에피소드나 실험 참가자들의 인터뷰를 소개하는 부분이 주가 되어 쉽다. 
 

여성의 성적 자극에 대한 실험에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피실험자가 시청하고 있는 포르노 영상을 묘사하는 문장들은 다른 과학에세이에서는 볼수 없는 참신하다면 참신한 부분이다. 여성들의 성욕이 어떤 프로세스로 작동하며 신체적으로는 어떻게 반응하게 되는지, 그리고 다양한 동물실험을 통해서 그동안 알고 있던... 이라기 보다는 강요당해 오던 이미지와 다르게, 여성의 성욕이 실은 남자들의 그것과 다를바가 없는 어찌할 수 없는 본능이며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조차도 남성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일수 있음을 보여준다. 
 

음란하다 뭐다 해서 성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당연히 해소되어야할 본능이 심리적으로 너무 억압당하는 것도 행복한 상태는 아닐 것이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종족을 보존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보다 종을 더 잘 유지하기 위한 쪽으로 우리 몸과 신체작용이 진화해 왔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책속에서도 말하듯이 개개인이 '나는 종족을 보존해야할 의무가 있으니까 욕구를 풀어야 해!' 라고 생각하느냐 하면 그건 역시 이상하다. 성욕을 해소하는 목적은 만족감을 얻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뭐가됐든 만족스런 방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자면 여자들 스스로 자신의 몸에 대해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물론 남자들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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