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턴 - 음악과 황혼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 민음사 모던 클래식 36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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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본작가가 누구냐고 물어오면 우선은 '무라카미 하루키' 정도를 이야기 하지만, 일본인이 아닌 일본계 작가로까지 범위를 넓히면 역시 이 '가즈오 이시구로'를 빼놓을 수 없다. 그런 저자의 출신성분이 선입견으로 작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동양인 특유의 정서가 알게 모르게 묻어나오는 것인지 완전한 영국인의 시선에서 그려내고 있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그의 소설에서 우리와 비슷한 정서를 느낀다. 그 친근한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든다.

그렇다고는 해도 가즈오 이시구로는 특정지역의 팬들뿐 아니라, 전 세계가 그 최신작을 기다라는 작가 중에 한사람이다. <녹턴>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그의 이 첫단편집에는 <음악과 황혼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각 단편의 주인공은 왕년의 명가수나 무명의 뮤지션 등등.... 그들은 각각 어떠한 문제를 떠안고 있다.

그런 음악가들에게는 저마다 얽혀 오는 인물이 한명씩 있다. 그 관계가 꽤 재미있다. 예를 들면, 왕년의 명가수의 이야기에는 상설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폴란드 출신의 남자가, 이혼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부부의 이야기에는 재즈를 사랑하는 백수가, 무명이지만 재능있는 첼로 연주가의 이야기에는 스스로의 재능을 지키기 위해서 오랫동안 첼로에 손대지 않은 중년 여성이 각각 등장한다. 어느 단편도 등장하는 인물의 수는 적고, 이야기는 주로 대화가 중심이 되어 진행된다. 그런데도 이시구로가 쓰면 정말이지 지루하지가 않다. 다음 전개가 궁금하면서도, 페이지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 안타깝다.

5편의 단편을 다 읽고나면 깨닫게 되지만, 이것은 커뮤니케이션과 재능의 이야기다. 재능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성공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 그들은 과연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을까, 없었을까. 그렇지 않으면 애초에 이해할 마음이 없었던 것일까. 여기에서 인간의 자아와 슬픔을 엿볼 수 있다. 이야기의 백그라운드에서는 시종일관 마치 한숨처럼 음악이 흐르고 있다. 책을 덮고 난 뒤에도 그 소리가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흐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혹시, 저자 본인도 한때 뮤지션을 목표로 꿈을 키운 적이 있었던 것일까. 음악이라는 주제를 상당히 능숙하게 글로 옮겨내고 있는 단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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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해요 2010-12-20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가레스베일 2011-03-17 23:15   좋아요 0 | URL
네 행복한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