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월이다. 3월에는 그래도 책을 많이 읽을 수 있겠지? 했는데, 2월달에도 그랬듯이 여전히 못읽었다. 원래 독서란게 그런건가 보다. 책 열심히 읽어야히 하다가 실패하고, 다시 열심히 읽어야지 다짐하다가 또 실패하고, 또 다시 다짐하고...다짐하고 후회하고 다짐하고 후회하고의 무한반복~!!


그래도 3월에는 좋은 책을 많이 만나서 좋았다. 양보다 질이라고나 할까? 3월에는 총 8권을 읽었다. 제목은 아래와 같다.

<숨겨진 삶>, <오로라>, <산시로>, <백치1>, <백치2>, <애도 일기>, < 아리시마 다케오 단편집>, <이토록 평범한 미래>


다독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달에 10권은 읽을 줄 알았는데 못읽었다. 회식도 많고 모임도 많고 운동도 많고, 게다가 재독이었지만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 때문이었다고 핑계를 대고 싶다. 몇가지 인상깊었던 책을 소개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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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장 좋았던 책 : 최진영의 <오로라>

두께는 얇고 가격은 좀 비싼 느낌이 있지만 그만큼 좋았다. 내가 바라는 가장 최진영 작가 다운 작품이었다. 리뷰를 쓰고 싶었는데 책 내용이 너무 짧아서 못썼다... 하지만 정말 좋았다. 아무리 우울에 빠지더라도 탈출구는 분명히 있다. 그때가 오기까지 힘들고 너무 길 수도 있지만.

[누구나 감추고 삽니다. 한 명쯤은 아무도 모르게. 어둠 속에서. 홀로 사랑합니다. 그러니 당신도 묻어버려요. 마음에 심장처럼. 그럼 들키지 않고 그는 당신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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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장 뿌듯했던 책 :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 1, 2>

예전에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전작을 끝냈을 때 정말 뿌듯했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반드시 재독해야지 라는 다짐을 했었다. 이 다짐을 24년에 실행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걱정되는것이 과연 내가 다시 도스토예프스키의 장편들, 특히 열린책들 출판사 버젼으로 읽었던 <백치>나 <악령> 을 다시 읽을수 있을까 였다. <죄와 벌>이나 <카라마죠프가의 형제들>은 워낙 유명하고 재독도 했어서 어렵지 않을 거 같은데,

특히 <백치>는 처음 읽었을때 도대체 이게 뭔 내용인지, 왜이리 장황한지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서 좀 두려웠다. 그런데 이번에 문학동네 출판사 버젼으로 <백치>를 재독했데, 확실히 처음 읽었을때보다 술술 읽혔고 이해도 잘되었다. 역시 명작은 무조건 재독해야 하나보다. 다음번에는 민음사 버젼의 <악령>을 읽어야 겠다.

[당신은 두렵지 않다지만, 나는 당신을 파멸시키고 나중에 당신한테 원망을 듣게 될까 두려워요! 당신은 내가 당신에게 영광을 베푸는 거라고 말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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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너무 감동적이어서 리뷰를 남기고 싶은 책 :  롤랑바르트의 <애도 일기>

<오로라>도 우울했지만, <애도 일기>는 그냥 우울 그 자체였다. 갑자기 누군가를 잃어버렸다는 것과 누군가를 상실했다는 것의 차이가 이런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애도 일기>는 롤랑바르트가 어머니를 여의고 나서 2년동안 자신이 느낀 비애를 쓴 메모를 모은 작품인데, 그냥 읽으면서 우울속에 빠진 느낌이었다. 소중한 누군가를 상실해본 사람이 읽으면 그 슬픔에 격하게 공감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100자평으로 퉁(?)치려고도 했었지만, 그건 좀 아닌거 같아서 나중에 조용한 곳에서 맨정신(?)으로 리뷰를 써봐야 겠다.

[시간이 지나면 슬픔도 차츰 나아지지요...아니 시간은 아무것도 사라지게 만들지 못한다: 시간은 그저 슬픔을 받아들이는 예민함만을 차츰 사라지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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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장 충격적인 작품 : 실비 제르맹의 <숨겨진 삶>

최근에 읽은 작품중에 가장 충격적이었고, 반전은 상상도 못했다. 그러면서도 문장은 아름답고 이야기는 너무 매끄러웠다. 처음 접한 작가였는데, 그녀의 다른 작품(호박색 밤)도 이미 준비해 두었다. 이번달에 읽어야 겠다.




아..이젠 책을 읽어야 겠다. 그래서 4월에 꼭 읽어야 할 책을 미리 선정해보았다.(가장 아래사진) 8권이니까 설마 못읽지는 않겠지?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끝내고 나서 바로 착수해야겠다. 간단히 선정배경을 말하자면,

1. 여행드롭 : 표지가 좋았다.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소설인줄 알았는데 에세이였다. 어제 도착.

2. 삶을 견디는 기쁨 :  제목이 좋았다. 헤세는 소설도 좋지만 에세이도 좋더라. 어제 도착.

3.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모든 페이지에 줄을 그었다는 서평이 좋아서 구매했다. 어제 도착.

4. 고리오 영감 :  최근 발자크가 인기여서 나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구매해놓고선 방치.

5. 호박색 밤 : 실비 제르맹의 또다른 작품. 표지가 아름답다. 구매한지 얼마 안됨.

6.7. 모비딕 : 스타벅스를 자주 가다보니 모비딕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매한지 얼마 안됨.

8. 사랑의 미래 : 이작가님이 강추하셨던(?) 책인데 이번에 읽어봐야 겠다.




이젠 진짜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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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4-04-04 05:5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술파랑님...운동도 많이 하시는 줄은 몰랐읍니다...약간 배신감이 느껴지는군요ㅋㅋㅋㅋㅋㅋ 술만 많이 드시는 줄ㅠㅠ 일 운동 술 모임 다 하시면서 어떻게 매달 이렇게 알차게 읽으시는지...😱
백치 문동 번역이 좋다고 해서 문동으로 갖고있는데 기대됩니다!! 전 첫독이라 그래도 좀 당황스러울 거 같긴 한데... 아무튼 도전~!!
술파랑님 100자평 읽고 <숨겨진 삶> 담아놨는데 조만간 사야겠읍니다~!! 😆

새파랑 2024-04-04 07:39   좋아요 4 | URL
술을 마실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입니다....

백치 : 좋습니다. 은오님 취향일듯
숨겨진삶 : 은오님의 사랑 잠자냥님의 픽입니다~!!

햇살과함께 2024-04-04 08:36   좋아요 3 | URL
술을 마실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입니다 --> 공감 백배입니다!!
3월 30일에 산에 다녀 오셨나요??
저도 모비딕 읽고 싶은데 백치도 읽고 싶은데 두께가... 엄두가 안나네요..
4월도 화이팅입니다.

잠자냥 2024-04-04 08:47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 술파랑 댓글에 현웃 터짐… 휴 ㅋㅋㅋㅋㅋㅋㅋ 곰탱아 <숨겨진 삶 > 좋아.. 일단 문장성애자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새파랑 2024-04-04 09:37   좋아요 2 | URL
3월달에는 책보다는 운동을 많이 했네요 ~!! 저날은 테니스만 계속쳤습니다 ㅋㅋㅋ 모비딕 같이 읽어 보시죠~!!

어제도 술..... 독서 전무...

건수하 2024-04-04 09:43   좋아요 3 | URL
앗 새파랑님도 테니스...?

새파랑 2024-04-05 16:07   좋아요 0 | URL
전 테니스를 좋아하긴 하는데 잘 치지는 못합니다 ㅋㅋ

독서괭 2024-04-04 06: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스타벅스를 자주 가다 보니 모비딕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에 빵 터졌네요 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4-04-04 07:40   좋아요 3 | URL
전 다른카페 혼자가면 눈치보여서 주로 스벅을 갑니다 ㅋㅋㅋ

모비딕 유명해서 그동안 안읽었는데 이번에 읽어보려구요~!!

그레이스 2024-04-04 08: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울했지만 롤랑 바르트의 <애도일기> 좋았습니다.
실비 제르맹! 끌리네요.

새파랑 2024-04-04 09:42   좋아요 2 | URL
가끔 강제 우울이 필요합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실비제르맹도 좋아요 ^^

잠자냥 2024-04-04 08: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테니스 치고 술 마시면서 많이 읽었네요?! 이사 후 거대 책탑도 곧 개봉해주세요!! ㅋㅋㅋㅋ

독서괭 2024-04-04 08:50   좋아요 5 | URL
테니스 치고 술 마시면서 많이 읽는 사람 = 잠자냥님???

잠자냥 2024-04-04 08:54   좋아요 5 | URL
난 요즘 테니스는 못 쳐요~!!

새파랑 2024-04-04 10:02   좋아요 2 | URL
제가 그래도 할건 다 합니다 ㅋㅋ

잠자냥님 테니스 황제이실듯... 한국의 나달 잠달?

잠자냥 2024-04-04 10:22   좋아요 2 | URL
페더러의 우아한 폼을 좋아하기는 합니다....

은오 2024-04-04 10:36   좋아요 2 | URL
페더러보다 잠자냥님이 더 우아합니다....

새파랑 2024-04-05 16:17   좋아요 1 | URL
푸바오보다 은오님이 더 우아합니다....

책친놈 2024-04-04 09: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번달에 운동을 많이 못했어서 조금 찔리네요 ㅠ 저도 독서만큼 운동도 다시 열심히 해봐야겠어요! 그리고 저도 여행드롭 읽어보려고 했어서 반갑네요 ㅎㅎ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 해놨거든요. 에쿠니가오리 소설 좋아 했어서 ㅋㅋㅋ 에세이는 어떤지 궁금하네요

새파랑 2024-04-04 10:04   좋아요 1 | URL
전 소설파라 에쿠니 가오리 소설이 더 좋더라구요~!

독서 운동 둘다 동시에 잘할수는 없는거 같습니다 ㅋ 50대 50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blanca 2024-04-04 0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비딕! 저도 언젠가 도전만 하겠다고 결심하고 있어요. 실비 제르맹 궁금해요.

새파랑 2024-04-04 10:06   좋아요 1 | URL
친구가 선물 골라봐라고 하길래 두꺼워보이(비싸보이는?) 모비딕을 선택했습니다~!!

실비 제르맹은 잠자냥님 픽이니 100% 보장합니다~!!

잠자냥 2024-04-04 10:22   좋아요 1 | URL
블랑카 님 <숨겨진 삶> 블랑카 님은 5별 예상입니다. ㅋㅋㅋㅋ

새파랑 2024-04-04 14:17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 5별은 무조건이죠 ㅋㅋ

자목련 2024-04-04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실비 제르맹은 이상하게 쉽게 잡히지 않아요.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부터 좋다는 평은 익히 들었는데.. <숨겨진 삶>도 기억하겠습니다.

새파랑 2024-04-04 14:18   좋아요 0 | URL
저도 이름에서 포스가 느껴져서 좀 접근이 쉽지 않았는데 좋습니다. 잘읽히고요~!!!

러블리땡 2024-04-04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박색 밤 표지 완전 이뿌네요 표지보고 혹했어요ㅎㅎ

새파랑 2024-04-04 21:32   좋아요 0 | URL
표지만큼 문장도 예쁩니다. 내용이 좀 쇼킹하지만 ~!!

페넬로페 2024-04-04 1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항상 책에 진심인 새파랑 님^^
숨겨진 삶, 백치, 애도 일기~~
읽어보고 싶어요.
오로라는 오디오북으로 듣고 있는데 최진영 작가의 느낌이 그대로 있는 것 같아요^^

새파랑 2024-04-04 21:34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님만큼 진심은 아직 아닌거 같습니다 ㅋ <오로라> 소장각입니다~!! 다른것도 다 좋았습니다~!! <애도 일기> 좋아하실거 같아요~!!

Calcutta 2024-04-04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실비 제르맹, ‘숨겨진 삶’도 좋았지만 ‘마그누스’가 더 좋았습니다. 이 작가는 좋은 번역가분들을 만난 덕도 큰 것 같습니다. 문학동네 이어지는 모비딕 표지 멋지군요!

새파랑 2024-04-05 09:34   좋아요 1 | URL
아하 <마그누스>는 아주 좋다...

바로 구매하겠습니다~!!!

<모비딕> 좀 두껍던데 잘 읽어 보겠습니다~!!

Calcutta 2024-04-05 21:07   좋아요 1 | URL
읽다가 말다가 모비딕은 완독을 못했는데 새파랑님은 4월에 읽어내실듯! 헤세의 ‘삶을 견디는 기쁨’ 같이 읽어보려고 합니다.

새파랑 2024-04-14 20:58   좋아요 0 | URL
지금 가방에 모비딕 2권과 헤세의 에세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ㅋ 모비딕 완전 재미나네요~!!

얄라알라 2024-04-07 19: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이쁘기로는 호박색 밤도 한표! 여전히 꾸준히, 애정을 담아 읽으시는 새파랑님 서재 왔다가 게으른 독서가 반성하고 갑니다

새파랑 2024-04-14 21:00   좋아요 0 | URL
알라님이 게으른 독서가라니 전혀 말이 안됩니다 ㅋ 겉보기 보다는 내용이 중요하지만


왠지 전 표지 예쁜 책이 좋더라구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