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소설을 쓰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을 가져
야 됩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읽다보면 작가님이 정말 똑똑하고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그녀의 단호한 문장은 책을 읽는 사람의 공감과 행동을 자아낸다. 하지만 문제는 나의 배경지식이 짧다보니 내용 자체가 상당히 어려웠다. 만약 소설이었다면 좀 더 쉽게 읽었을텐데 에세이이다 보니 쉽지 않았다.


열린책들 35주년 세트의 열아홉번째로 읽은 <자기만의 방>은 나에게 재독인 책이다. 이년전엔가 읽었었는데(북플 하기 전에)  그때도 어렵게 읽어서 ˝버지니아 울프˝ 책 읽기를 한때 포기했었다. 그래도 이번에 다시 읽으니까 그때에 비해서는 그나마 잘 읽혔다. 역시 이해가 안되면 재독이 답인가 보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가상 누이인 ˝주디스˝에 대한 비유와 ˝샬럿 브론테˝와 ˝제인 오스틴˝을 비교하는 부분의 이야기는 배경지식이 그래도 있어서인지 상당히 흥미로웠다.

[오만과 편견은 좋은 책이라고 말할 만합니다. 아무튼 오만과 편견을 쓰다가 들켰대도 창피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제인 오스틴은 경첩이 삐걱대는 걸 다행으로 여겼습니다. 누가 들어오기 전에 원고를 숨길 수 있었으니까요. 제인 오스틴에게 는 이 소설을 쓰는 것이 체면을 잃는 일이었습니다.]  P.95



왜 그동안 여성이 문학의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없었는지에 대한 작가님의 명쾌한 논리전개에 공감했다. 특히 20세기 초에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작가님 같은 경우 그래도 운이 좋게 자기만의 방과 경제력을 가질 수 있었기에 좋은 작품을 쓰는데만 매진할 수 있었지만 다른 여성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들에게 말한다. 계속 노력하라고, 가난하고 불확실한 처지더라도 노력하는게 가치있다고.

[1세기 후에는 가치가 완전히 변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더구나 백 년 뒤에는 여성들이 보호받는 성인 시대는 끝날 거라고 내 집 문간에 도착하면서 생각했습니다. 필연적으로 여성들은 과거에 금기였던 모든 활동과 일에 참여할 겁니다.]  P.56



그녀와 같은 노력과 투쟁이 있었기에  그나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버지니아 울프˝가 살았던 시대보다 좀 더 여성과 여성문학가에 대한 권리가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도 많이 부족한게 사실이지만.

페미니즘과 젠더 이론의 선구자격인 <자기만의 방>을 쓴 ˝버지니아 울프˝에게 경의를 보낸다




Ps 1.  그래도 올해 북플을 통해 ˝버지니아 울프˝의 좋은 작품을 많이 소개받아서 <올랜도>,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를 읽었다. 거장의 작품을 네편이나 읽었다니 뿌듯하다. 아직 사놓고 못읽은 <파도>는 꼭 내년에 읽으리라~!

Ps 2. 그러고 보니 자매품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도 읽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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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12-29 18: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윗줄 가운데 책으로 읽었어요. 저도 샬럿 브론테와 오스틴 비교한 부분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여성문학사와 문학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어요.
저도 다시 읽어야 할 책이네요~

새파랑 2021-12-29 19:01   좋아요 4 | URL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지만 저는 이 책이 어렵더라구요 ~ 의식의 흐름에 따른 에세이? 😅 저는 나중에 다시 읽어야 또 읽어야 이해할거 같아요~!!

Falstaff 2021-12-29 18:55   좋아요 11 | 댓글달기 | URL
남자도 소설을 쓰려면 자기만의 방과 연 5백 파운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독신이면 더 좋습니다.
근데 백년 전 5백 파운드가 얼마? 연 4%의 이율로 계산하면 우리 돈으로 3천5백만 원 정도입니다.
계산식은 이렇군요. 500*(1.04^100)*1400. 1400은 환율입니다. 저 같아도 1년에 3천5백 생기면 어려서부터 직장 때려 치우고 하고 싶은 ˝소박한 일˝에 전념할 거 같습니다.

새파랑 2021-12-29 19:05   좋아요 6 | URL
역시 이과 출신 폴스타프님은 계산도 정확하시군요~!! 저는 방과 돈이 있어도 글을 잘 못써서 소설은 못쓸거 같아요 😅 폴스타프님 소설 쓰시면 대박날거 같아요~!!

행복한책읽기 2021-12-30 00:21   좋아요 5 | URL
ㅋㅋㅋ 폴스타프님은 언제나 깨는 댓글 달아주셔 넘 잼납니다. 새파랑님 말대로 유머 가득한 소설 써주십시오. 환율. 이율 계산 들어가는 걸루요^^

오거서 2021-12-29 19: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돈이 자유를 보장한다는 말이네요.

새파랑 2021-12-29 20:17   좋아요 3 | URL
돈이 있으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안해도 된다는 의미로 쓴거 같아요. 예전에 여성은 가사에 얽매여서 자기만의 시간을 낼 수 없다보니 사회활동을 할 수 없었다는 ㅜㅜ

청아 2021-12-29 19:4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직 자매품도 못읽은 저는 할일이 아주 많네요ㅋㅋㅋㅋ 새파랑님의 열정 독서는 파급력이 강한듯 합니다. 거기다 재독까지! 내년엔 플랜이라도 짜서 더 열심히 달려야겠어요😁👍

새파랑 2021-12-29 20:19   좋아요 3 | URL
올해 미미님 따라서 희곡도 열심히 읽었는데 연말되니까 동력을 상실했네요 😅

미미님 2022년 플랜 짜시면 공유 부탁합니다 ^^

mini74 2021-12-29 19: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올해 가기전에 끝?! 카운트다운 하는건가요 ㅎㅎ 자매품 넘 웃겨요 ㅎㅎ 올랜도 읽으셨군요. 전 읽다가 살포시 덮어둔 ㅠㅠ

새파랑 2021-12-29 20:20   좋아요 4 | URL
제가 읽은 세권의 울프누님 소설 중 <올랜도>가 가장 힘들었어요 ㅜㅜ

행복한책읽기 2021-12-30 00:23   좋아요 3 | URL
미니님 저는 올랜도 내년에 도전해보려구요. 과연????^^;;

scott 2021-12-29 20:0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새해 2022년 아뒤 독!파랑으로 ^^

새파랑 2021-12-29 20:21   좋아요 5 | URL
아이디를 ˝(책구매를 자제하는) 새파랑˝ 으로 바꿀까 생각중입니다 ^^

프레이야 2021-12-29 20:2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열린책들 표지 왜 이렇게 땡기죠 ^^
새파랑 님 꾸준하고 알찬 독서생활 새해에도
주욱 이어나가시길요. 복도 많이 받으세요 ^^

새파랑 2021-12-29 20:24   좋아요 6 | URL
열린책들 35주년 세트 너무 마음에 들어요. 표지도 좋고 구성도 좋고 ^^ 실제로 펼쳐보면 너무 좋습니다~!! 프레이야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잠자냥 2021-12-29 20:3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자매품에서 빵터졌습니닼. 자매품 맞네요. ㅋㅋㅋ

그레이스 2021-12-29 20:36   좋아요 6 | URL
유사품 아닌가요?^^

새파랑 2021-12-29 21:01   좋아요 6 | URL
자매품도 맞고 유사품도 맞는거 같아요 ^^

페넬로페 2021-12-29 22:1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ㅋㅋ~~저도 울프 작가 덕분에 자매품까지 읽었어요.
제가 바쁘기도 하고 능력도 없어 여성주의 책읽기를 하지 못하는데 ‘자기만의 방‘으로 거의 설득이 되더라고요~~
제인 에어도 다시 읽어보고 싶었어요^^
이제 한 권 남으셨네요~~

새파랑 2021-12-29 22:31   좋아요 7 | URL
저도 이 책 읽고 설득되었습니다 ^^ 저도 제인에어 다시 읽으려고 꺼내놨는데 언제 읽을지 😅

방금 마져 다 읽었어요 ~!!

독서괭 2021-12-29 23:2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자매품 ㅋㅋㅋㅋ
어서 등대로 읽어서 새파랑님을 따라잡아야겠습니다. 하지만 그때쯤이면 이미 파도를 읽어 앞서 나가시겠죠.. 그냥 등 보며 가렵니다~~ㅎㅎ

새파랑 2021-12-30 00:03   좋아요 6 | URL
독서괭님의 아재 개그 인가요? 저 저런말 엄청 좋아합니다~!! 제가 독서괭님에게 등을 안보이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핑계 아님~~)

희선 2021-12-30 02: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글은 아직이지만 한권 남은 책도 다 보셨군요 참 빨리도 책을 보시네요 저는 어제 뭐 했나 모르겠습니다 버지니아 울프 책도 여러 권 보셔서 좋으시겠습니다 사두신 파도는 다음해에 만나시길 바랍니다

새파랑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1-12-30 10:22   좋아요 2 | URL
어제는 오전에 쉬어서 좀 여유가 있었어요. 희선님은 시를 창작하지 않으셨을까요? 희선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han22598 2021-12-30 03: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기만의 방이 어렵던데...
이제 알겠네요. 배경지식이 부족하거였네요..ㅠㅠ
내공이여...그냥 굴러들어오지 않으렴? ㅋㅋㅋ

새파랑 2021-12-30 10:23   좋아요 2 | URL
저만 어려운게 아니었군요 ^^ 제가 그래서 외국 에세이는 잘 못읽겠더라구요 ㅎㅎ

han22598 2021-12-30 03: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기만의 방이 어렵던데...
이제 알겠네요. 배경지식이 부족하거였네요..ㅠㅠ
내공이여...그냥 굴러들어오지 않으렴?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