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부터 책을 읽고 리뷰쓰기를 시작했는데, 이제 4개월 정도 된 것 같다.(이전에는 리뷰라는걸 써본적이 없다 ㅎㅎ)

리뷰를 쓰다보니 어떤 책은 다시 찾아보지 않아도 리뷰를 쓸 수 있었지만, 대부분은  밑줄 그은걸 다시 읽어보고 리뷰를 썼으며, 간혹 어려운 책 같은 경우는 해설의 힘을 빌려야 리뷰를 쓸 수 있었다. 정리해보니 리뷰쓰는 나만의 세가지 방식이다.

그런데 <잃.시.찾>을 읽고 나서 나의 리뷰쓰기 세가지 방식에 한가지가 추가 되었다. 해설을 읽어도 제대로 쓸 수 없는 리뷰~!!

아직 <잃.시.찾> 전체로 봤을때 초중반 까지만 읽었기 때문에 결론이 없다보니 리뷰쓰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겠지만, 그래도 어렵다. 머릿속으로는 이 책을 읽으니까 막 좋고 감탄하며 엄청나다는걸 느끼는데, 글로 쓰려고 하니 힘든? 그런 책이다.
(나에게도 마음사전이 필요하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3, 4>에 해당하는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는 주인공인 ˝마르셀˝이 유년기를 벗어나 성인이 막 된 시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런만큼 문학적인 측면이나 사랑적인 측면에서 그의 성장이 잘 그려져 있다.

이 책은 3권과 4권이 다소 대칭 구도로 쓰여져 있는데,

1부(3권)인 <스완 부인의 주변>이 나와 ˝질베르트˝의 첫번째 사랑, 작가인 ˝베르고트˝와의 만남, 파리의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스완과 스완부인˝과 같은 부르주아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면,

2부(4권)인 <고장의 이름ㅡ고장>은 나와 ˝알베르틴˝의 두번째 사랑, 화가인 ˝엘스티르˝와의 만남, 발베크의 여름 풍경을  배경으로 ˝빌파리지 부인˝과 같은 귀족(게르망트 집안)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1부를 다소 쉽게 읽었어서 2부도 비슷하겠지 했는데, 2부는 읽는데 힘들었다. 2부의 전반부 쪽에 나오는 당시 프랑스 사회의 정치, 문학에 관련한 지식이 없다보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다.
(잃.시.찾.을 읽다보니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배경지식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리고 ˝마르셀˝과 ˝네명의 소녀들˝이 함께하는 장면들이 너무 자세하고 길게 묘사되어 있어서 따라가는데 많은 집중력을 요구했다. 그들이 가는 곳, 놀이하는 것들이 머리속에 그려지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많은 소녀들과 놀아본 경험이 없어서 인가? 하고 좌절했다. ˝네명의 소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마르셀˝ 엄청 부러움~!

하지만 1부에서는 ˝마르셀˝의 첫사랑 ˝질베르트˝에 대한 그의 감정 변화 묘사가 인상적이었다면,

2부에서는 ˝마르셀˝이 바라보는 ‘발베크‘의 여름풍경과 화가인 ˝엘스티르˝의 작품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나는 창문에 눈을 붙이면서, 마치 빛깔 자체가 자연의 심오한 삶과 관계된다는 듯 더 잘보려고 애썼다. 하지만 선로가 방향을 바꾸면서 기차도 방향을 틀었고, 그러자 아침 경치는 창틀 안에서 달빛 비치는 푸릇빛 지붕이 있는 밤의 마을로, 온갖 별이 뿌려진 하늘 아래 어둠의 유백색 진주 빛 때가 낀 빨래터 있는 밤의 마을로 바뀌었다. 내가 분홍빛 차창을 통해 그러나 이번에는 붉은빛이 되어 나타났고, 선로의 두 번째 모퉁이에서는 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진홍빛을 발하는 변덕스럽고도 아름다운 아침의 그 불연속적이고도 대립되는 단편들을 한데 모아 새로운 화폭에 담기 위해, 이런 단편들에 대한 전체적인 시각과 연속적인 화폭을 가지기 위해, 이 창문에서 저 창문으로 계속 쫓아다니며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ㅡ4권 31페이지

[그러나 엘스티르의 작품은 자연이 시적인 상태로 있는 드문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엘스티르 옆에 있는 바다 풍경에서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은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땅과 바다를 비교하면서 그 사이에 놓인 모든 경계를 삭제하는 은유였다. 동일한 캔버스에서 암묵적으로 끈질기게 반복되는 이러한 비교가 화폭에 다양한 형태의 강력한 통일성을 부여했으며, 이 통일성이야말로 바로 그의 그림이 몇몇 애호가들에게 불러일으키는 열광의 원인이었는데, 그들 자신도 아직 명확히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ㅡ4권 334페이지

일부 페이지의 문장만 옮겨서 다 보여드리진 못하지만 읽다보면 감탄을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배경지식 없이도 공감이 되는 풍경묘사와 심리묘사를 좋아하다 보니 이런 ‘프루스트‘의 글쓰기가 너무 와닿는다. 사랑에 애태우는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며, ‘발베크‘의 풍경이 머리속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그렇다 보니 책의 밑줄이 한가득이다.

그런데 감탄과 이해는 전혀 별개라고, 이 책의 내용중 50퍼센트는 이해하지 못한 느낌이다. <잃.시.찾.>을 다 완독하고 나면 올해 하반기 에는 꼭 재독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오늘은 다른책을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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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6-08 17: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는 <되찾은 시간> 나오면 그때 시작하겠습니다!

새파랑 2021-06-08 17:44   좋아요 4 | URL
거기까지 언제 갈지 모르겠지만~! 올해 안에는 읽겠죠? ㅎㅎ

Falstaff 2021-06-08 17:22   좋아요 9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른 출판사 책으로 완독을 했는데요, 읽다가 도중에 포기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은근히 기분 좋은 거 있지요? ㅋㅋㅋㅋ
그러니 저 얄미워서라도 꼭 끝까지 읽으시기 바랍니다. (지금 막 다 읽은 올리브 키터리지에서 이런 심리가 많이 나오더군요.) ㅋㅋㅋㅋ

새파랑 2021-06-08 17:45   좋아요 6 | URL
언젠가는 읽을거긴 한데 낚시당한 책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어서 읽을순서에 고민입니다~!!

미미 2021-06-08 17:3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알아야 더 보이는 프루스트! 대신 되씹으며 더 알아가는 맛이 있지않겠어요? 그런 면에서 모를수록 이득이죠ㅋㅋㅋㅋㅋ
새파랑님 저 드뎌 📚교환받았습니다ㅋㅋ 5권 언제든 시작 가능입니당^^*

새파랑 2021-06-08 17:46   좋아요 5 | URL
앗 미미님 5권 시작하면 따라 읽겠습니다 ^^ 이미 가방안에는 5권 외 다른책 2권이 상시 대기중입니다 ㅎㅎ

미미 2021-06-08 17:48   좋아요 5 | URL
아! 올 여름 공포영화 따로 안봐도 되겠습니다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06-08 17:4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읽는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을것 같아요. 그러니 리뷰좀 안써지면 어때요! 괜찮습니다^^
저도 올해 안에는 시작해 보겠습니다**

새파랑 2021-06-08 18:03   좋아요 6 | URL
전 리뷰를 써야 다른 책을 읽을수 있어서요 ㅎㅎ 페넬로페님 꼭 시작하시면 좋겠어요^^

mini74 2021-06-08 18:3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감탄과 이해는 별개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 새파랑님의 완독을 응원합니다!

새파랑 2021-06-08 18:50   좋아요 5 | URL
언젠가는 둘이 만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

coolcat329 2021-06-08 19:3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정말이지...리뷰를 떠나서 읽었다는 그 사실만으로 자랑입니다.
산 정상이 보이네요. 내려오실 때는 조금 편하시길요~😙

새파랑 2021-06-08 20:07   좋아요 4 | URL
ㅋ 전 아직 안보이는데 ㅎㅎ 일단 5권 읽기 시작했어요 ^^

그레이스 2021-06-08 20: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업습니다.^^!

새파랑 2021-06-08 21:00   좋아요 3 | URL
눈에🔥 내면서 열심히 읽을께요^^

scott 2021-06-09 00:54   좋아요 4 | URL
두분의 🔥
제가 가져 가겠습니돵 ㅎㅎ

─🔥🔥Σ((( つ•̀ω•́)つ

붕붕툐툐 2021-06-08 21: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히야~ 전 1권만 넘기면 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네요~ 하지만 새파랑님이시라면 해내실거라 믿습니다!!

새파랑 2021-06-08 22:27   좋아요 4 | URL
리뷰쓰기가 힘들다는거지 책은 잘 읽힙니다~!! 툐툐님 꼭 읽어 보세요. 읽다만책 리스트에 안들어갈꺼라 확신 합니다 ㅎㅎ

희선 2021-06-09 02: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한번 보고 올해 안에 다시 보시겠다니,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합니다 다 알지 못해도 이 책을 보는 즐거움을 아셨으니 된 거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보면 다른 게 보이기도 하겠지요


희선

새파랑 2021-06-09 07:14   좋아요 3 | URL
그런데 언제나 생각은 앞서나 행동은 안따르는 경우가 많아서 그럴게 될지는 나중에 봐야할거 같아요^^

행복한책읽기 2021-06-09 06: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 <네명의 소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새파랑님에게 그런 날이 오기를 기원해드릴게요.^^ 끝까지 읽고 또 읽겠다니. 능히 그러실것 같사옵니다^^

새파랑 2021-06-09 07:14   좋아요 2 | URL
그런날은 오지 않을거라 봅니다^^ 마음만으로만 ㅎㅎ

모나리자 2021-06-09 10: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은 원래 이해하기 힘들대요.ㅎ
읽다가 잊어버리거든요. 문장이 끝이 없어...ㅋ
그래서 해마다 읽는다는 분 얘기도 들었습니다. 쭉~화이팅 하세요~새파랑님.^^

새파랑 2021-06-09 11:05   좋아요 2 | URL
읽는 도중에 잊어버리고, 마침표 찾고 그렇게 되더라구요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