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을 장식하기 위해서 반일정서가 필요하지" 내가 한 말입니다.한일관계와 미국에 대해서 꽤 오랫동안 자료를 모아서 집필한 원고뭉치가 있는데 그 글의 결론이죠.반공이데올로기를 손상하지 않는 한 일본에 대한 그 어떤 비난도 허용되지만 반공을 벗어날 땐 어디선가 부릅뜬 눈을 한 무서운 괴물이 나타나는 나라.
지난주 신문뭉치를 보니...그 주요기사들. 반공에 관련해서는 연평해전 10주년 특집, 당시 전사자가 난 데 대해 김대중,김동신,임동원,박지원에 책임이 있다...김현희 증언,노무현 정부가 김현희를 박해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진상조사특위 꾸리자는 움직임...
반일에 관해서는 일본핵무장 가능성...위안부소녀상 옆에 다케시마는 일본땅이라고 쓴 말뚝 발견...요코하마현 중학생용 부교재에 관동대지진 당시 일인들이 한국인 중국인을 살해했다는 내용 등장한 데 대해 산케이신문 등 보수진영 반발...
그런데 핵폭탄급 기사가 엊그제 나왔습니다...한일 간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협정을 맺기로 국무회의에서 의결, 북에 대한 정보를 일본이 많이 갖고 있으니 미국을 거치지 않고 한국이 바로 건네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명분. 사실 이런 움직임은 군사관계 기사를 정독한 나로서는 새삼스런 것은 아닙니다.우리 군부 일각에서 끊임없이 제기해왔으니까...그리고 재작년 PSI훈련 때 일본함대가 우리 영해에서 우리군과 합동훈련도 했죠.돌발적인 사건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제 반일과 반공의 결합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는군요.반일정서를 등에 업고 민주통합당에서는 한일군사협정에 반기를 듭니다.당연히 정부와 새누리당에서는 북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맞서겠지요.반일에 반공으로 맞서는 것입니다.우리나라의 보수적인 유권자들, 그리고 보수단체들은 어떻게 나설까요...독도문제에는 보수적인 단체들도 일본을 향해 제법 강한 목소리를 냈습니다.활빈당이나 재향군인회 같은 단체가 그 사례지요.그런데 한일군사협정이 북한견제를 위해서라면?
지난 금요일 신문에는 조선일보나 동아일보도 일본의 핵무장을 우려한다고 대서특필을 했습니다.일본이 원자력기본법에 '국가의 안전보장에 이바지한다'는 조항을 넣었는데 이게 핵무장을 염두에 둔 것아라고 사설까지 동원해 일본의 우경화를 규탄했지요.그런데 오늘 미국 국무부는 "한일군사정보공유를 위한 협정을 환영한다... 일본이 핵무장할 우려는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요코하마 중학생용 부교재에 관동대지진 관련내용이 들어갈 수 있도록 운동한 일본의 시민단체들은 이번 한일군사정보공유협정을 어떻게 볼까요? 찬성일까요, 반대일까요...나는 반대한다에 걸겠습니다.그러면 북한을 견제하자는 데 반대했으니 이제 그 단체들은 양심적인 일본인에서 빨갱이나 종북주의자가 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