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워크 -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라
박형준.박상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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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에는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살면 모든 것이 잘 된다는 착각! 그렇다. 그것은 착각이다. 이 책 『브레인 워크』를 읽으며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부지런히, 열심히! ' 그것은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법이 아니다. 때로는 전체적인 큰 틀에서 생각하지 않고 눈앞의 일만 열심히 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깨달을 필요가 있다. 아무 고민 없이 행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며, 때로는 시간과 노력을 더 들여야 원상복구할 수 있는 번거로움을 줄 수 있는 일이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시장 변화에 민감하라'고 한다. 시기에 맞추어 성공 법칙을 일러주는 것도 1부에서 흥미롭게 바라보게 되는 부분이다. 1부의 초반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1부에서는 도입기의 성공법칙, 성장기의 성공법칙, 성숙기의 성공법칙, 쇠퇴기의 성공법칙을 알려준다. 아무 때나 마음 먹고 열심히 한다고 모든 것이 따라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성공하고 싶다면 시장의 성공 법칙을 지켜야 한다. 세상이 창조, 유지, 파괴되는 과정을 반복하며 순환하듯이 경제도 도입, 성장, 성숙, 쇠퇴의 과정을 순환하며 변화하는 것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시장 상황의 변화에 맞게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도입기 때에는 혁신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대중적인 시장이 열려있지 않은 산업의 단계를 도입기라고 한다. 도입기에는 사업의 성공 확률이 매우 낮다. 때문에 충분한 조건이 맞지 않으면 진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도입기에 성공이 어려운 이유는 성장기로 넘어가는 데 거대한 간극인 '캐즘chasm'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혁신 사업은 대부분 도입기 시장에 갇혀있을 수밖에 없다. (21쪽)

그런 때에 혁신은 잡스도 망하게 한다. 아이폰 출시 이전에 휴대전화를 출시해오며 실패를 거듭해왔다는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성장기 때에는 차별화하지 말라고 한다. 차별화를 무조건 좋은 것으로 인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하며, 무조건 따라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돌다리를 두드리지 말고 신속하게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도입기 또는 성숙기에는 치밀한 준비를 기반으로 수익성 위주의 사업을 진행해야 하지만 성장기의 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이 가장 중요하다. 고객의 요구에 하나하나 대응하여 제품을 점검할 시간이 없으니 발 빠른 경기병을 먼저 보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성장기에서는 정밀한 검토보다는 빠른 의사결정과 일사불란한 실행이 가장 중요하다. (50쪽)

 성숙기의 성공 법칙도 따로 있다.

 산업의 성장기에서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급자 위주로 시장이 움직인다. 굳이 공급자가 수요자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이때에는 경쟁자보다 차별적 우위를 점해야 한다. 성숙기에 들어서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므로 소비자의 권한이 막강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자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경쟁자보다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55쪽)

 쇠퇴기에는 죽음과 수익성을 끝까지 미루라고 조언한다.

쇠퇴기에 무리하게 점유율을 확대하거나 매출을 증대시키려는 노력은 큰 도움이 안 된다. 일반적으로 쇠퇴기에는 기술적으로 진보된 대체재가 출현하게 되며 이에 따라 시장이 축소되면 회복은 불가능하다. 쇠퇴기에는 경쟁이 감소하고 유통이 축소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시장의 파이가 작아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때는 수익성을 강화하여 최대한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동시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야 한다. (78쪽)

 

 1부에서 시장 변화의 흐름을 총체적으로 살펴보았다면, 2부에서는 고객을 보는 안목을 키우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고객의 타깃을 설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양한 사례와 설명으로 인식하게 된다.

인간은 자신이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인간은 진화 과정 및 경험에서 쌓여온 행동 습관이 심리상에 남아있으며 그러한 경향은 이성적 사고 과정을 교란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심리 특성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면 혁신적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학문으로 발전하여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를 열었다. (199쪽)

 

 이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있는데, 독자에 따라 흥미로운 부분이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1부의 이야기가 좀더 솔깃했다.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한 번 쯤 생각해볼 문제일 것이고, 딱딱 떨어지는 것이 흥미로운 느낌이었다. 그동안 여기저기에서 보았던 이론적인 이야기를 시대 상황에 맞게 접목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2부의 이야기는 경영,마케팅 관계자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론서에서 보는 이론과 실제는 다른 것일까? 사실 교과서 따로, 실전 따로가 아니라, 시장의 상황에 따라 딱 맞아떨어지기도 하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 책을 보니 전체적인 흐름이 한 눈에 잡히는 듯하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Insight를 보면 전체 내용이 요점정리 되어 있다. 일단 이 책을 읽으며 다양한 사례와 그에 따른 지식을 접목시켜 받아들이고, 그 다음에는 주기적으로 뒷부분의 핵심요약정리를 보며 중요한 사항을 점검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막힘없이 흘러가듯 읽을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된 책이다. 경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배워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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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박힌 못 하나 - 곽금주 교수와 함께 푸는 내 안의 콤플렉스 이야기
곽금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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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학자 곽금주! 그 이름만으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도대체, 사랑』은 우리 주변에서 볼 만한 사람들의 예시와 저자의 이야기, 영화나 책 속에서 만나게 되는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히는 책이었기에 '심리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도 조금은 덜었고,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풀어놓은 글을 보니 친근감이 느껴졌다. 『도대체,사랑』을 통해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면, 이번에는『마음에 박힌 못 하나』로 내 안에 있는 콤플렉스를 샅샅이 훑어보고 파헤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이 책은 당신을 탐구하는 많은 방법 중 하필이면 조금 삐딱한 노선을 택하고 있다. 스스로도 정확히 모르고 있던, 혹은 알더라도 외면하고 싶은, 혹은 이제는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곤 하는 자신의 못난 모습, 바로 '콤플렉스'를 통해 보는 것이다.

책날개에 있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콤플렉스가 있지만, 누구든 외면하고 싶은 부분이다. 콤플렉스를 대하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 콤플렉스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당연스레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과 상대방을 이해하고 연민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는 말에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게 하고자 하며, 마음의 문을 열고 콤플렉스를 바라보기로 하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크게 3장으로 나뉜다.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콤플렉스가 있었다니! 다이아나 콤플렉스, 트롤 콤플렉스를 비롯하여 메데이아 콤플렉스, 카인 콤플렉스, 카산드라 콤플렉스, 폴로니어스 콤플렉스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만큼 다양하다. 처음에는 나와는 상관없는 콤플렉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다보니 주변 사람들 중 떠오르는 사람이 있거나, 나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이야기다. 콤플렉스를 들여다보는 시간은 묘하다. 솔깃한 심정으로 읽어나가다가 내 마음을 들킨 듯 께름칙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문득 치밀어오르는 거부감과 마주하게 될 때 적잖이 당황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나도 모르던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렇게 조금씩 인간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예전의 그 마음이 이런 콤플렉스로 인한 것이구나! 내 마음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정상과 비정상은 한끗 차이다. 어찌보면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모습이 다른 관점에서 보면 전형적인 비정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런 것이 인간의 삶이다. 이 책은 무언가 불편한 생각이 들어 읽는 속도가 더뎠던 책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다가 이 책의 제목을 다시 한 번 보게 되었다. '마음에 박힌 못 하나' 제목을 다시 보고 나서야 그 불편한 마음의 근원을 들여다보게 된다. 제목의 그 말처럼, 우리는 마음에 못 하나쯤 박힌 채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이미 박힌 못을 빼지 못하며 익숙한 듯 살아가다가, 어느 순간 바라보면 마음 속에 못 하나가 박혀있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내 안의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 명쾌한 것만은 아니다. 혼돈과 고뇌 속에서 찬찬히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언제고 필요한 일이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키우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 마음 속에 앙금처럼 남아있는 감정의 찌꺼기를 짚어주며, 내 마음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것이 콤플렉스를 치유하는 유일한 비결이라고 알려준다.

 

가슴에 박혀 있는 그 못이 나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줄 수 있음을 기억하자.

아프더라도, 피하지 말고 내 안의 못을 뽑아내자.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상처를 오랫동안 보듬자.

휑하던 빈 공간에 따뜻한 피가 돌고 새살이 돋아날 때까지. (에필로그_314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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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의 만찬 - 한식 문화로 본 우리의 아름다운 음식 이야기
이영애.홍주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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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이영애의 만찬>은 SBS 스페셜로 지난 2월 2일과 9일, 두 차례 방송되었다. 다큐멘터리 1부에서는 '소통'을 중심으로 한 조선시대 음식 이야기를 다뤘고, 2부에서는 '교류'에 초점을 맞춰 2000년을 이어온 한국인의 육식문화를 이야기했다. 120분이라는 방송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기에 방송에 담기지 못한 이야기들을 덧붙여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해당 방송을 접하지 못해서 '동명이인인가?' 생각했는데, 장금이 이영애라니! 그 사실을 알고 나니 당장 이 책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장금>을 인상적으로 보았기에 호기심이 가득해졌다. 반갑고도 궁금한 마음에 이 책 『이영애의 만찬』을 읽어보게 되었다.

 

 <대장금>을 하면서 궁중음식도 접해봤고 비빔밥 홍보대사로 재능기부도 해왔지만 '정작 우리 음식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별로 없었구나',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음식에 담긴 이야기들을 들려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이영애의 만찬> 다큐멘터리 제안을 받아들이게 한 것이다. 조심스러우면서 신중하고 차분한 느낌이 든다. 탁월한 선택이다. 6개월에 걸친 대장정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음식은 곧 내가 누구인지를 말해주는 문화다." 이런 마음을 갖고 밥상을 대하니 밥상 위에 놓인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도 허투루 보이지 않는다. 한 그릇의 밥과 국은 오랜 세월 우리의 민족과 같은 길을 걸어와 오늘날 우리의 밥상에 올랐을 것이다. 그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변모하기도 했을 테다. 귀족의 식탁에 오르던 상화가 분식집 찐빵으로 탈바꿈하기까지, 광해군이 즐기던 잡채가 당면잡채로 변모하기까지, 단아한 자태의 빈자법이 펑퍼짐한 빈대떡으로 변신하기까지. 그 음식이 지나온 시간만큼이나 그 속에 담긴 사연들도 많을 것이다. (95쪽)

 

 조선시대의 탐식가들 이야기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중 <대장금>을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만한전석'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띈다. 방송이 나간 후 예리한 시청자들이 만한전석은 청나라 때 생겨난 음식인데 명나라 사신에게 내놓은 것은 옥에 티라는 지적을 했다는 점. '청나라 초기까지만 해도 만주족의 음식으로 차린 연회를 만석이라 부르고, 한족의 음식으로 차린 연회를 한석이라고 구분지어 불렀다. 그런데 청나라 건륭제가 자신의 회갑잔치에 65세가 넘은 노인 2천 8백여 명을 초청하여 성대한 잔치를 벌였고, 이 연회에 만주족과 한족의 궁중요리를 총 망라한 음식을 선보였다. 이것이 곧 오늘날의 만한전석이 된 것이다.'(21쪽)

제대로 된 만한전석을 맛보려면 한 상에 우리 돈으로 무려 3백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도 놀라웠고, 정식 만한전석은 하루에 2차례씩 사흘간 계속되고, 무려 180가지가 넘는 요리가 오른다고 하니 흥미진진하다.

 

 수라상은 12첩이 아니라 7첩이었다?에 보면 왕가의 일상식을 유일하게 기록해둔 문헌이 <원행을묘정리의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장금이와 나인들이 매 끼니 고심해서 올렸던 그 많은 음식들이 기록에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또한 놀라운 일이었다. 궁중음식이라고 알려진 '구절판'은 사실 궁중음식이 아니라는 것도 새로운 사실! 1930년대 구한말 궁궐에서 음식조리를 담당하던 숙주들이 궁궐을 떠나 차리게 된 기생집에서 일부 기생집 요리가 궁중음식으로 둔갑한 것이다. 12첩 수라상 역시 어지러웠던 구한말에 탄생된 왕의 밥상이었다고 한다. 성리학을 근간으로 한 조선은 수라상도 소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한국 고기음식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우리 민족 최초의 고기 양념을 찾아 떠나는 과정을 보니, 순탄치 않은 제작 과정이 눈에 보이는 듯한 느낌이다. 이 책은 수많은 노력이 담긴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고기라 불리는 음식이 등장한 것은 100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자료를 뒷받침해 이야기해준다.

'불고기라는 단어가 최초로 등장한 문헌은 1922년 4월 1일 <개벽> 22호에 실린 현진건의 소설 <타락자>다. 그 이후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여러 문헌과 자료, 심지어 대중가요에서도 불고기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146쪽)

또한 불고기의 본래 명칭을 알기 위해서 불고기의 기원을 찾아간다. 여러 설 중 조선시대 설야멱에서 진화된 음식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고, 전통음식 연구가 윤숙자 선생님이 재연한 설야멱 조리법도 간단하게 설명해준다. 오늘날과는 다른 조리법이다.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고 차근차근 과거와 현대를 오가며 문헌적인 뒷받침도 해주니, 이 책을 읽으며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다. 다큐멘터리에 이렇게도 다양한 정보가 다 담길 수는 없었을터. 책으로 출간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음식들 속에는 한민족이 걸어온 길이 켜켜이 쌓여있다. 이 땅에서 오랜 세월 갖은 풍상을 견디며 살아온 옛 사람들의 삶과 지혜가 알알이 박혀있다. 그렇기에,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한국인의 삶을 대변해주는 산물이자, 우리 민족의 오랜 삶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소중한 선물이다. (137쪽)

 

이 책은 음식의 역사와 그에 담긴 정서를 읽을 수 있어서 기대 이상인 책이었다. 작가 홍주영은 이야기한다. '그동안 한식에 관한 수많은 다큐들이 제작됐지만, 음식에 담긴 한국인의 철학을 다룬 작품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음식에 담긴 한국인의 생각, 그리고 음식을 통해 보는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한 의도가 잘 반영된 책이고, 볼거리와 느낄 점이 가득한 책이었다. 잘못 알고 있던 음식문화를 이 책을 통해 정정해보는 시간이 되었고, 얼핏 알던 지식을 보강하는 의미로도 알찬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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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타파 매뉴얼 - 인간관계론을 바탕으로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최환규.김성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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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등' 정말 어려운 일이다. 크고 작은 모임에서 갈등은 수시로 일어난다. 아무렇지 않은 듯 흘러가기도 하고, 결국에 모든 난관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갈등은 무조건 아닌척 회피하거나 좋은 게 좋다고 흐지부지 덮어버리면 안된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갈등의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난처할 때가 있다. 싫지만 꾹 참아야 하는 건지, 괜히 나섰다가 성격까칠한 사람으로 낙인찍힐지, 눈치가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에서도 이야기한다. '갈등 없는 조직은 죽은 조직이다. 건강한 갈등은 생기 넘치는 조직을 만들며 조직의 성과 향상으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이 책을 통해 갈등 회피의 습관을 버리고 갈등과 대면하여 지혜롭게 갈등을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 이 책은 인간관계론을 바탕으로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갈등타파매뉴얼이다. 표지에 보면 '상대의 감정을 어루만지고 마음을 얻는 것이 최상의 갈등 해결책이다!'라는 글이 있다. 핵심적인 문장이 눈에 띄게 표지를 장식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최환규,김성희. 갈등관리 및 조정전문가다. 각자의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부부다. 맞벌이 생활을 하는 이들이 시간을 내어 함께 공부하기 시작한 것이 갈등 관리 및 갈등 조정 방법이었고, 오래전부터의 목표였던 공동 저서 발간을 드디어 해낸 것이다.

 

 이 책을 보고 첫 느낌은 '교재로 쓰면 좋겠구나!'였다. 이 책은 4개 영역, 18차시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1~4차시는 갈등의 이해, 제2장 5차시~10차시는 갈등의 원인, 제3장 11차시~14차시는 갈등 해결, 제4장 15~18차시는 갈등 예방에 대해 다루고 있다. 다양한 사례로 갈등 문제를 이론이 아닌 실제 상황으로 접하는 느낌이다. 사례와 토론, 활동 부분은 그룹을 만들어 함께 이야기하고 생각을 나누면 이 책을 더 활발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내용은 파란 박스로 강조되어 있다. 각 차시의 마지막에는 학습 정리가 되어 있어서 전체적인 내용을 한 번 더 정리해볼 수 있다. 핵심적으로 살펴보고 마무리하게 된다.

 

 이 책을 읽은 목적은 제목에 있는 것처럼 '갈등 타파'에 관한 것이었기에 3장과 4장에 특히 집중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점을 좀더 염두에 두어야할지, 분석과 해결책을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에서는 PPIN 분석을 통해 복잡한 갈등을 정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PPINProblem(문제), Position(입장), Interest(이해관계)와 Needs(욕구)의 머릿글자를 조합헤 만든 용어이다. PPIN 분석은 갈등이 발생했을 때 문제를 파악하고, 서로의 입장을 듣고, 갈등 당사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해관계를 파악하고 욕구를 찾을 수 있다. (176쪽) 갈등 당사자 모두의 욕구가 충족되는 관점에서 문제를 다시 파악하고, 보다 좋은 해결안을 만들기 위해 건설적인 제안을 하는 과정까지, 갈등의 해결 과정을 집중적으로 파악해본다.

 

 대화 분위기를 만들기, 문제 인식하기, 해결방법 찾기, 실행하기의 네 단계로 이루어지는 EASE 프로세스도 갈등 해결에 필요한 과정이다. 무엇보다 서로의 신뢰와 공감이 필요하고, 그런 마음이 밑바탕이 되면 갈등 상황에 빠지는 일이 극히 드물 것이며, 갈등 상황이 생기더라도 잘 극복해내 더욱 탄탄한 인간 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마지막에 있는 조직 갈등 극복방법과 조직 갈등 예방 방법은 조직의 리더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줄간격이 촘촘하고 학술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구성이다. 볼펜을 뽑아들고 줄을 그어가면서 공부하고, 사람들과 토론하기에 제격인 책이다. 갈등에 대해 생각해보고 원인을 분석하며, 해결책과 예방법을 총체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보냈다. 비온 뒤 땅이 굳어지는 것처럼, 갈등의 원만한 해결은 조직의 결속력을 끈끈하게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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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거짓말의 유혹
리아 헤이거 코헨 지음, 서정민 옮김 / 생각과사람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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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 시절, 수업을 받던 때가 생각난다. 선생님은 학생들이 다들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휙휙 넘어간다. 한 학생이 "선생님, 다시 한 번만 설명해주시겠어요? 이해가 안됩니다." 이야기했다. 선생님은 이런 것도 모르냐는 반응을 보이시며 설명하다가 "이해 안되는 사람, 솔직하게 손들어봐!" 하셨다. 처음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던 학생들이 하나 둘 주섬주섬 손을 들기 시작했다. 나도 그 학생 중 하나였다. 논어 위정편에 보면 아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知之爲知之 지지위지지 不知爲不知 부지위부지 是知也 시지야'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 그 당시도, 나의 학창시절에도,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은 무지함을 드러내는 것에 두려워한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 하고 넘어가는 것을 비롯하여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일상 생활 속에서 거짓말을 하며 지낸다. 때로는 직설적인 말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충격을 줄 것이라는 생각에 빙빙 돌려서 말하기도 하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좋아보인다는 말도 서슴지 않게 한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솔직하기만 하다면 그것도 버티기 힘든 분위기라는 생각이 든다.

거짓말은 사회적 소통을 위해 필수적인 수단이다. 그러므로 거짓말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관계를 돈독하게 하거나 매끄럽게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사실과 다르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누군가를 알아보는 척, 반가운 척, 애써 기쁜 척하는 것들은 선의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아주 좋게 말하면, 거짓말도 친절한 마음씨의 일환인 것이다. (16쪽)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묵직하고 두꺼운 책이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이 책은 얇고 간결한 책이다. 마음만 먹으면 금세 읽어낼 수 있는 가벼운 에세이다. 이 얇은 책은 훨씬 더 짧은 에세이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두 가지 종류의 거짓말을 살펴본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기 위한 거짓말, 아는 것을 모르는 척하기 위한 거짓말이다. (17쪽)

사회 생활을 하며 다양한 거짓말과 침묵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이 책에서 크게 두 가지 종류의 거짓말에 대해 살펴보게 된다. 이론만 나열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인터뷰하고 조사하여 개인의 사례를 글에 잘 풀어나갔다. 비슷한 상황의 내 모습 혹은 지인의 모습과 오버랩시키며 읽어나가게 되었다.

 

 생각보다 너무 얇아서 아쉬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두껍고 잘 안읽히는 책보다는 얇고 술술 읽히는 책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의 추천사 중 나의 느낌을 한 문장으로 명쾌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글이 있어서 서평의 마지막에 담아본다.

짧고, 흥미롭다. 동시에 강력하고, 지혜롭다.

 

코헨은 소크라테스처럼 모르는 것을 파악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태도를 자랑스럽게 여기라고 충고한다.
- 존 페리(John Perry) / [미루기의 기술(The Art of Procrastination)]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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