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박힌 못 하나 - 곽금주 교수와 함께 푸는 내 안의 콤플렉스 이야기
곽금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심리학자 곽금주! 그 이름만으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도대체, 사랑』은 우리 주변에서 볼 만한 사람들의 예시와 저자의 이야기, 영화나 책 속에서 만나게 되는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히는 책이었기에 '심리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도 조금은 덜었고,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풀어놓은 글을 보니 친근감이 느껴졌다. 『도대체,사랑』을 통해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면, 이번에는『마음에 박힌 못 하나』로 내 안에 있는 콤플렉스를 샅샅이 훑어보고 파헤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이 책은 당신을 탐구하는 많은 방법 중 하필이면 조금 삐딱한 노선을 택하고 있다. 스스로도 정확히 모르고 있던, 혹은 알더라도 외면하고 싶은, 혹은 이제는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곤 하는 자신의 못난 모습, 바로 '콤플렉스'를 통해 보는 것이다.

책날개에 있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콤플렉스가 있지만, 누구든 외면하고 싶은 부분이다. 콤플렉스를 대하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 콤플렉스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당연스레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과 상대방을 이해하고 연민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는 말에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게 하고자 하며, 마음의 문을 열고 콤플렉스를 바라보기로 하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크게 3장으로 나뉜다.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콤플렉스가 있었다니! 다이아나 콤플렉스, 트롤 콤플렉스를 비롯하여 메데이아 콤플렉스, 카인 콤플렉스, 카산드라 콤플렉스, 폴로니어스 콤플렉스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만큼 다양하다. 처음에는 나와는 상관없는 콤플렉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다보니 주변 사람들 중 떠오르는 사람이 있거나, 나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이야기다. 콤플렉스를 들여다보는 시간은 묘하다. 솔깃한 심정으로 읽어나가다가 내 마음을 들킨 듯 께름칙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문득 치밀어오르는 거부감과 마주하게 될 때 적잖이 당황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나도 모르던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렇게 조금씩 인간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예전의 그 마음이 이런 콤플렉스로 인한 것이구나! 내 마음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정상과 비정상은 한끗 차이다. 어찌보면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모습이 다른 관점에서 보면 전형적인 비정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런 것이 인간의 삶이다. 이 책은 무언가 불편한 생각이 들어 읽는 속도가 더뎠던 책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다가 이 책의 제목을 다시 한 번 보게 되었다. '마음에 박힌 못 하나' 제목을 다시 보고 나서야 그 불편한 마음의 근원을 들여다보게 된다. 제목의 그 말처럼, 우리는 마음에 못 하나쯤 박힌 채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이미 박힌 못을 빼지 못하며 익숙한 듯 살아가다가, 어느 순간 바라보면 마음 속에 못 하나가 박혀있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내 안의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 명쾌한 것만은 아니다. 혼돈과 고뇌 속에서 찬찬히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언제고 필요한 일이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키우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 마음 속에 앙금처럼 남아있는 감정의 찌꺼기를 짚어주며, 내 마음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것이 콤플렉스를 치유하는 유일한 비결이라고 알려준다.

 

가슴에 박혀 있는 그 못이 나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줄 수 있음을 기억하자.

아프더라도, 피하지 말고 내 안의 못을 뽑아내자.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상처를 오랫동안 보듬자.

휑하던 빈 공간에 따뜻한 피가 돌고 새살이 돋아날 때까지. (에필로그_314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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