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데나 펼쳐들어서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부터 읽어도 좋겠다. 책을 펼치자마자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건 "진짜 문제를 찾는 법"이었다. 문제 해결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왜?'를 다섯 번 반복하며 본질을 묻는 일이다. 도요타의 사고 방식에서 비롯된 5 Why 기법이 창의력의 토대가 된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책에서는 그것을 설득력 있게 정리해놓아서 시선을 집중할 수 있었다.
또한 '눈치 연습법'이나 '직접 실천하는 법' 같이 말 그대로 뇌를 움직이는 생활 훈련이 펼쳐진다. 가령 동영상을 볼 때 소리를 끄고 자막 없이 관찰해보라는 조언은 주의를 끄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진짜 중요한 단서와 신호를 포착하는 훈련이 된다.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제스처나 표정 속에, 창의력의 실마리가 숨어 있다는 메시지다. 생각은 결국 훈련이고, 다르게 보기는 곧 새롭게 만들기의 시작임을 이 책은 반복해서 상기시켜준다.
AI와 창의성의 관계에 대한 챕터도 인상 깊었다. AI로 창의성 강화하기라는 주제에서 저자는 AI가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을 보완하고 확장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말한다.
예측 가능한 정보를 AI가 정리하는 동안, 인간은 더 비예측적이고 비틀어진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즉, AI 시대의 창의성은 더욱 본질적이고 인간적인 질문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기발한 방법론을 자랑하는 책이라기보다, 삶의 태도 자체를 재조정하게 만든다. 가령 "규칙을 뒤집어 상식에 도전하라"라는 조언은 행동 이전에 사고방식의 전복을 요구한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급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고착화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는 데 필요한 자극이기도 하다.
『뻔하지 않은 생각』은 창의성을 장식품처럼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 책은 생각을 바꾸는 근육을 기르고, 진부함이라는 벽을 무너뜨리려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일종의 훈련서다.
손에 들었을 땐 부담 없이 읽히지만, 덮고 나면 생각의 여운이 오래 남는다.
창의력 부족으로 고민이라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생각 전환법 24가지가 꽤 유용한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다.
억지로 새로움을 짜내기보다, 이미 익숙한 사고의 틀을 조금씩 비틀어보는 것. 그 시작을 도와주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이 책 곳곳에 스며 있다.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어떻게 관찰할 것인가, 어떻게 행동으로 옮길 것인가에 대한 실제적인 조언은 막막함 속에서 다시 한 번 가능성을 발견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