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있는 일러스트 덕분에 책이 주는 감각적 경험이 한층 더 풍부해진다. 실제 사진이 아니라 그림으로 표현된 음식들은 상상의 여지를 남기며,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고로상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림 속 음식들은 그가 드라마에서 마주했던 한 끼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새롭게 다가오는 요소가 있다.
이 일러스트들은 고로상이 음식을 접할 때의 순간적인 감정과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한입 베어 물었을 때의 감탄, 따뜻한 국물을 삼킬 때의 안도감, 예상치 못한 조합에서 느끼는 신선한 발견. 이 모든 감각들이 그림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와닿는다.
책을 읽으며 일러스트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고로상처럼 음식 앞에서 신중해지고, 한입 한입을 더 깊이 음미하게 된다. 혼밥의 시간은 더 이상 허전한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나를 위한 순간으로 변한다. 그리고 책을 덮은 후, 자연스럽게 다음 식사에서 어떤 음식을 골라볼지 고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