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중반부에 이르면 칸트의 순수이성비판과 헤겔의 정신현상학이 등장한다.
난해한 이름들이지만 저자의 설명은 놀랍도록 친절하다.
그는 칸트를 완전성과 절대성의 신화를 깬 철학자로, 헤겔을 변증법으로 세계를 재구성한 사상가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완전함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불완전 속에서도 협력과 신뢰를 발견하라는 메시지를 건넨다.
인간의 자유는 인식에서 비롯된다는 칸트의 사유가 마음에 오래 남는다.
나를 움직이는 것은 외부의 법칙이 아니라 내 안의 이성이라는 믿음.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던지는 강렬한 통찰이다.
저자는 철학함의 씨앗은 의심과 경탄에 있다고 말한다.
철학이란 결국 '왜'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어떻게'라는 성찰로 나아가는 여정이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시대마다 철학자들이 직면했던 문제들이 놀라울 만큼 지금 우리의 고민과 닮아 있다.
플라톤이 이상국가를 그렸던 이유,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 말했던 이유, 니체가 신의 죽음을 선언한 이유는 모두 같은 질문에서 비롯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책은 그 질문을 잃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지적 지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