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소개된 오페라는 '토스카', '라 트라비아타', '에브게니 오네긴' 등 시대와 언어를 넘나든다. 저자는 각 오페라의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하는 편지를 단서 삼아 인물의 감정선과 작품의 구조를 차근히 짚어낸다. 편지가 쓰이는 이유, 전해지는 방식, 그리고 그 이후 인물들의 선택과 운명을 따라가다 보면, 오페라는 더 이상 낯선 예술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의 마음을 가장 극적으로, 가장 진실하게 표현하는 예술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특히 흥미로운 지점은 영화 속 장면과의 병치다. 저자는 오페라를 원작으로 한 영화 속 연출들을 비교 분석하며 감정의 밀도와 표현 방식의 차이를 풀어낸다. 같은 편지인데도 영화에서는 클로즈업으로 감정을 밀어붙이고, 오페라 무대에서는 음악과 몸짓으로 그 떨림을 전한다. 이런 비교는 장르를 넘나드는 감상의 문을 열어준다. 오페라와 영화, 고전과 현대, 무대와 스크린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