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이 책은 작가라는 이름이 단지 결과물이 아닌 과정이라는 것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그가 어떤 문장을 위해 얼마나 많은 초고를 태우고, 얼마나 자주 자기 문장을 부정했는지를 보면, 예술이란 늘 불완전함과 함께 걷는 것임을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의 특별함은 피츠제럴드가 직접 주고받은 서신들 속에 있다. 세심하게 선별된 편지들을 읽다 보면, 한 편의 자서전보다 더 진솔하게 그 사람을 들여다볼 수 있다.
글쓰기에 대해 말하는 피츠제럴드는 자기 확신에 찬 예언자가 아니라, 늘 불안정한 발끝으로 균형을 잡으며 걸어가는 곡예사에 가깝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반복되는 문장의 고민, 돈과 글 사이에서의 갈등, 재능을 의심하는 고백들이 쌓이며 독자는 저절로 그의 분투에 마음을 기울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