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과 수리공 - 과학을 뛰어넘은 엔지니어링 이야기
권오상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제목과 소개를 보고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노벨상을 수상한 대부분의 물리학자는 과학자가 아닌 엔지니어였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책이라는 생각에 기대가 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저명한 과학자 대부분은 자신을 엔지니어라고 소개했지만, 시간이 흘러 현대에 접어들면서 당시 자신을 엔지니어라고 소개했던 사람들이 모두 과학자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솔직히 잘 몰랐기에 더욱 궁금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어서 이 책 『노벨상과 수리공』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들어가는 말'에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신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교묘한 방식으로 그러한 신화가 생산, 재생산되고 주입된다니 이 분야의 사람들 목소리에 귀기울여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과학이 우선하고 그 외의 다른 것들, 즉 기술, 공학, 엔지니어링 등은 그에 종속되어 있고 그로부터 파생되어 나온다는 주장이다."(4쪽) 나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과학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 것이 아니었나?' 아니었나보다.

 

 하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다. 엔지니어나 공돌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지만, 비하하는 느낌을 가진 적은 없고, 과학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 단어에 비하하는 느낌을 받아야했던 것일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이 책의 서두 부분에 '엔지니어링과 과학의 개념적 차이는 작지 않다"는 이야기가 낯설었다. 처음부터 저자의 견해를 따라가기에는 나의 생각이 많이 달랐다는 느낌이 들었다. 구체적인 내용을 읽어도 솔직히 크게 와닿지 않았다. 안타까운 생각마저 들었다.

 

 사실 처음에 낯설어도 읽다보면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는 듯한 환희에 벅차오르는 책이 종종 있다. 이 책에 대해서도 그런 기대를 살짝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나가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던 것이 아쉬웠다. 이 책을 엔지니어의 길을 걷고 싶은 사람들 혹은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공감을 많이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과학과 엔지니어를 구분하지 못하는 일반인 독자로서 읽기에는 벅찼던 책이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년 4월에 읽은 책 중 저에게 의미를 던져 준 책 5권을 소개합니다.

 

제 멋대로 기준이지만,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제 생각을 바꾸고, 저에게 변화를 일깨워준 책을 위주로 하였습니다.

 

 

5위 꽃으로 바라본 문학 [문학 속에 핀 꽃들]

 

 

 

 

이 책은 기획 자체가 신선하다. 그동안 소설을 읽어도 그 안에 나오는 꽃에 대한 기억은 강렬하지 않았다. 그러니 당연스레 꽃을 보아도 책에 나온 부분을 생각해내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두 가지를 결합해서 보게 되었다. 그동안 소설을 읽으며 흘려넘겼던 꽃들에 이제야 관심이 생긴다. 자세히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미 읽은 소설이지만 새롭게 다가오고, 또다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 이 책 『문학 속에 핀 꽃들』의 장점이었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꽃에 대한 관심여부를 떠나 새로운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게 된다. 어떤 관점에서 작품을 보느냐는 개인의 관심분야에 따라 많이 달라지겠지만, 꽃으로 바라본 소설에 이렇게 풍성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이 책을 보며 꽃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이 많았다. 관심이 생긴다. 앞으로 보게 되는 문학작품 속에서 '꽃'에 한 번이라도 더 눈길을 주게 될 것이다.

 

꽃은 문학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문학은 꽃의 '빛깔과 향기'를 더욱 진하게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꽃과 문학만큼 잘 어울리는 환상적인 마리아주도 없는 것 같다. 작가들이 꽃에 더 관심을 가지면 그만큼 더 우리 문학이 아름다워질 것이다. (321쪽)

 

 

4위 음식에 담긴 한국인의 철학, 볼거리와 느낄 점이 가득한 책 [이영애의 만찬]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고 차근차근 과거와 현대를 오가며 문헌적인 뒷받침도 해주니, 이 책을 읽으며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다. 다큐멘터리에 이렇게도 다양한 정보가 다 담길 수는 없었을터. 책으로 출간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음식들 속에는 한민족이 걸어온 길이 켜켜이 쌓여있다. 이 땅에서 오랜 세월 갖은 풍상을 견디며 살아온 옛 사람들의 삶과 지혜가 알알이 박혀있다. 그렇기에,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한국인의 삶을 대변해주는 산물이자, 우리 민족의 오랜 삶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소중한 선물이다. (137쪽)

 

이 책은 음식의 역사와 그에 담긴 정서를 읽을 수 있어서 기대 이상인 책이었다. 작가 홍주영은 이야기한다. '그동안 한식에 관한 수많은 다큐들이 제작됐지만, 음식에 담긴 한국인의 철학을 다룬 작품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음식에 담긴 한국인의 생각, 그리고 음식을 통해 보는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한 의도가 잘 반영된 책이고, 볼거리와 느낄 점이 가득한 책이었다. 잘못 알고 있던 음식문화를 이 책을 통해 정정해보는 시간이 되었고, 얼핏 알던 지식을 보강하는 의미로도 알찬 책이었다.

 

​3위 코끼리의 주인이 되자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이 책을 읽으며 공감되는 이야기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벽돌 두 장의 이야기도, 두려움이 고통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는 치통의 일화도, 지금의 나에게 무언가를 일깨워주는 역할을 한다. 일화를 통해 주제를 전달하는 것이 좋고, 옛날이야기를 듣듯이 편안하게 보면서도 '아! 그렇구나!' 손뼉을 탁 치면서 공감할 수 있기에 마음에 들었다. 고압적이고 경직된 자세로 가르치려 하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좋았다. 편안하면서도 마음의 핵심부를 찌르는 시간, 깨어있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문득 '아하!'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각각의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어우러지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108가지 이야기를 통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2위 포장되지 않은 솔직함이 매력적인 책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포장되지 않은 솔직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솔직해서 매력적이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담백한 느낌, 음식 재료의 맛을 100% 살린 요리의 느낌이다. 미사여구 필요없이 핵심을 찌르는 단순함이다. 꾸미지 않은 숭고함이 느껴진다.

 

 이 책에서 여행의 출발, 동기, 풍경, 예술, 귀환의 전 과정을 살펴보게 된다. 각 과정에는 여행 장소안내자가 있다. '안내자'는 샤를 보들레르, 귀스타브 플로베르, 윌리엄 워즈워스 등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그 주제에 맞추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에 큰 역할을 하며, 여행 속의 여행으로 안내해주는 것이다. 누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일정 부분 공감하게 되는 영역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특정 여행지가 아니라 여행 자체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기도 하고, 이 책을 통해 '여행'이라는 것 자체를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1위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당하는 책 [히말라야 길을 묻다]

 

 

 

 

 

 이 책에는 파키스탄 히말라야, 인도 히말라야, 네팔 히말라야 등 총 3 파트의 내용이 실려있다. 사진만 보아도 눈을 사로잡고 탄성을 내지르게 된다. 경외감에 압도당한다. 단순히 히말라야의 자연 경관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그곳 사람들의 생활 등 삶의 이야기가 함께 담겨있어서 읽을 거리가 풍부하다. 이야기로만 듣고 궁금했던 곳에 대해서도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알게 되는 시간이다.

 

이 책은 그저 사진 감상하며 가볍게 읽으려고 했다가 꼼꼼이 눌러읽게 되는 책이었다. 사진을 보고 또보고, 글을 천천히 읽게 된다. 사진을 제대로 담고, 글도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서 담았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파키스탄, 인도, 네팔을 아우르며 이곳의 현재모습을 바라보는 시간도 갖게 된다. 정치, 경제, 종교, 자연현상 등 포괄적으로 접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젠가 한번쯤, 스페인 - 스페인 곳곳에 숨어 있는 작은 마을을 가다
박성진 지음 / 시드페이퍼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제목처럼 '언젠가 한 번쯤, 스페인'을 꿈꾸고 있다. 그런데 '언젠가'라는 것이 정말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나도 모른다. 이 책의 제목과 아기자기한 표지 느낌에 저자가 여성이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신혼 3년째 뒤늦게 유학을 결심한 아내의 성화에 회사를 그만두고 짐을 꾸렸다'는 글을 보고 '앗, 저자는 남성이구나!'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지난 2년 6개월 때문에 난 스페인에 미치고 말았다.'고 이야기한다. 날씨가 정말 좋아서 어디로든 떠나버리고 싶은 시간, 『언젠가 한 번쯤, 스페인』을 보며, 그가 이야기하는 스페인 이야기에 빠져들어, 꿈틀거리는 여행 본능을 달래보기로했다.

 

 이 책에는 스무 곳의 스페인 마을이 담겨있다. 맨 앞에 나오는 '세고비아'만 알고 있을 뿐, 나머지는 이름도 생소하고, 낯설다. 그렇기에 더욱 흥미롭게 바라본 점도 있었다. 새로이 알아가며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는 기분이었다. 힘들게 시간을 투자해 여행을 떠나는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물만 바라본 느낌이다. 움직이기 귀찮을 때에는 만족도가 더욱 크다. 책 속의 글과 사진으로 조금씩 스페인에 대한 지식을 넓혀나간다. 사진 속에 담긴 스페인 구석구석의 모습은 '아름답다!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책과 제목, 저자의 이름을 보면, 어떤 책일지 짐작되는 것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느낌에서 조금은 벗어났다. 감상적인 여행에세이라고 생각했는데, 여행기를 담기는 했으나 감상에 빠져들지는 않는다. '여행자 수첩'을 보면 그곳까지 가는 교통 정보와 관람 및 요금 정보, 준비사항, 레스토랑 정보, 축제 정보, 웹사이트 정보 등 여행지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여행의 여정과 여행 정보를 살짝 맛볼 수 있는 책이다.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알깔라 델 후까르, 인도의 함피가 떠오르는 안달루시아의 안떼께라, 살랑살랑 불어오는 따스한 실바람이 기분을 들뜨게 했다던 네르하, 가장 아름다운 시골마을 경연에서 1위를 차지하였다는 프리힐리아나, 이 책을 통해 스페인의 작은 마을을 하나 둘 마음에 담아놓는다.

 

 저자는 이곳에 등장하는 마을들을 10년 후에 다시 여행하겠다고 결심했다.

"그것은 내 삶에 대한 성지순례이자 잊을 수 없는 그리움을 달래는 방법이다. 그때는 친구가 써준 쪽지를 서랍에서 꺼내 40곳의 마을을 모두를 가볼 참이다. 그 길 위에서 '당신'을 만나길 기대해본다." (프롤로그_1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머니야? 머니야!는 어떻게 1억을 벌었을까? - 블로그 입문부터 월 1천만 원 수익의 프로블로거가 되기까지
조헌탁 지음 / 길벗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지금껏 블로그는 서평을 올리는 정도로 활용하고 있었다. 어쩌다가 방문객 수가 급증하면 오히려 당황스럽기만 하다. '왜 갑자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왔지?' 당연히 블로그로 인한 수입은 제로.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이 정말 솔깃하지 않은가? 『머니야? 머니야!는 어떻게 1억을 벌었을까?』제목을 보고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정말인지, 그렇다면 어떻게 했는지, 그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이 책의 저자는 조현탁. 책날개를 보니 저자 소개가 되어 있다. 주요 저서도 이미 두 권이 출간되었다.

'2007년 1월. 블로그 '머니야? 머니야!'를 시작하여 7개월 만에 월 1천만 원을, 현재는 연 1억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프로블로거입니다.'

나는 그 이전부터 블로그를 이용했는데, 2007년에 시작하여 그만큼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니 수익성을 기준으로 활동하고 있는 블로거인가보다. 그의 노하우가 궁금했다. 내가 전혀 모르고 있는 세상을 엿볼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이 책에는 저자가 블로그를 시작하여 어떻게 활동했는지 그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이 책을 읽다보니 블로그로 돈을 버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 투자와 아이디어의 연구, 끊임없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일테다. 쉬운 듯 하다가 갑자기 어려워지기도 하고, 이 정도면 거뜬하게 해볼만하다고 생각하다가 엄두가 안나기도 한다. 할 일이 정말 많고 신경써야할 것이 어마어마하다.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하긴 이 세상에 쉽게 돈 벌 수 있는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된 개념은 프로블로그. 프로블로그는 블로그를 활용함으로써 상당한 수익을 거두는 블로그다. 프로블로그의 목표는 수익을 내는 것이 최우선이다. 프로블로그는 파워블로그가 되면 더욱 좋지만 안 되어도 아쉬울 게 없다. 수입을 내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상황에서 블로그는 꾸준히 새로운 포스팅을 올리고, 그것도 수익 포스트로! 이웃 관리를 비롯하여 신경쓸 것이 정말 많다.

 

 이 책에는 다양한 방법이 구체적으로 나와있다. 상세하게 안내해준다. 블로그를 하는 것과 수익은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을 뒤집는 책이었다. 반신반의 하게 된다면 일단 직접 따라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만만치 않은 일이지만 일단 시작하고 꾸준히 시간을 투자하여 관리하면 결과가 보일 것이다. 이 책에서 노하우를 세세히 알려주고 있기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이퍼펑크 - 어산지, 감시로부터의 자유를 말하다
줄리언 어산지 외 지음, 박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는 세상이다. 그만큼 개인정보를 쉽게 내주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러 번에 걸친 대대적인 정보유출 사건으로 거의 전국민의 정보가 다 털렸을 것이다. 카드,핸드폰,전화,은행 등 우리의 아주 사적인 정보가 대대적으로 공개되는 셈이다. 그저 보이스피싱 도구로만 유출된 것이라면 극히 일부의 좁은 의미로 해석한 것이다. 이미 해지한 카드의 정보도 죄다 유출되었다는 사실과 어떻게 알았는지 시도때도 없이 울려대는 스팸 메시지에 짜증이 나기도 한다. 그래도 단순히 '그것 가지고 어디에 쓰겠어?'라고 안일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거대한 힘에 의해 개개인의 정보가 유출되고, 통제를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면?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썩 좋지 않은데, 이 책 『사이퍼펑크』를 보며 실질적인 경고에 정신이 바짝 차려진다.

 

 이 책의 맨 앞에 보면 사이퍼펑크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처음에는 이 단어조차 생소한 느낌이었다. 처음 접하는 단어이니 당연한 일이겠지? 책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본다.

 

사이퍼펑크란 무엇인가?

 

사이퍼펑크사회적, 정치적 변화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암호 기술 및 이와 유사한 방법을 활용하는 사람을 말한다. 1990년대 초에 모습을 드러낸 사이퍼펑크 운동은 <암호 전쟁>이 벌어졌던 1990년대와 이후 인터넷의 봄을 맞이했던 2011년에 가장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암호에 저항을 상징하는 펑크를 붙여서 만든 합성어인 사이퍼펑크는 2006년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등재되었다.

 

 

 본격적인 내용에 앞서 서문에서는 '암호 전사들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한다.

이 책은 선언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그럴 만한 여유가 없다. 이 책은 경고다. (서문_9쪽)

이 책은 토론 형식으로 진행된다. 토론 참석자들은 총 네 명이다. 위키리크스의 편집장인 줄리언 어산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노이즈브리지의 설립자 제이컵 아펠바움, 독일 카오스 컴퓨터 클럽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앤디 뮐러마군, 라 카드라튀르 뒤 네트의 공동설립자이자 대변인인 제레미 지메르망. 이렇게 네 명의 토론자가 공동저자이며, 그들의 토론으로 한 권의 책이 구성된다.

 

 위키리크스의 존재에 대해서조차 잘 몰랐던 나에게는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엄청난 세상을 들여다보는 듯한 충격이었다. 책을 읽어도 편독을 하게 되고, 음식을 먹어도 편식을 하는 습성인지라, 이 책이 낯설었다. 불편한 생각이 들었다. 책분류에 보면 '국제사회비평'이라고 되어있는데, 나에게는 쉽지 않은 책이었다. 읽는 속도가 더뎠고 읽다가 앞으로 되돌아가서 다시 읽어나가기도 했다. 내심 미심쩍은 생각도 들고, 설마 그렇게까지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진실은 대부분 미심쩍은 의문 이상으로 존재하는 것이 우리 삶의 모습이다.

 

 오늘도 아무렇지도 않게 인터넷을 켜서 서평도 올리고 자료 검색도 하게 되는데, 민간 기업의 스파이 활동에 대한 이야기는 섬뜩하기까지 했다. 나도 가끔 구글 검색을 하는데, 구글에 대해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알고 있죠.'라고 이야기하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나? 알아야 할 사실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는 사실이 영 불편하다. 뒷골이 당기고 찝찝한 기분이다. 그럴 때쯤 줄리언 어산지가 한 마디 한다. "지금까지 비관적인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으니 이제 현실적으로 가능한 유토피아 시나리오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줄리언 어산지가 유토피아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인상적이다. "유토피아가 오직 한 가지 형태만 존재한다면, 그런 유토피아는 제게 디스토피아와 다름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유토피아에서는 상호 작용의 시스템과 모델은 다양해야 합니다."(205쪽)

 

 책을 읽으며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시간은 필요하다. 때로는 뒷목을 잡아가며, 울컥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는 현실도 있다. 이런 것도 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알아갈 필요가 있다. 마음이 무거워지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