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처럼 생각하기 - 기후 위기의 지구에서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벤 롤런스 지음, 김주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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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아이가 어느 날 "지구가 계속 뜨거워지면 우리는 어떻게 돼?"라고 묻는다면 무엇이라고 답할 수 있을까.

괜찮다고 달래기에는 현실이 무겁고, 사실을 그대로 말하기에는 아이가 걱정될 것이다.

『숲처럼 생각하기』를 읽으며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정답을 아는 일이 아니라 아이의 질문에 함께 고민해주는 태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재천 교수가 추천한 이 책 『숲처럼 생각하기』는 두 딸에게 보내는 아빠의 편지를 통해 기후위기를 놀라울 만큼 쉽고 따뜻하게 들려준다.

벤 롤런스는 기후위기의 한복판에서 첫아이를 맞이 했다.

물의 님프 다이프니스에서 이름을 따온 대프니와 동생 시시가 살아갈 세상을 생각하면 아버지의 마음은 편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아이들에게 암울한 미래부터 들이밀지 않는다.

숲과 바다, 고래와 코뿔소, 플라스틱 장난감과 자동차 이야기를 꺼내며 세상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차근차근 보여준다.

어렵게 느껴질 법한 환경 이야기가 아빠에게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술술 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들의 질문은 엉뚱하면서도 핵심을 찌른다.

열대우림을 계속 베어버리면 우리가 숨 쉴 공기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딸에게 아빠는 나무와 산소의 관계를 차분히 설명한다.

"지구에 엄청난 선글라스를 씌우면 온난화를 막을 수 없어?"라는 질문도 웃어넘기지 않는다.

실제로 태양빛을 조절해 기온 상승을 늦추려는 연구가 있으며 이를 지구공학이라고 부른다고 알려준다.

아이가 던진 작은 물음표가 과학과 생태, 인간의 책임으로 확장되는 과정이 흥미롭다.


프라하 자연사박물관에서 만난 23미터 길이의 거대한 고래와 흰코뿔소 이야기는 마음을 오래 붙잡는다.

거대한 고래를 바라보며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끼는 순간 뒤에는 인간의 욕망으로 벼랑 끝까지 몰린 생명들의 현실이 놓여 있다.

특히 마지막 암컷 두 마리만 남은 흰코뿔소 이야기는 멸종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실감하게 한다.

한 종이 사라진다는 것은 이름 하나가 목록에서 없어지는 일이 아니라 오랜 시간 이어진 하나의 생명 세계가 끊어지는 일이다.

플라스틱을 바라보는 시선도 인상 깊다.

플라스틱은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생산과 운송 과정에서 탄소를 남기고 생물다양성에도 깊은 흔적을 남긴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죄책감을 씌우지는 않는다.

플라스틱 장난감 속에서 자랐어도 아이들의 상상력까지 오염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그 자유로운 상상력이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오래된 질서를 넘어설 빛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아빠는 작가니까 책으로 알리면 되겠네"라는 아이의 말에서 이 책이 시작되었다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아빠와 딸들이 기후정책을 이야기하는 장면에서는 이 가족의 대화가 얼마나 깊은지 느껴진다.

이미 시작된 온난화를 당장 멈추기는 어렵지만 그 속도를 늦추고 변화에 적응할 힘을 기를 수는 있다고 설명한다.

숲을 되살려 국토의 상당 부분을 다시 녹색으로 채운 코스타리카의 사례도 보여준다.

개인의 실천만을 강조하기보다 정부와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까지 시야를 넓힌다는 점도 좋다.

특히 딸이 쓴 시 「나는 문어」에서는 어린아이의 시선이 가진 힘에 놀라게 된다.

인간의 자리에서만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 다른 생명의 눈으로 세계를 상상해보는 능력이다.

이 지점에서 이 책의 제목인 '숲처럼 생각하기'의 뜻도 또렷해진다.

숲에는 홀로 살아가는 존재가 없다.

나무와 곤충, 흙과 균류, 물과 동물이 서로 기대며 하나의 세계를 만든다.

인간도 그 관계망 안에 들어 있는 생명 가운데 하나이다.

그래서 이 책은 기후위기를 알려주는 환경 책인 동시에 부모와 아이가 어떻게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지 보여주는 자녀교육서로도 읽힌다.

아이의 질문에 서둘러 답을 주기보다 함께 생각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며, 불편한 현실도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언어로 건네는 아버지의 태도가 오래 남는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이 옳은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선택하는 과정이다.

기후위기 역시 거대한 숫자와 통계만으로 바라볼 때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살아갈 미래라고 생각하는 순간 훨씬 가까워진다.

『숲처럼 생각하기』는 두 딸에게 보내는 아빠의 편지에서 출발하지만 그 질문은 모든 세대를 향한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어떤 지구를 건넬 것인지, 그리고 오늘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를 가족과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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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야기
스기마타 미호코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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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탄생에서부터 사망까지 렌즈를 대놓고 집중 촬영해놓은 듯 한 사람의 생애를 놀라울 만큼 촘촘하게 따라가는 책이다.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을 남긴 르네상스의 천재 정도로 알고 있었다면 몇 장 넘기지 않아 그 생각부터 흔들린다.

사생아로 태어나 복잡한 가족관계 속에서 성장한 왼손잡이 소년, 정규 교육의 울타리 밖에서 자랐지만 무엇이든 보고 그려보려 했던 아이, 리라를 연주하던 매력적인 청년, 베로키오의 공방에서 재능을 갈고닦으며 화가와 발명가, 해부학자와 공학자의 경계를 거침없이 넘나든 인물이 차례로 눈앞에 나타난다.

다빈치 가문의 복잡한 계보와 스승, 후원자, 친구, 경쟁자까지 일러스트로 이어지니 500여 년 전 피렌체 한복판에 들어가 그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는 기분마저 든다.

우리가 알고 있던 천재 레오나르도는 그의 인생에서 빛나는 몇 장면에 불과했다.

이 책은 그 이름 뒤에 가려져 있던 99%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놓으며, 알고 있다고 믿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처음부터 새롭게 만나게 한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천재의 출발점이 우리가 상상하는 화려한 환경과 거리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공증인을 대대로 배출한 다빈치 가문은 이름 앞에 '세르'를 붙일 만큼 사회적 기반이 탄탄했지만 레오나르도는 혼외자로 태어났다.

아버지 세르 피에로는 네 차례 결혼했고 자녀도 무려 17명에 이르렀다.

복잡하게 얽힌 가계도를 그림으로 따라가다 보면 한 사람의 출생이 그의 교육과 진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선명해진다.

가업을 자연스럽게 물려받을 처지가 아니었고 라틴어를 중심으로 한 정규 교육의 길에서도 비켜나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세상을 정해진 방식대로 바라보지 않는 눈을 길러준 것은 아닐까 싶어진다.

아버지가 그의 그림 솜씨를 알아보고 베로키오 공방으로 보낸 순간부터 인생의 방향은 크게 달라진다.

당시 공방은 그림 몇 장을 그리는 작업실이 아니라 회화와 조각, 금속 세공과 각종 기술이 한데 뒤섞인 창작의 용광로에 가까웠다.

손을 움직이며 배우고, 다른 장인들의 작업을 곁에서 보고, 끊임없이 경쟁해야 했다.

훗날 회화와 과학, 기계와 인체 연구까지 거침없이 넘나든 레오나르도의 바탕이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 책은 한 예술가의 성공담에 머물지 않고 그가 살았던 피렌체의 공기까지 끌어온다.

메디치 가문의 영향력과 파치 가문의 음모, 그 여파 속에서 흔들리는 예술가들의 삶이 이어지고 보티첼리, 기를란다요,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같은 이름이 등장한다.

특히 미켈란젤로와의 날 선 경쟁과 젊은 라파엘로가 레오나르도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는 과정은 르네상스를 거대한 인물관계도처럼 바라보게 한다.

천재 역시 홀로 솟아오른 섬이 아니라 스승과 경쟁자, 후원자와 시대의 흐름 속에서 만들어졌음을 보여준다.

그의 스케치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크다.

새의 날갯짓을 관찰하다가 비행기계를 구상하고, 거대한 석궁과 전차, 기관총 같은 병기를 그리는가 하면 사람의 얼굴과 아기의 몸짓까지 끈질기게 들여다본다.

길에서 독특한 얼굴을 만나면 기억해 두었다가 그려냈다는 이야기를 읽고 기괴한 얼굴 데생을 바라보면 그의 눈이 얼마나 집요했는지 느껴진다.

아름다운 것만 골라 화폭에 옮긴 사람이 아니라 세상에서 움직이고 변화하는 모든 것을 궁금해했던 사람이다.

한 장의 종이 위에서 예술가와 과학자, 관찰자와 발명가가 끊임없이 자리를 바꾼다.



『모나리자』도 익숙한 명화라는 껍질을 벗는다.

얼굴의 미소뿐 아니라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과 주변 인물, 레오나르도가 시도했던 표현법까지 연결해 보게 하니 특별하게 다가왔다.

완성하지 못한 『동방박사의 경배』를 비롯해 여러 작품과 습작을 한 흐름 안에서 비교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묘미이다.

작품 하나만 떼어 바라볼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눈에 들어온다.

무거울 수 있는 미술사와 인물사를 일러스트와 말풍선, 연표와 도판으로 풀어낸 구성도 매력적이다.

페이지마다 사건과 사람이 살아 움직여 한 편의 르네상스 다큐멘터리를 따라가는 기분이 든다.

그러면서도 재미 뒤에 남는 것은 꽤 묵직하다.

천재라는 단어 하나로는 설명되지 않는 실패와 미완성, 경쟁과 방황, 끝을 알 수 없는 호기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오히려 더 흥미로운 책이 되어줄 것이다.

이름과 대표작만 기억했던 자리에는 한 소년의 불안한 출발과 손끝으로 세상을 탐색했던 시간, 사람들과 부딪치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간 생애가 채워진다.

'천재'라는 두 글자 안에 가두기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삶이 다채롭고 놀랍도록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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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 태도 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이원재 지음 / 에피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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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건축가들의 생생한 대화를 따라가며 좋은 건축은 형태보다 사람과 장소, 미래를 바라보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건축을 보는 시야를 넓혀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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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 태도 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이원재 지음 / 에피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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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세계적인 안목을 가지고 건축물을 바라볼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주는 책이다.

눈앞에 보이는 형태와 구조를 감상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 공간이 왜 그런 모습으로 탄생했는지 한 걸음 더 들어가 생각하게 한다.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건축가들의 생생한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한 채의 건물 안에도 시대의 문제와 지역의 문화, 사람들의 생활 방식, 환경에 대한 책임까지 촘촘하게 스며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기후 위기와 탄소중립, 순환도시처럼 지금 건축계가 마주한 현실적인 과제부터 AI와 새로운 기술, 재료의 가능성까지 폭넓게 다루어 오늘의 건축이 어디를 향해 움직이고 있는지 선명하게 보여준다.

무엇보다 좋은 건축은 화려한 외형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장소를 바라보는 건축가의 태도에서 출발한다는 메시지가 오래 남는다.

『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 태도』는 건축을 전공하는 사람에게는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사고방식을 가까이에서 배우는 현장 수업이 되고, 건축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매일 지나치던 도시와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흥미로운 창이 되어줄 것이다.



이 책에는 세계 건축 현장에서 활약하는 열두 건축가와 나눈 대화가 담겨 있다.

인터뷰를 읽는다는 느낌보다 각자의 작업실 한쪽에 앉아 건축가가 설계도를 펼쳐 놓고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는 자리에 함께한 듯 생생하다.

완성된 건축물의 성과를 보여주는 데 힘을 쏟기보다 어떤 질문에서 작업이 출발했고,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방향을 잡았는지를 들려준다.

그래서 책 제목에 들어간 레시피라는 말이 읽을수록 재미있어진다.

그대로 따라 하면 같은 건물이 만들어지는 조리법이 아니라 좋은 건축에 가까워지기 위해 어떤 질문을 품어야 하는지 보여주는 생각의 레시피에 가깝다.

특히 눈길을 오래 붙잡은 것은 디자인을 하나의 언어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건축에서는 벽과 창문, 계단과 통로, 빛이 들어오는 방향까지 저마다 말을 건넨다.

각각의 요소가 따로 돋보이는 것보다 서로 관계를 맺으며 하나의 공간 경험을 만들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어디에서 머물고, 누구와 눈을 마주치며, 어떤 동선으로 움직이는지까지 설계의 일부가 된다.

건축이 건물을 만드는 작업인 동시에 사람의 행동과 관계를 세심하게 읽어내는 일이라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온다.


나라에 따라 건축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기후와 지형이 다르고, 도시가 지나온 시간이 다르며, 그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습관과 문화 역시 다르다.

어느 나라에서 성공한 형태를 다른 도시에 그대로 옮겨놓는다고 좋은 공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건축가는 땅이 가진 기억을 읽고 그곳의 사람들과 끊임없이 대화해야 한다.

세계 곳곳의 건축가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건축을 통해 한 나라의 문화와 생활까지 들여다보는 기분이 든다.

오늘의 건축가들이 기후 위기를 대하는 태도 역시 인상적이다.

새 건물을 멋지게 세우는 능력보다 이미 존재하는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다음 세대가 살아갈 환경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한 책임이 커지고 있다.

전 지구적인 기후 문제 앞에서 건축가의 역할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 실감하게 한다.

AI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도 생각할 거리가 많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설계 과정 역시 크게 달라지고 있지만, 무엇을 위해 공간을 만들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까지 기술에 맡길 수는 없다.

어떤 경험을 만들고 싶은지, 사람들에게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를 판단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기술보다 앞서야 하는 것이 목적과 태도라는 말이 건축을 넘어 우리의 일과 삶에도 연결된다.



책 속 설계도와 건축 사진을 함께 보는 재미도 크다.

대화에서 들었던 생각이 실제 구조와 형태로 구현된 모습을 확인하면서 한 장의 도면에 담긴 고민을 짐작하게 된다.

건물 하나를 올리기까지 수많은 사람과 기술, 재료와 환경이 얽혀 있다는 사실도 선명해진다.

선 몇 개로 보였던 도면이 사람들의 움직임과 생활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한국 건축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반갑다.

한국 문화가 세계 곳곳에서 주목받는 흐름과 함께 건축 분야에서도 한국의 감각과 실력이 활발하게 알려지고 있다.

세계적인 흐름을 읽으면서도 자신이 발 딛고 있는 지역의 문화와 정체성을 놓치지 않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한다.



건축학도라면 설계 기술을 배우는 것 이상으로 '나는 어떤 건축가가 되고 싶은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전공자가 아니어도 충분히 빠져들 수 있다.

매일 지나치던 건물과 거리, 도서관과 학교를 이전과 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좋은 건축은 눈에 띄는 외관보다 그 안에서 살아갈 사람을 오래 생각한 흔적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 태도』는 건물을 보는 책이면서 동시에 사람과 도시, 그리고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어떤 마음으로 설계할 것인지 묻는 책이다.

#이원재 #건축레시피 #태도 #좋은건축 #건축의태도 #이원재의건축레시피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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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미래 - 문화자본의 무한가치 세계유산 2.0
강상규 지음 / 가디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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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문화유산을 비롯하여 세계 문화 유산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열어준 책이다.

궁궐의 문과 오래된 무덤, 세대를 건너온 노래와 춤, 시간의 흔적을 품은 기록이 책장을 넘길수록 하나의 문화 지도 안에서 연결된다.

따로 떨어져 보이던 것들이 서로의 의미를 밝혀주는 순간, 유산은 낡은 과거가 아니라 오늘을 움직이고 내일을 준비하는 힘으로 다가온다.

『과거의 미래』라는 제목이 품은 뜻도 알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세계유산을 유명한 관광지나 보존해야 할 옛것으로 소개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어떤 장소가 세계유산으로 인정받기까지 이어진 연구와 논쟁, 행정과 외교, 현장의 실천을 촘촘하게 따라간다.

등재라는 한 줄의 소식 뒤에 얼마나 많은 사람의 시간과 언어가 쌓여 있는지 보여주기에, 익숙한 문화유산도 전혀 다른 얼굴로 읽힌다.

유형과 무형, 기록은 따로 보관된 세 칸이 아니라 서로를 살리는 생명의 회로라는 시선도 인상 깊다.

건물이 몸이라면 그곳에서 이어진 의례와 노래는 숨결이고, 남겨진 문서는 기억에 가깝다.

세 영역을 함께 바라볼 때 비로소 한 장소 안의 인간 드라마가 온전한 표정을 얻는다.

저자가 강조하는 유산 리터러시는 눈앞의 유적을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안에 겹쳐진 삶과 상처, 창조와 연대를 읽어내는 힘이다.



2024년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이름을 바꾼 이야기는 언어가 시대의 방향을 어떻게 바꾸는지 생각하게 한다.

'문화재'가 관리하고 보존해야 할 물건의 느낌을 품고 있었다면, '유산'은 앞선 세대에게 건네받아 다음 세대로 이어갈 살아 있는 가치를 떠올리게 한다.

한국은 국가유산청, 중국은 국가문물국, 대만은 문화자산국이라는 이름을 쓴다.

비슷한 문화권에서도 과거를 바라보는 태도가 명칭 속에 새겨져 있다.

보존의 시대에서 의미의 시대로 발을 옮긴 변화가 단어 안에 담겨 있는 것이다.

세계유산 목록을 거대한 도서관에 비유한 대목도 오래 남는다.

그 책장에는 인류가 함께 기억하기로 한 수많은 이야기가 꽂혀 있고, 가야고분군도 그중 하나가 되었다.

가야는 강대한 왕권이 집권한 나라가 아니라 여러 세력이 오랜 시간 자율성을 유지하며 공존한 사회였다.

무덤과 부장품에 남은 대등한 흔적은 수평적 관계의 증거가 된다.

흙 아래 묻힌 유물들이 오래전 사람들이 선택한 공존의 방식을 오늘의 언어로 들려준다는 사실은 놀랍고도 벅차다.

책장을 따라가면 유산이 창작의 원천으로 살아나는 장면도 만난다.

한반도의 샤머니즘은 현대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을 깨우고, 툰드라의 요이크는 억눌린 정체성을 되찾는 노래가 된다.

오페라는 수백 년의 시간을 건너 새 감각을 받아들이고, 나이지리아의 놀리우드와 K-콘텐츠는 지역의 기억을 세계적인 이야기로 키워낸다.

과거는 창작을 붙잡는 짐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밀어 올리는 깊은 지층인 셈이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와 복원 과정은 유형과 무형, 기록이 서로를 구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불길 속에서 첨탑이 무너졌지만 세계 곳곳에서 복원 기금이 모였고, 남아 있던 기록은 잃어버린 모습을 되찾는 길잡이가 되었다.

기록은 먼 시간을 잠재워둔 서랍이 아니라 무너진 건축물을 세우는 설계도였다.

광화문에서 십만 명이 함께 부른 아리랑도 오래된 문과 전승의 노래, 현대의 기록이 한자리에서 만난 순간이었다.

아우슈비츠와 전쟁 묘지처럼 고통을 품은 장소를 다루는 시선도 묵직하다.

아름다운 것만 남긴 기억은 온전할 수 없다.

인간이 저지른 폭력과 비극을 지우지 않고 바라볼 때 다음 세대는 같은 잘못을 피할 힘을 얻는다.

어둠의 유산은 더 나은 선택을 위한 경계의 불빛이 된다.

『과거의 미래』를 읽고 나면 고궁의 돌계단과 오래된 노래, 낡은 문서가 서로 멀리 떨어진 존재로 보이지 않는다.

하나의 장소에는 형태와 몸짓과 기록이 겹쳐 있고, 그 안에서 인간의 욕망과 상처, 창조와 연대가 살아 움직인다.

우리 곁의 국가유산에서 세계 곳곳의 문화유산까지 시야를 넓혀주며, 무엇을 기억하고 어떤 의미로 물려줄 것인지 깊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가족과 함께 읽으며 유형과 무형, 기록을 연결해 본다면 역사를 외우는 공부를 넘어 시간을 읽는 힘을 기를 수 있다.

과거가 쌓여 미래의 자원이 되는 길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귀하고 묵직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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