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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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설 같지만 동화 같기도 하고 신화 같기도 한 작품. 그만큼 다양한 주제와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쉽게 읽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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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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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가 불안해서 과거를 온전히 포용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공감되고 애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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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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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로키>를 즐겁게 보고 있다. 이 드라마에는 '타임라인'이라는 단어가 여러번 나오는데, 그도 그럴 게 정상적인 하나의 타임라인을 지키려고 애쓰는 타임키퍼들과 타임라인을 벗어나거나 교란시키는 변종들의 싸움을 그린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김금희 작가의 소설집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를 읽으면서 '타임라인'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생각났다. 이 책에 실린 소설들 중에는 현재의 '나'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내용이 유난히 많다. 과거의 기억은 대부분 상실이나 결손 같은 부정적인 것이 많고, 현재의 '나'는 그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관계를 회복하거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는 실감하지 못한 감정을 확인하거나 미처 깨닫지 못한 불합리, 모순 등을 인식하면서 더 큰 고통이나 허무함을 느낀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가 아닐까. 어떤 시간, 어떤 공간에 소속감을 느낄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고 여전히 괴로운 우리들은, 피자 위에 놓인 페퍼로니처럼 그저 소소하게 좋아하는 것들(작지만 확실한 행복)에 대해서만 연결된 감정을 느낄 뿐이므로. 이런 답답한 생각, 무거운 감정을 담고 있는 책이라서 읽는 내내 울적했지만, 다 읽고 나서는 조금 후련하기도 했다. 어쨌든 시간은 흐르고, 모든 건 결국 지나가고 사라질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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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모자 2021-11-25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으로 이민 간 이탈리아인들이 자신들이 먹던 살라미를 미국인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페퍼가 들어간 소세지라는 의미로 ‘페퍼로니‘라고 얼버무렸다죠.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자신의 복잡한 상황과 심정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 남들에게는 ‘페퍼로니‘라고 거칠게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지요.
인물들은 시간을 관통하면서 ‘살라미‘라는 이름이 통용되지 않는 세계에 도착했기에 ‘우리‘가 함께 왔던 예전 그곳의 이름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게 되었죠.
그것은 소설 중반 고전 강의 시간에 나온 ‘우리임‘이 불가능한 세계, 어른이 되어버려서 세상 돌아가는 일에 눈 떠버린 이후로 젊은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는, 앞으로 가야 할 길도 잃은 장님의 처지이기도 하죠.

키치 2021-11-25 15:36   좋아요 1 | URL
와.. 저는 미처 생각지도 못한 설명과 해석이네요. 가르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국축제자랑 -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
김혼비.박태하 지음 / 민음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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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혼비' 세 글자만 보고 구입한 책인데 역시 웃겼고, 박태하 작가님의 글은 처음 접했으나 김혼비 작가님이 배우자로 간택한 분답게 만만찮게 웃겼다. 두 분 다 필력이 대단하고 합이 좋아서, 축제뿐 아니라 다른 주제로도 공동 작업을 계속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제발!!) 


축제 이야기도 흥미롭고 재미있었지만, 나는 부부가 한 달에 하나씩 지역 축제에 가보는 경험이 참 특별하고 로맨틱하게 느껴졌다. 전에는 가본적 없는 곳에 가서, 평소에는 볼 일이 없는 신기한 구경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지역 전통주도 마시고... 낯선 곳이라 불안하기도 하고 불편한 것도 있을 텐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든든하기도 하고 돌발적인 상황조차 웃음거리로 느껴지지 않을까(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니 요즘 내가 많이 외로운지도...). 


그동안 살면서 마을 축제, 학교 축제, 회사 축제, 책 축제, 꽃 축제, 도자기 축제 등등 온갖 축제를 가봤지만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좋았던 축제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그 이유가 이 책에 구체적으로 나와 있는데, 이를테면 어떤 축제는 너무 형식적이라서 싫었고, 어떤 축제는 너무 상업적이라서 싫었고, 어떤 축제는 너무 비윤리적이라서 싫었고...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생각해 보니, 그 싫었던 점들이 다 한국의 싫은 점들이고,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 살면서 나도 모르게 흡수해버린 한국적인 면들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 번 낄낄거리면서도 왠지 모르게 씁쓸했고 어떤 대목에선 울컥하기도 했다. 한국 축제의 문제점은 곧 한국의 문제점이요 나의 문제점이므로... 


다양한 생각, 다양한 감정이 들게 하는 책이라서 좋았다. 이 책의 다음과 이 두 작가의 다음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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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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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을 쭉 따라 읽어온 독자라면 이 소설을 읽고 '작가가 장기를 잘 살렸네'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도 그럴 게 소설에 등장하는 AF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로봇 클라라가 자신의 주인 조시를 섬기는 모습은 <남아 있는 나날>의 하인을 연상케 하고, 조시의 건강이 나빠질 경우 클라라로 하여금 조시를 대체하게 할 거라는 조시 엄마의 발상은 장기 이식을 목적으로 복제 인간을 만들어내는 <나를 보내지 마> 속 어른들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가즈오 이시구로의 다른 소설들과 비교해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진 건 태양의 공이 크다. 인간과 흡사한 외모를 지닌 것은 물론이고 높은 수준의 지능과 관찰력, 이해력, 공감 능력까지 갖춘 클라라는,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지만 인간이 어떻게 자신(인공지능 로봇)과 다른지는 잘 모른다. 그리하여 클라라는 인간도 자신처럼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다양한 일을 벌이는데, 과연 클라라의 오해는 '오해(誤解)'가 맞을까. 인간이 태양만으로 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태양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라면, 인간과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인공지능 로봇은 어떻게, 얼마나 다를까. 두껍지만 금방 읽을 수 있는데, 금방 잊히지는 않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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