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있었으면 좋겠다. 

돈 걱정 안 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끊임없이 자극받고 성장했으면 좋겠다. 

밤이 안 왔으면 좋겠다. 

다시 아침이 안 되었으면 좋겠다.  

 

마음이 철로 되어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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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1-11-17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아침이 안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냥 몇시간이고 영원히 잠을 자고 싶다는.. ㅠㅠ

키치 2011-11-18 00:05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네요 ^^ 그런데 아침에는 그렇게 고픈 잠이 왜 밤에는 안 올까요 ㅎㅎ

순오기 2011-11-18 0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외과라니 반갑네요~~~ 근데 정외과 나오면 어떤 쪽에서 일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나져요~ ^^
나도 본래 심야족인데, 고단해서 일찍 잠들면 이렇게 신새벽에 일어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밤에 자려면 일찍 일어나야 졸려서라도 밤에 일찍 자게 될 듯해요.

키치 2011-11-18 09:57   좋아요 0 | URL
저희 학교는 대개 고시, 공무원 쪽으로 진로를 정하더라고요.
언론계로 가는 분들도 많고, 요즘은 NGO 가는 분들도 많고, 로스쿨 가는 분들도 많고...
딱히 정해진 진로가 없는만큼 자기 능력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일찍 자고 신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야겠네요. 고맙습니다^^
 
[가격은 없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가격은 없다 - 당신이 속고 있는 가격의 비밀
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 최정규.하승아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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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난 9기 신간평가단에서 읽은 <모든 것의 가격>에 이어 가격에 관한 책을 읽게 되었다. 이렇게 연이어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되고 있는 것만 봐도, 가격 설정과 관련되는 행동경제학 분야가 현재 경제학에서 가장 '핫'한 분야가 아닌가 싶다. 가격 설정의 비합리성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균형)가격이 설정된다는 고전파 경제학의 주장이 뒤집어지는 대표적인 예이기도 하고, 마케팅, 홍보와도 이어지는 소비자 경제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지 짐작할 뿐이다. 

각설하고, 이번에 읽은 <가격은 없다>는 MIT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논픽션 작가 윌리엄 파운드스톤이 쓴 책이다. 경제학자가 아닌 사람이 경제학에 관한 책을 썼다는 점이 신선하다. 저자가 논픽션 작가여서 그런지, 지루한 이론 설명이나 독자를 심드렁하게 만들기 쉬운 주장보다는, 실제 주변에서 또는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사례들이 많이 등장한다. 

가령 '27장 식당 메뉴의 심리학(p.223-231)'에서는 시즐러, TGI FRIDAYS 같은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 비치된 메뉴판의 비밀에 대해 알려준다. 이런 레스토랑에 갈 때마다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의 스테이크를 '보기만 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런치 메뉴나 세트메뉴를 주문하곤 하는데, 이것은 결코 내가 합리적이고 검소한 소비자여서가 아니라, 레스토랑 측에서 미리 계산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비싼 메뉴를 보고나서 싼 메뉴를 보면 (사실 비슷한 가격이거나 음식의 양이나 맛에 비해 비싼 건데도) 훨씬 저렴하게 느껴져서 싼 메뉴를 고른다는 것이다. 

또한 '32장 허공에 지불하는 가격(p.253-258)에는 하루에도 몇십통씩 보내는 문자메시지 가격의 진실에 대해 나와 있다. '이메일이나 인터넷, 그리고 음성메시지와는 달리 문자메시지는 다른 무선 네트워크에 그냥 업혀가는 것(p.257)'인데도 엄연히 한 건당 가격이 책정되어 있고, 소비자들은 통화 요금보다 저렴하게 느껴지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나도 통화는 될수록 삼가고 문자로 짧게 보내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그것조차 비싼 가격이라니 억울한 기분이 든다.   

이렇게 보면 아무리 싸게 판다는 판매자의 말도 믿을 것이 못 된다. 마치 '밑지고 판다'는, 알면서도 속는 장사치들의 말처럼 말이다. 세일, 1+1, 공동구매, 재고처리(사장님이 미쳤어요!) 등등, 소비자로 하여금 득 보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판매 기법들에 결코 속으면 안 되겠다.

이런 사례뿐만 아니라 가격에 대한 오해와 인간의 합리성에 대한 착각, 행동경제학에 대한 소개 등 이론적으로도 읽을만한 부분이 많아서 좋았다. 앞으로는 가격을 볼 때 좀 더 많은 것들을 고려해서 구매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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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논리 - 세상의 헛소리를 간파하는 77가지 방법
줄리언 바지니 지음, 강수정 옮김 / 한겨레출판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에 이어 <가짜 논리>라는 책을 읽었다. <촘스키> 리뷰에 썼듯이 요즘 내 화두가 논리, 비판적 사고라서 이런 책에 자꾸 손이 간다.  

이 책은 영국의 철학자이자 작가, 칼럼니스트인 줄리언 바지니가 인간이 사고를 할 때 흔히 범할 수 있는 오류를 총 77가지의 유형으로 정리한 책이다. 오류의 유형이 자그마치 77가지나 된다니...!!! 읽는 데 부담스러운 숫자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인간의 언어활동에 있어 엄청난 양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한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은 이라크 전쟁 같은 중대한 사건과 조지 부시, 토니 블레어 등 정치인을 비롯한 저명한 인사들의 발언 등 실제 사례를 풍부히 활용했다는 점이다. 논리에 관한 대부분의 책이 단순히 논리의 구성이나 오류의 의미, 예시를 설명하는 데 그치는 반면, 이 책은 실제 생활에서 어떤 오류를 발견할 수 있는지 가르쳐주는 점이 좋았다.    


동의를 했으므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생각은 몇 가지 이유에서 오류가 있다. 

첫째, 사람들이 가끔 끔찍한 선택을 하는 이유는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매춘이 좋은 예다. 궁지에 몰려서 발을 들인 게 아니라 직업으로 그 일을 선택한 여성들도 없지는 않겠지만, 많은 경우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뛰어든다. 물리적으로 강압하지만 않는다면 매춘이 착취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남성들은 이만저만 착각이 아니다.

둘째, 그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해서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이 괜찮아지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개도국의 공장에서는 노동자에게 화장실을 다녀올 시간조차 넉넉히 허락하지 않고, 마실 물도 제공하지 않으며, 그 나라의 보건 및 안전 법규를 준수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런데 그 지역의 노동자들에겐 이런 공장이나마 다닐 수 있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해서 그런 상황을 외면해도 되는 걸까? (p.178) 

책에서 인상깊게 읽은 대목이다. 경제학을 공부하다보면 모든 것이 선택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그에 대한 대가가 좋든 나쁘든 간에 자발적으로 한 선택의 결과이기 때문에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머리에 박힌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이제까지 7년 가까이 배운 게 그것이고,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세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 부족한 것이 많다고 느꼈는데, 이 대목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알았다. '최적의 선택'이라는 것을 경제학에서 하듯 피상적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맥락과 배경을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렇게 보면 논리학이라는 것이 그저 사고를 잘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아니, 나만 몰랐나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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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 - 말과 글을 단련하고 숫자, 언어, 미디어의 거짓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기술
노르망 바야르종 지음, 강주헌 옮김 / 갈라파고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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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버젓이 '촘스키'라는 이름이 들어 있지만, 이 책은 촘스키가 쓴 책도 아니요, 촘스키에 대한 책도 아니다. 원제는 'A short course in intellectual self-defense'로 역시 촘스키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우리말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제목이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쉽게' 바뀐 것이 아닐까 싶다. (이 때문에 '제목에 낚였다'는 리뷰도 종종 보았다) 

이 책에서 저자 노르망 바야르종은 인간의 사고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크게 언어, 숫자, 경험, 과학, 미디어 등으로 보고, 이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여 왜곡과 거짓으로부터 이성적인 사고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전쟁에 쓰이는 완곡한 표현 

완곡한 표현(직설적 표현)

부수적 피해(민간인 사망) 
화해를 위한 시설(강제수용소) 
국방부(외국 침략부?) 
방어를 위한 공격(폭격) 
전략적 후퇴(아군의 후퇴) 
전술적 재배치(적군의 후퇴) 
특별한 폭발물(네이팜탄)  ...

p.26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바로 언어. 저자가 제시하는 언어적 오류의 예를 하나하나 읽고 있자니 대체 제대로 된 말과 글은 어디에 있나 싶다. 수없이 듣는 말과 읽는 글에서도 수십 가지의 오류를 찾을 수 있는데, 그렇다면 내가 직접 하는 말과 쓰는 글에는 얼마나 많은 오류가 있을까? 생각만해도 오싹하다. 그냥 입 다물고, 절필하고 사는 게 낫겠다 싶다. (작가도 아니고, 게다가 인터넷에 글을 쓰는 정도이니 '절필'까지도 못되지만...)

홍보는 민주적인 삶과 정보 제공이란 개념에서 잉태됐지만, 현실에서는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쓰인다. ... 현재의 미디어는 홍보회사와 역사적 배경이 유사하다. 오늘날 미디어는 거대기업으로 변해, 그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고 이해하려면 주도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이런 조사를 꼼꼼하게 하면, 미디어의 프로파간다 모델은 무엇이고, 미디어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며, 이상적이고 선언적인 민주주의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민주주의에서 그들이 여론을 어떻게 형성해가는지 등을 밝혀낼 수 있다. (pp.277-8) 

이밖에도 숫자, 경험, 과학에서 비롯될 수 있는 오류에 대해 설명하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요소가 바로 미디어다. (이 부분 때문에 한국어판 제목이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이 되지 않았나 싶다.) 미디어가 괜히 마지막에 등장하는 것이 아닌 게, 이제까지 설명한 언어, 숫자, 경험, 과학 등 오류를 야기할 수 있는 요소들이 전부 미디어를 구성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광고는 관련 제품의 결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광고는 이성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방법보다는 다양한 심리적 기법을 동원한다. 
광고는 종종 기만적인 수법을 사용한다. 
과대 광고가 많다. 
광고는 전문용어나 기만적인 유머를 사용한다. 
광고는 소비자가 엉뚱하게 추론하도록 유도한다. 권위자를 내세워 소비자의 합리적인 추론을 방해한다. 
광고는 우리의 가치관에 영향을 끼쳐, 관련 제품으로 쉽게 채울 수 있는 가치관으로 바꾸도록 유혹한다.  (p.292) 

그 중에서도 문제가 되기 쉬운 것이 바로 광고다. 광고 자체가 특정 기업이나 단체의 이익을 대변해주기 위한 것인만큼 논리의 비약이나 왜곡이 있기 쉽다. 그런만큼 소비자는 최대한 냉철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구매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하다못해 여기 알라딘 서점만 해도 '유명 작가 00이 추천한 책', '00에서 필독서로 선정한 책', '가장 많이 읽힌 책' 등 사고를 왜곡시키는 문구들을 다수 활용하여 구매자들을 유혹한다. 이해는 하지만 '낚이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겠다. 

광고라고 하니, 외국 방송을 많이 보는 사람으로서 방송 광고를 볼 때 우리나라 방송 광고와 비교를 많이 하게 된다. 두드러지는 차이점 중 하나는 우리나라 방송 광고 중에는 구체적으로 무슨 제품을 파는지는 등장하지 않고 00, XX, @@ 등등 기업명만 등장하는 광고가 많은 반면, 외국 방송 광고는 전적으로 제품이 메인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제품을 구매할 때 제품명이나 기능은 무시하고 무조건 광고에 나온, 이름이 잘 알려진 대기업 제품만 구매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이것은 나의 막연한 추측이고, 구체적인 근거는 없다) 

다 써놓고 보니 이 책 제목이 참 역설적이다. 언어로 인한 거짓을 구분하는 방법에 관한 책 제목이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이라니!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촘스키가 아니므로) 촘스키처럼 생각하기도 어렵고,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이라는 말 자체도 정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애매모호한 말이다. 이걸 이제야 알았으니, 나는 역시 아직도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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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본심 - 스탠퍼드 교수들이 27가지 실험으로 밝혀낸
클리포드 나스.코리나 옌 지음, 방영호 옮김 / 푸른숲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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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슷한 사람끼리 더 잘 맞고 잘 어울린다. 성격이 반대일수록 끌리고 더 잘 맞는다는 설도 있지만, 실제로는 반대인 성격끼리 서로 닮아가는 과정에서 호감을 가지게 되고, 이성인 경우에는 사랑으로 발전하는 것이라고 한다. 

<관계의 본심>은 사람의 성격 유형과 관계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한 책이다. 친구든 이성이든 동료든, 곰곰이 생각해보면 유독 나와 잘 맞고 호감이 가는 성격 유형이라는 것이 있다. 가령 나는 적극적이고 활발한 사람보다 조용하고 침착한 사람이 좋고, 상식적인 사람보다는 독창적이고 개성있는 사람에게 끌린다. 저자의 결론대로라면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서, 또는 그렇게 되고 싶기 때문인 모양이다. 

사람들에게서 호감을 얻고 싶고, 자신이 얼마나 지적으로 보이는가에 관심이 없다면 스스로를 비판하고 타인을 칭찬하면 된다. ... 우리가 호감을 얻지 못하면, 사람들은 우리가 지적이라고 생각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를 칭찬하지 않거나 우리의 능력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히, 다른 누군가를 비판할 때 자신과 의견을 주고받는 사람을 노골적으로 비판해서는 안 된다. (p.90) 

인간의 유형을 나누는 방법으로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 책에는 크게 지배형과 순응형, 냉정형과 다정형이 제시되어 있다. (지배형+냉정형=비판형, 지배형+다정형=외향형, 순응형+냉정형=내향형, 순응형+다정형=수용형. 자세한 사항은 책 참조) 

그 중에서도 지배형과 순응형에 대한 분석이 재미있었다. 지배형은 다른 사람을 통제하기를 좋아하는 유형으로, 보통 이런 문구에 호감을 느낀다. "반드시 B 말고 A를 선택해야 합니다. A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여섯 가지가 넘습니다. 이번 평가를 90퍼센트 확신합니다." 반면 순응형은 남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꺼리는 유형으로 이런 문구를 좋아한다. "혹시 B 말고 A를 선택해야 할까요? A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평가를 40퍼센트 확신합니다." 

지배형인 저자는 과연 순응형의 문구에 호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표현이 모호하고(선택해야 할까요?, ~있는 것 같습니다), 문구가 자신감이 없어보이기 때문이다(40퍼센트만 확신합니다). 하지만 그의 순응형인 제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배형의 문구는) 막무가내로 횡포를 부리는 것 같네요. 거만한 사람 같아요. 함부로 말하는 게 아닐까요? 별로 눈여겨볼 게 못 되는 것 같네요." "(순응형의 문구는) 이것들이 사려 깊게 보여요. 이 문구를 쓴 사람은 불확실한 일을 단정적으로 말해선 안 된다는 것을 아는 듯 해요. 이 사람의 생각에 믿음이 가네요." (pp.106-7) 

이 부분을 읽으면서 대부분의 광고나 매체가 지극히 '지배형 위주'라는 생각을 했다. '00을 강력추천합니다', '00을 자신있게 권합니다' 이런 멘트에 지배형 인간들은 호감을 느낄지 모르지만, 순응형의 인간들은 '웃기네, '그래서 뭐?'라는 반응을 할 것이다. (내가 그렇다.) 오히려 비판적이다 싶을만큼 치밀하고 객관적인 문장이나 글에 믿음을 주고 호감을 보일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서평. 대가를 받고 쓰든, 비판이 두렵든 간에 무조건 칭찬 일색인 서평에는 마음이 덜 간다. 아주 작은 흠이라도 적혀있을 때 '과연 그럴까?' 하는 호기심에 읽어볼 마음이 들고, 직접 읽고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많다. 서평을 쓰고 책을 읽는 사람 중에는 (대개 외향적인) 지배형보다는 (내향적인) 순응형이 많을테니, 서평 쓰는 사람들은(그리고 서평단을 운영하시는 분들도) 칭찬하는 서평만 고집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사람들은 성격이 분명히 드러나는 사람을 좋아하고, 알아채기 힘든 성격의 사람에게는 반감을 보인다고 한다. (p.114)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ㅡ 비슷한 사람끼리 더 잘 맞고 좋아한다고 해서 자신을 감추고 반대 타입의 사람에게 무리하게 맞출 필요는 없다. 오히려 외향형인지 내향형인지, 지배형인지 순응형인지 알아채기 힘든 사람에게는 호감도, 무관심도 아닌 반감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성격에 대한 힌트는 주로 외모나 옷차림, 목소리 등으로 주어지기 때문에, 자신의 성격에 맞추어 이미지를 연출할 필요가 있다. 외향적인 성격의 사람이 침착해 보이는 모노톤의 의상을 고집하고 낮고 점잖은 목소리로 말하면 상대가 혼란스러워할 것이다. 반대로 내향적인 성격의 사람이 화려한 옷을 입고 높은 톤의 큰 목소리로 말하는 것도 상대를 오해하게 만들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의외로 생활 속에서 실천(내지는 연출?) 하기는 힘든 것 같다. 자신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것은 며칠로 끝낼 수 없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렇게 기대한 책은 아니었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의 분야로 여겨지기 쉬운 인간심리와 관계에 대해 이렇게 과학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도 괜찮은 시도인 것 같다. (심리학도 사회과학의 일종이니 크게 새로운 시도는 아니지만...) 한동안 이런 책을 즐겨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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