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커트를 입을 때까지 기다려줘 1
아메미야 에이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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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는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늘 함께라 때로는 신비한 현상을 일으키는 등 당사자들만이 알 수 있는 인연으로 맺어진 존재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것도 쌍둥이가 일으킨 '신비한 현상'일까. 아메미야 에이코의 <스커트를 입을 때까지 기다려줘>는 어느 날 쌍둥이 오빠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학교에 간 여고생 아사히가 원치 않는 삼각관계의 주인공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믹한 터치의 순정만화다. 


성격은 나쁘지만 머리가 좋고 외모가 출중한 오빠 아키라와 달리, 성격은 좋지만 머리도 외모도 오빠에 비하면 그럭저럭인 아사히는 그동안 오빠가 다니는 학교의 니노미야 유세이라는 남학생을 짝사랑해왔다. 그런데 하필이면 아사히가 아키라로서 학교에 잠입한 날, 유세이의 소꿉친구인 사쿠라 우미가 (아키라처럼 변장한) 아사히에게 반하고, 유세이는 우미에게 어울리는 '남자'인지 아닌지 평가하겠다며 아사히를 졸졸 쫓아다닌다. 자신이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그의 소꿉친구와 어울리는 남자인지 아닌지 평가받는 황당한 상황에 놓인 아사히.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까. 


남장을 한 것만으로 유세이처럼 멋지고 다정한 남자아이의 친구가 되고 우미처럼 예쁘고 상냥한 여자아이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니. 내가 아사히라면 이 상황이 즐겁지만은 않을 것 같다(여자일 때는 눈길도 안 줬으면서!).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착하고 순수해서(아키라 빼고)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결말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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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머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6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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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가을, 요 네스뵈의 소설 <스노우맨>을 읽었다. 북유럽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 속에서 범죄와 싸우고, 개인적으로는 알코올 중독을 이겨내기 위해 분투하는 형사 해리 홀레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홀딱 반했다. 직업은 형사지만 결코 선하지도 정의롭지도 않고, 현실을 비관하면서도 실금 같은 희망을 놓지 않는 모습이 어쩐지 공감되기도 하고 안쓰러웠다. 그래서였을까. <스노우맨> 출간 이후 5년 동안 '해리 홀레 시리즈'가 한 권씩 출간될 때마다 어김없이 구입해 읽었다. 모든 시리즈가 마음에 든 건 아니지만 애정을 저버릴 만큼은 아니었다. 


이번에 읽은 <리디머>는 '해리 홀레 시리즈' 제6권이자 <스노우맨> 직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끼던 동료 엘렌을 잃고 사랑하는 연인 라켈과도 헤어진 해리 홀레는 라이벌이자 원수였던 톰 볼레르의 사망 이후 알코올 중독자 모임에 나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해리는 자신을 유일하게 옹호해주던 상관 비아르네 묄레르가 물러난 뒤 새로 온 후임 군나르 하겐과 갈등을 빚는다. 그러던 어느 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구세군이 개최한 거리 콘서트에서 구세군 장교 한 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엄청난 인파 중에 범인을 목격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해리는 인식범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고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구세군을 둘러싼 해묵은 문제들이 터져 나온다. 


해리 홀레 시리즈 대부분이 그렇고 여느 범죄 소설이 그렇듯이, 이 소설 또한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이며 몇 명은 성폭행 피해자다. 작가는 극중 인물의 목소리를 빌려 이렇게 말한다. "가장 괴로운 건 강간 그 자체가 아니었어요. (중략) 내게 이 일을 말하지 말라고 협박할 필요조차 없다는 걸 ... 내가 찍소리도 하지 않으라는 걸 ... 설사 내가 찢어진 옷을 보여주면서 사실을 말한다 해도, 사람들이 늘 마음 한구석으로 나를 의심하리라는 걸 00은 알고 있었어요." (556쪽) 노르웨이처럼 복지 수준이 높고 인권 의식이 앞서 있는 나라에서도 여성 인권은 형편없다는 걸 새삼 확인했다. 나아가 성폭행 피해자가 가해자를 고발하거나 고통을 호소할 수조차 없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는 어쩌면 1차 가해보다 더 나쁜 2차, 3차 가해임을 다시금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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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과 결과의 경제학 - 넘치는 데이터 속에서 진짜 의미를 찾아내는 법
나카무로 마키코.쓰가와 유스케 지음, 윤지나 옮김 / 리더스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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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받으면 장수할 수 있다? 아이들이 텔레비전을 많이 보면 성적이 떨어진다? 명문 대학을 졸업하면 연봉이 높다? 하나라도 '예스(YES)'라고 답했다면 이 책 <원인과 결과의 경제학>을 읽어보길 권한다. 세 가지 통설 모두 경제학적 관점에서 틀렸다는 걸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세 가지 통설 모두 상관관계는 있지만 인과관계는 없다. '인과관계'는 '두 개의 사실 중 한쪽이 원인이고 다른 한쪽이 결과'인 상태를 일컫는다. '상관관계'는 '두 사실이 서로 관계는 있지만, 원인과 결과의 관계에 있지 않은 것'을 이른다. 어떤 명제의 두 변수가 인과관계인지 상관관계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를 확인하면 된다. 첫째, '우연의 일치'는 아닌가. 둘째, '제3의 변수'는 없는가. 셋째, '역의 인과관계'는 존재하지 않는가. 이 세 가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현실과 '반사실'을 비교해야 한다. 반사실이란 "만약에 00을 하지 않았더라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라는 식으로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은 사실을 가정하는 시나리오를 가리킨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의 앨런 크루거 교수는 표준점수가 높은 대학과 표준점수가 낮은 대학의 졸업생의 연봉을 비교하는 조사를 했다. 그 결과 표준점수가 높은 대학과 표준점수가 낮은 대학의 졸업생의 연봉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단, 이 결과는 소수자 집단인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나 빈곤 가정의 사람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즉, 인종적 소수자나 빈곤층이 아니라면 표준점수가 높은 대학을 졸업하든 낮은 대학을 졸업하든 별 차이가 없지만, 인종적 소수자나 빈곤층은 표준점수가 높은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 표준 점수가 낮은 대학을 졸업하는 것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데 유리하다. 


저자는 이 밖에도 남성 의사가 여성 의사보다 뛰어나다, 어린이집을 늘리면 여성 취업률이 올라간다, 공부 잘하는 친구와 사귀면 성적이 오른다 등 많은 사람들이 별다른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믿고 있는 통설에 관한 통계적이고 과학적인 반박을 제시한다. 요즘처럼 데이터가 범람하는 시대에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않으면서 나에게 꼭 필요하고 유용한 정보만 선별해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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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위에 차려진 역사 한 숟갈 - 역사 속 한 끼 식사로 만나는 음식문화사의 모든 것
박현진 지음, 오현숙 그림 / 책들의정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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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의 기원과 역사를 설명한 책들이 다수 출간되었다. 대부분의 책이 역사나 문화인류학에 근거한 반면, 이 책 <밥상 위에 차려진 역사 한 숟갈>은 과학, 그중에서도 식품공학에 기반을 둔다. 저자 박현진은 고려대학교 생명공학원 및 식품공학과 교수이자 건강기능식품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15년 겨울부터 조선일보에 연재한 칼럼 <아하! 이 음식> 중에서도 인기 있었던 글을 갈무리한 결과물이다. 


가을이 오고 찬 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청국장은 대체 언제부터 어떻게 만들어 먹기 시작했을까? 청국장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지만 중국 한나라 시대 때 메주의 초기적인 형태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 콩을 재배하던 농경인이 여름철 장기 여행을 위해 삶은 콩을 말의 안장 안쪽에 넣어 두었는데 먹기 위해 꺼내보니 끈적거리는 청국장의 형태가 되어 있었고, 먹어보니 제법 먹을 만하지 않았을까 싶다. 청국장을 조리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청국장에 들어 있는 혈전 용해 요소는 끓는점에서 쉽게 파괴되므로 먼저 채소나 고기를 넣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청국장을 넣는 것이 좋다. 


서양 사람들만 와인을 만든 것이 아니다. 우리 조상들도 야생의 산포도로 포도주를 만들었다는 고려 시대 기록이 남아 있다. <양주방>에 의하면 고려 시대의 포도주는 포도즙과 찐 찹쌀, 소맥가루를 섞어 만들었다고 한다. 이는 쌀막걸리를 만들 때 포도즙을 혼합하여 만드는 방식으로 만든 쌀포도주와 유사하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쓴 <임원십육지>에도 포도주 만드는 법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쌀포도주는 드라이한 맛의 서양 와인과 달리 당도가 높다. 


막걸리에는 건강 증진 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단백질과 식이섬유, 당질은 물론, 다량의 효모와 유산균이 함유되어 있고, 막걸리를 빚는 전통 누룩에는 급성 및 만성 위궤양 억제, 혈소판 응집에 의한 혈전 감소,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 염증 매개체 생성 억제, 암세포 전이 억제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피부의 주름을 제거하고 피부를 희게 하는 효과도 있다(아 막걸리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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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왜 빵빵 할까? 질문하는 사회 5
조지욱 지음, 김혜령 그림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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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정말 살아있을까? 간척을 하면 영해는 넓어질까? 남극 대륙의 주인은 누구일까? 궁금하다면 이 책 <유럽은 왜 빵빵 할까?>를 읽어보길 권한다. 저자 조지욱은 부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국 지리와 세계 지리를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은 지리학의 주요 이슈와 최근 이슈를 중심으로 땅, 기후, 재해, 갈등, 한국, 세계라는 6개의 주제를 알차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 책은 청소년 독자를 대상으로 쓰였지만 성인 독자도 모를 법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2018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은 과거에도 고원이었을까? 지리학을 배우면 이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다. 평창은 현재 태백산맥의 중앙에 위치하며 평균 고도 700미터의 고원 지대다. 하지만 고생대 때는 바닷속이었고 중생대 때는 높고 험한 산지였다가 중생대 말에 평야가 되었고 신생대에 들어서 동해가 생기면서 지금과 같은 고원이 되었다고 추정된다. 평창이 고생대 때 바다였다는 증거는 그 주변 지역에 많이 있는 시멘트 공장이다. 시멘트의 원료는 석회암이고, 석회암은 고생대 때 만들어진 암석이다. 


프랑스 하면 바게트, 독일 하면 브레첼, 영국 하면 잉글리시 머핀, 덴마크 하면 데니시 페이스트리다. 이들 북서 유럽의 나라들은 왜 전부 빵을 주식으로 삼았을까? 지리학을 배우면 이 질문에도 쉽게 답할 수 있다. 북서 유럽은 대부분 중위도에 속하며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에 있고, 편서풍의 영향을 받는다. 편서풍은 온도가 높지 않아 서늘하고 건조해도 잘 자라는 밀을 재배하기에 적합하다. 밀은 그냥 먹으면 까칠하고 텁텁하니 빵이나 면으로 만들어 먹었다. 이 밖에도 재해, 갈등과 분쟁, 한국, 세계와 관련된 문제들에 관한 지리학적 답변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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