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세계의 아이덴티티 4
오시키리 렌스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90년대 게임 키드의 일상을 실감 나게 그린 만화 <하이스코어 걸>의 작가 오시키리 렌스케의 신작 <좁은 세계의 아이덴티티>를 읽었다. 주인공은 만화가 지망생을 오빠로 둔 신도 마호. 신도는 오빠가 원고를 제출하러 가는 길에 죽은 후 오빠의 복수를 다짐하며 피나는 노력 끝에 만화가가 되었다. 원고를 하는 틈틈이 오빠를 죽인 범인을 찾는 신도는 만화 업계라는 '좁은 세계'의 어두운 실상을 본다.


4권에서 신도는 유명 작가인 후지타 카즈히로와 대면한다. 후지타는 신도의 단행본을 본 순간, 신도가 이 업계를 이끌어갈 유망한 인재임을 알았다며 작품을 하는 원동력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대선배로부터 질문을 받고 잘 대답해야겠다는 생각에 잔뜩 긴장한 신도는 오빠를 죽인 범인에 대한 복수심이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후지타는 복수심만으로 이렇게 놀라운 작품을 만들어냈을 리 없다며 신도를 더욱 추궁한다.


한편 신도는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모로보시 하나오를 만나 최종 결전을 하기로 한다. 두 사람이 최종 결전 장소로 삼은 곳은 다름 아니 '파쇄 공장'. 출판사에서 팔리지 않은 책을 보관하고 있다가 종국에는 파쇄하는 이곳에서, 신도와 모로보시는 디지털 매체의 발전과 그로 인해 사멸의 위기를 겪게 된 종이 잡지 작가들의 위기에 대해 말한다. "만화는 안 팔리면... 변소에서 싼 똥을 닦는 휴지가 돼... " (ㅠㅠ)


이제까지 만화 업계에 관한 만화를 여러 권 봤지만, <좁은 세계의 아이덴티티>처럼 만화 업계의 어두운 실상을 고발하는 느낌의 만화는 본 적이 없다. 원고 마감이나 멘탈 관리 같은 만화가 개인의 문제는 물론 선배 만화가와 후배 만화가 간의 경쟁, 출판사 문제, 편집자 문제 등등 다양한 문제를 건드리는 점도 좋았다. 이따금 등장하는 액션 신은 작가의 전작 <하이스코어 걸>을 연상케한다. 기발한 작품이라서 끝까지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모 Momo 1 - 더 블러드 테이커
스기토 아키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도쿄 모처에서 사람을 죽인 후 피만 싹 빼내서 가져가는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다. 사건 현장에 투입된 형사 미코가미 케이고는 사건의 범인이 'V'일 거라고 짐작한다. 'V'는 흡혈귀를 뜻하는 '뱀파이어(Vampire)'의 이니셜이자, 오래전 미코가미의 연인을 끔찍하게 살해한 범인이기도 하다. 연인의 복수를 다짐한 미코가미는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V를 추적한다. 스기토 아키라의 만화 <모모 - 더 블러드 테이커>의 줄거리다.


뱀파이어물을 즐겨 보는 편은 아닌데. 이 만화는 뱀파이어물과 형사물이 결합된 느낌이라서 의외로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미코가미가 복수하려는 대상이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흡혈귀라는 점만 해도 새로운데, 미코가미가 이미 흡혈귀와 한차례 싸우고 살아난 전적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인물의 미스터리어스함을 돋운다. 미코가미는 과연 평범한 인간일까 아니면 뱀파이어일까. 인간과 뱀파이어, 두 존재의 본능을 모두 가지고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미코가미의 후배 형사인 나카미야와 수수께끼의 은발 미소녀 '모모'도 흥미롭다. 사건 해결에 대한 의욕이 넘치는 나카미야가 미코가미의 정신을 현실에 붙들어 놓는 존재라면, 어느 날 갑자기 미코가미 앞에 나타난 모모는 미코가미가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게 만드는 존재다. 모모는 미코가미의 연인을 죽인 흡혈귀의 정체도 알고 있는 듯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텐초, 안 돼, 절대 3
시바 나츠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중년 남성이 취향인 여대생 나나모리와 중년의 외모를 지닌 남고생 텐초의 풋풋하고 귀여운 사랑을 그린 러브 코미디 만화 <텐초, 안 돼, 절대> 3권이 나왔다. 텐초와 함께 여름 방학을 보낼 생각에 잔뜩 마음이 부풀어 있던 나나모리 앞에 낯선 여자들이 나타난다. 예전에 충동적으로 가입한 후 한 번도 가지 않은 동아리의 사람들이 여름 합숙에 참가하라고 온 것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합숙에 참가한 나나모리는 그 동아리가 소악마 같은 꽃미남 카게후미와 그를 섬기는 여자들로 이루어진 위험한 동아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애초에 이런 동아리에 왜 가입했을까?). 위기에 처한 나나모리와 그곳에 나타난 텐초. 두 사람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생길까.


어느덧 4학년이 된 나나모리는 자신이 텐초에게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동기들은 부지런히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연애는 분명 둘이서 했는데, 텐초는 전국 모의고사 1등에 내신도 착실하게 준비했다는 것을 알고 자괴감에 빠진다. 취업 준비도 안 하고 게으르게 산 내가 정말 텐초에게 어울리는 사람일까. 부족한 점 투성이인 내가 완벽한 텐초의 앞길을 막고 있는 건 아닐까.


멋진 텐초에게 어울리는 멋진 사람이 되고자 '극단의 조치'를 취하는 나나모리! 멋지다!! 대견하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연애 만화를 봤지만, 이 만화만큼 결말이 마음에 쏙 드는 만화가 없었다. 3권으로 완결이 되었다는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다. 주저 말고 꼭 보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팝 팀 에픽 3
오카와 부쿠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딴 쓰레기 책이 나오다니. 이런 책은 빨리 사서 없애버려야 한다." (알라딘 100자평 중에서) 이렇게 높은 수준의 유머를 구사할 수 있는 독자가 극찬한 책이라면 한 번쯤 호기심으로 읽어봐도 좋지 않을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전설의 '병맛' 만화, 오카와 부쿠부의 <팝 팀 에픽>을 읽고 든 생각이다.


<팝 팀 에픽>은 포푸코와 피피미의 기상천외한 일상을 담은 4컷 만화로 구성되어 있다. 기상천외라는 말의 사전적 정의 그대로 '착상이나 생각 따위가 쉽게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기발하고 엉뚱하'여 따로 일부러 설명할 것도 없다. 그냥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만화를 보면서 의식의 흐름을 따라 웃고 즐기면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포푸코가 너무 귀여워서 만화를 보는 동안 수십 번은 입을 틀어막았다. 외모도 성격도 완전 내 취향저격!! 가장 좋았던 장면은 포푸코가 배가 고파도 너무 고파서 거대 롤케이크를 관통해 그 안에 든 크림을 웅냥웅냥 먹는 장면이다(귀여운 캐릭터와 달콤한 음식의 조합은 사랑입니다...!). 큐트함과 괴랄함이 공존하는 초판한정 POP 2종도 득템해서 너무나 기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을 걷는 고양이 5
후카야 카호루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밤늦은 시간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혼자서 쓸쓸히 울고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찾아가 위로해 주는 고양이가 주인공인 만화가 있다. 제21회 데즈카오사무문화상 단편상, 제5회 북로그대상 만화부문 대상에 빛나는 후카야 카호루의 <밤을 걷는 고양이>이다.


밤마다 혼자서 울고 있는 사람을 찾는 고양이의 이름은 '엔도 헤이조'. 엔도는 눈물 냄새를 더듬어서 우는 사람을 찾는다. "우는 아이는 없느냐~ 혼자 우는 아이는 없느냐~" 그러다 엔도가 만난 사람 중에는 커플이 부러워서 우는 남학생도 있고, 내일이 마감인데 원고를 못 마쳐서 우는 작가도 있고, 병원에서 홀로 쓸쓸히 밤을 보내는 신세가 처량해서 우는 환자도 있다.


아이를 가지고 싶은데 아이가 안 들어서 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이는 있는데 키우기가 힘들어서 우는 사람도 있다. 의지할 부모나 형제가 없어서 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모 형제로부터 상처를 받고 우는 사람도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취직이 안 되어서 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취직한 곳이 하필이면 직원을 있는 대로 부려먹는 곳이라서 우는 사람도 있다.


우는 사람의 수만큼 우는 이유가 있다. 절망도 희망도, 슬픔도 기쁨도, 어쩌면 동전의 양면 같은 게 아닐까. 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동전의 다른 면도 보게 하는 힘. 그 힘은 밤을 걷는 고양이처럼 귀엽고 따스한 존재에게서 나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