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하지 말고 리드하라 - 스티브 챈들러에게 성공의 길을 묻다
스티브 챈들러 & 스콧 리처드슨 지음, 조한나 옮김 / 경성라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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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랜스는 여성 네 명으로 구성된 회사 회계 팀과 일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들은 랜스를 좋아하지 않았고, 그를 신뢰하지 않았다. 그들은 랜스와 함께 하는 모든 회의를 끔찍이 두려워했다. 그가 회의 때마다 그들의 결점들을 거듭 지적했기 때문이다. 랜스는 더 이상 어찌할지 몰라 코치를 요청했다. "그들을 한 번에 한 명씩 면담하세요." 우리가 조언했다. "무슨 말을 하죠?"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그냥 들으세요." "뭘 들으라고요?" 당신 앞에 앉은 사람이 하는 말을요." "내 계획은 뭐죠?" "계획은 없어요." "뭘 물어봐야 하나요?" "요즘 삶은 어때요? 이 회사에서 당신의 생활은 어떤가요? 어떤 걸 바꾸고 싶나요?" "그 다음에는요?" "그다음에는요?" "그런 다음에는 그냥 들으세요." "내가 그것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의 회사 회계 팀의 사기 저하의 원인은 이제 밝혀졌다. 나머지는 랜스에게 달렸다. (PP.25-6)



세계적인 비즈니스 코치 및 컨설턴트이자 수십 권의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 스티브 챈들러의 <주저하지 말고 리드하라>에는 리더로서 부하, 직원들을 동기부여하는 방법이 무려 110개나 소개되어 있다. 겁먹을 필요는 없다. 110개나 되는 조언은 결국 한 가지, '경청'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면? 부하직원들의 말을 경청하라. 부하가 안좋은 성과를 내고도 자꾸 변명을 한다면? 그들의 말을 들으면서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라. 부하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면? 그들의 말을 인정하고 재진술하면서 합의안을 추적하라. 새로 직원을 뽑는다면? 구직자에게 직접 말하지 말고 질문을 하면서 그들의 말을 이끌어내라. 상대의 동의나 찬성을 얻고 싶다면? 상대의 말에 반대하거나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지 말고 경청하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라. 나의 말은 줄이고 남의 말을 잘 듣는 것만으로도 리더십의 반은 성공이다.



경청의 미덕은 회사생활, 사회생활뿐 아니라 인간관계에도 통한다. 유난히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있다. 가족이 싫다, 사회가 싫다, 회사가 싫다, 친구가 싫다 등등 온통 싫은 이야기만 해서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히고, 주변 공기마저 어둡게 만드는 사람 말이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을 피해의식이 높은 사람, 즉 '피해자'라고 부른다. 이런 사람들을 대할 때에는 이렇게 하면 좋다. 첫째, 인내심을 가진다. 둘째, 그들의 감정을 공감하면서 들어준다. 그들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들어준다. 셋째, 그들에게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부정적인 일 투성인 세상에서도 긍정의 힘을 믿으며 낙관적으로 사는 사람이 존재하고, 그들이 결국 잘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들을 비난하는 행위는 그들의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세계관을 강화하는 결과밖에 낳지 않는다. 비난 대신 공감으로, 무시 대신 경청으로 대하는 것이 나에게도 좋고, 상대에게도 좋다.



실적이나 성취도가 낮은 부하를 대할 때에도 사용할 수 있다. 옛말에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쳐야 미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역으로 생각하면, 어떤 기대치나 목표에 미치지[及] 못했다는 것은 곧 아직 그만큼 미치지[狂] 못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저자는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실적이 낮은 사람들은 마음 깊은 곳에서 그 결과를 얻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을 이해하느라 미쳐버리지 않으려면 당신은 이 사실을 이해해야만 한다. 그들은 당신의 인정을 원한다. 그들은 '정말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기를 원한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그들은 그 결과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p.80) 이 역시 가족이나 친구 등 인간관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아이가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것 같은데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다거나, 애인이나 배우자가 살을 빼려고 노력하는 것 같은데 가시적인 성과가 안 보인다면, 그들의 노력을 의심하지 말고 그들의 진짜 의도를 간파해야 한다. 아이가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부모의 관심과 인정을 받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닌지, 애인이나 배우자가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그저 내게 잘보이고 싶고, 변명거리를 찾기 위해 살을 빼려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들을 타이르고 비난하는 대신,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즉 사랑과 관심, 인정을 주자. 가짜 욕구가 아닌 진짜 욕구가 채워진 상대는 그제야 비로소 내가 원하는 대로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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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하게 제압하라 - 남자 직원들이 당신을 미치게 할 때
페터 모들러 지음, 배명자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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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요즘 뒤늦게 <더 지니어스>에 빠졌다. 매 게임마다 참가자들이 저마다 다른 능력과 재주를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도 볼거리지만, 대부분의 게임이 참가자들의 협력과 연합, 또는 대립과 갈등 관계를 요하는 것이다보니 그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또는 리더십, 팔로어십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남성 참가자들과 여성 참가자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차이가 뚜렷하게 보이는 점이 재미있다. 매 게임에서 문제 해결을 주도하는 리더를 맡는 사람은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남성 참가자들은 기본적으로 나이와 경력, 지식과 능력 등을 바탕으로 서열을 정한 다음에 게임을 임하며, 대놓고 비난을 하거나 의견을 묵살하는 식으로 대립이나 갈등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불사한다. 반면 여성 참가자들은 튀는 행동을 자제한다. 나이가 많고, 직업상 선배라도 서열을 정하지 않는다. 게임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대립이나 갈등 관계가 생기는데, 그 때마다 반드시 뒷자리에서 '미안하다', '진심이 아니다' 라고 달랜다. 다들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한 사람들인데 남성은 남성대로, 여성은 여성대로 서로 다른 방식의 커뮤니케이션, 인간관계를 고수한다는 점이 신기한 한편, 불편하게 느껴졌다. 만약 저것이 TV 속 게임이 아니라 직장생활이라면, 그것도 남성 위주의 직장이라면, 남성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여성들이 어떻게 직장 내 '유리 천장'을 뚫고 성공할 수 있을까?



<오만하게 제압하라>의 저자 페터 모들러는 남성과 여성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르며,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고 싶은 여성들은 반드시 남성의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대가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 오래지만, 능력이 있음에도 그것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여성들은 여전히 많다. 대부분 이유는 하나다. 업무 능력이 뛰어난 여성이라도 의사관철 능력에 있어서는 확실히 남성들을 따라잡기 어려운 것이다." (p.6) 여성은 선천적으로 '관계'를 중시하는 반면 남성은 '지위'를 중시한다. 아이들만 봐도, 여자아이들은 가장 친한 친구 한 명 또는 소규모로 노는 것을 좋아하고, 이야기, 특히 비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대장 노릇을 하거나 잘난 척 하는 아이는 미움을 받기 쉽다. 반면 남자아이들은 크게 무리를 지어 노는 경우가 많고, 대장과 부하를 가리며 서열을 정하기를 좋아한다. 놀이 방식도 영웅놀이나 몸싸움 등 경쟁하는 것이 많다. (p.110) 여성이 남성 중심의 조직에서 일한다는 것은 여자아이가 남자아이 무리에 끼어들어 칼싸움을 하도록 내던져진 것과 마찬가지다. 소꿉놀이가 익숙해도, 칼싸움을 하는 무리에 들어가면 칼싸움을 하는 방법을 익혀야 하는 법. 남성 중심의 조직에 들어간 여자라면 남성의 규칙, 남성의 커뮤니케이션을 익혀야 한다.



그렇다면 남성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저자는 여러 가지를 제시했는데, 그 중에서 나는 '서열'과 '지위'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었다. 여성들은 보통 나이나 지위 고하에 관계없이 평등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데, 남성들은 그렇지 않다. 처음 만나면 자신의 나이와 직업, 직장, 직급 등 지위를 밝히고, 연장자, 선후배 순으로 서열을 정한다. 그러므로 남성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여성은 이 사실을 반드시 명심하여 자신이 그 사람보다 연장자인지, 상사인지 부하인지 등을 정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면 편하다. 또한 여성들은 많이 웃고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인간관계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믿지만, 남성들은 그렇지 않다. 표정은 진지하고 엄숙하게, 말은 가급적 아끼고, 이따금씩 화가 나면 말을 쏟아내는 대신 침묵하는 편이 남자로 하여금 위압감을 느끼고 여자를 존중하게 만든다. 지위에 맞는 태도와 자세, 외모, 이미지 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직장의 신>의 미스 김처럼 언제나 꼿꼿하고 도도한 자세를 유지하고, 단정하고 깔끔한 정장 차림과 완벽한 화장을 고수하며, 엄마나 누나처럼 굴지 않고 철저히 일적으로 상대하면 직장 생활을 같이 하는 남자들에게 결코 만만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비써 박사(여자 상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남자 부하)를 빤히 보고만 있었다. 그런 다음 어쩔 줄 모르고 서 있는 조교(그)에게 아주 짧고 직접적인 질문 몇 가지를 던졌다. "지난 한 주 동안 어디 있었지? 왜 내게 결근한다고 보고하지 않았나? 어째서 항상 다른 사람들이 그쪽 일을 대신해야 하는 거지?" 질문이 끝날 때마다 조교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쩔쩔맸고, 그러는 동안 둘 사이에 흐르는 불편하고 긴 침묵을 비써 박사는 아주 잘 참아냈다. (중략) 이 광경을 지켜본 다른 여성 세미나 참가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 그녀들은 비써 박사의 무례한 태도가 조교에게 불쾌감을 주었을 거라며 걱정을 했다. 그래서 나는 메르코브(남자 부하) 역할을 했던 스파링파트너에게 기분이 어땠는지를 물었다. (중략) "기분 나쁠 건 없었어요. 자존심이 상하지도 않았고요." 비써 박사가 그렇게 심하게 대했는데 어째서 그는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을까? "상사잖아요." 그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상대방이 상사였기 때문에 자존심이 전혀 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pp.26-7)



저자의 설명이 대체로 맞지만, 가족관계나 성장 환경, 가치관 등으로 인해 여성화(!)된 남성들도 많아서 매사에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남성 커뮤니케이션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것은 사실이지만, 교육, 패션, 코스메틱 등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직종도 늘고 있는 추세이고, 여성 커뮤니케이션의 장점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개인 또는 조직도 많다. <더 지니어스> 중, 후반부를 보면 서열과 지위 위주로 게임을 진행하던 참가자들이 서열 붕괴, 지위 상실로 인해 급격히 세력을 잃고 탈락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이런 것만 보아도 남성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여성이라면 맹목적으로 남성 커뮤니케이션의 장점만 수용할 것이 아니라, 남성 커뮤니케이션의 장점과 함께 여성 커뮤니케이션 기술도 익혀서 보완적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직장보다도 실생활에서 이 책을 통해 배운 지혜를 활용해 보려고 한다. 가끔 이유 없이 화를 내거나 시비를 거는 것처럼 말하는 남자(특히 남자 어르신 중에 많다)들을 대하게 될 때가 있는데, 그 때는 내가 뭘 잘못해서, 나를 싫어해서 그런 것 같다고 속상해 하지 말고, 약해보이는 상대의 우위를 점하고 싶어하는, 지극히 전형적인 남성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이해하면서 슬기롭게 넘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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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북로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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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의 저자는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다. (그렇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금융 재벌 가문 '로스차일드'의 그 로스차일드 맞다.) 저자 프로필을 읽고 든 생각은 딱 한 가지였다. 로스차일드 가문처럼 살려고 기를 쓰는 사람이 태반인데, 날 때부터 로스차일드 가문인 사람이 이런 고된 길을 택하다니! 이런 현실이 모순적인 것 같고, 내가 잘못 살아도 한참 잘못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어려서부터 환경 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저자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지역적 변화와 구체적 행동을 주장하는 환경운동단체 '어드벤처 에콜로지'를 설립하여 환경운동 및 다양한 탐험 활동을 해왔다. 2006년 새로운 탐험 주제를 찾던 저자는 북태평양 환류 안에 무려 텍사스 주 크기의 2배에 가까운 거대 쓰레기 더미가 있고, 플랑크톤 1킬로그램 당 약 5.5킬로그램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접했다. 아름답게만 보였던 바다가 더러운 쓰레기로 가득 찬 하수처리장이나 다름 없다니! 저자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위험성과 해양 오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직접 나서기로 했다. 어떻게? 플라스틱으로 전설적인 탐험선 '콘티키호'의 후예인 '플라스티키'를 만들어 태평양을 건너자! 



발상은 좋았으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연구와 개발에만 무려 2년 반이 걸렸고, 플라스티키를 건조하는 데에는 8개월이 걸렸다. 일반 선박을 건조하는 데에도 많은 기술과 인력, 시간이 필요한데, 재활용 페트병을 사용하여 배를 만든다니, 미친 짓이라며 비웃는 사람도 많았다. 마침내 건조에 성공하여 2010년 3월 20일 항해를 시작했을 때에도 무모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항해 과정 역시 위기의 연속이었다. 좁은 배에서 성인 다섯 명이 부대끼며 지낸다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페트병으로 만든 배이다 보니 기술적인 결함도 많아서 돛이 제때 안 펴지거나 거대한 배를 만나거나 폭풍이 다가올 때 뒤집힐 위험에도 대비해야 했다. 그러나 결국 모두의 우려와 비난을 종식시키며 무사히 태평양을 건너 호주에 도착했다.



이 책은 항해 일지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항해의 목적이 해양 오염의 심각성과 플라스틱 폐기물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인 만큼 환경에 관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이제까지 해양 오염이라고 하면 그저 쓰레기가 해양으로 흘러가서 바다가 더러워지는 걸로만 알았는데 생각보다 큰일이었다. 플라스틱은 아무리 잘게 나눠도 분해가 안되기 때문에 아주 작은 바다 미생물의 몸에도 유입이 될 수 있고, 한번 유입되면 몸 안에 계속 남는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바다 생태계가 교란되고, 같은 생태계 안에 있는 인간 역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플라스틱만 문제가 아니다. 약물, 세제, 휘발유, 심지어는 화장품도 바다에 유입되면 큰일이다. "샴푸와 린스, 비누, 보습용 로션, 선크림 등에는 복잡한 화학 물질들이 들어 있다. 이런 물질들은 일반적인 하수 및 정수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강이나 바다로 유입될 수 있다. 그러니 이런 제품들의 사용을 줄이거나 천연 유기농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p.262) 항해 일지의 형식이라서 읽기 자체는 쉽고 편했지만, 다 읽고 나니 마음이 무겁고, 바다뿐 아니라 지구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나라도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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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미루지 마라 - 하버드대 긍정심리학 보고서
탈 벤 샤하르 지음, 권오열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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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을 울리는 호각이 울리자 모든 직원이 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샘은 여느 날처럼 도시락을 열고는 투덜대기 시작했다. "제기랄! 또 땅콩버터와 잼 샌드위치야. 정말 진력 나!" 그는 하루도 안 거르고 그놈의 땅콩버터와 잼을 바른 샌드위치에 대해 불평을 해댔다. 보다 못한 동료가 드디어 한마디 했다. "이봐, 샘, 그게 그렇게 싫으면 부인한테 다를 걸로 만들어 달라면 되지 않나?" "모르는 소리 말게," 샘이 대답했다. "난 결혼 안 했어. 샌드위치는 내가 직접 만든다고." (p.12)



내 책상 앞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있다.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뭔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하고 있는 그 속에서 행복을 찾으라는 말인 것 같다. 하버드대 긍정심리학 보고서 <행복을 미루지 마라>는 이렇게 일상 속에서, 내 삶 속에서 행복을 찾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 탈 벤 샤하르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철학 및 심리학을 전공했고, 현재 하버드대학교에서 <행복>이라는 제목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수업은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책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와 예일대 셸리 케이건 교수의 <죽음>과 함께 아이비리그 3대 명강의로 꼽힌다고 한다. 



긍정심리학과 행복학에 관한 책이 너무 많아서 이 책도 비슷한 책일 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긍정과 행복을 재정의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일부 자기계발 전문가들이나 긍정심리학자들은 특별한 비법만 알면 성공과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고, 긍정이라는 것도 무조건 현실을 긍정하는 것으로 왜곡하여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저자는 '진정한 긍정'은 어려움, 불만족, 절망, 불행 같은 고통이 끊이지 않는 현실을 직시하고 피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설명은 긍정심리학의 대척점에 있는 비관주의, 냉소주의와 다름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고통을 직시한 다음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라는 것이 확연히 다르다.



"우리는 컵의 비어 있는 부분에 너무 집착해 우리 일상 속에 점점이 박혀 있는 작지만 위대한 보물들을 놓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온갖 어려움과 실망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여전히 기념할 만한 것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종종 일종의 모닝콜이나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 계기는 우리의 수호천사가 마련해 줄 수도 있고, 어떤 영감에 의해 스스로 눈을 뜰 수도 있다. 지금 당장 내가 기념할 만한 것은 무엇인가? 내 인생의 긍정적인 측면, 보물, 컵의 차 있는 부분에 주목할 때, 무엇이 보이는가?" (p.149)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은 저자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례가 많이 제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영국 유학 시절 학년 중에서 유일하게 제적당했으나 그 덕분에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박사 과정 3년째 되던 해에는 어려운 자격시험을 앞두고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으나 그 덕분에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수용하는 법을 배웠다. 최근에는 딸과의 즐거운 추억이 담긴 사진을 아들이 없애는 바람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났으나 잘 참고 침착하게 타이름으로써 분노를 조절하는 법을 배웠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일이지만 이런 일들을 통해 교훈을 얻고 행복을 느끼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점이 이 책의 최고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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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책 읽는 시간 - 무엇으로도 위로받지 못할 때
니나 상코비치 지음, 김병화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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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일 년 동안 매일 한 권의 책을 읽기로 한 여성이 있다. 마흔여섯 살 생일을 기점으로 하루에 책 한 권을 읽는다. 책을 다 읽으면 반드시 서평을 쓴다. 다 쓴 서평은 '리드올데이(Read all day)'라는 이름의 웹사이트에 올린다. 책을 읽는 대신 사람들과의 만남이나 다른 취미 생활은 잠시 그만두기로 한다. 식사 준비나 청소, 빨래, 설거지 같은 집안일은 가족들과 분담한다. 다소 무모하고 벅차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 '프로젝트'를 계획한 여성의 이름은 니나 싱클레어. <혼자 책 읽는 시간>에는 그녀의 치열했던 1년 동안의 독서 기록이 담겨 있다.



네 아들을 둔 어머니이자 전업주부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저자는 어느 날 언니 앤 마리가 죽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이민자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탓에 다른 친척도 없어 유난히 가깝고 애틋한 사이였던 자매였기에, 언니의 죽음은 저자에게 그 어떤 일보다도 충격적이었다. 장례식이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언니를 잃은 슬픔과 상실감을 이기지 못하고 있던 저자는 '도피처'로서 책을 찾기 시작했다. 언니가 사랑했던 책, 언니와 함께 읽었던 책....... 책을 읽다보면 언니의 죽음으로 인해 더욱 분명해진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의 불공평함, 일상의 덧없음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저자는 일 년 동안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는 프로젝트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언니가 죽었고 나는 살아 있다. 삶의 카드는 왜 내게 주어졌으며, 난 이걸로 뭘 해야 하는가? (중략) 난 도피에 대해 생각했다. 도피하기 위해 달아나는 것이 아니라 도피하기 위해 읽는 것이다. 20세기의 작가이자 평론가인 시릴 코널리는 '말은 살아있고 문학은 도피가 된다. 그것은 삶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삶 속으로 들어가는 도피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책을 활용하고 싶었던 방식이 바로 이것이었다. 삶으로 되돌아가는 도피 말이다." (p.35)



당차게 도전했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들 넷을 뒷바라지 하는 것만 해도 벅찬 일이다보니 책 읽을 짬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학부모 모임, 동네 모임 등 각종 사회 활동을 포기하는 것도 힘들었다. 책 읽기에도 시간이 빠듯한데 서평까지 써야했다. (이 고통(!)은 내가 잘 안다.) 웬만큼 책을 좋아하지 않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겠다는 의지가 없었다면 결코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저자는 책을 '취미삼아' 읽기로 한 것이 아니었다. 언니의 죽음으로 인해 피폐해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도피처 삼아, 요양을 할 생각으로 책을 읽었다. 현실이 너무 가혹하고 불공평해서, 내가 속한 이 현실 너머의 세상, 또는 과거나 미래로 달아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서 책을 읽었다. 그리고 도망치기 위해 읽은 책 속에서 저자는 다시 살아갈 힘을 축적했다. 제 2차 세계대전의 환란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부모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었고, 책만 읽는 자신을 받아주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어린 시절, 철부지처럼 굴었던 자신을 감싸주었던 언니 앤 마리의 다정한 마음을 되새겼고, 그녀와 공유하고 있는 추억들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엄밀하게 말해, 사람들이 책을 권할 때, 아무나 마음대로 보라고 자신의 영혼을 열어젖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라고 말하면서 책을 건네줄 때, 그런 행동은 그들 영혼의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우리가 좋아하여 읽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어떤 책을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그 책이 우리 자신의 어떤 면모를 진정으로 나타내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 로맨스물 애호가이든 모험물 지지자이든, 범죄물에 남몰래 매혹된 사람이든 말이다." (p.131)



이 책은 책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자매 간의 사랑, 우애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는 이 책을 몇 장 읽기도 전에 울음을 터트렸다. 유난히 사이좋던 자매 중에 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혼자 남겨진 동생이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이 왠지 우리 자매의 미래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우리 자매도 부모님과 우리 둘 말고는 세상에 의지할 사람도 없고, 그래서 더욱 각별한데, 나중에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 동생이 혼자 남겨질 생각을 하면 가엾고 안쓰러워 가슴이 먹먹하다. 저자가 책에 의지해 다시 삶을 살아갈 용기를 낸 것처럼 동생도 내가 사랑하는 책이나 동생이 좋아하는 만화를 통해 위로받고 치유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혼자가 되어 (책 제목처럼) 혼자 책 읽는 시간이 생기더라도 절대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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