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북로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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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의 저자는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다. (그렇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금융 재벌 가문 '로스차일드'의 그 로스차일드 맞다.) 저자 프로필을 읽고 든 생각은 딱 한 가지였다. 로스차일드 가문처럼 살려고 기를 쓰는 사람이 태반인데, 날 때부터 로스차일드 가문인 사람이 이런 고된 길을 택하다니! 이런 현실이 모순적인 것 같고, 내가 잘못 살아도 한참 잘못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어려서부터 환경 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저자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지역적 변화와 구체적 행동을 주장하는 환경운동단체 '어드벤처 에콜로지'를 설립하여 환경운동 및 다양한 탐험 활동을 해왔다. 2006년 새로운 탐험 주제를 찾던 저자는 북태평양 환류 안에 무려 텍사스 주 크기의 2배에 가까운 거대 쓰레기 더미가 있고, 플랑크톤 1킬로그램 당 약 5.5킬로그램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접했다. 아름답게만 보였던 바다가 더러운 쓰레기로 가득 찬 하수처리장이나 다름 없다니! 저자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위험성과 해양 오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직접 나서기로 했다. 어떻게? 플라스틱으로 전설적인 탐험선 '콘티키호'의 후예인 '플라스티키'를 만들어 태평양을 건너자! 



발상은 좋았으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연구와 개발에만 무려 2년 반이 걸렸고, 플라스티키를 건조하는 데에는 8개월이 걸렸다. 일반 선박을 건조하는 데에도 많은 기술과 인력, 시간이 필요한데, 재활용 페트병을 사용하여 배를 만든다니, 미친 짓이라며 비웃는 사람도 많았다. 마침내 건조에 성공하여 2010년 3월 20일 항해를 시작했을 때에도 무모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항해 과정 역시 위기의 연속이었다. 좁은 배에서 성인 다섯 명이 부대끼며 지낸다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페트병으로 만든 배이다 보니 기술적인 결함도 많아서 돛이 제때 안 펴지거나 거대한 배를 만나거나 폭풍이 다가올 때 뒤집힐 위험에도 대비해야 했다. 그러나 결국 모두의 우려와 비난을 종식시키며 무사히 태평양을 건너 호주에 도착했다.



이 책은 항해 일지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항해의 목적이 해양 오염의 심각성과 플라스틱 폐기물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인 만큼 환경에 관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이제까지 해양 오염이라고 하면 그저 쓰레기가 해양으로 흘러가서 바다가 더러워지는 걸로만 알았는데 생각보다 큰일이었다. 플라스틱은 아무리 잘게 나눠도 분해가 안되기 때문에 아주 작은 바다 미생물의 몸에도 유입이 될 수 있고, 한번 유입되면 몸 안에 계속 남는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바다 생태계가 교란되고, 같은 생태계 안에 있는 인간 역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플라스틱만 문제가 아니다. 약물, 세제, 휘발유, 심지어는 화장품도 바다에 유입되면 큰일이다. "샴푸와 린스, 비누, 보습용 로션, 선크림 등에는 복잡한 화학 물질들이 들어 있다. 이런 물질들은 일반적인 하수 및 정수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강이나 바다로 유입될 수 있다. 그러니 이런 제품들의 사용을 줄이거나 천연 유기농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p.262) 항해 일지의 형식이라서 읽기 자체는 쉽고 편했지만, 다 읽고 나니 마음이 무겁고, 바다뿐 아니라 지구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나라도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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