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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가족 캠핑 - 가족과 떠나는 캠퍼들을 위한 꼼꼼 가이드
안영숙.이수진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9월
평점 :
생애 최초로 캠핑을 경험한 것은 초등학교 걸스카우트 때였다.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부터 걸스카우트 활동을 하다가 5학년 때 전학을 가는 바람에 새로운 학교에서 다시 걸스카우트 활동을 하게 되었다. 새 학교, 새로운 반에도 잘 적응하지 못했는데 걸스카우트에서 새롭게 친구를 사귀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처음 일정이 캠핑이었다. 장소는 학교 운동장. 집에서 단 5분 거리인, 아파트 단지 내의 학교였지만 생애 처음으로 야외에서 자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보니 열두, 세살의 어린 여자아이들한테는 큰일이었다. 그러나 덕분에 서먹서먹했던 친구들과 각자 할일을 분담하고 준비물을 나누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고, 캠핑을 한 1박 2일 동안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었다.
아쉽게도 그 이후로 다시 캠핑을 할 기회는 없었지만,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꼭 해보고 싶다. 특히 매주 일요일 <정글의 법칙>과 <1박 2일>을 연이어 볼 때마다 캠핑에 대한 로망이 무럭무럭(?) 자란다. 야생에서 '비박'(야외에서 불가피하게 이루어지는 야영)을 하고, 덥거나 추운 날씨에 '야야'(야외에서 텐트 없이 침낭만으로 하는 취침)를 하면 고생스럽긴 하겠지만, 다같이 합심해서 물고기를 잡고, 그 물고기를 잡아서 끼니를 때우고, 저녁에는 함께 지은 집에서 별을 보다가 잠이 드는 그런 경험... 언젠가 꼭 해보고 싶다.
<오케이 가족캠핑>은 나처럼 캠핑에 대한 사그러들지 않는 로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불을 댕길(!) 만한 책이다. 저자 안영숙과 이수진은 한때 캠핑은 커녕 아무런 계획 없는 여행조차 엄두도 못 냈던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랬던 그들이 한번두번 캠핑 경험을 쌓으면서 장비도 모으고 캠핑에 관한 지식을 쌓으며 캠핑의 재미, 캠핑의 즐거움을 알아가다보니 어느덧 5년. 이제는 초보티를 벗고 완연한 캠핑 프로로 거듭났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두 사람의 캠핑 내공이 집결된 책으로, 캠핑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부터 캠핑을 하고 있는 캠핑족은 물론, 캠핑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예비 캠퍼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가족과 떠나는 캠퍼들을 위한 꼼꼼 가이드' 라는 책의 부제대로 이 책에는 이 책은 캠핑을 할 때 꼭 필요한 캠핑장비와 오토캠핑 방법, 캠핑장에서 직접 조리할 수 있는 캠핑요리, 국내 캠핑장에 관한 정보 등 캠핑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이 꼼꼼하게 들어있다.
1장 '캠핑장비, 어렵지 않아요!'만 봐도 저자들이 얼마나 꼼꼼한 분들인지 알 수 있다. 캠핑에 필요한 장비가 워낙 많고 용어가 생소하다 보니 캠핑을 시작하기도 전에 준비물 챙기다가 포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말이 있던데 이 장을 읽으면 그럴 염려가 전혀 없다. 텐트, 타프, 테이블, 의자, 침낭, 매트리스 등 캠핑에 필요한 물품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고, 각 물품 항목에 따라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들이 특성 및 장단점과 함께 소개되어 있어서 어떤 제품이 나한테 필요하고 적절한지 미리 생각해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구입 노하우, 추천 제품 등도 나와 있어서 캠핑 경험이 아예 없거나 캠핑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초보 캠핑족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2장 '오토캠핑을 떠나봅시다'에는 저자들의 실제 캠핑 체험담이 나와 있다. 둘째 아이의 돌맞이 생일 파티 겸 가족캠핑을 진행한 이야기, 저자 단 둘이 일상을 벗어나 의기투합하여 포천 감악산 캠핑장에서 캠핑을 한 이야기, 그리고 과중한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여 있던 남편이 혼자 제주도에서 오토캠핑을 하며 2박 3일을 보낸 이야기 등 한편 한편이 TV보다 더 재미있고 책보다 더 감동적이었다. 특히 나는 남자 혼자 제주도에서 2박 3일 간 오토캠핑을 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서울을 떠나 제주에서, 그것도 자연 속에서 홀로 밥을 지어 먹고 잠을 자고, 남는 시간에는 그동안 바빠서 못 읽은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보내는 시간들... 자연스럽게 묵언 수행이 되겠지?
3장 '도란도란 캠핑요리 즐겨봐요'는 캠핑장에서 직접 조리해서 즐길 수 있는 음식 레시피가 소개 되어 있다. 이제까지 캠핑요리 하면 가장 대표적인 음식인 카레와 바베큐 정도를 생각했는데, 이 책에 소개된 음식들만 해도 가짓수가 한둘이 아니다. 한가지 특징은 캠핑이라는 상황상 조리기구가 갖춰지는만큼 도전할 수 있는 요릿수가 늘어난다는 거~ 그릴이 있으면 스테이크, 백립구이, 새우구이, 바비큐 등을 만들 수 있고, 여기에 더치오븐이 더해지면 샤브샤브, 수육, 동파육, 로스트치킨, 백숙 등 물을 사용하는 음식도 만들 수 있다. 야외에서, 그것도 사람들과 여럿이 나눠 먹으면 뭔들 맛이 없겠냐마는, 그래도 기왕 하는 캠핑, 평소에 집에서 먹어보지 못한 음식에 도전하여 색다른 추억을 만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여기서 주의할 사항 한 가지! 캠핑장에서는 모처럼 집안일에서 해방된 아내를 위하여 남편이 요리사가 되어야 한다는 건 다들 아시겠지용~ ㅎㅎ
마지막 4장 '캠핑장 어디가 좋을까요?'에는 국내 캠핑장 열여섯 곳이 소개되어 있다. 이제까지 캠핑장 하면 경기도 교외 지역이나 강원도의 한두 군데 정도밖에 몰랐는데, 오토캠핑 열풍이 불면서 최근 전국에 많은 캠핑장이 생겨났다고 한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으로는 파주 반디캠핑장, 가평 자라섬 오토캠핑장, 포천 유식물원 캠핑장, 화성 해솔마을 등이 있고, 이밖에도 충주, 동해, 남해, 무주, 태안, 해남 등 전국 유명 관광지에는 대개 오토캠핑장이 있다고 한다. 평소에 TV에서 오토캠핑을 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저런 곳에서 캠핑을 해보고 싶다는 로망을 키웠는데 예상 외로 가까운 곳에 캠핑장이 있다고 하니 도전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앞으로 이 책을 바이블 삼아 캠핑에 대한 지식도 쌓고 준비도 하면서 언젠가는 어엿한 프로 캠퍼로 거듭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