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
김민숙 지음 / 예담Friend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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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열이 높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우리나라. 그만큼 교육에 관한 책도 흔하다. 입시 전문가나 강사가 쓴 책부터 명문대, 특목고 입학생 또는 그 부모가 쓴 책 등 종류도 다양하다.

 

<엄마의 공부가 사교육을 이긴다>는 조금 달랐다. 이 책은 지나와 재웅이, 두 남매의 어머니인 김민숙 씨의 자전적인 자녀교육 에세이다. 저자의 교육방식이 화제가 된 것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자녀 교육하기'라는 주제로 열린 교육과학기술부 수기 콘테스트에 당선되면서부터라고 한다. 이를 계기로 저자의 이야기가 EBS <공부의 왕도>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었고, 이번에는 책으로 출간된 것이다. 결혼도 안 한, 자녀교육과는 아직 거리가 먼 나조차도 이 책을 처음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단번에 읽었을만큼 저자의 교육철학과 방식이 신선했고, 무엇보다도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 어머니와 아들 단 둘이 기적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참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다.
 

갑작스런 남편의 사업실패로 가정형편이 극도로 안 좋아지면서 저자는 아이들의 교육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어졌다. 남편 대신 생활 전선에서 돈을 벌고 빚쟁이들의 눈을 피해 도망다니는 생활을 하다보니 막내 아들 재웅 군은 한글도 못 깨우친 채로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밖에 없었다. 생활고를 해결하는 데 급급했던 저자는 아들이 학교에서 '한글도 모르는 바보', '엄마 없는 아이'라는 놀림을 당해도 속수무책이었다. 아침 일찍 일하러 나가고 밤늦게 집에 돌아오는 생활을 하다보니 아들의 공부를 봐줄 짬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동안 아들 재웅군은 아이들에게 바보라고 놀림을 받고, 심지어는 친구 할머니로부터 공부 못하는 아이와는 놀지 말라며 문전박대를 당하는 경험을 하며 공부를 안 하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오죽하면 초등학생인 재웅 군이 엄마를 붙잡고 '나도 공부하고 싶다', '공부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할 정도였을까. 

 

전환의 계기는 재웅 군이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에 일어났다. 영업 현장에서 재웅 군 또래의 아이들이 공부에 매진하는 모습을 본 저자는 '더이상 미룰 수 없다' 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가정형편 상 값비싼 사교육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저자는 재웅 군을 직접 가르치기 위해 교과서와 전과를 달달 외웠다. 엄마부터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주변에서는 '자기 자식을 가르치기는 어렵다'며 말렸지만 저자에게는 다른 방도가 없었다. 재웅 군을 가르칠 준비를 마친 뒤에는 그 때까지 공부라고는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재웅군을 공부하게 만드느라 고생했다. 하지만 저자는 단 한 번도 아이를 야단치거나 다그치지 않고 오로지 격려하고 칭찬하며 가르쳤고, 재웅 군은 어머니와의 공부를 시작한지 불과 몇 달만에 성적이 수직 상승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한글도 못 뗀 채로 초등학교에 입학한 재웅 군은 우수한 성적으로 중학교에 입학, 전교 1,2등을 다투는 경지에 올랐고, 현재는 고등학교 생활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의 교육 방식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어머니가 단 한 번도 자식에게 화를 내거나 야단을 치지 않고 언제나 칭찬하고 인내하며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했다는 점이다. 사소한 잘못에도 아이를 비난하고 야단치는 부모들이 있다. 부모 마음은 아이가 잘 되라고 하는 것이겠지만, 아이 역시 한 사람의 인격체다. 비난을 받으면 상처 입고 야단을 맞으면 주눅들고 애정 없는 훈계를 구분할 줄도 안다. 하물며 자신을 가장 믿고 사랑해주었으면 하는 부모에게서 받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재웅 군의 성적이 수직상승하고 공부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은 어머니가 공부를 가르쳐준 덕분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언제나 '넌 잘 할 수 있다', '넌 공부를 잘 하게 될 것이다' 라고 응원하고 격려해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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