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이 흔들린다 느껴진다면
남희령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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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 <인간극장>의 작가 남희령의 에세이집. 오랫동안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눈물을 선사한 프로그램을 만든 분은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궁금해서 읽었고, 인생의 수많은 부침을 겪으며 타인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게 된 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저자는 늦둥이 막내로 태어났다. 아빠 나이 마흔셋, 엄마 나이 마흔넷에 태어났다. 지금이야 사십 대에도 애를 낳는 여자들이 흔하지만 그때는 아니었다. 저자는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엄마가 이미 흰머리 성성한 할머니인 게 부끄러웠다. 친구들 앞에서 할머니에 가까운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기가 싫었다. 몇 년 전 처음으로 엄마에게 고백을 했다. 어릴 적 엄마가 다리 밑에서 널 주워 왔다는 그 말이 진실이길 꽤 오랜 시간 바랐다고. 그래서 어느 날 젊고 예쁜 부잣집 사모님이 진짜 엄마라고 나타나길 바랐다고. 돌이켜보면 부족한 환경에서 나고 자라게 해준 부모님 덕분에 작가가 된 것 같다고도 했다. 엄마는 씩 웃었고 저자도 씩 웃었다.


저자의 어릴 적 꿈은 교사였다. 그랬던 저자가 방송작가가 된 건 순전히 우연이다. 교생실습을 마친 얼마 후, 학교 행사에서 MC를 맡았다. 그 모습을 본 선배 중에 방송국 PD를 하는 선배가 있었고, 재능이 있어 보이니 FD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렇게 방송국 FD가 되었지만 연출부 일이 맞지 않았다. 그 순간, 담당 PD가 FD 말고 구성작가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FD와 달리 구성작가는 적성에 잘 맞았다. 매일 새로운 아이템을 찾고 출연자를 섭외하는 일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방송 작가가 되었고 21년째 잘하고 있다.


그런 저자에게도 몇 번의 시련이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때는 긴 고민 끝에 임신한 둘째 아이가 유산이 되었을 때다. 결혼 당시만 해도 방송국 PD였던 남편은 결혼 후 방송국을 그만두고 외주제작사를 차렸으나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남편의 강력한 희망으로 둘째를 가졌지만, 일과 살림을 병행하는 저자에게 임신은 벅찬 일이었다. 결국 둘째는 자연 유산이 되었고, 그로 인해 저자는 죽음 직전까지 갈 뻔했다. 이후 저자는 건강을 최우선시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일도 살림도 목숨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얼마 전에는 1종 대형 면허도 취득했다. 방송 작가는 프리랜서다. 일이 많으면 수입도 많지만, 일이 없으면 수입도 없다. 불안한 나머지 글쓰기 말고 잘하는 게 뭐 있나 생각해 봤더니 운전이 떠올랐다. 1종 대형 면허를 따놓으면 나중에 버스 기사라도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연습 첫날 깨달았다. 157cm 키로는 1종 대형 면허 따기가 무리라는걸. 하지만 딱 1시간 연습하고 시험에 도전했고 결과는 합격이었다. 아직까지 1종 대형 면허를 써먹은 일은 없지만, 작가 일을 관둬도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는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든든하다. 이 밖에도 재미난 이야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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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플레이리스트 2 - 드라마 원작소설
안또이 지음, 이슬 극본, 플레이리스트 제작 / 대원앤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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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통합 조회 수 4억 뷰에 빛나는 인기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줄여서 '연플리'가 소설로 나왔다. 연플리는 대학 캠퍼스를 배경으로 대학생들의 풋풋한 사랑과 우정은 물론, 등록금 문제와 스펙 경쟁, 취업 준비, 군 입대 등 리얼한 문제까지 사실적으로 다루며 수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소설 연플리 1권이 현승과 지원의 연애를 주로 다루었다면, 2권은 재인과 강윤이 가까워지고 현승과 지원의 멀어지는 과정을 주로 다룬다. 연플리 1권에서 강윤은 재인, 현승, 민우, 준모가 자주 가는 후문 앞 선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으로 나왔다. 그때 남몰래 재인을 짝사랑하고 있었던 강윤은 교양 강의 팀플에서 운명처럼 재인과 다시 만나게 되고 재인과 가까워진다. 뒤늦게 깨달은 사랑과 혼자만의 이별로 괴로워하고 있던 재인은 자신의 앞에 나타난 직진 연하남 강윤에게 정신없이 빠져든다.


현승과 지원은 싸움과 화해를 반복하며 연애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감동적인 100일 이벤트 이후, 지원은 현승이 자신에게 점점 소홀해지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현승은 복학생 승혁이 지원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신경이 쓰인다. 한편 준모는 영문과 도영에게 관심이 생긴다. 사실 도영은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몇 개씩 하는 고학생이다. 그런 사정을 모르는 준모는 호감을 산답시고 도영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농담을 하게 되고, 준모가 자신에게 관심 있는 줄 모르는 도영은 준모를 오해한다.


이렇게 풋풋한 연애 이야기를 읽는 게 얼마 만인지. 읽는 내내 나의 스무 살, 나의 대학 시절이 떠올라 우습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강윤-재인 커플이 너무 좋아서 이 둘의 이야기만 계속 읽고 싶다. 현승에 대한 짝사랑을 안타깝게 접어야 했던 재인이 강윤과 잘 된 것도 보기 좋고, 나이는 어려도 다른 남자애들보다 어른스럽고 매너도 좋은 강윤 자체가 너무 멋지당 ㅎㅎㅎ 재인과 강윤이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해서, 아무래도 소설 다음 권이 나오기 전에 드라마 시즌 3, 4부터 달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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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플레이리스트 1 - 드라마 원작소설
안또이 지음, 이슬 극본, 플레이리스트 제작 / 대원앤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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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플레이리스트>, 줄여서 '연플리'를 아는지. 글로벌 통합 4억 뷰를 달성한 초대박 인기 웹드라마 연플리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V LIVE, 네이버TV,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된다. 대학생들의 풋풋한 사랑과 우정은 물론, 학점 경쟁, 스펙 경쟁, 고액 등록금 문제, 군 입대, 취업 준비 등 요즘 대학생들이 직면하는 문제들을 리얼하고 진솔하게 다루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이번에는 연플리가 소설로 만들어졌다. 소설 <연애플레이리스트> 1권은 연플리 시즌 1과 마찬가지로 현승과 지원의 첫 만남과 연애가 주를 이룬다. 서연대학교 2학년 재인, 현승, 민우, 준모는 누구보다 끈끈한 우정으로 얽힌 사이다. 특히 재인은 현승, 민우, 준모와 전공도 다르고 성별도 다르지만, 난생처음 자신의 친구가 되어준 세 사람과 오랫동안 편한 관계로 지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런 네 사람 앞에 현승의 여자친구 지원이 나타난다. 여중, 여고 출신으로 이제까지 한 번도 남사친을 가져본 적 없는 지원은 현승의 여사친인 재인이 신경 쓰인다. 현승은 재인과 막역한 친구 사이라고 말하지만, 지원의 친구들은 어떻게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될 수 있느냐며, 현승과 재인이 '잠재적 썸'일 거라고 경고한다. 그런 지원의 걱정을 부채질하기라도 하듯이 오해를 살 만한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다.


소설 연플리 1권은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현승-지원 커플과 현승의 여사친 재인의 삼각관계를 주로 그린다. 남자친구 현승이 너무 좋은 나머지 여사친 재인과의 관계마저 의심하게 되는 지원의 심리와, 오랫동안 막역한 친구였던 현승에게 여자친구가 생기자 왠지 모르게 기분이 싱숭생숭한 재인의 심리가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 공감을 부른다. 개인적으로 여적여 서사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지원과 재인은 싸우지 않고 속으로만 끙끙 앓아서 불편하지 않았다(가운데 낀 현승이 불쌍 ㅋㅋㅋ).


마지막에 등장하는 강윤이 멋져서 2권을 안 읽을 수 없었다. 1권 구입하시면서 필히 2권도 같이 구입하시길! 아 참, 소설 연플리에는 대본집도 함께 제공되어 드라마와 소설, 대본 3가지를 비교하며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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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까만 단발머리
리아킴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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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T.T>,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 아이오아이 <너무너무너무> 등의 안무를 만들었고, 현재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1600만에 달하는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대표 안무가인 리아킴(Lia Kim)의 에세이집이다.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리아킴이 누군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리아킴이라는 사람 자체가 궁금하고 그의 안무 영상을 좀 더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아킴은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리아킴의 어머니는 딸이 모든 걸 다 잘하길 원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학원에 보냈고, 공부뿐 아니라 예체능, 외모 관리까지 완벽하게 시켰다. 학교생활은 엉망이었다. 왕따에 전따, 지역 일대의 찌질이었고,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3년 동안 친구 한 명 없이 학교생활을 했다. 이로 인해 성격장애와 대인기피증이 생겼고, 성인이 된 후에도 사람들 앞에 서면 숨쉬기가 어렵고 토할 것 같은 증상을 겪었다. 우울증에 공황장애가 의심된다는 진단도 받았다.


그랬던 리아킴이 춤에 눈을 뜬 건 중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우연히 TV에서 본 마이클 잭슨의 내한 공연 장면에 홀린 듯 빠져들었고, 아버지에게 부탁해 지역의 청소년문화센터를 찾아 댄스 교실에 들어갔다. 타고난 소질이나 재능은 없었지만 아무리 혹독한 연습도 힘든 줄 몰랐다. 배우는 춤 동작마다 스펀지처럼 빨아들였고 춤추는 시간만은 즐거웠다. 그렇게 국내 유수의 댄스팀을 거치며 실력을 쌓은 리아킴은 락킹과 팝핀 장르로 세계 댄스 대회에서 우승했고, JYP, CJ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댄스 트레이너와 안무가로 활동하게 되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대단한 성공인데 리아킴은 더 큰 꿈을 꾸었다. 전부터 리아킴은 누군가의 뒤에서 백업댄스를 추는 현실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작사가나 작곡가는 노래를 만들면 앨범에 이름이 들어가는데, 안무가는 춤을 만들어도, 그 춤이 유명해져도 누구의 안무다,라고 표기조차 되지 않는 것도 싫었다. 춤은 일이 아니다, 댄서는 직업이 될 수 없다는 편견도 없애고 싶었다. 그래서 리아킴은 서울 강남에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안무가들이 누군가의 백업댄서가 아닌 독립적인 아티스트로 인정받는 공간, 그런 시스템을 만들었다.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 소속된 안무가들은 자신이 창작한 안무를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올린다. 영상을 보고 매료된 사람들이 안무가의 수업을 듣기 위해 스튜디오로 직접 찾아오기도 하고, 안무가에게 안무를 의뢰하기 위해 연락을 해오기도 한다. 현재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수강생의 70퍼센트는 외국인이다. 외국에서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유튜브 채널을 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K-POP 아티스트의 춤을 배우기 위해 한국까지 찾아오는 것이다. 비기너 클래스부터 상급자 클래스까지, 이들을 하나로 묶는 건 춤에 대한 열정, 그리고 나와 내 삶을 더욱 사랑하고 싶다는 열망이다. 


"꼭 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면 당신 자신이 원하는 만큼 사랑하고 즐기기를 빈다! 여기, 나의 이야기와 함께라면 더욱 좋겠다." 오로지 춤 하나로 K-POP과 유튜브, 글로벌 비즈니스의 최전선에 선 리아킴의 이야기에 나 또한 많은 자극을 받았다. 삶의 열정과 의욕을 잃은 분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리아킴 유튜브 바로가기 https://youtu.be/kDmzg1Je3R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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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진정한 친구 하나 없는 걸까
조은강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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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서툰 사람도 상처받지 않는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을까. 어른이 되어서도 마음이 잘 맞는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나쁜 엄마 심리학>의 작가 조은강의 신작 <왜 나는 진정한 친구 하나 없는 걸까>는 어려서부터 관계에 서툴렀던 저자가 어른이 되고 뒤늦게 인간관계를 배워가면서 알게 된 것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쓴 자기계발서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관계 맺기에 젬병이었다. 반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돌다가 선생님이 외치는 숫자에 맞게 모이는 게임을 하면 언제나 혼자 남았다. 쉬는 시간마다 모여서 떠드는 친구들은 있었지만 속마음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단짝' 친구는 없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이제는 동성 친구뿐만 아니라 이성 친구, 애인, 배우자까지 선택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무엇이 정답인지 몰라서 때로는 남들 의견에 억지로 맞춰보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를 자처하며 튀어보기도 했다. 결과는 매번 달랐다. 만족스럽기도 했고 불만족스럽기도 했다. 이제는 안다. 인간관계에 정답이란 없다는 걸. 굳이 정답을 찾자면 '미리 고민하지 말고 내 마음이 가는 대로 하라'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다가가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문이라도 두드려봐야 한다. 좋은 기회가 올 때까지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인연이 우연이거나 불운이다. 반면 좋은 기회를 스스로 찾아가는 사람은 우연도 필연으로 만들고 불운도 배움의 기회로 바꾼다. 저자에겐 10년 전에 떠난 산티아고 순례가 그랬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TV에서 본 저자는 곧바로 상사병에 걸렸다. 너무 가고 싶었지만 너무 멀었고, 비용도 시간도 문제가 되었다. 그런데 얼마 후 마치 계획된 것처럼 회사에서 실직을 했고 순례하러 떠날 핑계가 생겼다. 순례길에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평생 못 해본 신기한 경험도 많이 했다. 그걸 책으로 써서 작가가 되었고 이렇게 또 책을 냈다.


저자는 또한 사랑을 받을 줄 아는 사람이 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어릴 때 아버지에게는 넘치는 사랑을 받았지만 어머니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오랫동안 자신에게 호의를 품고 다가오는 사람들을 의심하고 거부했다. 누가 나를 좋아한다고 하면 '나처럼 한심하고 보잘것없는 여자를 왜 좋아하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남이 주는 사랑을 밀어내기만 하는 사람은 평생 마음에 사랑이 채워질 수 없다. 마음에 사랑이 채워지지 않으니 남에게 줄 수도 없다.


사람을 상처 입히는 건 사람이지만, 그 상처를 낫게 하는 것도 사람이다. 평생 혼자 살 수 없는 인생이라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여러 사람과 더불어 잘 사는 방법을 터득하는 편이 낫다는 저자의 조언이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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