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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까만 단발머리
리아킴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트와이스 <T.T>,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 아이오아이 <너무너무너무> 등의 안무를 만들었고, 현재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1600만에 달하는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대표 안무가인 리아킴(Lia Kim)의 에세이집이다.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리아킴이 누군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리아킴이라는 사람 자체가 궁금하고 그의 안무 영상을 좀 더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아킴은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리아킴의 어머니는 딸이 모든 걸 다 잘하길 원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학원에 보냈고, 공부뿐 아니라 예체능, 외모 관리까지 완벽하게 시켰다. 학교생활은 엉망이었다. 왕따에 전따, 지역 일대의 찌질이었고,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3년 동안 친구 한 명 없이 학교생활을 했다. 이로 인해 성격장애와 대인기피증이 생겼고, 성인이 된 후에도 사람들 앞에 서면 숨쉬기가 어렵고 토할 것 같은 증상을 겪었다. 우울증에 공황장애가 의심된다는 진단도 받았다.
그랬던 리아킴이 춤에 눈을 뜬 건 중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우연히 TV에서 본 마이클 잭슨의 내한 공연 장면에 홀린 듯 빠져들었고, 아버지에게 부탁해 지역의 청소년문화센터를 찾아 댄스 교실에 들어갔다. 타고난 소질이나 재능은 없었지만 아무리 혹독한 연습도 힘든 줄 몰랐다. 배우는 춤 동작마다 스펀지처럼 빨아들였고 춤추는 시간만은 즐거웠다. 그렇게 국내 유수의 댄스팀을 거치며 실력을 쌓은 리아킴은 락킹과 팝핀 장르로 세계 댄스 대회에서 우승했고, JYP, CJ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댄스 트레이너와 안무가로 활동하게 되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대단한 성공인데 리아킴은 더 큰 꿈을 꾸었다. 전부터 리아킴은 누군가의 뒤에서 백업댄스를 추는 현실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작사가나 작곡가는 노래를 만들면 앨범에 이름이 들어가는데, 안무가는 춤을 만들어도, 그 춤이 유명해져도 누구의 안무다,라고 표기조차 되지 않는 것도 싫었다. 춤은 일이 아니다, 댄서는 직업이 될 수 없다는 편견도 없애고 싶었다. 그래서 리아킴은 서울 강남에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안무가들이 누군가의 백업댄서가 아닌 독립적인 아티스트로 인정받는 공간, 그런 시스템을 만들었다.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 소속된 안무가들은 자신이 창작한 안무를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올린다. 영상을 보고 매료된 사람들이 안무가의 수업을 듣기 위해 스튜디오로 직접 찾아오기도 하고, 안무가에게 안무를 의뢰하기 위해 연락을 해오기도 한다. 현재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수강생의 70퍼센트는 외국인이다. 외국에서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유튜브 채널을 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K-POP 아티스트의 춤을 배우기 위해 한국까지 찾아오는 것이다. 비기너 클래스부터 상급자 클래스까지, 이들을 하나로 묶는 건 춤에 대한 열정, 그리고 나와 내 삶을 더욱 사랑하고 싶다는 열망이다.
"꼭 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면 당신 자신이 원하는 만큼 사랑하고 즐기기를 빈다! 여기, 나의 이야기와 함께라면 더욱 좋겠다." 오로지 춤 하나로 K-POP과 유튜브, 글로벌 비즈니스의 최전선에 선 리아킴의 이야기에 나 또한 많은 자극을 받았다. 삶의 열정과 의욕을 잃은 분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리아킴 유튜브 바로가기 https://youtu.be/kDmzg1Je3R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