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서: 관노트                                                     

2024년1028

제목:  we are young


지난주 토요일 북경 배드민턴 한인 연합대회에 참가 했었다.

나는 C 남복 출전을 했다. 작년 이맘 D조에서  C 승급하기 위해 4년의 시간동안 공을 들여야 했었다.  

D조는 항상 나에겐 죽음의 조였다

회마다 우승과 준우승 2팀만 승급이 되기 때문에 경쟁이 제일 치열하다

초심에서 D조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D조에서는 병목 현상이 발생한다

그동안 매년 대회에 참가해서 항상 좌절의 맛을 너무 많이 봐서 포기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해야했다. 포기하지 않은게 정말 이상 정도로 아주 집착하며 운동을 했다.

그땐 알라딘에서 책도 주문해서 읽고 (동호인 배드민턴, 시작해 배드민턴, 배드민턴 전술 등. 빠짐없이 사놨다.) 



레슨도 열심히 받고 레슨 받은 내용은  기록에 남겼다.  학교 수업 내용을 필기 노트에 남겨 둔다는 식으로 나름 훈련 일지를 기록 했었다.  

배운 것을 복습하는 의미도 있고  다른 이유는 혹시라도 나처럼 늦게 배드민턴을 시작한 사람들에게 참고가  만한  남겨 두 싶었다.



45살에 시작한 운동, 일찍 시작한 운동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늦었던 것은 아닌 같다.

그렇게 시작한 운동이 이제 수로는 5년차가 되었다

작년 대회에서 준우승을 하며 겨우 승급을 했다. 그렇게 일년이 지나고 이번 대회에서는 C조에서 B조로 가는 승급에 도전하게 되었다.


결과는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우승을 해 버렸다.

주위의 사람들의 반응도, 자신도 믿을 정도로 내가 우승을 해버린 것이다.

결승에 오른 상대는 설이(내 큰 아들) 팀이다. 같은 또래의 중장년층이 참가하는 대회에 이제 18살인 설이도 C조에 참가 했었다

예선에서 나는 설이에게 졌었다. 그래서 2위로 올라가 다른 1위랑 준결승을 치뤄 이긴 후 결승에서 다시 만난 것이다.

설이가 지금 한창 때라 순발력과 힘이 장난이 아니다

남들이 말 하길  아빠와 아들의 대결은 대부분 아들이 이긴다고 했었다

오직 편은 완산(내 아내) 만 내가 이기길 바랬다.

설이네 팀은 예선 전승으로 상대방 아저씨들을 초라하게 만들 정도의 점수차로 아주 쉽게 결승에 올랐다.

우리팀은 첫번째 경기에서 설이 팀에게 이미  졌었다. 하지만 이후 다른 팀들을 아주 힘겹게 이기고 결승에 오르고야 말았다. 그 과정이 무지하게 힘들었다.


내가 파트너보다 나이가 많고  친다.  

상대팀은 그런 나의 상황을 알기 때문에 전부 나에게만 집중 포화를 쐈다.

나는 나에게 오는 콕을 막기에 만 급급했다.  피하고 싶지만 콕이 나를 쫓아오는 처럼 항상 한테만 콕이 날라 왔다

그렇게  이리저리 구르다 보니 다리에 경련이 심하게 났다

그래서 잠시 경기를 중단 하기도 했 시합 후 의사에게 간단한 물리 치료를 받기도 했다.  

평소 보다 긴장하고 힘이 들어가니 근육들이 많이 뭉쳐 버렸다

어쨌든 쉽게 결승에 오른 설이와 다르게 나는 너무나  힘들게 결승에 올라 간 것이.


결승 초반 부터 설이 팀에게 6 차이로 지고 있었다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지자 응원하던 완산도 결국 설이가 이기겠구나 하며 포기하고 밥먹으로 갔었다고 한다

그런데 중반이 넘어 가면서 흐름이 묘하게도 우리쪽으로 유리하게 흘렀다.

설이팀이 번의 실수를 것이다

이때 파트너가 살리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우리가 가져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막판에 역전에 성공하고 마지막 끝내 2점차이로 우리가 설이팀을 이겼다.  

사실 설이팀에게 지더라도 준우승이므로 B조로 승급을 하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우승까지 하게 것이다.  

평소 아빠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는 설이인데 이번에야말로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게 것이다

나중에 설이 말로는 라켓을 바꿔서 진거 라고 패배를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내가 공식적으로 이긴건 이긴거다

승부의 세계는 냉혹한 거다. 설이야.


결국 내가 우승을 차지하고 설이는 준우승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완산도 A 여복에서 준우승을 했다.  

그날 우린 가족은 서로 함께 축하하고 행복해 했다.

정말 하면 된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닌 같다

거기다 하나 덧붙이면, "하면 된다.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그래,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결국 바라는 바는 이루어 지는 것이다.



대회 뒷풀이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 시합때 찍었던 사진과 동영상을 편집하며 배경음악을 뭘로 할까 하다가  그룹 FUN   WE ARE YOUNG  선택 했다.

마음은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나의 마음은 이 순간 영원한 젊음에 머무를 것이다. 

 


tonight~  we are young ~ so let's set the world on fire 


지금 이 순간 ~  우린 젊어~  그러니까 세상에 질러버리자.


we  can burn brighter than sun    tonight~  we are young~  


우리 태양보다 밝게 타오를 있어.  지금 이 순간~   우린 젊어~



10월의 어느 멋진 날, 우린 젊었다.  


설이의 공격. 하루종일 난 이런 공격을 수도 없이 막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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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10-28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우승 축하축하 합니다.👍👍👏
그것도 젊은 청년을 상대로~~
집중 포화를 멋진 수비로 막아내시는 마힐님이 보이는 듯 합니다.
안세영 선수처럼요^^
근데 아내분께서 정말 마힐님을 응원했을까요?
마음 속으로는 설이를~~ ㅎㅎ

마힐 2024-10-28 21:33   좋아요 1 | URL
아휴..... 불감당한 과찬이세요.. 안세영 선수는 제 입장에서 보면 그냥 신(神)이어서 제가 감히.....
비교 불가예요. ㅎㅎ
그래도 저 한테는 시합이 아니라 전투 였던 것 같아요. 영혼까지 다 태웠어요. ㅎㅎ
그 후유증으로 지금 까지도 온 몸이 쑤십니다.
페넬로페님 말씀 보고 저도 혹시나 해서 다시 아내 한테 유도심문으로 물어 봤는데요. 진짜로 저 응원한 것 맞은 것 같아요 ㅎㅎ 축하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자목련 2024-10-29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승, 정말 멋지네요!!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마힐 님은 젊고 젊습니다!

마힐 2024-10-29 11:52   좋아요 0 | URL
자목련님도 젊고 젊습니다! 우리 모두 젊어요! tonight~ we are young~
축하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ㅎㅎ

cyrus 2024-11-01 2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죽음(Death)의 조라서 D조였군요... ㅎㅎㅎ 우승 축하드립니다. 마힐 님이 경기에 뛰는 모습이 있는 사진은 없나요? ^^

마힐 2024-11-01 23:49   좋아요 0 | URL
cyrus 님도 민턴을 치시는 지요? 업계의 용어를 아시는 걸 보면…ㅎㅎ 축하 감사합니다. 얼굴 빨개지게 치는 것만 몇 장 찍혔던데 그건 못 올려요. 자세도 엉망이고 창피 합니다. ㅠㅠ 내년 시합때 스매싱 자세 찍히면 그땐 올려 볼께요. ㅎㅎ Cyrus님 즐거운 주말 되세요!

잉크냄새 2024-11-24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제가 아는 지인도 북경에서 배드민턴 동호회 활동하시던데...
아마 같은 동호회가 아닌가 싶네요.
그분도 we chat 에 우리는 젊다는 문구를 중국어로 올리셨더군요.

마힐 2024-11-25 12:1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오늘 북경 날씨는 비가 내릴 듯하며 춥네요.
지인분께서 북경에서 배드민턴 동호회로 활동하시는 군요.
북경에 5개의 한인 동호회가 있어서 일년에 2~3번 정도 함께 교류전을 합니다.
같은 동호회가 아니라더도 아마도 안면은 있을 수 있어요.
나이를 먹으면서 그나마 건강을 유지하는 운동중에서 배드민턴이 지금의 저한테는 비교적 맞는 것 같아요. 잉크냄새님 께서도 건강하시길 바라며 오늘 즐거운 하루 되세요.
 
은랑전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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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은랑전

지은이켄 리우 / 장성주 옮김

  : 작은 발걸음은 원대한 꿈을 담고



지난주(10/13) 일요일 , 여명이  밝아 오는 미국 텍사스 현지시간 아침 7 25분에  우주선 발사시설인'스타베이스' 에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우주선 '스타 쉽(star  ship)'이 발사 되었다

우주선 발사는 실시간 동영상으로 전세계에  방송 되었다.

이때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우주선 발사시 사용했던 1단계 발사 추진체가 수직으로 천천히 로봇 팔에  안기며 착륙하는 장면이다.



스타  쉽의 전체 길이는 121M, 그 중 탐사선이 50M,  발사 추진체가 71M  라고 하는데 그 거대한 추진체 로켓이 마치 영화속의 한 장면 처럼 불꽃을 품어내며 착륙하는 것 이었다.

발사체의  착륙 성공을 지켜 보는 많은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면서 일론 머스크가 꿈꾸는 우리 인류의 화성 이주 계획이 어쩌면 허황된 망상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또 하나의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까?

예전 부터 나는 그가 어릴 때 공상 과학영화나 만화, 소설을 많이 봐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강했었다. 

'테라포밍' 하겠다는 그의 포부는 거창하지만  너무나도 비현실적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어쩌면  정말 테라포밍이 가능 할 지도 모르겠다.

테라포밍(TERRA FORMING)  이란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에다가 지구와 비슷한 환경과 생태계를 인공적으로 조성하여 인류를 이전 시켜 거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 한다.

과거 SF 소설 속에 등장했던  상상속의 미래의 기술들이 이제는 어느덧 현실 속에 실현 되어 지고 있다. 


이번에  때마침 읽은  '켄 리우(Ken Liu)' 작가의 <은랑전> 은 테라포밍을 비롯하여 과거와 미래의 지구, 우주를 넘나들며 외계인, 변종인류가 등장하는 SF 단편 소설이다.

SF(Scinece Fiction) 라 하면 사이언스 픽션이라 하여  과학 소설을 뜻하는데 이 책 <은랑전>에는  단편 < 은랑전>을 포함하여 모두 13편의 작품이 수록 되어 있다.


그 작품들  중에 먼저 책의 제목으로 쓰인 단편 < 은랑전>   2015년 작 대만 영화  <자객 섭은낭(刺客 聶隱娘)> 을 모티브로 삼았다.  

영화에서  섭은낭의 섭() 은 성씨 이고 이름은 은낭(隱娘)으로  소설  '은랑전' 은 영화속  이름 '은낭'에서 ''''으로 고쳐 쓴으로 보인다.

중국  당나라 시대가 배경인 강호의 무협을 켄 리우 작가는 현대적 시각으로 각색했다

은랑은  어릴 때 스승에게 납치 되어 살수, 즉 자객으로 길러진다

은랑은 스승을 비롯한  두명의 사저(師姐: 스승에게  먼저 입문한  언니)들을 통해 최고의 살수 기술을 배운다.

이들  기술은 물리적 범위를 벗어난 기술들로 이는 신선(神仙) 경지에  이른 무술이다.

마치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臥虎藏龍)> 속 유명한 신(scene),  리무바이 (주윤발 분)와 옥교룡(장쯔이 분) 대나무 위를 밟고 뛰고 날으는 장면이 연상 될 정도로 우아하다. 

6년간의 수련 후, 천부적인 자질로 그들에게 실력을 인정 받은 은랑은 스승에게 첫 임무를 맡게 된다.  

당나라 한 지방 절도사를 암살해야 했지만 은랑은 절도사의 따뜻한  마음에 감화가 되어 오히려 절도사를 살려 주게 된다

결국 자객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 은랑은 두 사저들과의 대결을 피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때 은랑과 사저들간에 벌이는 무술 대결은  SF소설 답게 차원의 공간을 이용한다 .  

눈으로  보이는 차원의 싸움이 아닌 다른 차원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은랑과 사저들간의  대결 끝에 은랑은 자객의 삶이 아닌 모두의 평온을 지키는 삶을  선택한다.




작품 < 맥스웰의 악마>에서는  2차대전 말기, 재미  일본인 다마코는 미군의 스파이가 되어 일본 오키나와 섬에 주둔한 일본군 98부대의  기밀을 빼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98부대는 초자연 현상을 검증하는 부대로 유타(무녀) 의 피가 흐르는 다마코는  오키나와에서 죽은 혼령들과 대화를 하게 된다

다마코는 맥스웰(1831~1879) 이 고안 했었던  '맥스웰의 악마' 라는 사고 실험에 실제 혼령을 이용하여  폭탄을 만들려는 일본군의  계획에 몸서리 치게 된다.

광기어린  전쟁의 막바지에 이르러 다마코는 자신을 죽이려는 일본 장교를 피해 필사적으로 달아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미해병의 사격에 쓰러지게 된다.

 "은마리지마" (오키나와 방언으로 "집에 가야지" 라는 뜻 ) 다마코의 영혼은 미국으로 잘 갈 수 있을까?


<메세지> 라는  작품에서는 멸망한 우주 문명의 행성에서 벌어지는 사춘기를 겪는 딸 메기와  그녀의 아빠 제임스의 부녀간의 갈등과 화해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배경만 미래와 우주 문명이지 사실은 현대의 부모와 자식간에 겪는 갈등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방사능에 노출 되어 목숨이 다해 가는 순간에서  제임스가 딸을 탈출 시키며 전하는 마지막  대사, "넌 내가 지금까지 풀어 본 수수께기 중에 최고였어. 사랑한다" 는 오래 기억 될 것 같다.


지구를  지배하는 토닌인 이라는 외계종족과 그들에게 기억을 삭제 당한 여인 조슈아 레넌의 이야기가  <환생>에 등장한다.

"나의 기억이 곧 나다" 라고 한다.  그런데  나의 모든 기억을 지워 버리고 다시 세팅을 하게 된다면?  ''  라고 느끼는 존재가 사실은  뇌에서 빚어낸 착각이라면?

환생이란 것은 나의 모든 기억을 없애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그럼에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남아 있다면 ?

아니 그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 

<환생>은 기억에  대한 물음을 주는 작품으로 여겨진다.


<추모와 기도>는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헤일리에 대한 가족들의 입장, 여동생 에밀리, 아빠 그레그, 엄마 애비 게일, 고모 세라의 인터뷰 내용을 담아 냈다.

죽은  헤일리를 기리기 위한 추모가 인터넷에서 어떻게  변질이  되고 파괴되어 지는지를  적나라 하게 보여 줬다.

 

<폭풍너머의 추격전><회색 토끼, 진홍 암말, 칠흙 표범> 에서는 SF보다는  판타지 계열로 웹툰 이나 블럭 버스터 영화 로 제작해도 될 것 같은 소재를 다뤘다.

그중 <회색토끼, 진홍 암말, 칠흙 표범> 은 발현주라는 술을 마시면 사람이 괴인및 동물화가 되어 버린다.  

사람의  몸이  용이나 곰, 호랑이 같은 전투를 할 수 있는 괴인 동물로 변형시키는 것을  발현이라고 한다.

도적떼에  납치 당한 남동생 쇼를 구출하기 위해 누나 에이바와 그녀의 동료들이 겪는 모험을 담았다

그 여정이  마치 삼국지 속의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 결의가 연상 되었다.


<진정한 아티스트> 에서는 하이 콘셉트(High concept) 영화, 즉 흥행을  목적으로 제작하는  영화사에 지원한 소피아의 입사 면접 이야기를 통해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어떻게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를 제작 하는지를 알려 준다.  


<비잔티움 엠페시움>에서는  가상현실, 암호 화폐, 블록체인  같은 소재를 활용하여 한 자선단체의  성공과 몰락을 보여 준다. 가상현실을 통한 개인의 공감이 어느새 과거의 신탁과 같은 모습으로 변해가는 미래를 예견 한다.


이 책의 작가  켄 리우는1976년 생으로  중국 간쑤성 란주(兰州) 출생이나 11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하버드대 영문과를  졸업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중국 관련 소재와 하버드 대학이 그의 여러 작품 속에 배경으로 쓰인게 눈에 뜨였다.  

켄 리우는 작가이면서  번역가로도 알려 졌는데 중국 SF작가  최초로 휴고상을 받은 류츠신 작가의 <삼체> 를 영어로  번역했다고 한다. (어쩌면  작가의 롤모델이 류츠신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  읽은 <은랑전>SF 소설 입문용으로 적당한 것 같다. (류츠신의 <삼체> 같은  수준의 작품 읽기 도전에는 좀 더 수련을 쌓아야 한다. 나도 은랑처럼 6년 정도 수련을 해야 될 지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 의 우주 기술 경쟁력이 이미 미국 정부의 NASA를 뛰어 넘었다는 평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한 일론 머스크의 기술력중 가장 큰 핵심은 로켓 재활용이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우주 산업에서 머스크는 로켓 부스터 재활용이라는 아이디어로 경쟁력을 키워냈다. 

그 로켓 재활용 아이디어를 일론 머스크는 SF소설 속에서 얻어 냈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인류가 화성으로 테라포밍 하는 계획도 어쩌면 소설 속의 한 장면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스타 쉽의 로켓 수직 착륙의 성공이 인류의 원대한 꿈의 또 다른 도약이 되길 바란다.

마치1969 7 21, 아폴로 11호 선장 닐 암스트롱(1930~2012)  인류 최초로 달에 첫 발을 내딛으며 했던   "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는 작은 걸음이지만 ,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입니다"  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또 하나의 역사적 장면이 아니였을까?



저 작은 발자국 하나에 온 인류의 꿈이 담겨 있으니...

적어도 내가 경험한 바로는, 소설 쓰기의 핵심에는 역설이 있다.
소설의 매체는 언어이고 언어는 소통이 지상 과제인 기술이건만, 작가인 나는 소통이라는 목적을 멀리해야 비고소 마음에 드는 소설을 쓸 수 있다.
<서문 중에서> - P9

지구는 홀로세 후기의 환경이 유지되도록 세심하게 조절한 온난 기후가 이어지고, 금성은 소행성을 이용한 중력도움을 거듭한 끝에 궤도가 조정되고 테라포밍까지 완료돼 초록이 무성하고 따뜻한 쥐라기 지구의 복제판 같은 모습이며, 화성은 방향이 바뀐 오르트 구름의 구성 요소들이 지표면에 퍼붓다시피 쏟아진 데다....<일곱번의 생일 중에서> - P33

세상에 존재하는 차원은 너비와 길이와 높이 뿐이라고 생각하겠지.
허나, 은랑아, 그건 착각이란다. 넌 이때것 종이 위의 개미로 살아 왔지만 진실은 그보다 훨씬 더 경이롭단다.
<은랑전 중에서 > - P196

이건 고통의 상품화다! 사진을 특정한 구도에 맞춰 자르고 편집해 거짓말에 이용하듯이, 가상현실 또한 같은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
<비잔티움 앰퍼시움 중에서> - P324

우리는 우리가 누군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답을 알아내려는 노력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은둔자 중에서> - P393

들판의 아룩은 조용히 서 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리 놔두지 않는 법이지.
<회색 토끼,진홍 암말, 칠흙 표범 중에서> - P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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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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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당신거기 있어 줄래요?

지은이기욤 뮈소 / 전미현 옮김

  :  시간여행에 대한 사색

 


시간여행정말로 이루어 질 날이 오게 될까

스티븐 호킹(1942~2018)은 생전에 시간여행은 미래로는 가능하지만 과거로는 안 된다고 했다.  그 이유는 이론상으로 빛과 같은 속도인 30만 km로 가는 비행체가 있다면 그 우주선 안의 시간은 느리게 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주선 안의 시간 지연 현상 때문에 밖에서 보면 몇 십년이 흘렀어도 내부의 시간은 불과 얼마 안되는  시간 밖에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시간여행은 미래로만 가능 하다는 이론이다.

아인슈타인(1879~1955)은 상대성이론과 특수상대성 이론을 통해서 현대 물리학에서는 타임머신을 이용한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고 했다하지만 대신 웜홀(worm hole)  을 이용한 시간여행은 가능하다고 했다

웜홀이란 블랙홀과 화이트홀의 시공간을 연결하는 통로로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이러한  웜홀을 통해 시간여행을 한다.

그리고 양자역학에서는 '초끈이론'  을 내세우는데 이 이론은 검증하긴 어렵지만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과학자들 보다  작가들이  시간여행을  창작의 영역으로 가지고와 이를 소재로  영화나 드라마 소설 그리고 웹툰에 이르기 까지 활용하지 않는 곳이 없다.

  

초창기 시간여행을 다룬 창작물들은 나름 과학적 근거가 있었고 또 타임머신을 이용하는 매개체가 존재했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근거는 없어지고 시간여행 매개체를 아주 간단히 축소하거나 또 맥락없이 자고 일어나니 과거나 미래로 가게 되는 설정을 남발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아예 클리셰가 되어 버려  어느덧 식상하기 까지 하다.

그  까닭을 생각해보니 시간여행이란  어차피 검증을 할 수도 없고 현실적으로 실행 불가능하니 명확한 근거나 맥락은 작품에서 밝히지 않아도 상관 없게 되어 버렸다

즉 시간여행을 하는 방법은 독자도작가도 서로 모르는 것은 매한가지서로 그냥 묻지도 답하지도 않고 타임머신 같은 복잡한 매개체 없이 곧 바로 간편하게 과거로 보내 버리는 것이  요즘 시간여행물의 추세가 아닌가 싶다.

 

이번에  읽은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소설 <당신거기 있어 줄래요?> 도 이러한 맥락없이 시간 여행을 하는 현대의  수많은 환타지 창작물 중 하나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소설이 나름 재미가 있었는지 2006년 출간 이후 원작을 기반으로 영상화 시켰다

이는 드라마와 영화로  각각 만들어 졌는데 영화는 2016년에 소설과 같은 제목과 내용으로 개봉 되었다.  당시에 김윤석과 변요한이  주연을 맡았는데  아마도 흥행엔 실패한 것 같다. (솔직히 영화가 제작 되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2013  tvN에서  제작한 드라마  <나인: 9번째의 시간 여행>    당시에 시청률로는 대박을 쳤었다.

사실 나는 소설보다 드라마를 먼저 알게 되었는데 그때 드라마의 모티브가 된 원작 소설이 바로 <당신거기 있어 줄래요?>이란 것을 후에 알게 되었다

드라마와  소설은  기본 골격인 주인공이  9번을 시간 여행한다는 모티브 하나만 같고 서로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전개 된다

 

소설의 주인공 엘리엇 쿠퍼는 2006년의 시간대에 살고 있으며 이제 곧 정년을 앞둔 소아외과 과장이다.  엘리엇은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하며  촌장의 아이를 치료해준 보답으로 촌장에게서 타임슬립을 할 수 있는 알약 10개를 건네 받는다.

이후 알약을 먹고 나서  30년 전인 1976년으로 돌아가 과거의 자신즉 젊은 엘리엇을 만나고  자신의 소원이었던 옛 애인 일리샤도  만나게 된다.

사실  2006년의 엘리엇은 폐암 말기 였는데  자신이 죽기 전  딱 한번만 이라도 사랑했던 일리샤를  보고 싶은 소원을 이루고자 시간여행을 시도 한 것이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시간여행물에 나오는 기본 틀은 대동소이하다주인공은 현실에서 심각한 결핍을 겪고 있다

그게 돈이든사랑이든정신적인 것이든물질적인 것이든 이유야 어쨌든 주인공의 현실은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그들은 과거의 인과관계에  집착한다.  만약에 과거의 내가 그렇게 했더라면오늘 내가 이럭하지 않고 있을 텐데... 그때 그렇게 하지 못한 나를 자책하며 과거 때문에 미래의 나는 고통을 받고 있다고 철저히 믿고 있다.  

그들에게 과거는 후회와 회한의 고통을 안겨다 주는 원인인 셈이다

그들은 또한 내가 만약 과거로 돌아가 고통이 되는 씨앗을 없애 버리면 미래의 나는 달라지게 됨을 굳게 믿는다.  이렇듯  시간여행은 인과관계에  집착한다

 

과거의 젊은 엘리엇과 미래의 늙은 엘리엇은 서로 동일한 사람이지만 전혀 다른 사람이란 인식으로 인해 서로 소통하기가  쉽지 않다

그들의 주된 갈등은 '' '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점이다.

내가 나라는 것을 믿지 못하는 상황즉 내 스스로가 내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상태와 다르지 않다.굳이 시간여행이 아니더라도  현실 속의 지금의 나는 내 자신의 모든 것을 객관화 시켜 인정 하고 받아 들이고 있는가

 

2006년의 엘리엇은 자신의 소원대로 일리샤를 만나 봤음에도 불구하고 1976년의 젊은 엘리엇의 요청으로 인해  정해진 운명을 바꿔 버리고야 만다.

원래의 운명대로 라면 일리샤는 사고로 죽었어야 했다

그 운명을 알고 있는 미래의 엘리엇은 과거의 엘리엇에게 사실을 밝히게 되고,  과거의 엘리엇은 일리샤를 구하기 위해  미래의 엘리엇의 도움을 받게 된다.

얼핏 생각하면 죽어야 할 일리샤를 시간여행을 통해 살려내는 것은 참으로 낭만적이고 희망적이다.하지만 시간여행으로 관여 했던 미래의 댓가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았다.

차라리 그냥 원래 운명대로 사는 것이 더 낫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미래를 바꾼 댓가는 주인공 엘리엇에게 철저한 고독만을 떠 안겨 주었다.

사랑했던 일리샤와는 처절하게 헤어져야 했고자신의 유일했던 절친인 메튜마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 버린 사이가 되어 버렸다

이렇게 되면  나는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가 힘을 합쳐 나와 타인의 운명을 바꾸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사실 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내 자신 뿐이다타임머신이나 시간여행의 도움으로 낭만적이고 해피한  엔딩을 맞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  환타지에 불과하다

시간여행을 통해서 운명을 바꾸는 주체는 시간여행이 아닌  내 자신이 되어야만 한다.

미래의 나와 과거의 나는 다르지 않다.  둘 다 ''  이다

’ 란 실존은 지금, 내가 이 순간에 존재 함을 여실히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불가(佛家)의 스승님들 께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이 순간이라고 말했다.

금강경의 구절에는 "과거심 불가득현재심 불가득미래심 불가득처럼 "과거심도 현재심현재심도 현재심미래심도 현재심으로 가득 차 공하다고 했다.

과거 현재 미래가 각각 따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는 뜻이다

지금의 나를 보면 과거에 내가 어떻게 살았는가를 알 수 있고현재의 나를 보면 미래의 나가 어떻게 살게 될 지를 알 수 있다고도 했다

그래서 결국 지금의 나가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 된다

지금 내가 바뀌지 않는 다면 미래의 나는 결코 바뀔 수가 없다즉  인과관계에 집착하는  시간여행속의 과거의 나가  바꿔어야만 오늘의 나가 변하게 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큰스님께서는 과거는 이미 지나 갔으니 없고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없다고 하셨다

그러니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이 존재할 뿐이다.

소설의 제목처럼  '당신거기 있어 줄래요?' 누군가 내게 묻는 다면  '나는 본래  오지도 않았고 가지도 않았으니  늘 항상 이 자리에 있었어요'  라고 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소설과 드라마를 비교 한다면정말 솔직히 말해서 나는 소설보다는 tvN 드라마 나인이 훨씬 더 재미있었다. 보게 되면  k드라마가 왜  대단 한지  바로  알 수 있다



인생을 다시 쓸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실수를 바로 잡고 싶을까?
- P7

WAITING FOR YOUR NEXT VISIT - P127

일리나를 죽게 만든 사람은 바로 자네야 - P177

우리는 두눈에 붕대를 감고 현재를 통과한다. 시간이 흘러, 붕대가 벗겨지고 과거를 자세히 들여다보게 될 때가 되어서야 우리는 비로소 살아온 날들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깨닫는다.
-미란 쿤데라- - P193

자네는 인생의 한참이나 남은 것 처럼 일리나를 대했어.
사랑은 그런식으로 느긋하게 하는 게 아니야.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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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번의 세계가 끝날 무렵
캐트리오나 실비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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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백만번의 세계가 끝날 무렵

지은이캐트리오나 실비 / 공보경 옮김

  :  독서는 희망과 믿음을 키우고



 

지난  일년간 나의 독서 생활중에서 소설 읽기의  비중이 가장 낮았다.

사실  나는 소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 편견은  '소설은 전부 허구다' 라는 선입견 때문이다.(그런데  선입견  때문이라기 보다는 원래 학교에서 그렇게 배우지 않았나)

학창시절에서 부터 나는 남여 간의 사랑을 다루는 소설을 제일 싫어 했다.

그래서 인지 알라딘 사이트에서 장바구니에 책을 담을 때 소설  영역은 클릭하지도 않았다. 물론 소설의 종류는 다양하고 남들은 소설속에 사랑이야기가 없으면 재미가 없겠지만 난 그 재미를  도저히 모르겠다.

그런데  알라딘 이웃 서재님들이 올리는 여러 분야의 소설 리뷰들을 보면서 점차 나도 일부 소설은 읽어 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최근 접한 안톤 체호프의 단편 소설 이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같은 고전 소설들을 통해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를 들여다 보게 되었다.

즉 그동안  단순히 허구라고 생각 했던 소설은 사실 작가가 소설이란 형식을 빌려 독자와 소통을 하고자 하는 방식이란 것임을 어렴풋이 알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나름 고심 끝에 선택해서 읽게 된 것이  <백만번의 세계가 끝날 무렵> 이다.

이 책은  나의 본격적인 소설 읽기의 도화선이 되리라 믿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도화선은 불발이 되었다.

불이 붙다가 중간에 꺼져 버렸다.  ? 도대체 왜 불발이 되어 버렸을까?

, 이건 나의 안목을 탓 할 수밖에 없겠다.


이 책< 백만번의 세계가 끝날 무렵>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 '산티아고 로페즈 로메로(산티)' 와 여자 주인공 '소라 리슈코바(소라)'는 독일의  퀼린에서 만난다.

이들은  몇 번의 죽음과 다시 환생을 거쳐 각기 다양한 상황속의  만남을 이어간다.

여기 까지 보면 처음엔 백만번이나 윤회를 하며 만나는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다.

또 소설 제목과 표지 그림이 의미 하는 것이  환생을 거듭하여  완성시키는 우주적 차원의 사랑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보는 소설 초반은 나쁘지 않았다.

반복되는  환생과 만남, 그리고 주인공들과  주변 인물 관계들 간의 관계 설정 등, 나름 흥미를 끌었다.  

만약 내가 사는 현실이 진짜가 아니고 설정된 무대 세트 위에서 벌어지는 일이며 내가 겪는 모든 상황이 다 가짜였다면?

이러한  설정은 영화 트루먼 쇼를 본 사람들이라면 대체로 익숙 한 설정이다.

게다가  동일한 지역 한정으로  그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며, 또 시간은 항상 동일한 시간대만 흐르게 된다면?  이 부분은 타임루프(Time Loop) 에 해당하는 설정이다.

타임루프란  특정한 시간대가 동일하게 반복 되는 것을 뜻한다.  대부분의  타임루프 소재의 영화는 주인공들이 타임루프를 벗어나고자 다양한 방법으로 반복해서  노력하는데 그걸 지켜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재미가 있다. 이러한 타임루프 설정에다가  태어나고 죽기를 반복하는 환생까지 추가가 된다면?

이 소설에서는  이 모든 설정들이 전부 하나로 믹스가 되어 있어 초반에 읽을 때는 어쩌면 대작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 소설의 구성은 모두 3부로 되어 있는데 초반 1부와 2부는 앞의 설정 대로 진행이 된다. 그런데 3부 에서는 앞의 믹스 된 설정들 사이에서 여러가지 오류들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 대표적  오류는 첫째, 타임루프 라면  어떤 생을 살아도 주인공의 나이는 고정 되어야 한다. 누군가  먼저 죽고 나중에  죽더라도 환생하면 다시 같은 시간대로 리셋이 될 것이다. 그런데 환생이란 설정이 가해지면서  앞서 죽었던 이가 먼저 태어나고 뒤에 죽은이가 나중에 태어면서 사람들의 나이가 변해 버린다. 배경이 되는 공간과 시간은 고정이 되어 있는데 사람들의 나이는  고정 되어 있지 않았다. 뭔가 모순 처럼 보였다.

두번째는  전통적인 윤회관에서 환생을 하면 태어날 때 남여의 성별이 바뀌게 되는데 소설에서는 계속 고정된 성별로만 태어난다.즉 시간과 공간, 등장 인물의 성별은 고정 되어 있지만 나이는 변한다. 그리고 남여 주인공외에  주변인물들은 병풍 역할만 한다. (소라의 연인이 성소수자라는 설정 밖에 기억이 안난다. 무대가 되는 쾰린이 성소수자 천국이라 그런 설정 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니체의 영원회귀론도 아니고, 타임루프 설정도 안 맞고, 윤회 환생의 믹스가 전혀 따로 논다. 이게  작가의 설정 오류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소설 속의 두 주인공도 이러한 오류를 미스터리 같은 상황이라 여기고 이 반복되는 환생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 둘이 함께 머리를 싸맨다.  읽는 독자도 이정도 쯤이야 나처럼 따지지만 않는다면 그냥 봐 줄 수도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가장 심각한 오류는 두 주인공은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학습 능력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공간과 시간에 갇혀 있는 자신들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둘이 합심하여 노력해도 모자랄 판에  만날 때 마다 그냥 싸운다.  이게  난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거다. 더구나 급기야는 서로가 서로를 살해하는 상황까지 가고야 만다. 루프를 벗어나기 위한 행동이라나? 그러면서도   환생해서 만나면 서로 또  다투고 언쟁을 벌인다.  . 이건 정말....대체 얘네가 왜 주인공인지 이해가 안 간다. (이때쯤 이면 열 받아서 책을 던지고 싶어 지는 충동을 느끼게 되리라)  나중엔 읽다가 오기가 나더라

도대체 작가는 어떻게 결말을 낼건지...두고보자하는 심정.  진짜  작가의 의도적 설정인지, 내가 이해를 못해서 혼자 발악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 책 읽기가 싫어 지는 것도 또 하나의 체험이 되었다)  

결국 그들의 최종 미스터리 관계가 풀리기 시작한다.

 

그들은 원래 연인도 아니 였으며 같은 우주 탐사선을 탄 동료 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같이 탑승했던 우주선이 지구로 귀환 중 고장이 나고 주인공들은 가사 상태에 빠지면서 그들의 무의식  상태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그들은 생생한 실제라고  여겼다.

다시 말해서 남여 주인공이 코마 상태의 뇌 속에서 꾸는 꿈이었던 것이다.

가사 상태에 빠진 그들은 우주선에서 죽어가는 실제 상황에서 그들 무의식에서 벌어지는 환생과 타임루프를  벗어나고자 하는 환영에 불과 했다. 작가는 요즘 유행하는 타임루프, 환생, 메타버스 같은 설정을  비빕밥 처럼 버무렸는데 오히려 각각의 제 맛을 살리지 못한 그냥 잡탕이 되어 버렸다. 결국 코마상태에 빠진 꿈 이었다니... 허탈했다.

그런데 이걸 영화화 한다고?  그것도 원더우먼의 갤 가돗을 주연으로 한다고?

, 이거 참, 말리고 싶다. 스코트랜드 출신의 저자 '캐드리오나 실비'  한테는 미안하지만....

작가가 전하고 싶은 의도는 어떠한 선택이든 잘못된 선택은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 같은데, 이 책을 읽게 된 나도 잘못된 선택은 아니였다고 믿자. 그렇게 믿자구!

아니. 내가 이래서 소설은 안 읽고 싶었다구.


소설가는 소통을 하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들의 소통은 일방적이다.

작품을 통해 작가의 정신세계에 현실의 독자를 초대하는 게 그들 만의 소통의 방식이다.

독자는 작품을 감상해야지만 작가의 보이지 않는 세계를 생생하게 체험 할 수있다.

독자가 작가의 그 보이지 않는 세계를 경험하는 순간, 독자는 희망이 보일 수도, 고통을 느낄 수도 있다

만약 그것도 아니라면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마주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럴 때  독자는 작가의 세계를 이해 하게 되거나 아니면 못 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내게 문학은 어렵다. 아직은 작가의 정신을 이해하기에 한참 부족하기 때문이다. (... , 괜찮다. 천천히 하자구)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인해  이제 문학도 드디어 K 문학의 시대가 열렸다.

그런데 이 분 소설이 참 어렵다는데.... 내가 읽고 제대로 이해 하게 될 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열심히 읽다 보면 언젠가는 이해 할 날이 오게 됨 을 믿고...일단 읽자.

어쩌면 독서의 목적이 자신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키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산티는 방향을 바꿀 새도 없이 벽에 부딪힌다. 아니 벽을 통과해 버린다. 존재에서 무 존재로 바뀌어 벽을 통과하고 다시 존재하는 상태가 된다. - P246

어머니에게 나는 단순한 사춘기 소녀가 아니라 무한의 시간을 사는 불멸의 존재라고 말하고 싶다. - P269

우리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중요하다면, 그 중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뻗어나 갈 수 있는 길이 무궁무진 할 텐데 그 중에 하나만 옳은 길 일리 없어. - P285

산티는 늘 해온 대로 세상에서 의미를 읽어내려 하고 소라는 안에서 부터 세상을 부수려 한다. - P332

중요한 건 내가 누구인지 아는 거야, 그래야 어디로 갈지도 알게 돼. - P343

잘못 된 선택이라는 건 없어. 그냥 그렇게 될 뿐이야 - P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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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 - 140주년 고급 벨벳 양장본 최신 원전 완역판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가영 옮김, 최행규 해설 / 코너스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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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지은이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그래서 아버지를 용서 하실 건가요?


 


마힐안녕하세요마힐입니다얼마전에 제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완독했습니다러시아 장편 소설은 처음이라 읽기전에 은근히 내심 걱정했어요.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 거의 대부분은  작가나 제목은 아주 유명하지만 읽어볼 엄두가 솔직히 잘 안 나거든요읽어 보기도 전에 그 압도적인 양때문에  포기 하게 되 더라구요.  제가 살면서 그랬거든요

그래도 늘그막에 독서를 시작 했으면 반드시 고전은 넘어야 할 산이라 생각해서 이번에 큰 맘먹고 이 책<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골랐죠그렇게 알라딘에서 고르고 고르다가 <코너스톤출판사의 2권짜리 양장본으로 구매해서 정독을 했어요

정독 후 느낌이 어땠냐 구요?

이거 정말 읽어 볼만 하다는 겁니다

페이지로 따지면 1500페이지가 넘어 부담을 가졌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까 진도가 쭉쭉 나가는 겁니다그리고 내용이 생각보다 무척 흥미진진 하더라구요

일단 등장 캐릭터들 간의 입체적 완성도와 종교특히 기독교적 인 사고와 무신론적인 사고의 대립마지막 법정 공방까지 긴장감이 팽팽하게 이어지더라구요

오늘은 그래서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중 한 명을 불러내 인터뷰 형식으로 리뷰를 진행 하면 어떨까 합니다

책에 대한 리뷰를 하기전에 쓸데없는 저의 서론이 길었는데요. (대기하고 있는 사람을 향하며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자기 소개 좀 부탁 합니다

 

이반안녕하세요저는  카라마조프 집안의 둘째 아들 이반 표도르비치 입니다.  카라마조프는 성()이고 이름은 이반 표도르비치 인데 편하게 이반이라고 불러 주세요.

그런데 사회자님은 작가가 소설속의  주인공으로 설정한 내 동생 알렉세이 표도르비치를 놔두고 인터뷰이(Interviewee)로 왜 절 선택했나요?

 

마힐그건당신이 카라마조프가의 남자들 중 가장 이성적이기 때문에 선택했어요

이반당신도 알다시피 의 당신 아버지 표도르는 인터뷰이로 하기엔 제가 너무 힘들 것 같아요도무지 컨트롤이 안되잖아요.  조시마 장로를 만나는 경건한 수도원에서 조차 생난리 굿을 피웠잖아요아시죠

 

이반, (피식 웃음카라마조프 다운 행동거지 였었죠.

 

마힐그리고 큰 형 드리트리는 앞뒤 따지지 않는 감정과 행동 때문에 그 역시 컨트롤이 안되고요.  막내 알렉세이는 또 너무 순수해서 아니 신성한 기운을 가지고 있어서 인터뷰를 하게 되면 설교를 듣게 될 것 같아요그래도 형제들 중 이반 당신이 가장 이성적 이잖아요그래도 저는 카라마조프가의 사람들 모두가 진주인공이라 생각돼요.

 

이반: (정색을 하며)  방금 저를 이성적이라고 했지만 저도 형의 재판에서 끝내 이성을 놓아 버리고 거의 반 미쳐 버리지 않았나요아뇨전 전혀 이성적이지 않았어요제 아버지도 그렇고 큰형과 저막내 모두 카라마조프적인 기운을 가졌기 때문이에요.

 

마힐카라마조프적 기운요책에서도 수 없이 언급 되어지는 카라마조프적 힘이나 카라마조프식의 방법’ 같은 표현이 많이 나오더라구요도대체 카마라조프적()’ 이라는 불리는 힘의 상징이나 정체성이 무엇 인가요

 

이반.... ‘카라마조프라적(的)’ 하면 한마디로 규정 할 수 없어요

그건 소설을 쓴 도스토옙스키((1821~1881) 작가를 불러서 물어봐야 되지 않을까요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카라마조프적이라 함은 우리 집안 남자들의 특성을 모두 포함한 것이라고 봐요.

 

마힐카르마조프 집안 남자들의 특성요?

 

이반제 아버지 표도르는 거의 짐승에 가까운 성욕과 본능대로 일생을 살았잖아요.

형 드미트리는 정말로 순수한 사람이지만 격정적인 감정에 끌려 일생을 살았고요.

저는 무신론자이면서 이성(理性)을 앞세워 세상을 파악해 왔죠.

또 제 친동생 알렉세이는 신성(神性한 삶을 살고자 했잖아요.

그리고 어쩌면 나의 또 다른 동생일지도 모를아버지의  사생아 스메르탸코프는 이성과 감정을 모두 비틀린 채로 삶을 살았었죠이렇게 우리 카라마조프가의 남자들의 서로 다른 가치관들을 모두 하나로 섞여서 내는 기운이자 힘이라고 생각 합니다.

 

마힐저 한테는 마치 선과 악()와 추(),()과 성()등 저열함과 고결함 같은 서로 반대 되는 모순적 특성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라고 들리는 데요맞나요?

 

이반제가 작품속의 등장인물 하나에 불과 하지만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작가의 뜻은 그게 아닐까 싶어요책의 첫 시작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잖아요.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한 복음 12 24)

마힐님은 죽어야 산다는 말 들어 본적이 있나요?

 

마힐들어 본 적이 있어요죽음을 각오 할 정도로 어떠한 희생을 한다면 결국 결과는 육신이 죽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혼이나 본래 가진 성품이 되 살아난다는 뜻이 아닌가요?

 

이반구체적으로 작품속의 사건들을 통해 예를 들면요?

 

마힐 , 작품속에서는 많은 사건들이 있잖아요그 중에 저는 막장 드라마 같은 설정과 기독교적 인 정서를 서로 적절하게 소통을 시도한 게 아닌가 싶어요

작품의 큰 사건엔 아버지와 큰 아들이 그루센카라는 여자를 두고 대놓고 싸우는 치정(癡情)과 큰 형의 약혼자 카테리나와 시동생 뻘인 당신이반과의 사랑과 같은  세속적 설정이 큰 틀이 되죠그리고 그 안에는  조시마 장로가 깨달은 인간이 지은 죄에 대한 책임과 구원 같은 종교적인  설정도 함께 진행되죠.

그런데 작품에서는 세속의 저열한 것이든 종교의 고결한 것이든 모두 하나로 귀결 시키고 있어요.

한 알의 밀이라는 뜻은 작품속에서 한 사람의 숭고한 희생을 말하는 것 같아요

 

이반그럼 한 사람의 숭고한 희생이라면 누굴 말하나요제 동생 알렉세이를 말하나요

 

마힐 , 저는 당신의 동생 알료샤(알릭세이의 애칭)가 인물들간에  벌어지는 갈등과 대립을 하나로 연결 시켜주는 역할을 했다고 보았거든요저속한 아버지의 성품격정적인 성품을 지닌 큰형 미탸(드미트리의 애칭)와 그리고 이반 당신의 무신론자적인 이성(理性등을 모두  한마음으로 품었다고 봐요

 

이반맞아요알료샤도 육체적으로는 우리와 같은 카라마조프가()의 피가 흐르지만 그 아이의 정신적 아버지는 스승이신 조시마 장로라고 봐 야죠

조시마장로가 세상을 떠나며 알료샤에게 전한 말이 있죠

"나는 양파 한 뿌리를 주어서 여기 있는 것 이다.

여기 있는 많은 사람들도 양파 한 뿌리를그저 자그마한 양파 한 뿌리를 주었을 뿐이지...

너도 오늘 구원을 갈구하는 여인에게 양파 한 뿌리를 주었 더구나"  P.78

양파 한 뿌리는 구원을 상징하죠그것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하잖아요

즉 여기서 구원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구원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마힐저는 양파 한 뿌리 일화를 읽으면서 얼마전에 읽었던 라쇼몽의 작가 이쿠타가와 이노스케의  <거미줄이란 단편에 나오는 설정이  너무나 똑 같아서 놀랐어요

아마도 이노스케가 도스토옙스키의 양파 한 뿌리 설정을 차용한 게 아닌가 싶어요. (도스토옙스키가 더 앞선 시대 였으니까요.) 

아무튼 기독교적 인 구원은 불교  수행하고도 비슷한 것 같아요.

기독교의 구원은 부활하고 연결이 되거든요즉 기독교의 부활은 불교의 깨달음과 같은 의미가 아닐까 싶어요

 

이반나의 창조자 도스토옙스키의 다른 소설에서도 일관되게 구원에 대한 성찰을 말하고 있다고 봐요. (<죄와 벌>을 읽어 보세요죄를 지은 인간이 어떻게 구원을 받을 수 있느냐 에 대한 작가적 화두가 작가의 작품들 속에 투영되지 않았나 싶어요

이번 작품속에서는 저는 이성을 대표하는 인간으로 나오죠제가 지은 <대심문관이야기를 보면 대심문관과 그리스도의 갈등 나오잖아요전 이것이 이번 작품의 작가적 화두에 대한 답이라 고 생각했어요.

 

마힐맞아요저도 당신의 이성주의로 풀어낸 대심문관 일화가 흥미로웠거든요.

마지막 대심문관의 소란스런 질문에 대한 그리스도의 무언(無言)의 입맞춤에서 저는 처음엔 뭔가 작가의 화해적 제스추어가 아닌가 생각 했어요.

 

이반그렇죠저도 그런 의미 심장한 뜻으로 알료샤에게 전달 했지요

 

마힐그런데  저는 그 침묵의 입맞춤에서 뭔가 더 중요한 의미가 담겼다고 봤어요.

그건  바로 '용서'가 아니 였을까 싶어요

 

이반용서요

 

마힐작가의 60평생중 가장 마지막으로 낸 작품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잖아요제가 작가의 모든 작품을 읽어 보지 않았지만 (<죄와 벌>은 도전해 볼 께요)    마지막 작품에는 아무래도 작가적 역량을 총 집결 시키지 않았을까 싶어요

작품속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입체적으로 너무 완벽했어요어느 것 하나 개연성 없거나 부족한 캐릭터는 전혀 없어요. (그래서 대문호라고 부르는 거겠죠.)

전체 스토리를 보면 요소설의 전반부는 아버지와 아들의 치정에서 출발한 사건들과 조시마 장로의 죽음이 주를 이루었어요후반부로 가면 아버지의 죽음과 3000루블의 행방을 두고 형 미탸의 법정에서 진실 공방이 나오잖아요

 

이반아시다시피 작품속에서 모든 사건의 전개 속도가 굉장히 빨라요아버지와의 갈등형과 카테리나와 갈등조시마 장로의 죽음형 미탸의 구타사건 과 아버지의 죽음에 이르기 까지의 모든 사건들이 시간적으로 3일안에 벌어지는 일이죠후반부에 형이 감옥에 갇히게 되고 나와 스메르탸코프와의 진실 갈등법정 공방까지도 불과 하루 이틀 안에 끝나버리죠이러한 모든 갈등이 용서로 귀결 된다는 건가요?

 

마힐작품 초반부에 아버지와 미탸의 갈등을 풀어보고자 조시마 장로가 마련한 수도원 수행처에서 모두 한자리 하잖아요.  그때 조시마 장로가 미탸의 불안정한 기운을 읽고 서는 무릎을 꿇고 미타에게 용서해 달라고 하잖아요그때 다들 그게 무슨 의미 인지 모르잖아요미타에게 닥칠 불운을 미리 알았기 때문이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결국 용서란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고 봐요.

일료샤의 아버지를 두들겨 팬 미탸에 대한 용서그리고 얄료샤를 깨물어 버린 일료샤에 대한 용서그리고 병든 일료샤에게 용서를 구하는 콜라그리고 그루센카 또한 마지막에 미탸에게 용서를 구하잖아요카테리나 또한 미탸에게 용서를 구하고요

각 인물들 간의 갈등은 용서를 통해 해소가 돼요.

 

이반그런 관점에서 보면 그렇기도 하네요제 관점에선 미타형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고무공 같았어요난 앞뒤없이 나가는 형을 이용했죠그 과보를 나중에 받았지만 말이죠.

 

마힐그 과보라는 것도 결과적으로 보면 당신도형도아버지도글루센카도카테리나도심지어 스메르탸코프 까지  모두가  자업자득이었다고  봐요.

하지만 조시마 장로는 알료샤에게 이미 이런 얘길 했었죠.

진심으로 뉘우치는 데도 하느님께서 용서해 주지 않으실 만큼 큰 죄는 이 지상에 존재하지 않고 존재 할 수도 없다.” 

 

이반그렇다면 하느님께서 용서 못하 실 죄는 없다는 것인가요?

 

마힐그래서 저는 이 작품속에서 전하는 주제는  용서라고 보는 겁니다

하느님이 죄를 지은 인간에 대한 용서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간의 용서도 포함하는 것이지요그래서 결국 아버지에 대한 용서가 가장 큰 용서가 아닐까 싶어요.

제가 볼 때 가장 근원적인 질문은 당신이나 형 미타는 아버지를 용서해 주실 수 있나요? (알료샤는 이미 다른 차원 사람이니까 그 용서함에서는 벗어 났다고 봐요. )

 

이반…. 아버지는 어머니가 죽은 후 우리를 방치 했어요우리의 존재 자체를 인정 조차 하지 않은 사람을 아버지라 할  수 있을까요?  표도르 그는 아버지란 호칭도 부를 자격조차 없는 사람입니다미타 형과 저는 어릴 때 받은 상처를 평생 가지고 살아야 했는데 이게 다 아버지 탓이 아니고 누구 때문인가요?  그런 아버지를 용서 하라구요?

나와 형은 하느님이 아니에요인간인 이상 누구를 미워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요?

 

마힐: (침묵) …. …  성숙한 자식들의 미숙한 아버지그 인간 표도르를 아버지 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 보자구요인간 같지 않은 짐승적 본성과 성욕이 지배하는 남자카르마조프 집안의 우두머리그를 악인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아니죠다만 당신 형제들에게 무책임한 가장이었을 뿐이고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인간 수준으로 바라 보자구요

존경은 못하겠지만 그런 미숙한 인간에게 용서는 해줄 수 있지 않나요?

당신 형제들 입장에서 얼마나 답답하고 억울하겠지만 그 억하심정을 평생 가슴에 담아 두실 겁니까용서는 하느님만 인간을 용서하는 것이 아닌 한 인간이 인간을 용서 할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이반:…. 나는 모르겠어요또 미타 형은 어떻게 생각할 지… 나는 모르겠네요

하지만 용서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해 보겠어요.

 

마힐사실저는요용서에 대해 기독교적 표현 보다 불교적 표현으로 말씀 드리고 싶어요.

선불교에서는 죄는 없다고 해요내가 없는데 죄가 어디 있고죄가 없는데 무슨 용서가 있냐고 하거든요근본 자리에서는 모두가 평등한데 누가 누구를 용서하느냐는 거죠.

이것은 이해의 영역이 아닙니다그래서 쉽진 않지만 한 순간에 돌려 녹여라 하거든요.

 

이반용서는 없다라돌려 녹여라… 나는 오히려 이 표현이 더 맘에 드는데요무조건 적인 용서를 강요하는 것 보다 차라리 용서는 없다가 저 한테는 더 맞는 것 같네요.

 

마힐:  하하하…. 이번 리뷰 인터뷰는 역할이 바뀌어 버렸어요제가 묻고 이반씨가 답해야 하는데오히려 제 주장만 하는 꼴이 되어 버렸네요

전체 줄거리는 건너뛰고 제가 느낀 것 위주로 했기 때문에 리뷰만 봐서는 줄거리 이해가 쉽지 않겠어요그래도 저는 이반씨 하고 공감한 걸로 만족 하겠습니다.

 

이반그러게요사실 저보다 드미트리 형의 관점과 알료샤 관점에서 보는 리뷰도 좋았을 것 같은데요

 

마힐아닙니다전 이대로 마무리 할 려구요,  사족이지만 미탸가 집착했던  3천 루블이 오늘날 시세로 보면 얼만지 아세요제가 계산해 보니 한화로 약 1 3 4백만원 되더라구요계산 방식은 별도로 올릴 께요그럼 길었던 리뷰는 여기서 마칠께요이반 안녕~ (이반 사라진다)

 

p.s: 그 당시(19세기) 1루블 은() 28g값이라네요. 3천 루블이면 (28*3000/1000=  84) 84KG나 되는 은 값이 되는 거죠. 1KG 은을 현재 시세로 바꾸면 160만원 정도 한다네요그래서 84키로*160만원=   1 3 4백 만원이 됩니다. (은 값은 시세에 따라 달라지니 대략 감만 잡는 걸로...)

결론: 지금 3천 루블은 한화로 약 4만원 정도, 그러나 19세기의 3000루블은 1억 상당의 거액이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한복음 12장 24절) - P6

진심으로 뉘우치는 데도 하느님께서 용서해주지 않으실 만큼 큰 죄는 이 지상에 존재하지 않고, 존재 할 수도 없습니다. 1권-44쪽 - P44

장로는 무릎을 꿇고 드미트리의 발치에 이마가 땅에 닿도록 의식적이고 명백한 절을 했다...
"용서 하시오, 모두 용서 하시오!" 1권-138쪽 - P138

형들은 자신을 망치고 있어요. 아버지도 그렇고요. 그러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파멸의 길로 이끌고 있어요. 얼마전 파이시 신부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카라마조프적인 대지의 힘‘ 때문이지요. 1권- 417쪽 - P417

신이 이 땅을 창조 했다면... 우리가 알고 있듯이 유클리드 기하학에 따라 이 지구를 창조했고 인간의 머리는 3차원의 공간만 이해 할 수 있도록 창조한 거야.
신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도 더욱 그렇고 그런 문제들은 3차원만 이해 할 수 있도록 창조된 두뇌로는 결코 이해 할 수 없어. 1권-446쪽 - P446

참되고 아름다운 것은 모든 것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가득차 있는 법이다.
2권-76쪽 - P76

내가 만약 하느님 이었다면 모든 사람들을 용서 했을 거예요.
하지만 나는 하느님이 아니니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 할 거예요.
나도 양파 한 뿌리를 준 적이 있거든요.
2권- 233쪽 - P233

3000루블 이라는 돈이 강탈 당했다고는 하지만, 그 돈이 정말로 있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2권-780쪽 - P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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