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노트> 무조건 좋게 결정지어서 맡겨놓기
날짜:2025년 1월17일
오늘의정진: 調古神淸風自高 (조고신청풍자고) 옛적의 신령하고 맑은 바람과 같은 곡조 스스로 높이고
- 100일 정진, 23일차
어제 증도가(證道歌) 스물 두번째 구절은
<常獨行常獨步, 達者同遊涅槃路 /상독행상독보, 달자동유열반로
항상 홀로 행하고 항상 홀로 거닐며, 통달한 자 함께 열반의 길에 노닐다> 였다.
깨달음은 철저한 고독한 수행의 결과인 것 같지만 사실은 본래 혼자가
아니 였음을 자각하게 되는 것이었다.
내 안과 밖의 수많은 인연들이 없었다면 어찌 이룰 수 있으랴?
이는 법성게(法性偈)의 <一中一切多中一, 一卽一切多卽一(일중일체다중일, 일즉일체다즉일) 하나 안에 일체가 있고, 일체 안에 하나가 있어, 하나 곧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라> 이 떠오르게 하는 구절이다.
하나와 일체는 둘이 아니다.
오늘은 스물 세번째 구절
調古神淸風自高(고를 조, 옛 고, 신 신, 맑을 청, 바람 풍, 스스로 자, 높을 고)
조고신청풍자고 / 옛적의 신령하고 맑은 바람과 같은 곡조
스스로 높이고
貌悴骨剛人不顧(모양 모, 초췌할 췌, 뼈 골, 굳센 강, 사람 인, 아닐 불, 돌아볼 고)
모췌골강인불고/ 겉 모습 초췌하나 강골한 사람은 뒤
돌아보지 아니한다
본래 청풍(淸風)은 맑은 바람이란 뜻이다.
여기서 신령스러운 청풍은 고아(高雅)한 정신을 상징한다.
調古神淸風自高 (조고신청풍자고)
옛 스럽고 고아한 의미를 담아낸 노래 곡조를 스스로 높여 부른다는 뜻이 된다.
모췌(貌悴)는 겉 모습이 초췌하다는 뜻이다.
골강(骨剛) 은 뼈가 단단하는 뜻인데 여기서는 마음이 단단한 걸 뜻한다.
貌悴骨剛人不顧 (모췌골강인불고)
겉 모습은 초췌해 보이지만 사실 내면이 단단한 자는 뒤 돌아 보지 않는다는 뜻이 되겠다.
불고(不顧)에서 고(顧)는 돌아 본다, 돌 보다, 반성하다는 등의 의미를 지녔다.
그런데 무엇을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일까?
이미 지나 간 일이나, 생각들 일까? 후회하지 않는다는 의미 인가?
명확하지 않다.
성철(性徹1912~1993) 큰스님께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해석하셨다.
앞서 모췌(貌悴) 즉 '겉 모습이 초췌하다'는 뜻은 '일체 번뇌 망상이 끊어졌음'을 의미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골강(骨剛)은 뼈가 단단하다는 것은 마치 '진여(眞如)의 뼈가 아주 단단하다'는 뜻이라고 하셨다.
즉 번뇌 망상이 완전히 끊어져 이제는 완전히 진여가 드러난 상태라는 것이다.
그런데 스님 역시도 불고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은 설명을 하신다.
모든 망정이 끊어진 상태라 아상(我相), 인상(人相)이 모두 없어진 것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거들떠 보지 말라는 뜻인데 그런데 도대체 뭘 거들떠 보지 말라는 뜻일까?
불고(不顧)는 무엇을 돌아보지 말라, 혹은 거들떠 보지 말라는 것인가?
영가현각((永嘉玄覺665~713) 스님은 왜 이 구절을 넣었을까?
무엇을 불고(不顧) 하는가?
무엇을 불고 하는가? 무엇을 거들떠 보지 않는가?
초췌한 겉모습을? 뼈와 같이 단단한 내면을?
이제 이 구절은 화두(話頭)가 되어진다.
<일일 소견>
화두(話頭)는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을 때 일어나는 의심(疑心)이다.
이 의심이 점점 커져야 한다. 무엇을 불고하는가? 무엇을 돌아보지 말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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