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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인문학 -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진실한 대답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책 사진이 실물에 비해 너무 예쁘게 나와버렸다. ㅎㅅㅎ <청춘 인문학>같은 예쁘지 않은 표지의 책을 만나게 되면 나는 참 쓸데없이 많은 생각을 하게되는데... 기왕 힘들게 만든 책 표지까지 예뻐주면 더욱 읽을 맛이 날텐데.. 표지가 안구 테러, 표지가 안티구나 하면서말이다. 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읽고 싶었던 이유는 다른 인문학 책들과는 많이 다르다, 생각의 틀을 깬다 등의 칭찬 일색의 리뷰들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200쪽이 조금 넘는 얇은 책 두께때문에 밑져봤자 본전(?) 심리가 발동해 버려서였다.
<청춘 인문학>은 어떤 책인가 하면? 제목 그대로 청춘에 관한 인문학 책이겠는데......;;;
나는 늘 소설이나 에세이같이 말랑말랑한 책들만 좋아해서 그런지 "인문학"은 그 단어부터가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 네이년 사전에 인문학을 검색하면 "언어, 문학, 역사, 철학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이라고 나온다. 더 깊이 들어가면 수십가지 다양한 의미의 인문학 정의가 나오겠지만 쉽게가자, 사전 그대로 언어.문학.역사.철학 이딴것들에 대해 주구장창 이야기하는 책인가보다 하고..
일단. 알라딘 책소개에서 눈에 띄는 구절은 "이 책은 청춘에 대한 온갖 말들이 쏟아짐에도, 여전히 방황하고 머뭇거리는 청춘들에게 '생각의 중심' 과 '인식의 지도' 를 선물한다." 였는데. 음... 그런의미에서 보자면 썩 괜찮은 읽을 거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까... 나는 재미있었다고는 차마 말하지 못하고 있는것이다. ㅋㅋ
그래도 이정도의(▲)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였고 ㅋㅋ 그 중에서 뽑아낸 보석같은 구절중엔
"우리는 대체로 많은 경험을 통해 ‘성숙’ 한다기 보다는 체념적이 되며, 허망함을 느끼고 현실 밖에 모르는 상태가되어간다. -63쪽
처럼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구절들도 있었고 세상에 널려있는 자기 계발서들 이야기 중에 <연금술사> 와 <시크릿> 이야기가 나와서 참 반가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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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쓰다 보면, 언어 자체가 우리의 생각을 자극하게 되는 시점이 오기 시작한다. 즉, 전혀 생각 없이 지내던 일상에 조금씩 ‘멈추는 지점들’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는 그래서 잠시 멈추어서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 내가 누구인지, 혹은 누구였는지, 누구이게 될지에 대해서도 무심코 생각해보게 된다. 스케줄 밖에 없었던 일기에는 조금씩 성찰의 자국들이 생기고, 머릿속에서는 자기의 언어가 생기기 시작한다.
마찬가지로, 책을 읽을 때도 그냥 끝까지 읽기 보다는, 자기를 자극하는 어느 지점에서 멈추고 자기의 언어로, 자기의 삶에대한 자기의 생각을 글로 써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되면 사람은 일기를 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구별될 정도로 양자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생겨난다. 일기를 쓰는 이는 무엇보다 자기의 언어를 점차로 가지게 되고, 그것은 삶의 복권으로 향하는 길이 된다.
- 청춘 인문학 198~199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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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구절에는 별을 다섯개쯤 그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은 쉬운말을 괜히 어렵게 써 놓은 대목들이 종종 나와서... 무식한 나는 갑자기 열폭하며 "에잇! 차라리 책을 통째로 한문으로 쓰지? 나 같이 무식한 사람은 거들떠 보지도 못하게!!" 혼자 씩씩 거리며 사전을 찾아봤었다. 예를 들면 이런▶ "어쨌든 여기에서는 ‘삶의 복권’이라는 견지에서 논지를 진행시켜나가고 있기 때문에 계속 그러한 논점을 이어가기로 한다. "-190쪽
나는 이 책의 주된 화두인 "삶의 복권" 복권이란 말에도 불만이 많았는데;; ~ 견지에서 논지를 진행시켜 논점을 이어간다는 말은 ㅋㅋㅋ뭥미? ㅋㅋㅋ 대충 감은 오지만 정확한 의미를 알기 위해서 사전을 찾아봐야만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_-;; (견지, 논지 사전적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사람 손 한번 들어보세요ㅜㅜ)
조금만 쉽게 쓰고 무엇보다 책 표지만 초큼 더 아름다웠더라면‘이야기 나누는 모임’을 가지라는 말씀도... ... "삶은 가만히 있으면 들어오는 게 아니다. 삶은 외부의 것으로부터, 이를테면 책, 영화, 드라마 등으로붙터 자극을 받을 수 있지만, 거기에서 멈추면 그 자극도 그냥 사라진다. 그렇게 자극을 받아, 자기가 직접 생각해보고 피어올리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원래의 관념’으로 되돌아간다. 아무리 자극을 받아도, 결국 우리가 원래 알던 인생이 인생의 전부라는 체념으로 회귀한다.-197쪽
이런 멋진 구절도 훨씬 더 가깝게 와 닿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내가 이렇게 정성껏(?) 리뷰까지 쓰고 앉아 있는 걸 보니 혼자 구시렁구시렁 욕 하면서 이 책과 더 많은 정이 들었나보다;; ㅋㅋ어쨌든 오래오래 각별함으로 남아 있을 책이 내 안에 또 한 권 쌓였다. 아름다운 가을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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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 : 어떤 사물을 판단하거나 관찰하는 입장
논지 : 논하는 말이나 글의 취지
논점 : 논의(論議)나 논쟁(論爭) 따위의 중심이 되는 문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