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한 건강법 333 - 하루 5분 뇌부터 발가락까지 내 몸을 생각한다
베르너 바르텐스 지음, 유영미 옮김 / 로고폴리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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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노력을 들이지 못하면서 건강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의 양심의 가책을 덜어줄 심플한 건강법은

심플해서 새로운 것은 없었다.

유용? 한 몇가지.

1. 마음이 심란할 때는 물고기를 관찰하면 좋다.
2. 친구와 함께라면 피자는 건강에 좋다.
3. 코를 만지면 마음이 안정된다.
4. 건강하고 싶다면 고양이를 더 자주 쓰다듬으며 사랑해주자.
5. 발목으로 8자를 그리는 동작을 자주.

써놓고 보니 그냥 내가 마음에 든 말만 골라놓은것 같다.

읽고 나니 왜인지 ‘아.. 독일 사람...’이라는 생각도 조금 든다.

2017.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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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남 오빠에게 - 페미니즘 소설 다산책방 테마소설
조남주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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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기 자신을 계속 의심하고, 남성의 판단과 조언에 의존하게 되고, 스스로 인간관계와 활동범위를 줄이고, 답답하고 찜찜함 불편함을 겪으면서도 여성들은 그것이 타자에 의해 조정되는 단계인 것을 차마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조남주의 현남오빠에게에서는 이런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는 여성의 이야기가 편지 형식으로 담겨 있는데, 그녀가 한 발 한 발, 아니 한 마디 한 마디 보탤 때마다 어쩌면 통쾌한 기분까지 들게 된다는 것은,

나 자신도 이런 경험을 무척 여러번 겪어왔기 때문이다.

한 인간으로 존중받지 못한 경험, 애정을 빙자해 나는 가두려고 하고 제한했다는 점, 그렇게 나는 무능하고 소심한 인간으로 만들었다는 점(p.38)이 정확하게 그러했다.


최은영의 당신의 평화에서는 딸에게 지워지는 가부장제의 등짐에 대해 얘기한다.

가족이라서 이해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거라고들 말하지만, 여자로서 엄마를 이해하는 일, 여자라서 가족이 평온하게 유지되는 일에 참여해야 한다는 일, 선택지가 놓일 경우 나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 어쩔 수 없는 딸의 입장 같은것... 그것들이 많이 생각났다.

김이설의 경년을 읽으면서 가해자의 입장에 놓인 아들을 키우는 엄마라는 상황이 주는 불편함을 마주했다. 실제로 주변의 많은 엄마들이 딸을 키우는 입장과 아들을 키우는 입장이라는 온전히 자신의 무엇 때문이 아닌 일로 마음을 쓰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공감하고 공감하지 못하는 일들에 대해 듣고보게 된다. 이 지점에서 얼마전 페미니스트 선생님 논란(? 논란이라니.... 그것 조차 웃픈일이지만)도 자연스레 연결되고, 도저히 내 뜻대로만 되지 않는 아이들에게 어떤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하는지 생각한다.

조남주, 최은영, 김이설, 최정화, 손보미, 구병모, 김성중.

최근 몇 년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작가들의 소설이 반갑다고 덧붙인다.
이런 기획 매우 지지 한다고도 덧붙인다.


여자로 사는 일에 대해 자주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다고, 별일 아니라고, 원래 그렇다고 생각했던 일들에 대해 자주 의심합니다. 저는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결말을 믿지 않지만 또 절대 불가능한 결말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조남주, 작가의 말 중.

“자고 가기로 했잖아.” 유진의 아빠가 말했다. “엄마랑 좀 그만 싸워라. 설거지하는 게 뭐 그렇게 힘든 일이라고 여자들끼리 신경전 벌이고 그래. 서로서로 양보하고 그래야 가정이 평화롭지.”
“아...... 평화요.”
유진은 구두에 발을 꿰고 집을 나섰다. - 70. 당신의 평화 중.

딸아이를 품에 안고 있자니, 아들아이가 만난 여자애들이 떠올랐다. 그 아이들도 생리를할 텐데, 걔들도 처음엔 무섭고 떨렸겠지. 누군가 그 아이들을 안아주면서 괜찮다고, 너희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었으면.
“엄마, 엄마도 울어? 왜 울어. 나 안울게, 울지 마.”
네가 여자여서, 세상의 온갖 부당함과 불편함을 이제 얼린 너와도 나눠 갖게 된 것이 서글프기 때문이라는 걸 말할 수는 없었다. - 119. 김이설, 경년 중.


2017.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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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랄프 로렌
손보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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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단절과 머뭇거림이 스며들어, 잔잔하게 펼쳐지는 이야기.

나에게 내밀어진 손을 가만히 잡았는지, 못본 채 했는지, 기겁을 하고 도망쳤었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종수의 실패담을 따라가다 보면, 작가가 하려는 이야기가 대체 뭔지 정말 모르겠다가도, 어떤 장면을 마주하면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숙이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가만히 있는 기쿠 박사님을 두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기쿠 박사님이 내게 말했다.
“종수, 인생은 길러, 정말이지 길어.”
나는 그게 개소리라고 생각했다. - 25

나를 대학원에서 ‘내쫓아낸’ 기쿠 박사님을 더이상 원망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일은 여전히 내게 복잡한 방식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나는 그냥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일 뿐이다.” - 27

그릭 문득, 그때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지아 류가 떠올랐다. 그는 앞으로도 내 집 문을 두드릴까? 그가 그 문을 계속 두드린다 하더라도 이제 거기엔 내가 ‘없다’. 이제 이 세상에, 이 우주에, 내가 머무는 곳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식으로 내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이제 다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 81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에 대한 글을 끊임없이 읽어댔다. 그러면서 나는 내가 겪고 있는 문제들로부터 나 자신을 떨어뜨려놓으려고 했었던 것 같다. 내게 닥친 문제들에 너무 무심하지도, 혹은 너무 애쓰지도 않을 수 있다고, 그러니까 마치 공중에 걸린 줄 한가운데에 언제까지고 균형을 잡으며 서 있을 수 있다고, 그런 착각 속에 영원히 머물기를 바라면서. - 92

지아 류 말이에요. 있잖아요, 그 친구는 내가 학교에 안 나간 후부터 내 집 문을 두드렸어요. 노크 말이에요. 누군가 내 집 문을 노크해줬죠. 섀넌, 나는 그걸 계속 비웃었지만, 이제는 비웃는걸 그만해야 할까봐요. 섀넌, 이 세상의 누군가는 당신의 문을 두드리고 있을 거예요. 그냥 잘 들으려고 노력만 하면 돼요. 그냥 당신은 귀를 기울이기만 하면 돼요. - 270

물론 나는 자주 실패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들의 표정을 볼 수 없을 때가 있다. 망원경이 고장났을까봐, 내가 제대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서 그들 표정의 의미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을까봐 걱정하고 두려워하기도 한다. 어쩌면 소설가로 살아가는 내내 그런 걱정에 휩싸여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게 행복한 삶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그저 나는 소박한 마음으로 바랄 뿐이다. 내가 ‘매우’ ‘멀리’ 존재하는 세계를, 그리고 그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보게 되기를. - 작가의 말 중.

2017.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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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점
김희재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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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남들이 재밌다고 해서 호기심이 생긴 책은 승률이 형편없다.

열번 중 두어번 정도.

스릴러도 아니고 법정물도 아니고 애매모호한게 이유였을까.

2017.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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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녹일 것처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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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개 시점의 탐정사무소 일지.

은퇴한 경찰견 마사는 사람으로 치면 후회없이 살아온 상남자 정도일까.

말투며 행동이며 이누야사의 셋쇼마루사마 같으면서

개 다운? 몸짓도 보여주는 저먼 셰퍼드.

솔직히 사건은 평범한데 단지 아재같은 말투의 개의 시점이라는 것만으로도 꽤 재미있다.

미미여사 내면에 이런 아재가 있다는 것도 은근히 귀여움.

내게 있어서 하스미 자매는 보물처럼 소중한 아가씨들이고 내 꿈은 가요코와 이토코가 어울리는 상대를 만나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고, 그녀들이 손에 든 부케의 상큼한 향을 맡고, 그리고 그녀들을 시집보낸 뒤에 소장과 같이 돌아서서 남몰래 남자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머리가 굳어버린 개가 아니다. 적어도 젊은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하고 있다. 그러나 하스미 자매와 관련된 일에서는 단연코 감정적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14

2017.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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