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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이 드는 존재 - 멋진 주름을 만들어 가는 여자들
고금숙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25년 2월
평점 :
고금숙, 김하나, 김희경, 송은혜, 신혜우, 윤정원, 이라영, 정수윤, 정희진.
9명의 중년 여성들.
다양한 직군의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궁금해서 골랐다.
그러나 별로 읽을만한 내용이 없다는 게, 집중되지 않은 이야기 탓인가.
일부는 신문, 일부는 잡지, 일부는 다듬어지지 않은 에세이 같다고 느껴졌다.
기획이 치밀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생각도 하게 된다.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호기심과 동질감을 아주 살짝만 충족시켜준다.
서문의 기획 의도에 조금 못 미친 게 아닐까...... 아쉽......
- 노화의 고충은 감추지 않고 드러내 공유하되, 노쇠가 나이 듦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나누면 좋겠습니다. 나만 쇠약하거나 뒤처지는 것처럼 외로워하지 않도록, 나날의 새로움이 여전히 우리를 기다린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게끔요. 동교로 한 귀퉁이에서 책을 만들며 4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편집자인 저는, 이 책의 원고 청탁서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문장을 넣었습니다. "오늘도 하루만큼 늙어가는 동지 여러분, 응답해 주십시오!" - 6 서문 중
- 매일의 시시한 과제, 사소한 습관이 ㅣ처음으로 늙어 보는 시간을 견디며 자신의 길을 찾아갈 마음의 근육을 키워 준다. - 79
- 혼자 살아도 서로를 지지해 줄 연결망을 인생 마지막까지 가질 수 있는 사회, '홀로'와 '함께'의 공존이 누구에게나 가능한 선택지가 되는 공동체를 갖는 것이 나이 들어가는 내가 품은 소망이다. - 98
- '잘 늙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차피 기준은 '젊음'이기 때문이다. 질문을 달리해 보면, 나이에 따른 몸의 현상이 각기 다른데 왜 잘 늙어야 할까. 잘 젊어야 할 이유가 따로 없듯이, 잘 늙어야 할 이유도 없다. 노전이라는 말이 없듯이, 노후라는 말도 어불성설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나이 든다. 그래서 나는 '늙음' 대신 '나이 듦'이라는 표현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143
- 생애 주기와 노후 담론은 이데올로기다. 특히 노후 계획은 연령주의와 계급주의의 결합이다. - 144
- 나이 든다는 것. 노안이 오고 체력이 예전 같지 않고 살이 찌고 무릎과 허리가 아프고 눈, 치아, 머리숱 등 몸의 모든 부분이 관심을 요구한다. 이때 짜증이 난다면 아직 나이 들지 않은 것이다. 나이 듦은 그만큼 수용하기 힘든 인식이다. 나이 든다는 것은 타자가 되는 것이며 그 이상의 경험이기도 하다. 죽음과 마주하는 문제다. - 145
- '다른 이야기' 만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 창의적인 이야기는 쓰기의 계속적인 실패를 통한 모색에서만 가능하다. 공부는 하는 것이 아니다. '노가다,' 공부가 되는 것이다. - 159
- 내가 잘 사라지고 싶듯이 다른 생명, 다른 세계도 잘 사라지면 좋겠다. 잘 사라진다는 것은 잘 기억하는 것이다. 이런 직업이 있었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이런 사람이 있었다, 이런 언어가 있었다, 이런 동물이 있었다...... 나는 사라지는 세계를 꾸준히 추적한다. 사라지는 광산에 가고 사라지는 염전에 가고 사라지는 극장에 가고 사라지는 성병 관리소에 간다. 철원에 가면 분단으로 '김화'라는 한 마을이 사라진 흔적이 있다. 이렇게 사라지는 세계를 마주할 때면 내가 보는 것, 아는 것이 얼마나 표면적인지 깨닫는다. - 187
2025. 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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