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사라 페리 지음, 이경우 옮김 / 아가월드(사랑이)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겨울 방학 시작이다. 유달리 올 겨울 방학은 긴 것 같다. 이 긴 방학 아이셋과 씨름을 할 생각을 하니 벌써 부터 걱정이 된다. 이번 겨울 방학은 책읽는 방학으로 정했다. 한 방 가득 책이다. 셋이서 올망졸망 모여 않아 읽은 모습은 정말 엄마 마음을 뿌듯하게 한다. 연방 우와 우와 터져나오는 탄성. 도대체 무슨 책을 읽길래 저 난리 일까? 슬쩍 어깨 너머를 훔쳐본 그림.

제목부터 생소하며 잘 알려 지지 않은 책이었지만 책표지의 기발함에 이끌려 권해준 책이었다. 나무에 과일이 주렁주렁 달리는 대신 물고기가 주렁주렁 달린 책 표지는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한 것이었다. 넘길때 마다 자아내는 탄성을 알 것 같다. 작가는 우리의 입에 하루라도 끊이지 않은 이 '만약'이라는 단어를 어쩌면 이렇게 기발하게 꾸몄을까?

고양이가 날개가 있어 휠휠 날고 꿈틀 꿈틀 기어가는 지렁이에게 바퀴를 달고(어쩜 우리 눈에 보지 않지만 지렁이는 바퀴를 달고 있을지) 아름답고 감미로운 음악소리를 만지고 코뿔소 머리에다 왕관을 씌우며 우주에 고래가 살는 등 이렇게 만약이란 단어를 달면 무궁무진하게 우리의 상상의 나래를 펴게 만들고 있다.

이 세상의 만약은 끝도 없다. 서로에게 만약이란 제목을 붙여 이야기를 해보자. 아이들의 신체에 대한 만약은 끝이 없다. 만약 놀이를 해보니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감기가 걸려 콧물이 줄줄하는 아이들을 보고 '만약 너희들의 콧물이 사과쨈이라면? 하고 말해보았다. 아이들의 반응이 어땠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술관에 간 윌리 웅진 세계그림책 25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0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항상 만물의 영장이라는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또 다른 생명에 대한 존중과 해석보다는 항상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는 큰 단서를 달고 제일 으뜸으로 친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앤서니 윌리는 완전히 뒤집어 윌리라는 침팬지를 만물의 으뜸으로 내 세우고 있다. 이곳에서 만큼은 윌리는 제 1인자다. 윌리는 웃고 있다. 뭔가 비웃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너희 인간이 제일이 아닌 원숭이인 나 윌리가 제일이다라고.

두 발로 걷는 침팬지는 우리 인간과 흡사하다. 아니 제인 구달의 희망의 이유에서처럼 우리 인간과 같다고도 할 수 있는 존재가 침팬지이다. 그래서 앤서니는 이곳의 주인공을 인간과 가장 비슷한 침팬지를 택했다는 생각을 하였다.

윌리가 스케치북을 찢어 그리기 시작한 명화들의 첫 페이지에는 정말 박장대소를 하게 한다. 누구나가 다 한 번쯤은 접한 “비너스의 탄생”을 윌리는 “야, 어서 옷 입어!”라고 소리치며 옷을 벗은 주인공의 알몸을 누가 볼까봐 천으로 가리고 있다. 옆에 놓인 비누와 목욕 모자, 그리고 바람의 신이라고 표현한 침팬지 두 마리를 보라. 이 얼마나 우리의 상상을 뒤집는 그림인가? 또한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의 작품을 보라. 원작의 기법과 터치를 그대로 살리면서 인간을 애완인으로 끌고 가고 있는 침팬지 부부의 모습에서 우리는 분명 침팬지가 만물의 영장임을 느끼면서 뭔가 모르는 섬뜩함도 느낄 것이다.

우리가 명화라고 갖는 선입견은 뭔가 어려울 것 같고 작가의 심도를 이해할 수도 없을 것 같아 다가가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이렇듯 우스광스럽고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는 명화들은 어른뿐만 아니라 이 그림을 처음 보는 어린이들도 쉽게 다가 갈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 작품이 세계 명화라고 알지 못하는 어린이들일 지라도 이 윌리의 그림들을 보면서 지금은 비록 가볍게 보며 웃을 수 있지만 나중에 원작을 보고 난 후에는 강렬한 느낌으로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을 보는 중간 중간에 원작과 비교해 보며 어떤 점이 원작과 다른 지 숨은 그림 찾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자 이제 윌 리가 그림을 다 그리고 스케치북을 들고 문을 나서고 있다. 그런데 왜 책상위에 윌리 가면이 놓여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낌없이 주는 나무 생각하는 숲 1
셸 실버스타인 지음 / 시공주니어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은 느낌은 어떠할까?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딸은 나무가 너무 불쌍하다고 하고 소년이 나쁜 아이라고 한다. 그리고 대학생이 된 이모는 나무의 현명하지 못한 행동에 악담을 퍼붓는다. 나는 어떨까? 딸애와 이모의 모든 생각이 복합적으로 새겨져 슬프고 가슴이 저려온다. 연령을 초월하여 누구나가 읽어도 해가 거듭 하면서 예전에 읽었던 느낌 이상의 것이 이 한권의 책 속에 담겨 있다. 그래서 나이를 막론하고 그 시기에 따라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더 새로운 감동이 밀려오는 책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소년에게 모든 것을 주기만 했는데 그러므로 행복했다는 나무에게서 이곳저곳 자원 봉사를 하면서 나무처럼 되기는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매번 깨닫는다. 그러면서 속이 상하고 배신감과 좌절을 느낄 때는 아낌없이 준 나무를 생각한다. '나무야 너 또한 무수한 세월에 얼마나 속이 숯검뎅이가 되었니? 난 너의 마음을 백번 이해하고도 남는단다. 그러나 결코 난 너 처럼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무조건 베풀기만 하는 사랑은 너무나 힘들구나?' 하면서 나무에게 이야기 한다.

남에게 베풀 때에는 나무처럼 아무 것도 바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다짐하건만 난 나의 사랑의 결실을 보길 원한다. 아이들을 돌볼 때에는 내가 관심을 쏟는 아이들이 좀 더 인간답게 살길 원하고 또 다른 자기와 닮은 이들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병든 노인들을 돌볼 때에도 그 노인들이 내가 다가가면 갈수록 메마른 가슴에 온기를 느꼈으면 바라며 은연중 고마워 라는 말을 듣길 원한다. 무조건 주기만 하면서 나 자신이 행복해진다 하여도 행복이란 단어를 떠올리는 자체가 뭔가 댓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남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는 더 할 수 없는 행복이다. 받아서 행복한 것 이상으로 나의 가슴을 충족시켜주며 행복감에 빠져들 수 있게 하는 것은 줌으로써 느끼는 행복일 것이다. 아마 나무도 자신의 모든 것을 줘 버려도 소년을 사랑하기에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을 것이다. 점점 메말라 가는 현실에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아낌없이 준다는 것은 어쩜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마음속도 가면 갈수록 삭막해지고 있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엔 어딘가는 모르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들이 수없이 많이 자라고 있을 것이다. 겨울의 살바람처럼 싸늘하게 얼어 버린 우리의 가슴속에 따뜻한 봄 햇살을 비춰주는 이도 많이 있을 것이다.

이 한권의 책을 통해 메말랐던 가슴에 단비를 적셔주고 사랑하는 이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거듭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를 "킁킁" 비룡소의 그림동화 39
루스 크라우스 글, 마크 사이먼트 그림, 고진하 옮김 / 비룡소 / 199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동화 구연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 줄때에는 여러권 많이 읽어 주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온 몸으로 읽어 줘야 한다고 하신 말씀이 더욱 생각 나게 하는 책이다. 책 표지에서 부터 '우아 노란색 우주안에 곰이랑 누가 뛰놀고 있을까?' 로 시작해서 다소 흑백에 지루할 수 있는 아이의 시선을 바위틈에서 잠자고 있는 들쥐들을 끄집어 내고 웅크린 곰들의 엉덩이를 꼬집는 시늉을 하는 등 책을 살아 있는 책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 그러는 동안 아이는 곰의 엉덩이에 일어나라고 똥침을 놓으면서 코도 발름발름 흉내도 내어 보고 책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하햫게 내리는 눈도 잡으면서 '솜사탕 같다' 고 이야기도 해주며 모두 눈을 떴을땐 엄마 눈도 아이눈도 눈깔 사탕처럼 크게 떠 줘야 한다.모두들 무언가 찾으면서 달릴때는 숨가프게 방안에서라도 뛰어 줘야 한다. 그리고 나서 맨 마지막에 발견하는 노란 꽃은 아이와 엄마에게 편온한 안식이 된다. 마치 따뜻한 봄이 성큼 다가온 것처럼.

아이에게 온 몸으로 책을 읽어 주자. 화려한 칼라로 아이의 눈을 끌지 못하더라고 충분히 끌어 낼 수 있다는 마음을 갖자. 그 마음은 엄마가 심어 주자.

눈 속에 핀 노란꽃을 바라보는 동물들의 시선을 자세히 보면 겨우내 웅크렸던 가슴이 저절로 펴지는 느낌이 들지 않겠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버스안에서 야생초 편지를 읽으면서 아시는 분이 머물고 있는 교도소로 면회를 갔다. 우연이었을까? 지금 내가 가는 곳과 읽고 있는 책이 합하여 가슴에 스며드는 강도는 더욱더 절정에 다달았다.

'여기에 남은 색깔은 회색과 땅색, 그리고 우리가 입은 옷 색깔인 파란색 밖에 없다. 교도소가 글자 그대로 죄인을 순화 시키는 곳이라면, 건물과 그 대지도 인간성을 순화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직선과 직각만이 판을 치는 환경. 곡선이 많은 건물과 마당에 풀과 꽃이 풍성한 곳이라면 사회에 나가서도 재범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작가의 이 말처럼 교도소는 세상의 단절, 마땅히 죄 지은 사람이 가는 곳, 삭막한 공간으로 생각하며 누구나가 교도소에서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관심을 가지기는 어렵다. 자신의 정성과 열심은 무언가 부족한 데서 나온것이며 만약 온갖 풀이 무성한 수풀 가운데 살고 있었으면 삭막한 곳에서 만나는 상처투성이 야생초에게 관심을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는 작가처럼 우린 뭔가 채워지지 않은 부족함에서 더 큰 것을 얻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렇게나 흩어져 피는 야생초처럼 책의 곳곳은 우리 산천에 피고 지는 야생초 밭이다.
무심코 지나 갈 수 있지만 어린이들을 둔 부모에게 한 마디 정곡을 찌르는 말도 있고 산에 와서 제 뱃속만 채우고 사방에 똥칠만 해 놓고 내려가는 사람들에게도 한마디 한다. 먹을 것 귀한 줄 모르고 마음이 닫혀 있으면 맛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며 현실 삶에 찌들려 꼭 문을 닫아 버린 교도소 밖의 교도소에서 생활하는 우리의 삶에도 일침을 놓는다. 교도소란 말 속에 존재하는 절망감도 없고 오히려 읽고 내려 가는 곳곳엔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희망이 넘쳐 흐른다.

처음 가보는 교도소는 이미 버스안에서 희망의 교도소를 맛 본 탓인지 곳곳에 야생초랑 이를 모를 나무가 무성하였다. 접수하는 곳 또한 친절이 넘쳤고 곳곳에 써 붙여 놓은 글에는 형을 사는 사람들에게도 수많은 인권을 보장하는듯한 마음을 느꼈다. 안 좋은 편견은 저리 가고 아침 일찍 교도관들의 지휘아래 떨어진 낙엽을 빗질하는 파란 죄수복을 입은 이들에게 미소까지 지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돌아오는 길. 경비초소대에 젊은 청년 하나가 몸은 차렷 눈은 감고 있다. 너나 나나 다 같은 인간 슬며시 망고 쥬스 두개를 빼서 얼굴 밑에 내 밀었다. 뭔가 들켜버려 겸염쩍히 순진히 웃는 얼굴. 그 얼굴엔 죄 지은자를 수감하는 교도소는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