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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 ㅣ 생각하는 숲 1
셸 실버스타인 지음 / 시공주니어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은 느낌은 어떠할까?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딸은 나무가 너무 불쌍하다고 하고 소년이 나쁜 아이라고 한다. 그리고 대학생이 된 이모는 나무의 현명하지 못한 행동에 악담을 퍼붓는다. 나는 어떨까? 딸애와 이모의 모든 생각이 복합적으로 새겨져 슬프고 가슴이 저려온다. 연령을 초월하여 누구나가 읽어도 해가 거듭 하면서 예전에 읽었던 느낌 이상의 것이 이 한권의 책 속에 담겨 있다. 그래서 나이를 막론하고 그 시기에 따라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더 새로운 감동이 밀려오는 책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소년에게 모든 것을 주기만 했는데 그러므로 행복했다는 나무에게서 이곳저곳 자원 봉사를 하면서 나무처럼 되기는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매번 깨닫는다. 그러면서 속이 상하고 배신감과 좌절을 느낄 때는 아낌없이 준 나무를 생각한다. '나무야 너 또한 무수한 세월에 얼마나 속이 숯검뎅이가 되었니? 난 너의 마음을 백번 이해하고도 남는단다. 그러나 결코 난 너 처럼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무조건 베풀기만 하는 사랑은 너무나 힘들구나?' 하면서 나무에게 이야기 한다.
남에게 베풀 때에는 나무처럼 아무 것도 바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다짐하건만 난 나의 사랑의 결실을 보길 원한다. 아이들을 돌볼 때에는 내가 관심을 쏟는 아이들이 좀 더 인간답게 살길 원하고 또 다른 자기와 닮은 이들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병든 노인들을 돌볼 때에도 그 노인들이 내가 다가가면 갈수록 메마른 가슴에 온기를 느꼈으면 바라며 은연중 고마워 라는 말을 듣길 원한다. 무조건 주기만 하면서 나 자신이 행복해진다 하여도 행복이란 단어를 떠올리는 자체가 뭔가 댓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남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는 더 할 수 없는 행복이다. 받아서 행복한 것 이상으로 나의 가슴을 충족시켜주며 행복감에 빠져들 수 있게 하는 것은 줌으로써 느끼는 행복일 것이다. 아마 나무도 자신의 모든 것을 줘 버려도 소년을 사랑하기에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을 것이다. 점점 메말라 가는 현실에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아낌없이 준다는 것은 어쩜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마음속도 가면 갈수록 삭막해지고 있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엔 어딘가는 모르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들이 수없이 많이 자라고 있을 것이다. 겨울의 살바람처럼 싸늘하게 얼어 버린 우리의 가슴속에 따뜻한 봄 햇살을 비춰주는 이도 많이 있을 것이다.
이 한권의 책을 통해 메말랐던 가슴에 단비를 적셔주고 사랑하는 이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거듭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