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버스안에서 야생초 편지를 읽으면서 아시는 분이 머물고 있는 교도소로 면회를 갔다. 우연이었을까? 지금 내가 가는 곳과 읽고 있는 책이 합하여 가슴에 스며드는 강도는 더욱더 절정에 다달았다.

'여기에 남은 색깔은 회색과 땅색, 그리고 우리가 입은 옷 색깔인 파란색 밖에 없다. 교도소가 글자 그대로 죄인을 순화 시키는 곳이라면, 건물과 그 대지도 인간성을 순화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직선과 직각만이 판을 치는 환경. 곡선이 많은 건물과 마당에 풀과 꽃이 풍성한 곳이라면 사회에 나가서도 재범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작가의 이 말처럼 교도소는 세상의 단절, 마땅히 죄 지은 사람이 가는 곳, 삭막한 공간으로 생각하며 누구나가 교도소에서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관심을 가지기는 어렵다. 자신의 정성과 열심은 무언가 부족한 데서 나온것이며 만약 온갖 풀이 무성한 수풀 가운데 살고 있었으면 삭막한 곳에서 만나는 상처투성이 야생초에게 관심을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는 작가처럼 우린 뭔가 채워지지 않은 부족함에서 더 큰 것을 얻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렇게나 흩어져 피는 야생초처럼 책의 곳곳은 우리 산천에 피고 지는 야생초 밭이다.
무심코 지나 갈 수 있지만 어린이들을 둔 부모에게 한 마디 정곡을 찌르는 말도 있고 산에 와서 제 뱃속만 채우고 사방에 똥칠만 해 놓고 내려가는 사람들에게도 한마디 한다. 먹을 것 귀한 줄 모르고 마음이 닫혀 있으면 맛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며 현실 삶에 찌들려 꼭 문을 닫아 버린 교도소 밖의 교도소에서 생활하는 우리의 삶에도 일침을 놓는다. 교도소란 말 속에 존재하는 절망감도 없고 오히려 읽고 내려 가는 곳곳엔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희망이 넘쳐 흐른다.

처음 가보는 교도소는 이미 버스안에서 희망의 교도소를 맛 본 탓인지 곳곳에 야생초랑 이를 모를 나무가 무성하였다. 접수하는 곳 또한 친절이 넘쳤고 곳곳에 써 붙여 놓은 글에는 형을 사는 사람들에게도 수많은 인권을 보장하는듯한 마음을 느꼈다. 안 좋은 편견은 저리 가고 아침 일찍 교도관들의 지휘아래 떨어진 낙엽을 빗질하는 파란 죄수복을 입은 이들에게 미소까지 지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돌아오는 길. 경비초소대에 젊은 청년 하나가 몸은 차렷 눈은 감고 있다. 너나 나나 다 같은 인간 슬며시 망고 쥬스 두개를 빼서 얼굴 밑에 내 밀었다. 뭔가 들켜버려 겸염쩍히 순진히 웃는 얼굴. 그 얼굴엔 죄 지은자를 수감하는 교도소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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