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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검은비님 이벤트 응모작 <현이의 요술안경>

 


 

 

 

 

 

 

 

 

 

 

 

 

 

내 이름은 현이예요. 난, 태어날 때부터 눈이 보이질 않는답니다. 아빠가 말씀하시길 내 마음의 눈이 너무 아름다워서, 세상을 보는 눈은 가질 필요가 없었대요. 꼭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나는 하나도 힘들거나 불편하지 않아요. 세상엔 빛 말고도 좋은게 참 많거든요. 뺨을 부비고 싶은 보송보송하고 따뜻한 느낌, 향기로운 냄새, 즐거운 소리가 매일매일 넘쳐나서 난 심심하지 않아요.

하지만...가끔은 나도 궁금한 게 있답니다. 내일은 제 일곱번째 생일이예요. 그래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기도를 했어요. "하루만 제게 요술안경을 선물해 주세요...."

다음 날 아침 일어났을 때, 내 손에 뭔가가 쥐어져 있었어요. 어, 안경 같아요! 가슴을 두근거리며 안경을 쓰자...야, 보여요 보여!!!

난 맨 먼저 하늘을 봤어요. 그게 제일 궁금했거든요. 하늘은 만져볼 수도 없고, 냄새도 자주 바뀌고, 소리가 들리지도 않는데 언제나 내 머리 위에 있다고 했어요. 와....정말 멋져요!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은, 엄마가 깃털로 날 간질여 주었을 때의 느낌, 잠들기 전 솜이불 속에서 상상했던 것과 비슷하기도 하고, 또 전혀 다르기도 해요.  

그 다음엔 바다를 봤어요. 엄청나게 많은 물들이 모여 있다고 하는데...얼마나 많기에 내가 하루 종일 해변을 걸어도 끝이 나질 않는지 궁금했거든요. 와...물, 물, 물....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니 왠지 힘이 솟았어요.

세번째로는 <분홍색>을 봤어요. 분홍색은 동생 솔이가 제일 좋아하는 <공주님 색깔>이래요. 솔이는 맨날 공주님 놀이를 하며 날더러 왕자님을 하라고 해요.^^ 분홍색은 어디서 봤냐구요? 엄마가 예전에 살짝 말해줬어요. 분홍색을 좋아하는 솔이의 뺨이, 제일 예쁜 분홍색이라구요. 코...잠들어 있는 솔이의 뺨 색깔은 정말 근사했어요.

네번째로는 마당의 <현이 나무>를 보았어요. 현이 나무는, 내가 태어나던 날 엄마 아빠가 심은 나무래요. 지금은 많이 자라 나보다 키가 커져서, 꼭대기를 만져볼 수가 없어요. 현이나무가 얼마나 컸는지 궁금했는데, 하하, 내가 손을 쭈욱 뻗은 것보다 겨우 두 뼘 더 클 뿐이네요. 난 또, 엄청나게 많이 자랐는 줄 알았지 뭐예요.

마지막으로는....엄마 아빠를 봤어요.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냥 봤어요. 언제나 느껴보던 엄마랑 아빠를 바라보는 것은 참 이상한 기분이었어요. 막 웃고 싶기도 하고, 또 울고 싶기도 해서 난 엄마 아빠에게 와락 안겼어요. 저절로 눈이 감겼어요. 음...좋은 냄새. 엄마 냄새, 아빠 냄새. 히야....좋은 느낌. 보송보송 포근한. 그리고 제일 좋은,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 "우리 현이, 무슨 일이니?"

엄마 아빠한테는 비밀이예요. 내가 요술 안경을 가졌다는 건. 가끔 또 궁금한 일이 생기면 꺼내보겠지만, 항상 끼고 있을 필요는 없겠어요. 정말 좋은 건, 정말 사랑하는 건, 꼭 눈으로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는 걸 이제 알았거든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서재를 나들이 하다가 얻는 기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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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눈부신 햇빛을 맞아들이기엔 올해들어 오늘 아침이 처음이다... 그 햇빛이 내 눈을 찌르고 내 가슴을 어루만지듯 내가 하늘을 보고 햇빛을 한아름 안고 싶을때 그 것보다 더 나의 눈을 찌르고 안고 싶은 글 한 조각을 발견했다.

해마다 형식적인것이라고 할지라도 나의 작은 정성과 마음을 바칠 수 있는 시각장애인 초청행사에서 난 이 글속의 현이을 발견했었다.몇백명이 모인 자리에서 유달리 눈에 띄었던 아이... 그 날은 민수를 맡겨 놓고 갈까하다가 혹 하는 심정에서 그렇게 비가 많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곱게 한복을 입히고(누가 보이지도 않는 사람들 앞에서 아무렇게나 입고 가면 어때하였다) 데리고 갔었다.. 아이도 아이를 알아보는지 나이드신 틈에 꼭 킨 현이는 또 민수를 알아보는지.... 살포시 손을 들어 민수의 뽀송뽀송한 피부도 만지고 민수는 아무것도 모른채 유레카 카드를 가지고 장난을 걸려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난 밥을 나르다가도 눈물이 맺혔고, 혹 하니 맛난 음식을 다 먹었는지 서성거렸다. 그 아이 현이는 이렇게나  의학기술이 발달한 나라에서 왜 실명이 되었는지... 그의 부모는 또 어디로 갔는지....

현이에게 요술안경을 씌워 줘서 이 세상을 한 번만이라도 볼 수 있게 한다면.....  이 글처럼 모든 궁금한 걸 다 보고 나서 꼭 엄마 아빠를 보고 싶어 하겠지... 살냄새 폴폴나고 항상 따스하게 안아주며 비벼주는 엄마 아빠의 얼굴....그러나 그 날의 현이에게 엄마 아빠가 없지... 혹 하니 현이에게 하루만이라도 요술안경을 끼어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우리 부부는  그의 엄마 아빠로 그를 안아 주고 싶다. 나에게도 현이를 안아 줄 수 있는 행운의 날이 왔으면 빌어본다.

그날 저녁 늦게 도착한 엄마 아빠와 민수를 보고 소현이가  물었다. 왜 그사람들은 앞이 안 보이냐구.. 난 그저 웃으며 같이 한 번 읽어보자구나 하고 다 큰 딸을 무릎에 앉혀 ...루이 브라이..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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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이솝since1977 > [부부의날 기념]결혼하고싶은 남자

      
      
      부부는 가깝고도 먼 이방인
      
      부부는
      참으로 가깝고도 먼 이방인
      살아오면서 
      말없이 눈빛만 보아도
      그 마음 알아 그져 가슴 설레고
      바라만 보아도
      그져 좋아 눈빛은 사랑으로 가득차고
      손끝만 닿아도 찌릿한 전율...
      
      하지만
      살면서 서로 
      무엇인지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고
      어쩌다 가슴에 비수꽂는 말로
      깊은 앙금 쌓이다 보면
      얼음판 보다도 냉랭한게 부부 아닌가요!
      
      마음에 가시 꽂히기 시작하면
      그 가시 빼내기 힘들고
      그 가시 빼낸다 하더라도
      상처가
      너무 깊으면 결국 흔적이 남게 되지요
      그러다 보면,
      아주 가까이 있지만 아주 먼 곳에 있는것처럼
      느껴지느게 부부 아닌가요!
      
      그래서 
      상처가 아물기 전에 이혼이라는 
      꼬리를 달게 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던가요
      
      부부는
      서로 아주 편안 사이기도 하지만
      내면의 마음을 진정 모르기에
      박빙을 밟는것이 아닌가요..
      
      서로 조심하지 않으면
      살얼음 깨지듯 금방 깨져
      수렁텅이로 빠져 뒹굴고 마는거지요..
      
      당신 아니면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당신 아니면
      못 살것 같이 여겨도
      가슴에 썩은 감정의 씨앗 움틀거리면
      새싹은 돋아나질 않고
      흔적만 남아 썩어지지요
      썩은 씨앗이 되기전에 
      서로 예의를 지키며, 배려와 위하는 마음
      신뢰하는 마음으로 너그러운 삶을 채워가며
      디딤돌과 버팀목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지요..
      
      믿음의 씨앗을
      잘 보다듬고 가꾸어요
      비로소 잎이 돋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듯이
      참 믿음의 싱그러운
      사랑의 씨앗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지요..
      
      그러나 어긋나면
      회복하기 힘든게 부부!
      부부는 참으로 가깝고도 아주 머~~언 이방인!
      
      ♤같이 살아 보고 싶은 남자와 여자 ♤ 
      
      같이 살아 보고 싶은 남자 
      
      지극히 평범하지만 
      늘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사랑해 주는 남자. 
      
      우울할 때 꽃 한 다발 
      내밀며 나를 위로해 주는 남자. 
      
      눈이 마주치면 싱긋 웃어 주고
      실수는 말없이 눈감아 주고, 
      살며시 손만 잡고 자도 행복해하는 사람. 
      
      떡볶이를 사 들고 퇴근하는 남자, 
      아내를 위해 
      아침식사를 차려 놓고 나가는 남자. 
      
      젓가락질 못하는 
      저를 위해 식당에서 "포크 없습니까?" 
      하고 물어봐 주는 자상한 남자. 
      
      한 달에 하루 내게 휴가를 줄 수 있는 사람. 
      
      영화나 책 내용을 다이어리에 
      적어 두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남자. 
      
      
      
      같이 살아 보고 싶은 여자 
      
      세상 누구보다도 
      나를 사랑해 주는 우리 어머니 같은 사람.
       
      이해심 많고 웃어른 
      공경할 줄 알고 동기간에 우애 깊은 아내. 
      
      나한테 해 주는 만큼 
      나의 부모님께도 잘할 수 있는 사람. 
      
      함께 옥상에 올라가 밤하늘 
      별을 보며 막걸리 한잔 나눌 줄 아는 여자. 
      
      요리는 못해도 
      나와 맛있게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사람. 
      
      빨래는 못해도 
      내가 골라 준 옷 입고 기뻐하는 사람. 
      
      잠 못 이루다가도 
      내가 팔베개를 해 주면 살며시 잠드는 여자. 
      
      내가 돈이 없어도 마음 편하게 해 주는 여자. 
      
      
      
      
      해와달/축복
      
 
 
이 솝님께 퍼와서 지금 열심히 읽어 주었습니다. 읽는 도중  너무나 웃어버렸습니다. 심각하게 듣고 있던 우리는 같이 살아 보고 싶은 남자와 여자축에도 못끼네 합니다..... 그래도 한개는 맞답니다. 막걸리 한잔 나눌줄 아는 여자에서^^^
전 한개 맞는데도 삽니다.^^^^^^^^
열심히 잘 사십시오...그리고  이방인 여러분들도 분발하십시오^^^(그런데 분발 안해도 됩니다.^^^) 좋은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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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프레이야 > [퍼온글] 세계 아동문학의 거장 버닝햄과 뇌스틀링거


"아이가 말로 못하는 것 표현하게 돕고 싶어"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설령 당신이 아이를 키우지 않는다 해도 존 버닝햄과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의 작품을 단 한편이라도 읽게 된다면 아이들의 세계가 얼마나 진지하고 외로운지, 이를 탐구하는 동화가 문학의 얼마나 중요한 장르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두사람의 그림책들을 읽으며 전세계 아이들은 열광한다.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버닝햄 매니아들은 그가 발표한 50여권의 그림책을 책장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끌어안고 살고, 뇌스틀링거의 ‘프란츠 시리즈’는 유럽 아이들에게 ‘해리 포터’ 이상의 사랑을 받는다.

1936년생 동갑내기이기도 한 이들은 단순한 이야기꾼이 아니다. “어른과 동일한 권리를 지닌 어린이는 명령의 수용자가 아니라 대화의 파트너’라고 규정하는 뇌스틀링거,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덜 지적인 것은 아니다. 경험이 부족할 뿐”이라고 단언한 버닝햄은 동화에 대한 낭만적이고도 상투적인 시각―어린이를 교훈과 계몽의 대상으로 삼는 태도―을 혁명적으로 뒤집어놓았다. 그들을 각각 유럽 현지에서 만났다.

# 나의 정신 연령은 다섯 살

런던 외곽 햄스테드 히스의 자택에서 만난 버닝햄은 오래돼 삐걱거리는 마루를 꾸부정한 걸음으로 오가며 직접 홍차를 끓여왔다. “걸음걸이가 존 패트릭 맥헤너시(그의 대표작 ‘지각대장 존’의 주인공)를 닮았다”고 농을 걸자, 그는 “나는 시간을 잘 지키는 아이였다”고 답했다. 열 군데 이상 학교를 옮겨다니다 결국은 썸머힐 스쿨(영국의 대표적인 대안학교)에 안착했던 괴짜소년. 공부보다는 숲과 동물에 미쳐 있던 버닝햄은 “2차 대전으로 1년간 학교에 안다녔을 때가 내겐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고 회고했다.

―존, 셜리 등 당신의 어린 주인공들이 소심하고 다분히 냉소적인 것은 당신의 특별한 유년기와 관련 있는 듯하다.

“썸머힐 시절은 축복이었다. 수업을 억지로 들을 필요가 없었으므로 대부분의 시간을 미술실에서 빈둥거리며 보냈다. 자유로운 어린시절을 보냈다는 것은 그림책을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바탕이다.”

―교통 포스터 디자인 등 갖은 일들을 전전하다 1963년 데뷔작 ‘깃털없는 새 보르카’로 영국의 권위 있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수상했다. 그림책 작가가 되려던 동기는 무엇이었나.

“그건 나의 정신연령(mental age)과 관계 있다. 사람들이 내게 몇살이냐고 물으면 나는 다섯 살이라고 답한다. 당신도 동화작가로 성공하려면 그 또래 아이들의 언어, 특히 농담을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웃음)”

―거칠게 그어댄 펜 선, 크레용부터 사진 콜라주에 이르기까지 활용한 풍부한 표현은 아이들을 매혹시킨다.

“어느 한가지 재료에 구속받으면 상상력도 무너지고 그림도 망가진다. 머리속에 완벽한 이야기가 구성되지 않으면 1년이 걸리더라도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당신의 삶과 작품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이 있는가.

“10대 후반,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프렌즈 앰뷸런스 유니트’라는 단체에 들어가 2년6개월간 숲과 슬럼가, 이태리 남부와 이스라엘을 떠돌며 막노동했던 적이 있다. 그때 만난 사람들, 들었던 이야기들은 나의 작업에 가장 큰 밑천이다.”

―그림책 ‘곰사냥을 떠나자’를 그린 헬렌 옥슨버리가 당신의 아내다. 유명한 부부 그림책 작가는 자녀들을 어떻게 키우는지 궁금하다.

“평범하게, 아니 무심하게 키웠다. 어느날 정신차려보니 죄다 그림을 그려대고 있었다.”(버닝햄의 세 남매 루시, 빌, 에밀리는 모두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적어도 휴일과 사치품은 아니다.”

# 너의 어린시절을 미화하지 말라

오스트리아 작가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를 만난 곳은 독일 프랑크프루트 시내의 한 성당이었다. 돋보기 안경에 보풀이 살짝 인 주황색 가디건을 걸친 채 그는 성당 복도에 모여든 70여 명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동화를 읽어주고 있었다. 낭독이 끝난 뒤 질문을 받았다. “당신의 가장 유명한 책은 뭔가요?” 한 사내아이의 이 대책없는 물음에 뇌스틀링거가 심각한 표정으로 응대했다. “아주 철학적인 질문이군!”

―아동문학가에게 주는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안데르센상에 이어 최근 6억원의 상금이 걸린 린드그렌 문학상을 첫수상했다.

“상이 좋은 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와 내 작품에 대한 비평은 대부분 과장된 것이다.”

―사람들은 당신을 ‘제2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말괄량이 삐삐의 저자)’이라고 부른다.

“둘다 언어를 중시한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나는 린드그렌처럼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묘사하거나 아이들을 위로하려고 동화를 쓰진 않는다. 동화를 통해 세상에 대한 환상을 깨고 싶다.”

―시계공 아버지와 빈의 변두리에서 보낸 유년기는 작품에 어떤 영향을 줬는가.

“어린 시절의 추억은 대부분 잘못된 것들이다. 나는 과거의 기억을 소재삼아 글 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유년기 영향이라면 나치와 2차 세계대전을 겪었다는 사실뿐이고, 그것으로써 세상 보는


눈을 갖게 됐다.”

―‘불처럼 빨간 머리 프리데리케’를 비롯한 초창기 작품들이 사회비판적·반교육적 관점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면, 프란츠 시리즈 이후의 것들은 아이들의 사소한 일상을 파고든다.

“70년대만 해도 나는 문학이 세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문학은 독자들을 웃고 울릴 뿐, 세상을 바꿔놓지는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아이들의 현실에 대한 통찰력을 높여주고 그들이 느끼는 불안감, 경험했지만 말로써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뿐이다.”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모들에게 조언해달라.

“나는 기본적으로 교육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모든 것에 반대한다. 어른들의 꾸중과 칭찬을 통해 아이들은 깨닫지 않는다. 경험과 고통을 통해 스스로 배우고 자란다.”

 

 

- 조선일보 2003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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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4-05-20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들의 꾸중과 칭찬을 통해 아이들은 깨닫지 않는다. 경험과 고통을 통해 스스로 배우고 자란다.->적어놓자, 적어놓자.
 
 전출처 : 보슬비 > [행복한 블로깅을 위한 5가지 조언 - 김중태]

 1. 블로그 사이트를 위해서 블로깅 하지 마세요. 여러분을 위해 블로깅을 하세요.


블로그 사이트를 알차게 꾸미고 채우려 하지 마세요. 좋은 정보를 많이 채우면 사람들이 좀더 많이 오겠지만 블로그를 꾸미기 위해서 블로깅을 하는 것은 지치고 힘든 일이 될 겁니다. 어느 순간에는 내가 무엇 때문에 여기저기서 펌질을 해서 이 블로그를 채우고, 무엇 때문에 그렇게 많은 글을 썼나 하는 후회가 들지도 모릅니다. 여러분 자신을 위해서 블로깅을 하세요. 좋은 글을 자주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남을 위해 글을 쓰고, 남을 위해 퍼올 필요는 없습니다. 쓰고 싶을 때 조금씩 기록을 남겨두기 바랍니다. 내가 읽어야 할 좋은 글이라 생각할 때 퍼두기 바랍니다. 이렇게 자신을 위해 쌓인 기록은 먼 훗날 여러분에게 과거의 기억과 추억을 돌려줄 겁니다. 자신을 위해 퍼온 글은 여러분에게 풍부한 지식과 세계관을 제공할 겁니다.

 

2. 오래 운영하도록 하세요. 많은 기록보다 꾸준하고 오래 된 기록이 가치 있습니다.


몇 달 동안 수 백 개의 글을 올리다 그만 두는 것보다 조금씩 올리더라도 5년 10년 동안 꾸준하게 기록된 기록이 가치 있습니다. 글쓰기가 멈추는 순간 기록도 멈춥니다. 그렇지만 꾸준한 글쓰기는 꾸준한 기록으로 남겨지고, 5년이나 10년 후에 그 기록을 보면서 옛 기억을 더듬을 수 있을 겁니다.
며칠에 한 편씩 쓰는 느린 속도로 글을 쓰더라도 일 년이면 백 개, 십 년이면 천 개의 글이 쌓입니다. 이것은 몇 달 동안 쓰고 멈춘 천 개의 글보다 가치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록의 단절이 없는 천 개의 글이니까요.

처음 시작 후 한 번에 열정을 다 쏟지 말고 힘을 비축하세요. 그래서 조금씩 천천히 오래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잡기 바랍니다.

3. 조급하게 채우려 하지 마세요. 블로그는 바삐 채우는 곳이 아니라 시간과 함께 쌓이는 곳입니다.


자기 블로그의 자료가 없다고 이것저것 가져와 채우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러분이 블로그를 그만 두지 않는 이상 블로그의 기록은 점차 쌓일 겁니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여유 있게 블로그를 운영하세요. 그것이 블로깅의 즐거움을 줄 겁니다.

[김중태문화원]을 오래 지켜본 분은 알겠지만 처음부터 [김중태문화원]의 자료가 지금처럼 많았던 것은 아닙니다. 한 달에 몇 개씩 올리기를 몇 년 하다 보니 지금처럼 쌓인 것이랍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조금씩 더 쌓이겠죠.

4. 싸우지 마세요. 마음에 드는 사람 좋은 사람만 만나세요.


덧글에 대뜸 욕설이나 반말을 올리는 사람이 있죠. 마음 상할 필요 없습니다. 별 웃긴 짬뽕이라 허허 웃고 신경 딱 끊고 대꾸 하지 마세요. 근묵자흑이요 근주자적입니다.(부처 눈에는 부처만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죠.) 쓰레기 덧글은 신경 쓰지 말고 여러분의 친구하고만 이야기 하세요. 마음에 드는 분의 덧글에만 답해주고, 마음에 드는 사람의 블로그만 찾아다니세요.
자신하고 의견이 다른 블로그 사이트에 가서 핏대 올리면서 싸우지 마세요. 서로 상처만 입습니다. 그쪽은 그렇게 살라 하고 여러분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세요.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기도 부족한 것이 인생 아니던가요. 좋아하는 블로그, 좋은 글만 보기에도 바쁠 겁니다. 구태여 엉뚱한 사람 상대하느라 정력 낭비 마세요. 마음에 안드는 사람과 글은 무시하는 것이 가장 좋답니다.

5. 새로운 것을 바라지 마세요. 부족함으로 블로깅의 즐거움을 쌓고, 이미 만난 인연으로 행복을 느끼시기 바랍니다.


블로그 도구를 사용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많이 원하죠? 그건 욕심입니다. 지금 사용하는 도구의 기능을 몇 퍼센트나 활용하는가 돌아보기 바랍니다. 아래아한글, 엑셀, 아웃룩, 무버블타입(MT)의 기능 중에서 활용 못하는 것이 더 많을 겁니다. 부족한 것을 계기로 공부의 계기를 삼기 바랍니다. MT 기능에서 부족한 것이 있다고 불만 갖지 마세요. MT 기능 추가만 바라보지 말고 HTML이나 CSS, MT템플릿 태그 공부의 계기로 삼기 바랍니다.
돌이켜보면 10년 전의 엑셀과 아래아한글로도 모든 사무 처리를 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무실 업무 내용은 큰 차이 없고, 아직도 10년 전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답니다. 새로운 기능을 바라기보다 있는 기능의 활용과 공부에 더 중점을 두기 바랍니다.

새롭고 흥미로운 블로그 사이트와 글을 찾아다니지도 마세요. 여러분 옆에는 이미 만난 인연이 있습니다. 눈길 따라 발길 따라 닿는 곳이 있어서 새로운 인연을 만든다면 모를까 이미 만난 인연을 유지하는데 신경 쓰기 바랍니다.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 24시간으로 일정합니다.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는 시간 만큼 이미 만난 인연에 대해서 소홀해지는 법이죠. 새로운 것만 찾다가 이미 만난 여러분의 소중한 인연과 멀어지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 바랍니다.


이것이 제가 여러분에게 드리는 싶은 말입니다. 뭐 꼭 블로그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겠죠. PC통신 시절부터, 인터넷 초기 시절부터 주변에 드렸던 말입니다. 제가 PC통신 시절의 사설BBS부터 대형통신망의 동아리지기,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를 거치면서 꾸준하게 컴퓨터통신을 할 수 있는 원동력도 저 다섯 가지 기준에 맞추어 여유를 가지고 일을 진행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십 수년 통신 경험으로 드리는 말씀이니 여러분의 블로깅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언제적부터 하나 둘씩 생각 날때마다 채워가던 공간이 이렇게나 많아졌네요.  처음부터 채울려고도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저 그저 머물다 간 자리에 소중한 인연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 인연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습니다....여러분들을요.^^^(책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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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녀 2004-05-19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흔들리던 마음을 잡습니다 ^^

다연엉가 2004-05-19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 안 잡아도 됩니다.^^^^ 그나 저나 새벽부터 난리를 쳤더니 한가해서 좋네여.^^^

sooninara 2004-05-19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져 갑니다...십년후에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줄수 있는 서재를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nugool 2004-05-19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오래 오래를 목표로.. ^^
 
 전출처 : 느티나무 > 손무덤

손무덤, 박노해


올 어린이날만은
안사람과 아들놈 손목 잡고
어린이 대공원에라도 가야겠다며
은하수를 빨며 웃던 정형의
손목이 날아갔다

작업복을 입었다고
사장님 그라나다 승용차도
공장장님 로얄살롱도
부장님 스텔라도 태워 주지 않아
한참 피를 흘린 후에
타이탄 짐칸에 앉아 병원을 갔다

기계 사이에 끼어 아직 팔딱거리는 손을
기름먹은 장갑 속에서 꺼내어
36년 한많은 노동자의 손을 보며 말을 잊는다
비닐봉지에 싼 손을 품에 넣고
봉천동 산동네 정형 집을 찾아
서글한 눈매의 그의 아내와 초롱한 아들놈을 보며
차마 손만은 꺼내 주질 못하여싸

훤한 대낮에 산동네 구멍가게 주저않아 쇠주병을 비우고
정형이 부탁한 산재관계 책을 찾아
종로의 크다는 책방을 둘러봐도
엠병할, 산데미 같은 책들 중에
노동자가 읽을 책은 두 눈 까뒤집어도 없고

화창한 봄날 오후의 종로거리엔
세련된 남녀들이 화사한 봄빛으로 흘러가고
영화에서 본 미국상가처럼
외국상표 찍힌 왼갖 좋은 것들이 휘황하여
작업화를 신은 내가
마치 탈출한 죄수처럼 쫄드만

고층 사우나빌딩 앞엔 자가용이 즐비하고
고급 요정 살롱 앞에도 승용차가 가득하고
거대한 백화점이 넘쳐흐르고
프로야구장엔 함성이 일고
노동자들이 칼처럼 곤두세워 좆빠져라 일한 시간에
느긋하게 즐기는 년놈들이 왜이리 많은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어---
선진조국의 종로거리를
나는 ET가 되어
얼나간 미친 놈처럼 헤애이다
일당 4,800원짜리 노동자로 돌아와
연장노동 도장을 찍는다

내 품속의 정형 손은
싸늘히 식어 푸르뎅뎅하고
우리는 손을 소주에 씻어 들고
양지바른 공장 담벼락 밑에 묻는다
노동자의 피땀 위에서
번영의 조국을 향락하는 누런 착취의 손들을
일 한하고 놀고먹는 하얀 손들을
묻는다
프레스로 싹둑싹둑 짓짤라
원한의 눈물로 묻는다
일하는 손들이
기쁨의 손짓으로 살아날 때까지
묻고 또 묻는다

 

    5월 1일 노동절, 사실 며칠 전만 해도 노동절엔 무엇이라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정작 오늘은 잊어버리고 있었다. 나에게 올 우편물이 우체국 노동자들의 휴식으로 배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오늘이 노동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무신경이라니!

   작년까지만 해도 아이들에게 오늘은 노동절이라고 어설프게 이 시를 읽어 주었던 기억이 난다. 매년 그랬다. 여기 이 학교의 아이들은 이 시 속의 이야기가 달나라 속 이야기보다도 더 비현실적으로 들렸는지라 별다른 감흥 없이 지나가버렸지만, 전에 있었던 공고(工高)에서는 달랐다.

   뭔가 공포감 같은 것이기도 하고, 아릿한 슬픔이기도 한, 어쩌면 패배감 같은 것이었을 지도 모를 숙연한 분위기가 평소엔 한정 없이 낄낄대는 녀석들에게도 느껴졌었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숙연한 분위기의 농도는 더욱 짙었다.

   이것은 분명히 의식의 퇴보다. 이런 시 한 편을 교실에서 읽으면 불온(不溫)한 교사라고 생각하시는가? 이 시가 너무 과격하다는 느낌을 먼저 받으시는가? 그런 질문을 하기에 앞서 '이 시가 현실을, 삶의 진실을 왜곡하고 있는가'를 물어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에게 이런 시 한 편 읽어줄 여유를 잃어버리고 서 있는 교단, 나는 무엇을 위해, 어디에 서 있는가? 이 부끄러운 자문(自問)에, 늦었지만 다시 박노해의 '손무덤'을 읽는다. 내가 아는 한 이 시는 아직도 현실이다. 이 현실의 근처에도 안 가 본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일수록 세상은 변했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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